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렘 드럭 제 2장―10
「그러고보니까···이 반 녀석들은 덤비지 않는 걸」
「아아, 아까 키리야마가 『다른사람의 사랑을 방해하는 녀석은, 내가 두쪽을 내줄테다』라고 교단에서 소리쳤거든」
과연, 효과가 끝내주는군.
이반에서 질투에 쩐 남녀의 습격은 이젠 없을 것 같다. 키리야마 고마워.
···원한에 가득 찬 시선이 여기저기서 찔러대지만, 뭐, 주인할머니의 눈빛에 비하면 그정도 쯤이야.
「아···좋은아침 고토」
「···좋은아침」
그 당사자가 시노미야와 함께 교실로 들어왔다.
화장실에라도 가 있었던 건가.
「아아, 안녕」
「······」
어어, 키리야마씨? 갑자기 얼굴을 붉힌다, 거기다가 거기다 침묵까지 하면, 난 어떡하라구.
「그, 그게∼, 고토, 오늘은 내 차례인 것 기억하고 있겠지?」
「으 으응, 물론」
···침묵.
키리야마의 얼굴이 점점 붉어진다.
항상 밝고 늘 웃는 얼굴인 그녀의 이런 얼굴은 처음이다.
···귀, 귀여워.
가슴 앞에서 양손을 모으고 꼼지락거리면서, 물기어린 눈으로 나를 훔쳐보는···.
이것이 『연모하는 처녀』라고 하는 걸까. 나까지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빨리 뛰고 있는 게 아닌가.
「이봐, 사츠키. 좀있으면 선생님이 와, 자리에 앉아」
「아, 응」
시노미야에 끌려가듯이, 키리야마는 자기의 자리로 갔다.
타이밍 좋게 담임인 사이고 선생님이 들어와 조회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이럭저럭 방과후가 되었다.
오늘은 역사 수업이 없어서, 레이코 선생님에 만날 수 없는 것이 좀 유감이었다. 아소우의 습격도 없고, 질투에 쩐 패거리들의 공격도 교실에 있는 한 걱정없다.
뭐, 아소우는 자기 차례를 대비해 작전이라도 짜두고 있는 거겠지, 플라잉 점프만 안하면 좋겠는 데.
유일하게 바뀐 점이라면, 점심 시간에 후나 쿠나가 만들어 준 도시락을 먹고 있늘 것을 키리야마가 훔쳐보고···.
『···고토, 혹시 그 도시락, 그 아이들이 만든 거야?』
『응? 아아, 그래, 상당히 맛있어』
『···달걀말이, 하나 먹어도 돼? 내 튀김요리 줄게 』
『아아, 상관없지만···』
키리야마의 반찬인 튀김요리과, 계란프라이를 교환했다.
튀김요리는 육즙이 풍부하고, 차갑기는 해도 맛은 있었다.
냉동식품이긴 해도, 왠지 손이 많이 가는 것일 지도 모른다.
튀김요리를 먹는 순간, 여기저기서 분해하는 신음소리가 들렸지만, 기분탓인 걸로 생각하기로 했다.
시야의 한쪽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녀석이 눈에 들어왔지만, 뭐 그것도 기분 탓일 것이다.
신경쓰면 지는 거다. 음.
그리고, 계란프라이를 먹은 키리야마의 표정이 변했다. .
『···음 맛있는데···. 제법하는 걸 그 애들···』
···키리야마의 눈이, 한 순간 날카로운 눈빛을 냈다.
그것을 끝으로 키리야마는 자기자리에 앉아 묵묵히 도시락 먹었다.
···내가 모르는 곳에서의 공방이 오간 듯 한 느낌이···.
그런 생각을 되씹으면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으려니, 키리야마가 찾아왔다.
「고, 고토, 오늘 아르바이트지? 언제 끝나?」
···아직 얼굴을 붉히고 있다. 그렇게 홀리게 만들지 말아줘.
스스로를 부둥켜 안고 번민하고 싶어지잖아.
「일곱시에 끝나는 데?」
「그래···. 그럼, 마···마, 마중 나가도 되?」
「뭐어?」
「아르바이트는, 역앞은 우동가게지?」
「으, 으응···」
「그럼, 일곱시에 가게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께, 그럼, 나중에봐 .···∼∼♪∼∼♪」
우음, 마치 동거중인 연인같은 분위기다.
콧노래같은 걸 부르다니, 기분 좋으신가요.
키리야마는 그대로 시노미야와 함께 교실을 나갔다.
자, 이쪽도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안돼겠지.
키리야마들이 교실을 나간 순간, 살기가 교실 바깔에서부터 풍겨나오기시작했다..
「오늘도 도망친다에 5백 엔」
「나도 도망친다에 5백 엔」
「음, 그럼, 나는 잡힌다로 하지, 붇잡혀서 말로 할 수 없는 짓을 당한다에 천 엔」
···쿠와타들은 내가 도망칠수 있을지 어떨지에 내기를 걸고 있다.
말로 할 수 없는 짓이란 게 대체 뭐야, 진짜, 에로 겜에 지나치게 빠져들면 저렇게 되는 건가.
오늘은 아르바이트가 있다, 한가롭게 놀고 있을 틈이 없다.
나는 각오를 정하고, 출입구로 돌진했다.
탈출 하면서 나는 자기 몸이 이전과는 달라졌다는 것을 확신했다.
질투 패거리들의 습격을 피하는 몸놀림을 분석해 보면, 순발력이라던가, 지구력, 심폐능력 같은 것이 현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몸이 활력에 차있고, 호흡곤란도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어쩐지, 진짜로 개변약의 힘으로 몸이 강해진 것 같다.
운동부의 습격자들을 따돌리며, 나는 수월하게 학교를 도망쳐나왔다.
후우, 상쾌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