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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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으로부터 받은 메모리를 노트북에 끼워넣고 이어폰을 한쪽만 귀에 꼽았다. 잠에서 깬 아내가 언제 들어올지 모를 일이었다.

동영상은 조금 어두웠지만, 어두운곳에서도 잘 찍히도록 만든 장비라서 그런지 알아보는데 별 어려움은 없었다. 오히려 화면이 밝아지면 머리카락의 흔들림까지도 자세하게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요즘 DVD방은 이렇게 생겼구나...’

두 사람은 영화가 나오는 화면을 보고있었지만, 나는 영화를 보는 두 사람을 지켜보는 상황이었다. 영화의 내용은 이제 막 짐캐리가 회사로가는 열차를 지나치고 일탈을 시작하는 장면으로 넘어가는 듯 했다. 아내는 열심히 길상에게 영화의 장면이 앞으로 암시하는 복선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고 길상은 그녀의 말에 열심히 장단을 맞추면서 한 손으로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자연스러운 자세로 수경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아내는 영화에 신이난건지 술과 약에...취한건지 그를 경계하지도 않으며 오히려 그의 팔이 들어올 수 있게 몸을 들어주면서도 말을 쉬지않았다.

수경은 영화를 보고 있었지만, 길상의 손은 쉬지않았다.

아내의 머리를 쓰다듬던 오른손은 어깨로 내려와 얇은 탑 브라우스의 감촉을 느끼듯이 비벼대고 있었고 왼손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을 주물럭 거리더니 그녀의 얼굴을 한번 가볍게 쓰다듬기를 반복했다. 아내의 시선은 영화에 고정되어 있었지만, 그녀도 지금 자신이 어떤 상황인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을 터였다.

“오빠. 저기서 둘이 자꾸 만났다 헤어지...흡...읍...읍...”

길상의 입술이 아내의 입술을 포갤때 아내는 흠칫 놀라며 본능적으로 몸을 움찔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길상은 아내의 입술을 잡아먹을듯 게걸스럽게 탐했고 아내는 그런 길상에게 무방비로 입술을 허락했다. 영화의 화면이 밝아짐에 따라 아내의 입도 함께 오물거리는것이 보였다. 그녀도 길상의 격렬한 키스에 함께 반응하고 느끼고 있는것처럼 보였다.

그는 절대 서두르지 않았다. 둘의 입술은 몇번을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면서 지켜보는 나의 심장을 쪼그라들게 했지만 그이상의 진도는 영화의 남은 러닝타임처럼 한참을 더디게 진행됐다.

“수경이 입술 참 맛있네. 이뻐...”

“응?...에이..참.. 이렇게 막 덤비는게 어딨어. 아저씨들은 참...”

“아저씨라고? 또 그런다. 내가 어딜봐서 아저씨야?”

“어머? 그럼 오빠 이 배가 아저씨 배지 아이돌 배야? 응?”

길상의 품에 안긴 아내가 장난치듯 길상의 배를 꾹꾹 누르자 길상은 다시 아내의 입술을 덮는다. 아내의 가늘고 하얀 손은 이제 자연스럽게 길상의 거뭇하고 두꺼운 목을 감싸안는다.

아내의 입술과 혀 사이에서 한참을 만끽하던 길상의 입이 점점 그녀의 목으로 내려왔다.

“아....아..아윽....”

들릴락 말락하는 아내의 작은 탄성...나는 숨도 크게 쉴 수가 없었다.

길상은 아내의 이중삼중 방어막을 하나씩 제거해가며 그녀를 농락하고 있었다. 브라우스의 단추를 하나씩 풀며 아내의 가슴 앞섶까지 내려온 길상의 입은 결국 그녀의 브래지어속 탐스러운 젖가슴 하나를 베어물었다.

“아윽...아..아...”

길상의 입은 쉴새없이 오물거렸고, 그럴때마다 아내의 입에서는 교태스런 신음이 새어나왔다.

아내의 하얀 두 팔은 여전히 길상의 몸을 끌어안고 있었다.

길상과 아내의 몸이 점점 아래로 기울어졌다.

