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 5장 마을을 키우자 -- >
"헤헤~"
"터벅, 터벅"
엘리의 정보를 다 본 후 사제에게 간단히 인사를 하며 신전에서 나왔다. 그리고 곧장 마을회관으로 향하는데 엘리는 무엇이 그렇게 좋은지 잡고 있는 손을 이리저리 흔들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빠~ 아빠~"
"응? 왜 엘리야?"
"아빠는 엘리 좋아해요?"
"응? 음........"
가만히 잘 걷던 도중에 갑자기 엘리가 기습 질문을 해왔다. 여기서 그냥 응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엘리를 만난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았고 엘리는 나를 아빠라고 부르고 있지만 진짜 그런 사이가 아니니......
"음......."
"... 흐극... 흐극..... 아빠는 엘리 싫어하는 구나? 흐극"
"어라? 아니야~ 아니야~ 아빠는 엘리 많 ~ 이 좋아해!"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까 엘리와의 관계는 무엇으로 정의를 할까 마구 고민을 하는데 당장이라도 눈물이 흘러 내릴 것 같은 눈을 하고 있는 엘리를 보고 있자니 긍정적인 대답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엘리의 양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번쩍 들어 안은 후 등을 쓸어내려 주며 엘리를 달랬다.
"헤헤~ 엘리도 아빠가 좋아요!"
-대자연의 아이 엘리의 호감도가 4 상승합니다!
"아, 아빠도 엘리 좋아 하하"
"주군은 애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군요"
어떻결에 호감도까지 올려 버려서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있자니 옆에서 걷고 있던 세리스가 못 마땅하다는 듯 한 표정을 지어 왔다.
"음 싫어하지는 않아 그리고 엘리는 보통 애들 보다 더 귀엽잖아? 이 귀도 그렇고"
"스윽"
"히히히 간지러워~"
엘프의 상징인 뾰족하고 기다란 귀..... 쫑긋거리는 것이 귀여워 살살 만지니 품에 안겨 있던 엘리가 바둥거려 왔다. 엘프는 귀가 민감한 듯 하였다.
"뭐.... 그렇기는 하지만.... 그래도... 막 껴안고 계시고 그러는 것은...."
"뭐야? 설메 세리스 엘리에게 질투하는 거야?"
"네, 네, 네?! 지, 질투라뇨!"
"걱정마, 걱정마 나는 엘리도 좋아하고 세리스도 좋아하니까"
"스윽, 스윽"
-달의 기사 세리스의 호감도가 2 상승합니다!
내가 정곡을 찔렀는지 얼굴을 새빨갓게 물들이는 세리스가 귀여워 머리를 부드럽게 쓰담아 주자 고개를 푹 숙이는 세리스..... 왠
지 나는 복 받은 남자 같았다. 히어로 가챠에는 매우 많은 히어로가 있다. 종족도 다양하고 남자도 많고 여자도 많으며 그중 못 생긴 히어로도 가끔 있다. 그런데 나는 특수 소환석에서 이렇게 꽃 두 봉오리를 얻다니......
"그럼 저는 들어가 보겠습니다 주군"
"그래 오늘 많이 피곤했을 텐데..... 어서 들어가 쉬어"
"예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언니 안녕~"
허리를 구십도로 숙여 인사를 하고 집에 들어가는 세리스...... 이제 나무집을 하나 더 지어서 엘리 혼자 지내게 할까 하다가 아직 애고 나를 많이 따르니 어쩔 수 없이 마을 회관에서 재우기로 하였다. 엘리는 침대에서 나는 바닥에서 잘 생각으로....
"펄럭~"
"웅? 아빠 뭐하는 거예요?"
"이불깔아"
"여기 푹신푹신한 침대 있는데?"
"그래 거기서는 엘리가 자고 아빠는 바닥에서 잘게"
"..... 흐극! 흐극!"
엘리의 질문에 덤덤히 대답을 하고 이불을 계속 까는데 갑자기 엘리가 울기 시작했다.
"가, 갑자기 왜 울어 엘리야?"
"아, 아빠는 엘리가 싫구나..... 흐극!"
"아니야~ 아빠는 엘리 많이 좋아해"
"흐극! 그러면 같이 흐극! 자요 흐극!"
"........ 알았어"
그렇게 나는 반강제적으로 엘리와 같이 침대에서 자게 되었다. 얼마전에는 세리스와 같이 잣었는데 이렇게 애랑 같이 자려니까 기분이 색달랐다..... 진짜 애 아빠가 된 기분이랄까
'근데 아직 엘리의 호감도가 50이 안되었을 텐데? 뭐지?'
분명 이렇게 한 침대에서 같이 자는 것은 스킨십에 해당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엘리는 거기에서 더 나아가 나의 허리를 꼭 껴안고 품에 얼굴을 묻으며 자고 있었다. 호감도를 무시해버리는 엘리의 행동...... 플레이어가 히어로에게 하는 행동은 제한을 하지만 히어로가 플레이어에게 하는 행동은 제한을 안 한다는 것인
가........
"아빠...... 가지마요..... 가지마....."
"응?.... 무슨 꿈을 꾸고 있길레.... 휴 일단 자자"
옷자락을 꼬옥 잡고 알 수 없는 잠꼬대를 하는 엘리에 잠깐 의아했지만 곧 생각을 접고 잠에 들었다.
"짹! 짹!"
"아빠~ 아빠~ 일어나세요~"
"으음?... 아 엘리구나 흐아암~"
창문을 통해서 들어오는 눈부신 햇빛과 새의 지저귐 그리고 귀여운 엘리의 목소리에 눈을 떻다. 내 위에서 마구 뛰는 엘리를 진정 시키고 화장실로 들어가 대충 씻고 엘리 또한 씻겨 주었다. 그리
고 마지막에 머리를 어떻게 해주어야 할까 고민을 하는데 그 고민은 처음부터 필요없는 고민이었다.
"묵지... 않아도 될 것 같네..."
윤기가 나고 찰랑거리는 엘리의 머리는 묵거나 다른 것을 하는 것 보다 그냥 두는 것이 제일 좋아 보였다. 시간이 지나서 마리가 가지고 온 밥을 맛있께 멋고 안겨오는 엘리를 품에 안은 후 마을회관을 나섰다.
"주군 좋은 아침입니다!"
"안녕 언니~"
"음? 지원자 훈련은?"
"오늘은 마을을 돌게 하였습니다. 약 1시간 후에 마을 돌기가 끝나므로 그 때까지는 시간이 있습니다"
"하하 그, 그래?"
보이지는 않지만 헥헥거리며 마을을 뛰고 있을 그들을 위해 기도를 한 후 마을 입구에 가보았다.
"역시 아직은 없네....."
다행히도 아직 까지는 마을을 찾아오는 이주민은 없었다. 하지만 내일 아침이면 분명히 찾아 올 것이니 미리 준비를 해야했다.
"그럼 공사를 시작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