〈 94화 〉여선루 1
第 十八 章. 여선루
1.
한교운은 계속 소리쳤다.
“남해보지 한교운은 빨가벗고 있을 때도 절대 보지와 젖통을 가리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혈신문의 충성스러은 암캐가 되기 위해 홍아선자님과 녹아선자님이 가르쳐주시는 훈련을 충실히 받겠습니다.”
홍아와 녹아는 한교운이 시키지도 않은 말을 잘도 알아서 말하자 박수를 치면서 좋아했다.
녹아가말했다.
“좋아, 좋아. 가르쳐 주지도 않은 말들을 잘도 하네. 그래 딱그정신이면 우리 훈련도 잘 받을 수 있을 거야. 역시 강호에 소문난 남해협녀 한교운다워.”
홍아가 한교운의 뒤로 다가와 엉덩이를 주무르며 말했다.
“엉덩이가 토실토실하네. 허벅지랑 종아리로 튼실하게 쭉 뻗었고.”
한교운은 자신의 엉덩이를 쓰다듬고 주무르는 홍아의 손길이 꼭 남자같다고 느낄 때 홍아가 계속 말을 이었다.
“그런데 방금 우리가 때린 건 이게 그만둔다고 해도 아까 주루의 의자를 부쉈을 때 우리가 했던 말 기억나니.”
한교운은 깜짝 놀랐다.
홍아는 한교운이 의자 다리를 무기로 사용하기 위해 의자를 부수자 자신을 훈련시키기 위해 매질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서른 대를 더 때리겠다고 말했었다.
한교운은 정말 단 한 대의 매도 더 맞기 싫었다. 그게 싫어서 차라리 수캐와흘레붙어도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한교운은 발을 동동 구르고 두 손을 비비면서 홍아에게 애원했다.
“제가 잘못했어요. 보지년이 잘못했어요. 암캐가 잘못했어요.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지금 서른 대를 더 맞으면 전 정말 죽을 거 같아요.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홍아가 한교운을 놀리듯 말했다.
“흐으응. 어떡할까? 하지만 난 이미 꺼낸 말을 취소하기 싫은 걸. 그러니 내가 말했던 대로 그냥 서른 대를 더 맞는 게 어떻겠니?”
한교운은 엉엉 울기 시작했다.
“엉엉,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다른 걸 시켜주세요. 제발 다른 건 뭐든지 할 테니 제발 때리지는 말아 주세요. 엉엉.”
녹아가 옆에서 끼어들었다.
“홍아 네 말도 맞지만 의자는 주루 물건이니 주인아저씨 말도 들어와야 하지 않겠어?”
녹아는 주루의 주인인 중년인에게 말했다.
“아저씨 생각은 어떠세요? 저 보지가 아저씨네 의자를 부쉈는데 그래서 벌을 주려고 하는데 아저씨도 손해를 보셨으니 벌을 주는 게 맞겠죠?”
주인은 주루의 주인답게 제법 좋은 옷을 배가 약간 나온 중년인이었는데 한교운의 발가벗은 몸뚱이를 아래위로 훑어보며 말했다.
“주루에서 기물이 파손되는 일은 간혹 있는 일이라 파손된 물건 값만 제대로 지불하면 아무 문제없이 넘어가긴 하오만 저 계집은 물건 값을 지불할 게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구려.”
과연 홀딱 벗겨져서 몸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있는 한교운이 의자 값을 지불할돈이 있을 리 없었다.
물론 자신의 옷과 소지품을 전부 벗겨간 홍아와 녹아에게 자기 물건을 돌려달라고 말할 용기도 없었다.
한교운이 발을 동동 구르며 주루의 주인에게 애원했다.
“제발 제게 일을 시켜주세요.무슨 일이든지 다 할게요. 부서진 의자값만큼 무슨 일이든 다 할 게요.”
홍아가 손바닥으로 한교운의 볼기를 때리면서 말했다.
“아니 이 보지가 셈도 제대로 못해. 주루에서 소란을 일으키고 의자를 멋대로 부쉈으며 당연히 그만큼 일을 더 해야지 딱 의자값만큼만 일하겠다고?”
찰싹!
“히이이익!”