길상의 밑에 깔린 아내는 그 작은 몸으로 길상의 두꺼운 상반신을 받치고 있었고, 아내의 가슴에 고정되다시피 한 길상의 큰 머리는 여전히 그녀의 젖가슴 양쪽을 번갈아가며 오물거리면서 내가 한번도 보지못한 쾌락에 취한 아내의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미 영화의 내용은 둘에게는 아랑곳 없었다.

배나오고 머리도 좀 벗겨진 전형적인 40대 후반의 중년남성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뽀얀 속살의 아내의 젖가슴에 자신의 침을 추잡스레 뭍혀가는 모습에 나는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아내의 상반신은 이미 완전히 벗겨져 있었고 그 와중에도 아내는 여전히 눈을 감고 정신을 놓은채 쾌락의 노예가 되어 있었다.

길상의 손이 아내의 다리속으로 들어가더니 치마속에서 흐릿하게 움찔거리는 순간,

“아흑! 아...아아....안돼...아..응..아...!!”

아내의 깊은 신음이 터져나왔다. 내가 어떤 방법을 써도 저런 신음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길상의 손은 거침없이 아내의 농밀한 다리밑으로 파고들었고 그럴때마다 아내의 몸은 움찔거리며 그의 움직임에 반응했다. 길상으 그런 아내의 반응이 재밌다는듯이 느끼한 웃음을 머금은 상태로 무언가를 움켜쥐고 종아리 아래로 벗겨냈다. 아내의 핑크색 팬티였다.

“아...오빠...안되는데..아..아..윽..어떻해..아...안돼...아..”

아내의 실낱같은 이성의 한자락이 아직 남아있었지만, 그건 단지 아무 힘도 없는 껍데기에 불과했다. 길상은 비릿한 웃음을 아내에게 보이며 그녀의 앞에서 아내의 팬티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이런건 나한테는 거추장스러울 뿐이야. 우리 애기 다음부터는 이런건 집에 벗어두고 나와. 알았지?”

아내가 정신을차리며 대답하기도 전에 길상은 다시 아내의 젖가슴을 입술과 혀로 빨고 핥으며 농락을 시작했다. 아내는 뭐라 답도 할 새도 없이 다시 신음을 토해내며 그의 어깨를 잡고 정신을 놓지않기위해 사력을 다해 버티고 있었다.

길상은 그런 아내를 조롱하듯 한손을 가랑이 사이로 집어넣어 아내의 보지를 거침없이 마지며 유린했다. 영화의 오디오 사이로 ‘쩌걱 쩌걱'하는 물섞인 마찰음이 간간히 들렸다. 그럴때마다 아내의 눈은 살짝 뒤집어고 입술은 무방비로 열리기를 반복했다.

“수경이 보지가 이미 이렇게 젖었네. 이제 내가 항상 즐겁게 해줄테니까 내가 시키는대로만 해. 알았지? 흐흐흐..... 대답해봐.”

“아응..아...하...아......응......응.....응..알았..어..아..”

아내는 결국 이성을 놓았다. 길상은 아내에게 확인을 받든 대답을 듣더니 카메라 앞에서 인증을 하듯 아내의 다리를 활짝 벌렸다. 길지않은 아내의 스커트는 허리춤까지 말려올라갔고, 벌어진 가랑이 사이로 아내의 거뭇한 보지털과 함께 번들거리는 클리토리스와 보지구멍이 심한 마찰의 결과로 빨갛게 충혈된 것이 드러났다. 길상은 카메라를 보며 순간 승자의 웃음 비슷한 미소를 지었다.

길상은 아내에게 어떤 틈도 주지않았다. 아내의 평소 성격이나 습성으로봐서, 그녀가 잠시라도 이성을 찾기 시작하면 이런 만찬은 언제 중단될지 모를 일이었다. 그는 투박하고 거친 손으로 계속 아내의 클리토리스와 젖가슴을 문지르며 그녀를 환락의 늪에 묶어놓았다. 아내는 절정과 흥분의 사이를 넘을락 말락하는 안타까움을 느끼는 듯 더욱 그에게 매달렸고 그가 하는 모든 행동에 대해 이미 수치심을 잊은듯 보였다.

“이렇게 보지가 꿈틀거리는데 그동안 어떻게 참았어? 흐흐. 내가 넣어줄까? 응?”

