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9화 〉죽림비궁 1
1.
점장은 어제까지만 해도 자기 주인마님이었던 양세현이 발가벗은 알몸으로 머리를 조아리자 미처 적응이 안 되는 듯 안절부절 어쩔 줄을 몰랐다.
둘째는 그런 점자의 심정은 본척만척하며 계속 말을 이었다.
“우리 초산사효는 이제 혈신문의 협력자가 되기로 했고 그 대가로 성무장이 호주에 소유한 객잔들 중에 두 개를 우리 소유로 받기로 했다. 그러니 앞으로 이 객잔과 주루는 우리 초산사효의 것이다, 알겠느냐?”
점장이 양세현을 힐끗 보자 양세현이 다시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암퇘지 소녀가 혈신문주님의 말씀을 분명히 들었습니다. 둘째 나리의 말씀대로 앞으로 이 객잔은 초산사효 네 분 나리의 소유입니다.”
둘째가 말했다.
“설마 암퇘지의 증언이라고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겠지?”
점장이 열심히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있겠습니까. 앞으로 저희는 네 분 나리를 주인으로 모시겠습니다.”
둘째가 계속 말했다.
“아무래도 문서화하는 게 좋겠지. 지필묵을 가져오게.”
점장이 점소이를 시켜 지필묵을 가져오게 하자 점소이는 부랴부랴 서둘러 지필묵을 가져다 가까운 탁자 위에 놓았다.
둘째가 양세현을 향해 말했다.
“암퇘지 주제에 이런 일이 어울리지는 않지만 이번은 어쩔 수 없구나. 여기 이 객잔이 이제 우리 초산사효의 소유라는 글을 적어라.”
양세현은 공손한 자세로 일어나서 종이가 놓인 커다란 탁자 위로 올라가 무릎을 꿇은 자세로 객잔의 소유권이 초산사효에게 넘어갔다고 단정한 글씨로 적고는 스스로를 성무장출신 혈신문의 암퇘지 양세현이라고 서명했다. 점장 또한 그 아래에 증인으로 서명했다.
완전히 발가벗은 알몸으로 탁자 위에서 무릎 꿇고 엎드려 글씨를 적고 있으니 엉덩이 뒤쪽에 서 있던 몇몇 점소이에게는 양세현의 엉덩이 사이로 보지가 적나라하게 다 보였다.
점소이들은 양세현의 보지를 보며 침을 삼켰다.
서명한 문서를 접어서 첫째가 품안으로 넣으며 말했다.
“자 이제 우리가 주인이 되었으니 음식 맛은 한 번 봐야겠지. 흠, 저기 이층이 좋겠군, 저기로 가세.”
초산사효가 이층으로 올라가 자리를 잡고 앉자 탁자 위에 무릎 꿇고 있던 양세현이 탁자에서 내려와 네 발로 기어서 네 사람을 따라 계단을 올라갔다.
초산사효가 이층에 자리 잡자 양세현이 그들의 앉은 탁자 옆에 엉덩이를 치켜 올리고 네 발로 엎드렸다. 때문에 그들을 시중들기 위해 다가간 점소이들은 누구나 양세현의 훤히 드러난 보지를 볼 수 있었다. 더구나 점소이들이 가까이 다가가자 양세현은 엉덩이를 흔들어 보이기까지 했다.
기겁을 하며 물러난 점소이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와 자기들끼리 속삭였다. 이 객잔과 주루는 예전 사도백천이 살아있을 때부터 성무장 소유의 객잔이었고 점장과 점소이들은 모두 양세현에 대해 잘 알았다.
“저, 저, 저거 진짜 예전의 그 마님이 맞는 걸까?”
“진짜 저렇게 홀랑 벗고 있는 것도이상한데 방금 엉덩이까지 흔들더라고.”
“난 낮에 사람들이 마님이 빨가벗고 조리 돌려진다고 해서 진짜 거짓말인 줄 알았어.”
“그걸 누가 사실로 생각하겠어.”
“부청 마당에서돼지처럼 꿀꿀거리더란 얘기는 들었어?”
“들었지. 진짜 저렇게 네 발로 기어 다니는 거 보면 거짓말은 절대 아닌가봐.”
그렇게 조금 이야기를 나누고는 급히 점소이 둘이 주방에서 식사를 들고 나와 이층으로 올라갔다. 점소이가 준비된 식사를 초산사효 앞에 놓자 셋째가 네 발로 엎드린 양세현의 볼기를 찰싹 때리며 말했다.