한교운은 홍아가 손바닥으로 때린 볼기가 불이라도 붙은 것처럼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회초리로 때릴 때만큼은 아니었지만 손바닥으로 때리는 것도 그만큼이나 아팠다.
한교운이 발을 동동 구르고 두 손을 뒤로 돌려 볼기를 마구 비비며 말했다.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보지년은 멍청하고 어리성어서 셈도 제대로 못하는 바보예요. 선자님 말씀대로 보지년이 너무 멍청해서 셈도 못하고 엉터리 소리를 했으니 제발 용서해 주세요.”
홍아가 주루의 주인을 돌아보며 말했다.
“의자는 이미 부서졌고 이 보지는 가진 게 하나도 없으니 서른 대 매를 대신해서 하루에 한 대씩 계산해서 딱 삼십 일간 일을 시키면 어떨까요?”
주루의 주인이 얼굴에 희색이 가득해서 말했다.
“그렇게 해주시면 더 바랄 게 없겠소이다.”
홍아가 한교운을 돌아보며 말했다.
“네 생각은 어때? 한 대에 하루씩 삼십 일간 주루에서 일하는 건데 괜찮겠어?”
한교운이 맹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네, 보지년은 정말 좋아요. 제발 그렇게 일하게 해주세요.”
“빨가벗고 일해야 하는 것도 알고 있겠지?”
“네, 물론이죠. 남해보지 교운이는 앞으로 항상 빨가벗고 일할 거예요.”
“그럼 지금부터 일을 시작해.”
옆에서 녹아가 끼어들었다.
“여기 이 마을 이름은 여선촌(女仙村)이야 이 주루 이름도 여선루(女仙樓)고. 예전에 어느 여신선이 이 마을에서 도적떼를 몰아내고 그래서 이 마을이 세워질 수 있었다고 하는데 네가 보지 문지르고 온사당의 소상도 그 여신선의 소상이지. 근데 이 마을 전설을 들어보니 너희 남해검문의 누군가가 옛날에 여기서 산적을 몰아낸 거 아닌가 싶어.”
한교운 자신의 사조들 중 누군가의 소상에 보지를 문지른 것인가 싶어 무척 송구한 마음이 들었다.
한교운은 주루의 주인 앞으로 다가가 공손하게 서서 말했다.
“보지년은 남해보지 한교운이라고 합니다. 부디 보지년이 할일을 알려주세요.”
주인이 한교운의 발가벗은 알몸과 커다란 젖무덤 그리고 매끈하게 털이 다 뽑혀 세로로 쭉 갈라진 보지를 보며 침을 삼키며 말했다.
“지금 당장은 다른 일이 없으니 손님들에게 음식 나르는 일을 하거라.”
한교운은 주루에서 완전히 발가벗은 알몸으로 음식을 나른다는 게 이상했지만 적어도 여기 마을 사람들은 전부 자신의 알몸을 바라보며 웃고 떠들었던 사람들이라 그다지 상관없을 거 같았다. 그리고 외지에서 손님이 오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지만 그것은 지금 당장 걱정할 일은 아니었다.
그때 홍아가 말했다.
“오늘은 제가 마을 사람들에게 술과 음식을 대접하기로 하죠.다들 오늘은 마을 사람 모두 여기서 저녁을 먹는 게 어떻겠어요?”
남녀노소막론하고 마을 사람들 전부가 홍아의제안에 환호했다.
홍아가 고개를 돌려 주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음식 재료는 충분하겠어요?”
주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저의 말씀을 듣고 미리 준비해뒀으니 부족하진 않을 거요. 다만 마을 사람들 전부를 먹일 음식을 만들려면 주방장과 보조 단 둘이서는 무리일 거 같으니 도와 줄 사람이 있어야겠습니다만 그건 점소이와 제가 어떻게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젊은 점소이가 갑자기 울상이 되었고 그런 점소이에게 주인이 소리쳤다.
“네놈에게 일을 시키면 당연히 돈을 더 줄 거니까 그렇게 인상 찌푸리지 마 이놈아.”
점소이가 항의했다.
“하지만 주방에서 일하면 저 예쁜이랑 같이 일을 못하잖아요.”
“이놈아, 날이 오늘 하루뿐이라더냐? 앞으로 한 달 동안이나 같이 일할 건데 뭐가 문제야? 냉큼 주방으로 가지 못해.”
