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6화 〉백운산장 2
2.
녹아가 계속 말했다.
“너희들은세상에 그런 여자가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지 몰라도 사실 세상은 너희들 생각하는 것보다 이런 일이 훨씬 많아. 사실 우리가 백운산장에서 하는 일도 주로 그런 거야. 이런 일을 비밀을 지켜주면서 우리처럼 해주는 사람들이 없거든.”
용아가 계속 캐물었다.
“좋아, 세상에 그런 여자들이 있다고 치고. 아까 그 여자 정체는 뭐야?”
녹아가 딱 잘라 말했다.
“이런 일은 비밀을 절대 지켜주는 게 절대적인 원칙이야. 그래서 그 여자 정체는 너희에게 말해 줄 수 없어. 우리 백운산장은 지금은 나랑 홍아 둘이 살기에는 너무 크지? 다 이런 일 때문에 이런 데서 우리가 살 수 있는 거야. 그러니 너희들이 좀 이해해 줘야 해.”
전아와 선아, 용아는 홍아와 녹아를 알게 되었을 때부터 친자매도 아니고 친척도 아닌 둘이 어떻게 이렇게 큰 산장의 주인으로 호화롭게 사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지금에서야 조금 이해가 갔다.
전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우리도 비밀을 지켜줄 테니 안심해. 근데 궁금한 게 있는데 아까 그 여자 엉덩이에 꼬리처럼 달려 있는 건 진짜 뭐야?”
녹아가 킥킥 웃으며 말했다.
“그거 개꼬리야 항문에 꽂는 개꼬리. 이런 놀이를 할 때 간혹 쓰는 거지. 그 여자 여기서 집에 갈 때 어딘가에 옷이랑 그 꼬리를 숨겨두고 갔다가 여기 올 때 옷을 홀딱 벗고그 꼬리를 끼우고 와.”
선아가 조금 망설이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 여자 우리가 구경 좀 할 수 없어. 네 말을 들으니까 정말 어떤 건지 꼭 한 번 보고 싶어.”
녹아가 약간 망설이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사실 너희들 신분이 꽤 문제가 돼. 그 여자 무림인이라서 이런 시골 사람들 앞에서 빨가벗겨서 보여주고 하는 건 아무 문제없지만 같은 무림인인 너희에게 보여주는 건 좀 문제가 있어. 너희도 무림인이니 어딘가에서 만날 수도 있을 텐데 그럴 때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어. 그러니 이렇게 하면 어떨까? 내가 그 여자 얼굴을 절대 알아볼 수 없게 완전히 가리고 손이랑 발도 뭔가 다른 거 씌운 뒤에 너희들 보게 하는 거. 그렇게 하면 너희들이 그 여자를 다른 데서 만나도 알아 볼 수 없을 테니 큰 문제가 없지. 너희들이 그여자 얼굴을 확인 안 하겠다고 약속하면 너희들에게도 구경시켜 줄게.”
전아와 선아, 용아 세 소녀가 동시에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절대 그 여자 얼굴을 안 보겠다고약속할 게.”
“나도 절대 그 여자 얼굴은 안 볼 게. 그러니 구경시켜 줘.”
“근데 그 여자가 무림인이었어? 무림인 주제에 잘도 그 꼴로 놀고 있었네. 알았어, 나도 절대 그 여자 얼굴은 확인 안 할 게. 근데 그 여자 허락도 안 받고 우리에게 보여준다고 약속해도 되는 거야?”
녹아가 킥킥 웃으며 말했다.
“말했잖아, 그년 우리 노예라고. 게다가 그년 사람들에게 빨가벗은 몸 보여주는 걸 엄청 좋아하는 애야. 그러니 얼굴 가리고 보여주는 정도는우리 맘대로 해도 돼. 근데 이런 거 워낙 좋아하는 애라서 어쩌면 그 계집애 얼굴도 너희에게 보여주고 싶을 지도 몰라.”
***
한교운이 대청 뒤로 돌아가자 뒷마당 정자에 홍아가 앉아 있는 게 보였다.
홍아가 손짓으로 한교운을 불렀다.
“이리와 보지야.”
한교운은 재빨리 홍아 앞으로 기어갔다.
“왕왕! 왕왕! 왕왕! 왕왕!”
한교운은 대청 건너편에서 혹시 들릴지도 몰라 최대한 낮은 소리로 짖었다.
“손.”
