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37화 〉호주성 유희 10 (137/148)



〈 137화 〉호주성 유희 10

10.

“운아 엄마가 너무 불쌍해. 아무리 그래도 사도대협의 부인이고 예전에 무림을 구원했던 사람  한 명인데 저렇게 빨가벗겨서 조리돌리다니 정말 저런 일이 있어도 되나 싶어.”

"그러게 말이야. 운아 엄마는 우리가 성무장에 놀러갔을 때 정말 잘 대해주고 맛있는 것도 주곤 했던 분인데 저렇게 되어서 정말 너무해.“

소년들은 양세현의 지금 처지를 동정하고 있었지만 이제 막 성에 눈 뜨기 시작한 나이의 소년들이라 자연히 양세현의 알몸으로 이야기가 옮겨 갔다.

“근데 운아 엄마의 젖이 저렇게 컸구나.”

“젖도 엄청 크지만 허리가 엄청 가늘어.”

“피부도 희고 엉덩이도 커. 아 방금 보지 보였다.”

“아, 나도 봤어. 어른 여자들은 다 보지에 털이 있는데 운아 엄마는 보지에 털이 하나도 없어서 보지가 다 보여.”

“보지털도 그 혈신문이라는 놈들에게 다 깎여버린 걸까?”

“아마 그럴 걸. 근데 저렇게 운아 엄마 빨가벗고 있는 걸 보니까 고추가 서.”

“어, 나도 그래. 나도 고추가 서.”

“나도 운아 엄마 빨가벗고 있는 거 보니까 그래. 그래서 한 번 만져왔으면 좋겠어.”

양세현은 아들의 친구들이 자신을 성적으로 바라보는 목소리를 듣자 기분이 정말 묘해졌다. 수치심이 이를 데 없을 정도였지만 또 그 아이들에게 자기 알몸을 보이고 있다는 생각만으로 보지가  움찔거리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호주성 안을 돌면서 앞에서는 형리  명이 소리치며 걸었고 양세현 뒤에서는  명의 형리가 따르며 대나무 매로 매질을 했다. 형리들은 둘이 번갈아가며 거의 스무 걸음에  대씩 볼기와 허벅지를 때렸고 그때마다 양세현은 큰 소리로 음녀 양세현이 지부 대인의 명으로 벌을 받고 있다고 외쳐야만 했다.

양세현은 매를 맞고 소리를 칠 때마다 보지가 움찔움찔 경련하는 것을 느끼고 그때마다 그 감각이 결코 싫지 않다고 생각하며 이제 자신이 돌이킬 수 없는 음녀가 되었다고 느꼈다. 십이혈마로부터 중원을 구원한 무림 제일의 여협으로 불리던여인이 이제 아들의 친구들에게 알몸을 보이고 매를 맞으면서 쾌락을 느끼는 음녀가 돼 버린 것이다.

호주성은 양세현이 한동안 거처하기도 했고 성무장에 거처하면서도 워낙 자주 들린 곳이라 성안의 지리에 훤했다. 조금만 더 걸어가면 다시 부청 앞이 나오고 조리돌림도 끝난다고 생각할 즈음에는 주위 사람들의 대화 소리도 놀람이나 동정 따위가 아니고 거의 희롱이나 모욕으로 바뀌어 있었다.

“어이쿠 저년 젖통 흔들리는 것 좀 보게. 도대체 어떻게 하면 저런 젖통이 만들어지는 거지?”

“아마 사도대협이 죽은 뒤에 누가 엄청 만져주지 않았을까.”

“성무장의 마님이었는데 누가 감히 만진단 말인가?”

“마님이었으니 하인 놈들에게 만지게 했겠지. 왜 성무장 하인 놈들이  건방지지 않았나? 혹시 밤에 자기네 마님 젖통을 주물러대니 우쭐댔던 거 아닐까?”

“하긴 낮에는 하인이었지만 밤에는 기둥서방이었을지 알게 뭔가.”

“저년 저 발랑거리는 보지 좀 보라고 저것도 누가 쑤셔줬을까?”

“분명히 아까보다 훨씬  발랑거리지 저기 벌어진 거 좀 봐. 어떻게 저렇게 벌어져 있는 건지 이해가 안 돼.”

“근데 보지의 털은 전부 밀어버린 걸까 아니면 원래 없는 걸까?”

“듣기로는 혈신문에서 싹 밀어버렸다던데 진짜인지 소문인지는 나도 모르겠어.”

“그 소문난 초산사효가 성으로 데려왔다던데 초산사효는 당연히 따먹어 봤겠지.”