점소이는 뚱한 표정으로 주루 안으로 들어갔고 나와서 구경하고 있던 주방장과 주방보조 그리고 한교운 역시 그들을 뒤따라 주루 안으로 들어갔다.
주인이 자신을 뒤따라 들어온 한교운에게 말했다.
“오늘은 마을 사람들 전체를 대접할 거라 주문을 받고 자시고 할 것 없이 준비된 음식을 사람들 앞으로 가져가면 그만이다. 저기가 주방이고 넌 주방에서 음식이 준비되면 그걸 사람들에게 알아서 가져다 주거라. 그리고 저기 큰 주전자에 뜨거운 물이 준비되어 있으니 그걸로 저기 찻주전자에 차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서 사람들에게 가져다주면 된다. 그리고 그 전에 먼저 여기 일층부터 삼층까지 탁자란 탁자에는 전부 찻잔을 먼저 가져다 두거라.”
한교운은 명령대로 삼층까지 모든 탁자에다 찻잔을 얹어놓았고 그렇게 모든 탁자에 찻잔을 다 가져다두자 사람들이 주루 안으로 들이닥쳤다.
마을사람들 절반이 먼저 손님으로 주루에 들이닥쳤지만 워낙 작은 마을이라 어린아이들까지 합쳐도 채백 명이 되지 않았고 그 중에서 다시 절반이라 아주 빠듯하게 끼어 앉아 주루 안에 다 앉을 수 있었다.
한교운은 마을사람들이 얼마 안 되는 것을 보며 이렇게 작은 마을에서 규모에 맞지 않게 커다란 주루가 있는 것이 정말 의아했다.
마을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봐서는 이들이 전부 평소에도 주루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었고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주루를 손해를 보지 않고 운영할 수 있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의문은 나중에 다시 생각해 볼 문제였고 당장은 들이닥친 마을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르는 일이 문제였다.
먼저 들어온 사람들은 전부 남자였고 가장 어린애라고 해도 열두 살은 넘어 보였다.
그런 장정을 사이를 한교운같은 미인이 완전히 발가벗은 채 지나가는데 희롱이 없을리가 없었다.
남자들은 주방에서 받은 음식을 들고 지나가는 한교운의 엉덩이와 허벅지를 마구 주물렀다.
한교운은 의외로 이런 경험이 있었다. 과거 십이혈마의 소굴에 발가벗고 간자로 잠입했을 때 십이혈마의 수하들 사이를 발가벗은 채 지나가면 이런 희롱이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이어졌는데 지금도 그때와 거의 같았다.
심지어 당시 십이혈마의 철저한 금지명령 때문에 발가벗고 일하는 여인들 중에서 처녀들만큼은 절대 강간하지 못했고 또 몸을 만지며 희롱하더라도 보지구멍에 손가락을 밀어 넣거나하는 장난을 치지 못했다.
만에 하나 십이혈마의 엄명을 어기고 처녀를 건드리려고 했다간 먼저 그 처녀들 자신에게 당해서 손가락이잘리거나 심하게는 여인을 강간하려고 했다가 자지가 잘리기도 했다.
비록 십이혈마에게 잡혀와서 발가벗고 일해야 하는 노예가 되었다고 해도 다들 무공은 예전 그대로 아니 대법을 받으면 내공이 상승하는 효과 때문에 무공이 훨씬 강해진처녀들이라 그녀들을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그리고 한교운은 그런 처녀들로 위장할 수 있어서 발가벗은 알몸으로 십이혈마의 소굴에 잠입할 수 있었고 또 무사히 십이혈마를 무찌를 때까지 간자로 활동할 수 있었다.
지금 마을 사람들도 희한하게 한교운의 몸뚱이를 마구 주무르고 심지어 보지를 만지는 대담한 인간들도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한교운의 보지구멍에는 손가락을 밀어 넣거나 하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이 마을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홍아와 녹아 두 사람에게 협력하고 있으며 또 그렇게 해서 뭔가 이득을 얻고 있는 듯싶었다.
또 그렇게 협력하면서 뭔가 그들에게 허용되지 않는 한계가 있고 그중에 하나가자신 같은 처지에 빠진 여인의 보지구멍에 손가락 같은 걸 넣는 일인 듯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