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43 죽림비궁 5
5.
동매와 다른 세 여인의 얼굴에 확 희색이 돌았다. 하지만 잠시 뒤 동매는 눈앞의 구양선이 과연 자기들의 요청을 들어줄지 자신이 없었다. 다른 문파라면 정 안 될 경우에 훔치거나 강탈하는 방법이라도 써 보겠지만 눈앞의 구양선과 혈신문의 경우는 얘기가 달랐다. 중원 무림 전체가 덤벼도 이길지 알 수 없는 무서운 상대를 자기들만으로 상대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동매는 한참이나 주저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문주께서는 본궁이 귀문에 무엇을 요청할지 알고 계시겠군요.”
구양선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알고 있어요. 하지만 본문이 귀궁의 요청을 들어드려야 할 이유가 없다는 건 알고 계시겠지요?”
동매도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아무 인연도 없는 죽림비궁의 요청을 혈신문이 들어줄 이유가 없었고 사실 뭔가 대가도 없이 청을 한다는 것 자체가 강호의 통념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동매가 입술을 달막거리며 뭔가 말을 하려고 할 때 구양선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귀궁이 백 년간이나 이일을 숙원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저도 귀궁의 요청을 들어드릴 수 있어요.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
동매가 깜짝 놀라며 물었다.
“무슨 조건이죠? 저희는 어떤 것이든 우리 힘으로 가능하기만 하면 들어드릴 각오가 되어 있어요.”
“본문은 앞으로 많은 적과 싸워야 할 거예요, 귀궁이 본문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약속하고 본문의 협력자가 되어 준다면 귀궁의 요청을 들어드리죠.”
그런 조건이라면 더 생각할 것도 없었다. 동매가 서둘러 큰소리로 말했다.
“협력하겠어요. 본궁은 귀문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귀문이 하고자 하는 모든 일에 힘을 보태겠어요. 그러니 저희 요청도 들어주세요.”
구양선이 부드럽게 말했다.
“너무 서두르지 말고 조금 더 생각해 보세요. 본문은 앞으로 무림맹을 포함한 중원의 정파 전부와 싸우게 될 거예요. 그런 일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시면 안 되죠. 조금 더 천천히 생각해 보고 귀궁의 궁주와 상의한 뒤에 대답해도 늦지 않을 거예요.”
“그렇지 않아요. 저희가 궁을 나올 때 이미 중원의 정파와 싸울 각오를 하고 나왔어요. 그러니 더 생각할 것도 없어요. 본궁은 귀문에 대해 저희가 가능한 모든 힘을 보태겠어요. 그러니 저희 요청을 들어주세요.”
“하지만 저희는 이 암캐들이나 낮에 보신 암퇘지의 일도 있고 십이혈마 이상의 공적으로 몰릴 수 있어요. 저희와 힘을 합친다는 것은 귀궁도 전체 무림의 공적으로 몰릴 수 있다는 이야기예요. 그러니 이런 일은 여협 혼자서 결정할 일은 못되는 거 같아요. 그러니 귀궁의 궁주와 상의하신 뒤에 결정하세요. 사실 저도 귀궁의 궁주의 답변을 들어야 안심할 수 있지 않겠어요.”
동매가 자리에서 일어나 포권하며 말했다.
“문주께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서 죄송하군요. 죽림비궁의 궁주 하지영(河芝永)이 혈신문주께 새로 인사드립니다. 소녀가 죽림비궁의 궁주라는 사실을 미리 말씀드리지 못한 점 깊이 사과드리겠어요.”
이번에는 구양선이 무척 놀란 듯싶었다. 아무리 혈신문과 실력 차이가 있다고 해도 죽림비궁 또한 수 백 년이나 된 문파였고 그런 문파의 주인에게는 당연히 예의를 보여야 했다. 구양선도 자리에서 일어나 포권하며 말했다.
“미처 알아 뵙지 못해 죄송하군요. 혈신문주 구양선이 죽림비궁의 궁주께 인사드려요. 근데 귀궁의 궁주는 분명히?”
구양선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지영이 말했다.
“전 궁주였던 어머니는 올해 초에 돌아가셔서 제가 부족한 재주에도 불구하고 감히 궁주 자리를 이어받게 되었습니다.”
서로 간에 의례적인 인사가 오고간 뒤에 구양선이 물었다.