“나머지 술과 안주는 이 암퇘지를 데려가서 이 암퇘지에게 운반시켜라.”
젊은 점소이들이 주춤거리며 물러나 어쩔 줄을모르자 양세현이 일어나 먼저 계단을 내려갔고 점소이들은 그 뒤를 따랐다. 주루의 계단은 중국식 나무계단이라 상당히 가파르고 험해서 두 발로 오르내리는 것이나 네 발로 기더라도 올라가는 것은 그럭저럭 문제가 없었지만 네 발로 기어서 내려가는 것은 상당히 힘들었다.
양세현이 내려가기가 힘들어 자세를 잡기 위해 조금 가랑이를 벌리자 벌어진 보지가 그대로 점소이들의 눈에 들어왔다. 아직 젊은 점소이들의 얼굴이 화끈 붉어졌다. 양세현은 그런 점소이들을 보면서 조금 의도적으로 가랑이를 더 벌려서 보지가 확실히 점소이들에게 보이게 했고 계단을 기어서 내려가며 젖꼭지와 젖무덤을 계단 모서리에 살짝살짝 문지르기까지 했다.
양세현은 젊은 점소이들이 얼이 빠져 멍하니 보고 있는 것을 보면서 먼저 주루 뒤쪽의 주방으로 기어갔다. 양세현은 이 객잔과 주루의 주인이었는지라 내부구조도 훤히 알고 있었다.
먼저 계단을 내려간 양세현이 귀퉁이를 돌아 사라지자 점소이들은 혹시 점장이나 새 주인이 된 초산사효에게 꾸중이라도 들을까 싶어 허겁지겁 양세현의 뒤를 따라 뛰어 내려갔다.
그리고 귀퉁이를 돌자 조금 앞에 양세현이 네 발로 엎드려 가랑이 쫙 벌리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게 보였다. 보지가 확 드러나 보일 뿐 아니라 엉덩이를 바짝 올리고 있어 가랑이 사이로 투실투실한 젖무덤과 하연 젖무덤에 솟아 있는 새빨간 젖꼭지까지 훤히 들여다보였다.
양세현은 점소이들이 귀퉁이를 돌아 들어오자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살짝 웃었다. 젊은 점소이들의 얼굴이 다시 붉어졌다.
양세현이 점소이들에게 속삭였다.
“마음대로 만져 보세요.”
점소이들이 뒤를 돌아보며 누가 없는지를 살피고는 가까이 다가와 양세현의 엉덩이를 살짝 쓰다듬었다. 두 청년은 그렇게 잠시 엉덩이를 쓰다듬다가 이번에는 허벅지를 살짝 만졌다.
양세현이 다시 속삭였다.
“아무도 안 보니까 그런데 말고 바로 젖통이랑 보지 만져 봐요.”
다시 두 청년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 아무래도 두 청년 다 여자 경험은 없는 듯싶었다. 양세현은 두 청년이 주저하며 마음대로 만지지 못하자 자신이 적극적으로 두 청년의 몸에다 자기 보지와 젖무덤을 비볐다.
그러자 두 청년도 조금 용기가 생긴 듯 서서히 아래를 향해 흔들리는 양세현의 젖무덤을 주무르고 만져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담대해져서 손가락으로 보지를 쑤시기까지 했다.
하지만 감히 초산사효를 기다리게 할 수는 없는지라 그렇게 양세현의 몸을 만져대면서 주방까지 걸어갔다.
주방에는 몇 명의 숙수가 음식을 만들고 있었는데 그들 또한 처음 양세현을 보자 기급했지만 잠시 후 두 청년들처럼 양세현의 몸을 마구 주물러댔다.
숙수는 준비된 술병과 몇 가지 마른 과일과 안주 등을 손잡이가 달린 바구니에 담아 양세현이 입으로 물게 하고는 엉덩이를 찰싹 때리며 말했다.
“자 우리 보지 갈보 마님 이걸 새 주인님들께 가져다 드리시오.”
양세현은 엉덩이를 흔들면서 주방 밖으로 나갔고 주방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양세현의 보지가 경련하는 것을 보며 껄껄 웃어댔다.
양세현은 몇 번이나 그렇게 이층과 주방을 왕복했고 한 번 왕복할 때마다 주루의 점원들 이외에 객잔의 점원들까지 몰려들어 양세현의 알몸을 감상하고 또 만지며 희롱했다.