“빨가벗겨서 저렇게 데리고 다니는 거니까 당연한 거 아니겠나. 아마 수십 번 정도는 따먹어 봤을 걸. 아마 넷이서 한꺼번에 따먹어 보기도 했을 걸.”

“초산사효가 무지 부럽군. 사도대협밖에  먹어 본 보지를 따먹고 말이야.”

“나도   따먹어 봤으면 좋겠는데 초산사효에게 뇌물이라도 뭘 먹이면 가능하려나?”

“뭘 뇌물로 줄려고 자네 주제에 그런  있기나 하겠어?”

“근데 저 보지 따먹은  초산사효뿐일려나?”

“글쎄 혹시 혈신문 사람이나성무장 하인 놈들 중에 따먹은 놈이 있을지도 모르지.”

어떤 사람들은 직접 양세현에게 말했다.

“이 갈보년아 보지 좀 더 잘 보이게 걸어 봐. 그렇게 걸으니까 잘 안 보이잖아.”

“이년아 가랑이 좀  벌려 그래야 보지가 좀 더 잘 보이지. 모처럼 털도 싹 밀었고 보지도 발랑발랑 하는데 나리들께 좀   보여 봐.”

“젖통 좀  흔들어 봐. 그렇게 얌전히 걷기만 하지 말고  팔짝팔짝 뛰어봐.”

“허리랑 궁둥이도 좀 더 흔들어. 갈보면 갈보답게 해야지 아직도 높은 부인네처럼 얌전떨 거야?”

“네 년은 앞으로 항상 빨가벗고 다닐 거라며 그러니 가릴 것도 없는데 뭐 하러 얌전을 떨 거야. 보지 발랑거리듯이 허리랑 궁둥이 좀 더 팍팍 흔들어 봐.”

이쪽에 있던 사람들에게는 뇌옥에서 있었던 이야기가 이미 전해진 듯싶었다.

“글쎄 뇌옥의 죄수들 앞에서 엉덩이를 실룩실룩하면서 흔들었대.”

“가랑이를 쫙 벌리고 보지를 벌려 보였다면서.”

“저 갈보가 손도 안 대고 보지를 쩍쩍 벌릴 줄 안다잖아.”

“글쎄 땅에다 머리를 처박고 보지를 보이면서 죄수들에게 보지 만져 달라고 애걸복걸을 하더래.”

“저 보지 벌어진 것도 죄수 놈들이 몽둥이로 쑤셔서 그렇다더군.”

“죄수 놈들이 저 갈보 몸뚱이에다 용두질을 해서 완전히 범벅이 되서 손도  댈 정도였대.”

이층의 창문으로 내다보는 여인들의 대화 소리도 마찬가지였다.

“어휴 저런 갈보를 지금까지 마님이라고 불렀다니 정말 창피해 죽겠네.”

“앞으로는 항상 저렇게 빨가벗고 다녀야 한다죠?”

“그렇다고 하긴 하던데 진짜 저렇게 되면 웬만하면 자살하지 않나?”

“진짜 청루의 기생이나 제일 싸구려 창녀도 저런 꼴이 되면 차라리 자결을 하려고  걸요.”

“근데 저도 조금 전에 들은 얘기인데  혈신문이라는 데가 문주도 여자고 나머지는 전부 조그만 계집애들뿐이래요.”

“그 얘기 나도 방금 들었는데 진짜일까?”

“부청에서 일하는 하녀가 지부 대인과 초산사효가 얘기하는 걸 들었대요.”

“그래서 또 뭐래?”

“저 갈보를 잡은 게 혈신문의 쬐끄만 계집애인데 그 계집애에게 잡히니까 살려달라고 막 빌면서 자기 스스로 홀딱 벗고는 살려만 주면 평생 빨가벗고 살겠다고 했대요. 그래서 원래 혈신문에선 저 갈보를 죽이려고 했는데 하는 꼴이 너무 우스워서 살려주고 저렇게 빨가벗고 살게 했대요.”

“에엣 누가 강제로 시킨 게 아니고 자기 스스로 그랬다고?”

“글쎄 그랬대요. 게다가 성무장 안에서는하인이나 하녀들도 저 갈보를 아예 암퇘지라고 부르고 저 갈보도 네 발로 기어 다니면서 돼지처럼 꿀꿀거리고 돼지 흉내를 낸대요.”