“근데 이번에 강호에 나오시며 금령사를 가져오셨나요?”
동매 죽림비궁의 궁주 하지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금령사의 본문의 보물이라 함부로 밖으로 가지고 나올 수는 없고 애초에 이번 강호행의 목적은 양세현과 겨루어 십 년 전의 패배를 설욕하는 것이 주목적이었고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짐작조차 못했는지라 더욱 가지고 나올 수 없었어요.”
구양선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지금 여기 성무장에는 금령대법을 실행할 수 있는 계집이 모두 넷이 있어요. 하지만 귀궁과 낮에 보신 암퇘지와의 악연을 생각하면 그 암퇘지를 대상으로 하는 게 가장 좋겠군요.”
구양선의 이야기는 양세현을 죽림비궁에 도구로 내주겠다는 뜻이 분명했다. 죽림비궁의 군자사검은 동시에 얼굴에 환한 기색을 떠올렸다.
특히 동매 하지영은 더욱 그랬다. 문파의 원수인 양세현을 발가벗겨서 죽림비궁으로 끌고 가서 자신들의 비약인 금령단을 만드는 모체로 삼는다면 새로 궁주가 된 자신의 권위는 확고부동한 것이 될 터였다.
“그 양씨 계집은 본문을 십 년이나 봉문시킨 원한이 있으니 그 계집을 본문에 빌려주신다면 정말 감히 청할 수는 없지만 바라마지 않던 일이에요.”
하지영은 말을 하고나서 가볍게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 양씨 계집과는 이번에 무공을 겨루어보려고 나온 것이었는데 뜻밖에도 본문의 백 년 숙원을 그 양씨 계집 덕분에 해결할 수 있게 되었네요.”
구양선이 말했다.
“금령사가 있다고 해도 금령단을 만드는데 필요한 다른 재료가 있을 텐데 그런 것들은 가지고 계신가요? 혹시 필요한 것이 계시면 말씀하세요. 저희가 그런 재료는 꽤 여러 가지를 가지고 있답니다.”
“금령단을 만드는 다른 필요한 재료는 저희 죽림비궁에 모두 준비되어 있어요. 금령단을 만드는 일은 본궁의 백 년에 걸친 숙원이라 다른 재료는 절대 떨어지지 않도록 하고 있어요. 근데 무례가 안 된다면 며칠 안으로 그 계집을 빌려가도 될까요?”
구양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암퇘지는 언제든지 데려가셔도 되요. 죽이지만 않으면 어떻게 하셔도 좋아요. 다만 오늘 하루는 여기서 주무시고 가세요. 저희들이 보여드릴 것이 있어요.”
하지영이 깊이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
“백 년을 기다려온 일인데 며칠을 더 참지 못할리가 있겠습니까. 정말 문주의 은혜에 감사할 따름이에요.”
구양선이 생긋 웃으며 말했다.
“우리 그때까지 그 암퇘지를 데리고 재미있는 놀이나 하죠. 그래 주면 그 암퇘지의 상태도 훨씬 좋아질 거예요.”
하지영은 구양선이 말하는 놀이가 정말 기대되어 물었다.
“문주께선 뭔가 재미있는 놀이를 알고 계신가 보죠?”
구양선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 성무장이 원래 십이혈마의 본거지였다는 건 아시죠. 성무장을 뒤져보다가 십이혈마 중 육마가 남긴 물건들 중에서 정말 재미있는 걸 발견했답니다. 그걸 그 암퇘지에게 사용해 보고 싶은 거죠.”
구양선이 하지영과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자 죽림비궁의 다른 세 여인은 자신들이 끼어들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대청에서 물러나 중문 밖으로 나왔고 곧 초산사효와 함께 성무장 어딘가로 사라졌다.
초산사효는 처음에는 양세현을 데리고 놀 생각이었지만 어차피 양세현과 성교를 못한다는 것을 생각하니 차라리 죽림비궁의 여인들과 어울리는 쪽이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자리에 양세현 하나만 남겨두고 다들 사라져버렸다.
양세현은 중문 밖에 덩그러니 혼자만 남겨졌는데 대법을 받은 이후로 잠잘 때를 제외하면 이렇게 혼자 남겨진 것은 처음이었다. 다만 하지영이 젖꼭지와 보지에 발라준 약의 효과가 아직 남아 있어 엉덩이를 앞뒤로 성교하듯 흔들어대면 진짜 성교하는 듯한 기분이 느껴졌다. 또한 젖무덤도 좌우로 흔들면 젖이 조금씩 뿜어져 나왔다.