한교운은 혹시라도 성격이 괄괄하고 호기심을 참지 못하는 용아가 당장 대청을 돌아서 올지도 몰라 초초했다.
하지만 홍아의 명령을 거부하는 건 더 불가능했다.
한교운은 홍아 앞에 개처럼 네 발로 엎드려서 오른손을 내밀었다.
“꼬리 돌려봐.”
빙글!
한교운은 항문에 내공을 운용해 꼬리를 한 바퀴 돌렸다.
“좌우로 흔들어봐.”
한교운은 내공의 힘으로 꼬리를 좌우로 살랑살랑 흔들었다.
“굴러.”
한교운은 그대로 바닥에서 한 바퀴 굴렀다.
홍아는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제자들로부터 한교운을 가려 줄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고 그저 개처럼 훈련만 시킬 뿐이었다.
그렇게 한참이나 홍아가 한교운을 훈련시키고 있을 때 녹아가 대청을 돌아서 다가왔다.
다행히 한교운은 무공이 높아 걸음소리만으로도 대청을 돌아오는 사람이 자신의 제자들 중 누군가가 아니라 녹아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녹아가 말했다.
“네 제자들이 네가 개구멍으로 들어오는 걸 보고 네가 누구냐코 캐묻는 걸 억지로 말을 돌려서 그냥 빨가벗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고 개 흉내 내는 걸 즐기는 변태 계집이라고만 설명해 뒀어. 근데 걔들이 널 보고 싶다고 해서 네 얼굴을 가리는 조건으로허락했으니 네 얼굴을 가려서 걔들에게 데려갈 거야.”
한교운은 녹아가 무슨 말을 꺼낼지 몰라 두렵기 그지없었지만 다행히 얼굴을 가릴 수 있다는 이야기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얼굴을 가리고 누군지 알 수 없는 상태로 제자들을 만나는 건 그나마 가능할 거 같았다.
녹아는 어디선가 가죽으로 만든 검은 두건을 가져와서 한교운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그냥 천으로 된 가면은 얼굴을 제대로 가리기 어렵고 모양도 안 나오니까 이 가죽 두건으로 네 얼굴을 가려줄게.”
녹아는 가죽 두건을 한교운의 머리에 씌운 뒤에 끈으로 꽉 조았다.
가죽 두건은얼굴에 딱 맞게 만들어진데다 얼굴 전체를 완전히 덮는 물건으로 숨을 쉬는 일만 가능하도록 코를 덮는 부분에 숨을 쉴 수 있는 숨구멍과 입을 덮는 부분에 아주 조그만 둥근 구멍이 몇 개 나 있는 걸 제외하면 단 한 군데도 뚫린 부분이 없어 일단 그걸 쓴 이상 외부에서 얼굴을 알아 볼 수단은 전혀 없었다. 다만눈을 덮는 부분이 아주 얇은데다 미세한 바늘구멍 같은 것이 있어서 시각이 완전히 차단될 정도는 아니었다.
녹아는 한교운의 머리카락을 정수리 한 가운데에 뚫린 구멍을 통해전부 빼낸 뒤 하나로 묶었다.
두건의 정수리 부분으로 빼낸 머리카락을 전부 하나로 묶자 한교운의 머리카락이 북방 유목민의 변발이나 말의 꼬리처럼 보였다.
얼굴을 다 가리자 이번에는 손과 발이었다.
손과 발도 사람에게 보이면 누군지 알아 볼 가능성이 많은 곳이었다.
녹아는 검은 개의 발모양으로 생긴 신발을 가져와 손과 발에 신겼다. 그것을 손과 발에 신기자 손발이 마치 개의 앞발과 뒷발처럼 보였다.
녹아가 말했다.
“짖어봐.”
“왕왕! 왕왕! 왕왕! 왕왕!”
한교운은 열심히 짖었지만 가죽 두건에 덮인 입 때문에 목소리를 알아차리기는 어려웠다.
홍아가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 정도면 목소리를 전혀 알아들을 수 없겠어.”
얼굴과 손발을 가리는 일이 끝나자 녹아는 남해검문의 소녀들 을 정자로 데려왔다.
용아가 홍아를 보고 반갑게 말했다.
“어머 홍아 여기 있으면서 우리가 왔는데 왜 안 나왔어?”
홍아가 옆에 서 있는 한교운의 엉덩이를 찰싹 때리며 말했다.
“여기 이 변태 계집년을 데리고 있느라고 못 나갔지 뭐.”