이층에서 여자들이 나누는 얘기가 전부 양세현의 귀에 들어왔다. 양세현은 초산사효가 의도적으로 이야기들을 퍼뜨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약간 다른 얘기도 있어서 과장한 듯싶기도 하지만 오히려 제일 창피한 얘기한 돼지 흉내를 낸다는 부분은 사실 그대로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자신이진짜 수퇘지와 교미했다는 이야기는 아직 퍼뜨리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런 상념에 잠기며 기계적으로 매를 맞고 음녀 양세현이 벌을 받는다는 소리를 지르며 걸음을 걷는 사이 눈앞에 다시 호주 지부의 부청이 나타났다.

부청 앞에서는 열두 명이나 되는 형리가 전부  목봉 한 자루씩을 쥐고 대문 앞으로 나와 좌우로 도열해  있었다. 대문 앞에 도열한 형리들을 본 사람들이 길을 비켜줘서 간신히 양세현은 그들 앞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양세현은 약간 넋이 빠진 듯 정신없이 걸어서 좌우로 도열한 형리들 사이 걸어갔다. 형리들  제일 직급이 높아 보이는 자가 다른 형리에게 뭔가 눈짓을 하자 그 형리는 바로 양세현에게 다가와 등에 꽂힌 나무 명패를 빼내고 손을 등 뒤로 묶고 있던 밧줄을 풀어주었다. 밧줄이 풀려나가자 양세현은 다시 온 몸에 아무것도 걸친 게 없게 되었다.

양세현이 고개를 들어 형리를 보자 제일 직급이 높아 보이는 형리가 두 손에  긴 목봉으로 바닥을 탕탕 두들기며 소리쳤다.

“죄인, 호주 백성, 음녀(淫女) 양세현은 등청하여 지부 대인께 고하라.”

목봉을 쥐고 있던 다른 형리들도 일제히 외쳤다.

“죄인, 호주 백성, 음녀 양세현은 등청하여 지부 대인께 죄를 고하라.”

 명이 넘는 형리가 긴 목봉으로 바닥을 두드리며 외치니 위엄이 정말 무서웠다.

양세현은 형리의 말이 무서워 다리를 부들부들 떨면서 부청의 대문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서 머리를 조아리며 소리쳤다.

“죄인, 호주 백성, 음녀 양세현이 지부 대인의 명으로 조리를 돌고 왔습니다. 이 천한 죄인에게 합당한 벌을 내려주십시오.”

좌우에 도열한 형리들이 손에 쥔 목봉으로 바닥을 두들기고 제일 직급이 높아 보이는 형리가 소리쳤다.

“죄인 호주 백성 음녀 양세현은 부청으로 무릎으로 기어 들어가라.”

양세현은 형리의 명령대로 네 발로 엎드려 부청으로 기어들어갔다. 무릎걸음으로 기는 것이라 무릎이 단단한 청석 바닥에 부딪혀 무릎이 아팠다.

양세현이 부청 안으로 기어들어가자 형리들이 다시 목봉으로 바닥을 두들기며 소리쳤다.

“관문을 개방하니 호주 백성들은 와서 보도록 하라.”

관아에서는 재판을 할  때때로 관아의 문을 열어 사람들이 관아 안으로 들어와 재판을 모두  수 있도록 했다. 부청 앞에 몰려 있던 사람들이 형리들의 말을 이해하고는 환호성을 지르며 우르르 관아 안으로 몰려들었다.

양세현이 대청 앞에 이르자 대청에는 지부가 중앙에 앉아 있었고 초산사효는 한쪽에 서서 구경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부청 안마당으로 몰려들자 다른 아전과 병사들이 몰려나와 백성들이 대청 앞으로 너무 다가오지 않도록 통제했다.

양세현이 대청 앞으로 다가가 머리를 조아리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죄인, 호주 백성, 음녀 양세현이 지부 대인의 명을 받아 호주 성내를 돌았습니다. 이제 다시 죄인에게 맞는 벌을 내려주십시오.”

양세현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남자를 가학심을 자극하는 스스로를 천하에 다시없는 음녀라고 생각했다.

지부가 거들먹거리며 말했다.

“네 죽은 남편은 강호에 그렇게 명성이 자자한데 너는 비루하게 그 천한 목숨을 구하고자 이런 음행을 벌이고 있는 천하의 음녀다. 그런데 네가 목숨을 구하고자 성무장에서 암퇘지가 되었다는 게 사실이냐?”

양세현이 몸을 파르르 떨면서 대답했다.

“네, 사실입니다. 호주 백성, 음녀 양세현은 성무장 안에서 돼지가 되어 살고 있습니다.”

주위에 둘러서서 구경하던 사람들 사이에서 무슨 뜻인지를 몰라 웅성거렸다.

“사람이 돼지가 됐다니 무슨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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