양세현은 혼자 남겨진 상태가 되고 아무도 오지 않자 좌우를 둘러보고는 아랫배에 힘을 주어 보지를 벌린 뒤에 엉덩이를 앞뒤로 흔들었다. 보지 벌리기를 배운 건 아직 한 달도 안 되었지만 벌써 손가락 두 개 정도는 충분히 들락거릴 수 있을 정도 벌어졌다.
하지영이 발라준 약은 꽤나 효과가 좋아서 그렇게 보지를 벌린 뒤에 허리를 움직이니 질벽에 닿는 공기가 마치 뭔가 단단한 물건처럼 느껴져 양세현은 단단한 나무 막대 같은 것에다 보지를 쑤셔지는 기분이 느껴졌다. 거기에다 젖꼭지에서 젖이 조금씩 뿜어져 나올 때 느껴지는 감각도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한창 혼자서 기분을 내며 즐기고 있을 때 갑자기 하녀 둘이 나타나서 말했다.
“어머나 우리 암퇘지가 여기서 혼자 놀고 있어.”
양세현이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하나는 주방에서 일하는 열다섯 살 가량의 하녀로 이름이 아앵이었고 다른 하나 역시 열다섯 살짜리 하녀로 바로 자신의 몸종이었던 아진이었다.
양세현은 아진에게 방금 그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하자 정말 얼굴이 확 붉어졌다. 더구나 무공이 높은 자신이 바로 옆에 누가 다가오는 것도 모를 정도로 정신이 팔려 있었다고 생각하니 더욱 부끄러웠다.
양세현이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이자 아앵이 말했다.
“웬일로 우리 돼지가 여기서 혼자 놀고 있지?”
아진이 생긋 웃으며 말했다.
“글쎄 난들 알 수 있겠어.”
“우리가 데려가서 좀 데리고 노는 건 어때?”
“글쎄 먼저 우리 보지 마님께 여쭤 볼까?”
아진은 말을 마치자 조금도 주저 않고 손을 쑥 뻗어서 양세현의 보지를 꽉 움켜쥐었다. 양세현은 그 동안 수많은 사람에게 보지를 잡혀 봤지만 지금처럼 부끄러운 적이 없었다.
아진은 어려서부터 싹싹하고 눈치가 빨라서 열두 살 무렵부터 자신을 시중든 몸종으로 친근하기로 따지면 거의 가족이나 다름없는 하녀였는데 그런 아진에게 보지를 잡히니 정말 몸 둘 바를 모를 지경이었다.
아진이 말했다.
“보지 마님, 방금 여기서 우리가 오는 것도 모르고 엉덩이를 마구 흔들어대던데 그렇게 좋았어?”
양세현이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진이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보지야, 고개만 끄덕이지 말고 큰 소리로 대답하지 못해. 네가 아직도 마님인 줄 알아?”
양세현이 깜짝 놀라 큰 소리로 대답했다.
“네, 보지년은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양세현은 성무장의 하인과 하녀들 중에서 자신과 가장 친근한 아진이 이렇게 무섭게 나오자 눈물을 글썽거렸다.
아진이 보지를 더욱 세게 움켜쥐며 말했다.
“울지 마! 돼지 주제에 웬 눈물이야. 넌 앞으로 성무장의 보지 돼지라는 걸 절대 잊으면 안 돼 알겠어?”
양세현이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소녀는 이제 성무장의 보지 돼지예요. 보지 돼지는 안 울게요.
옆에서 아앵이 깔깔거리며 웃었다.
“어휴 보지 돼지가 뭐야. 잘도 이름을 붙이네.”
아진이 계속 말했다.
“보지야, 우리가 널 데려가서 데리고 놀려고 하는데 넌 어때?”
양세현이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좋아요. 보지년은 정말 좋아요. 보지년을 데리고 가서 데리고 놓아 주세요.”
그것은 사실이었다. 양세현은 진심으로 아진에게 끌려가서 마구 희롱당하고 싶었다. 가족과 다름없을 정도로 친근한 아진에게 모욕당하고 희롱당한다고 생각하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우면서도 묘한 기대감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