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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렘 드럭―12 (12/57)

하렘 드럭―12 

「상당히 늦어버렸군···뭐, 상관없어. 찾았던 신작 DVD도 빌렸고, 뭐 오늘밤을 올나이트, 가는거야」 

2개월전 어느 날, 식재료를 사러 가까운 슈퍼까지 나간 나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느라 완전히 귀가시간이 늦어져, 조금은 큰 공원을 가로지르는 지름길로 가기로 했다. 

이 공원은 학교로 가는 통학로 한 가운 데 있어서, 등하교시에는 학생들이 자주 이용했다. 

하지만, 크기에 비해 가로등이 적어, 밤이 되면 분위기는 일변한다. 

때때로 치한이 나온다고 문도 있고, 여자는 절대 지나다니지 않을 것 같은 곳이다.

DVD 내용을 생각하며 므흣한 기분으로 (건전한 연령의 남자라면 다 아는) 걸어가고 있는데, 어두침침한 공원 가운데서 몇 명의 사람 그림자가 보였다. 

「···응? 어라 저건··키리야마?」 

키리야마가 거기에 있었다. 

그녀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5명의 남자들. 

거기서, 그녀는 목도를 손에 들고 그들과 대치하고 있었다. 

(위험해! 설마 키리야마 녀석···!!) 

상황은 일목요연, 키리야마는 습격당하고 있던 것이다. 

나는 짐을 땅에 던지고, 안에서 탄산음료 페트병(일단 말해 두지만, 술이 아니다)을 꺼내면 뚜껑을 열고 그 입구를 손으로 누런체 흔들며 돌진했다. 

「우아아아!!」 

「읏 ! 고토!?」 

키리야마가 나를 보고 눈을 크게 떳다. 

내게 놀란 남자 한 명이 이쪽을 향해왔다. 

손에는 빛나는 물건이···칫, 나이프까지 꺼내는 거냐! 

나는 페트병 입구를 누르고 있던 손을 떼고, 그녀석의 얼굴에 탄산을 퍼부었다. 

「우왓!?」 

주춤한 사이 사타구니를 차 올린다. 

「히긱?!!」 

몸을 기역자로 굽히고 쓰러지는 그놈의 배에, 스쳐지나가며 바겐세일로 한 방 더 선물한다. 

여자 한 사람을 상대로 여럿이서, 그런데도 날붙이 까지 꺼내다니, 거기서 잠시 괴로워하며 기절하고 있어라 쓰불놈. 

「끅!!」 

「크윽!!」 

소리난 쪽을 보자, 키리야마 곁에 두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 

키리야마 본인은 좀전과 다름없는 직립부동 자세로 목도를 들고 있다. 

내가 한 놈을 상대하고 있는 얼마 안되는 사이에 두명을 침몰시키고, 곧 바로 자세를 잡은 거겠지. 굳건한 자세에 멋진 솜씨다. 

남은 것은 두 사람이지만, 시시한 놈들 뿐이다.

하지만, 도망치게 놔둘 생각은 전혀 없다. 그것은 키리야마도 같았다. 

우리들은 그놈들을 때려눞힌 뒤 경찰에 연락, 전원 체포되게 했다. 

최근의 치한 소문은 이놈들이 원인이었던 것 같다. 새로운 피해자를 막는 일도 되고, 일석이조이다. 

키리야마에게 들을 말로는, 부활동에 귀가시간이 늦어 나처럼 공원을 가로지르려 한 것이다. 

나는 좀 화가나, 무의식중에 키리야마에게 소리쳤다. 

「너말야, 아무리 강하다고 너무 조심성없는 거 아냐! 버젓이 여자 혼자서 말야」 

키리야마는 내 서슬에 놀란 얼굴을 했지만, 곧 미소지었다. 

「···응, 그렇네, 앞으론 조심할게, 응, 이번에 집으로 한 번 오지 않을 래, 이번일 보답을 하고 싶으니까!」 

언제나 빈틈없이 야무진 키리야마의 얼굴이, 이 때는 묘하게 귀엽게 보였다. 

···뭐,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거다. 

며칠 후 키리야마의 집에 초대되어, 그녀의 진검으로 집단 베는 걸 보고, 그녀의 아버지에게 데릴사위 권유를 받은게 이때의 이야기다. 

키리야마 도장의 문하생에는 경찰 관계자도 많아서 사건이 상세하게 공표되거나 소송이 있거나 하진 않았다.

이상한 소문이 난다고 해도 그녀는 신경조차 쓰지 않겠지만, 괜히 일을 만들 필요는 없으니까. 

뭐, 그것도 좋고···. 

「어떻게 된 걸까--」 

이번엔 야끼소바빵을 잔뜩 입에 넣으면서, 한 숨을 토해내며 중얼거려버렸다. 

처음엔 운명개변약의 힘을 이용해 뭘 할지 이런저런 상상을 하고 있었지만, 레이코 선생님이 애달픈 표정과, 키리야마와 시노미야의 태도를 보면, 가벼운 기분으로 상대 해도 되는 건가? 하고 고민이 된 것이다. 

약의 힘이 원인이라고 해도, 그녀들로 보면 『진심』 인 것이다.

「고민할 것 없어, 감사하게 만들어 달라고 하면 되잖아」 

「음음, 인기있는 남자는 부럽습니다요」 

「키리야마 녀석, 오늘부터 밤을 지어 줄 셈인가봐, 내일 상세하게 가르쳐줘야돼」 

「마음대로 말하지마···응?」 

순간, 등줄기에 소름이 돋았다. 

몸을 부르르 떠는 순간, 목에 충격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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