남해검문의 세 소녀는 한교운의 옆으로 다가와서 그녀의 알몸을 구석구석 살펴보았다.
용아가 말했다.
“좀 만져 봐도 돼?”
홍아와 녹아가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자 용아는 한교운의 알몸을 이곳저것 마음대로 만지기 시작했다.
용아가 한교운의 커다란 젖통을 만지며 말했다.
“어휴 젖통 한 번 크네. 젖통이 이렇게 크면 움직이기 어려울 거 같은데 말이야. 어휴 두 손으로 잡아도 안 잡아서 우리 사부보다 훨씬더 큰 거같네.”
한교운 무공을 펼치기 위해서도 그렇고 제자들에게 보이기 조금 민망하기도 해서 평소에는 천으로 젖가슴을 꽁꽁 싸매고 있었다. 때문에 제자들은 한교운의 젖가슴이 크다는 사실을 알아도 실제로 얼마나 큰지는 잘 모르고 있었다.
용아는 한교운의 무서운 젖통을 손바닥으로 들었다 놨다하며 가지고 놀았다. 손바닥으로 젖통을 받치고 들어올렸다가 그대로 손바닥을 치우면 커다란 젖가슴으로 파도치듯 흔들리며 아래로 출렁거렸다.
“이거 꽤 재밌네. 사저들도 이거 좀 만져봐. 얘 젖통이 워낙 커서 이거 정말 재밌어.”
남해검문은 여자들만의 문파라 일반 문파들에 비해 서로 간에 사용하는 말투가 엄격하지가 않았고 나이가적으면 평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용아의 전아와 선아에 대한 말투도 거의 평대에 가까웠다.
전아와 선아도 야릇한 미소를 띠며 한교운에게 다가와 젖가슴을 주무르고 만져보았다.
전아와 선아가 젖가슴을 만지기 시작하자 용아는 한교운의 보지로 눈을 돌렸다가 이상한 걸 발견하고는 물었다.
“홍아, 녹아, 얘 보지에 이거 뭐야?”
용아가 보지라는 단어를 거침없이 사용하자 한교운도 조금 놀랐지만 전아와 선아도 꽤나 놀랐다. 그리고 홍아와 녹아도 용아의 대담한 모습에 조금 놀란 듯싶었다.
전아와 선아가 뭔가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일 때 홍아가 말했다.
“너 잘도 보지라는 단어 사용하네.”
“그럼 얘한테 달린 게 보지지 자지야? 그런 건 관두고 이거나 가르쳐줘. 얘 보지에 달린 이거 뭐야?”
용아는 평소에도 말괄량이에 까불어대는 행동을 많이 했지만 발가벗은 한교운을 발견한 뒤는정말 아무 거리낌 없이 하고 싶은 말을 뱉어내고 하고 싶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용야는 한교운의 보지공알에 박힌 금빛 고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얘 보지에 달린 이거 뭐냐니까. 왜 보지에 고리가 달려 있어?”
녹아가 용아의 대담한 행동에 웃으면서 대답했다.
“아, 그거 걔 보지에 걸어놓고 장난치려고 달아놓은 고리야. 이런 걸 걸어서 사용하는 거지.”
녹아는 정자 한쪽 귀퉁이에 있는 조그만 탁자 위에 놓인 물건들 중에서 은빛으로 빛나는 사슬 하나를 집어 들며 말했다.
한교운은 어제 전대랑과 임불이에 의해 보지공알에 고리가 달린 뒤 가는 사슬을 걸고 끌려다녔지만 어젯밤 두 여인이 세 남자를 침상에서 상대할 때 불편하지 않도록 사슬을 풀어놓았고 오늘 사슬은 푼 그대로 급히 백운산장까지 달려왔었다.
그리고 고리가 워낙 작고 절반 이상이 보지의 둔덕 안에 숨겨져 있어 첫눈에 바로 발견하지 못하고 보지를 바라보는 순간 발견한 것이었다.
용아는 녹아가 사슬을 집어 들자 한교운의 보지에 달린 고리가 어떤 용도로 쓰이는 건지 바로 깨달았다.
용아가 녹아의 손에서 쇠사슬을 거의 빼앗듯이 가져오며 말했다.
“뭐하는 건지 알겠어, 내가 한 번써볼게.”
용아는 바로 사슬의 한쪽 끝을 한교운의 보지고리에 걸고는 사슬을 잡아 당겼다.
“따라와 보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