주루에서의 식사가 끝나자 초산사효는 다시 양세현을 데리고 다른 성무장 소유의 상점이나 객잔들을 찾았다.
사도백천이 죽고 난 후에 성무장에 많은 인원이 필요가 없어지자 양세현은 성무장에서 일하던 많은 고용인들을 주로 호주, 가흥, 항주성 내에 여러 개의 상점을 구해 그들을 일하게 했는데 가장 많은 곳이 호주에 있었고 때문에 호주성 안에 있는 성무장 소유의 상점들만 스무 곳이 훨씬 넘었다.
그곳에서 일하던 성무장의 고용인들은 대개 성무장 안에서 일했던 사람들이라 양세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과거 자신들의 마님이었던 양세현이 발가벗은 알몸에 네 발로 기어서 나타나자 성안에 조리돌려진 일로 인해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직접 눈으로 보면서 놀라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심지어 눈물을 보이는 사람도 제법 되었다.
그곳들을 대부분 돌고나자 이미 저녁 무렵이 되었다. 양세현은 서서히 허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양세현은 혈신문의 대법을 받은 이후로 거의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허기를 느끼지 않았지만 대신 하루에 한 끼는 반드시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어야만 했다.
양세현이 초산사효에게 허기를 호소하자 둘째가 말했다.
“조금 기다려라, 마지막으로 들릴 객잔에서 너에게 실컷 먹여주마.”
마지막으로 들린 곳도 성무장 소유의 객잔이었는데 처음 들렀던 객잔에서처럼 초산사효 소유의 객잔으로 하기로 한 듯싶었다.
이 객잔 역시 거리와 마주하는 바깥쪽에는 주루가 있고 안으로 들어가면 가운데 넓은 마당을 두고 빙 둘러 삼층으로 된 객잔이 있는 구조였다.
이때는 이미 조리돌림이나 부청에서의 태형 때 따라다니며 구경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돌아갔고 몇몇 사람들이 따라다니며 구경하려 했지만 초산사효의 거친 행동에 겁을 먹고 달아나 이미 이들을 따라다니며 구경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초산사효가 양세현을 데리고 마지막 객잔의 주루에 들렀을 때는 주루 안에 제법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시고 있다가 들어오는 초산사효와 양세현을 보고 깜짝 놀라 피하려는 사람도 있었지만 초산사효가 안심시키는 데다 그들 또한 양세현의알몸을 가까이서 구경하는 게 나쁜 일이 아니라 대부분은 그 자리에 남았는데 놀랍게도 여인도 몇 명 남아서 그들을 구경했다.
그 뒤로는 첫 번째 객잔에서 있었던 일과 비슷하게 흘러가 초산사효가 점장에게 자신들이 앞으로 주인이 되었다는 말과 함께 양세현에 증서를 쓰게 하고는 그 뒤에 점소이들에게 몇 가지 지시를 내렸다.
잠시 뒤 점소이가 돌아와서 지시한 일을 마쳤다고 하자 둘째가 양세현에게 말했다.
“객잔 안 마당에 네 식사를 준비했으니 가자꾸나.”
양세현은 허기를 참을 수 없을 지경이라 재빨리 객잔 안 마당으로 기어갔다. 초산사효가 뒤를 따라 들어가자 주루에 있던 손님들도 대부분 구경을 하기 위해 객잔 안 마당으로 우르르 몰려 들어갔다.
놀랍게도 그들 중에는 여인들도 네 명이나 있었는데 전부 손에 장검을 들고 있는 것이 모두 무림인으로 보였다.
주루의 손님은 대부분이 객잔에 묵어가는 손님이기도 해서 각기 자기 방 앞의 복도로 가서 창문을 열고 구경을 했고 그러자 다른 손님들도 우르르 몰려나와 안쪽 복도에 서서 마당에서 벌어지는 일을 구경했다.
객잔 마당은 단단한 청석이 깔려있었는데 수십 개의 그릇이 놓여있고 그릇마다 음식이 담겨있었다.
둘째가 말했다.
“원래 돼지에게 어울리는음식은 아니다만 오늘 무척 수고했는지라 상으로 특별히 사람이 먹는 맛있는 음식을 준비했다. 먹고 싶으냐?”
양세현은 대법을 받은 이후로 돼지먹이처럼 여러 가지를 섞어 만든 죽만 먹었을 뿐이었다. 그것도 워낙 허기진 상태에서 먹어서 나쁘지 않았지만 며칠 만에 제대로 만든 사람의 음식을 보니 저절로 입안에 침이 가득 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