“헉..헉....으..응......”

“잘 안들려. 다시 얘기해봐.”

“아학..아..아...오빠...넣어..줘..요...아..아..”

길상은 아내의 보지를 더욱 힘주어 문지르며 낮지만 천천히 다시 물었다.

“어디에? 뭐를? 흐흐흐....정확히 말을해야 오빠가 넣어주지.”

“아...제.....아....제....제 보지에....오..오...빠...자.......아....아흑....자..아....아..지를...넣....넣어..주세..요....아흑....흥...으...”

아내가 그에게 완전히 굴복하고 나서야 길상은 빠른 동작으로 바지를 내렸다. 그리고 아내에게 어떤 틈도 주지않고 바로 그녀의 은밀한 음부에 자신의 남근을 집어넣었다. 아니, 쑤셔박았다는 표현이 더 적절했다.

“아악!...아...아..아악..오빠...아.파......아응....아..”

아내는 급작스런 충격에 작은 비명을 질렀다. 언뜻 보인 화면에서도 그의 물건은 아주 크고 이상하게 보였다. 흔히 말하는 인테리어를 한듯 울퉁불퉁하고 팔뚝처럼 굵은 물건이었다. 아무리 미끌거릴만큼 아내의 물이 흥건했다고해도 그정도 굵기를 한번에 쑤셔넣는다는건 아내로서도 상당한 충격처럼 보였다.

길상의 몸이 위 아래로 천천히 움직였다. 처음엔 고통스러워 하던 아내의 얼굴이 조금 지나자 점점 변하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보이지않고 아무소리도 들리지않는 듯 아내는 허리 아래에서 전해지는 묵직하고 커다란 움직임에만 집중하며 반응했다. 그녀의 두 다리는 이미 길상의 허리아래에서 활짝 벌어진 상태였고, 두 팔도 그의 목과 어깨를 끌어안고 그녀 스스로 바짝 밀착한 상태에서 어떻게든 그와 떨어지지 않으려는듯한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면서도 숨도 쉬지않고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내의 얼굴에 어딘가로부터오는 물밀듯한 격정의 감정이 다가오는것처럼 보였다. 길상은 계속 같은 움직임으로 아내의 음부에 자신의 거대한 물건을 넣고 빼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아내의 몸이 조금씩 떨리는것을 느꼈는지, 그녀를 자극하기위한 말을 하나씩 던지고 있었다.

이런 순간에 무의식적으로 들리는 말이 그녀의 자아를 얼마나 바꾸게 되는지 그는 알고 있는 듯 했다.

“어때? 보지가 뜨겁고 꿈틀대서 참을수가 없지? 흐흐 이렇게 남자맛을 본 기집은 평생 그맛을 못잊어서 결국 여기저기 아랫도리 돌리고 사는거야. 네가 지금까지 잘 참았지만 어때? 뭔가 쌀것같은 이 부끄럽지만 어쩔수없는 오르가즘을 느끼는 기분이? 응? 좋아? “

“아..아..아...조....좋...좋아.요....아...아...아...아하...아흑...아아아...”

아내의 숨이 점점 가빠져오더니 그의 말이 한마디 한마디 나올때마다 거부하기는 커녕 더욱 그에게 매달렸다.

“수경이 보지 참 명기구나. 보지도 뜨겁고, 젖도 부드럽고.....앞으로 내 말 잘듣고 내가 대달라면 언제든 활짝 벌려주는거야. 알았지? 크크크크...”

아내는 수치심과 함께 밀려드는 생전 처음느끼는 거대한 오르가즘앞에서 무너져내렸다.

“네...알..알았어요..아...아..아..아악..아..아..아악....아.몰라..아....어떻해..아.....이거모야..아...악!!”

아내의 두 다리가 길상의 허리를 꽉 조이면서 세차게 부르르 떨렸다. 아내눈에 흰자가 희번덕 거리는것이 보였다. 저렇게까지 느끼다니....아내는 한동안 계속 온 몸을 부르르 떨면서 그에게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한참동안의 오르가즘에 몸서리를치던 아내는 결국 온몸의 힘이 탁 풀리며 그에게서 떨어져 소파에 드러누웠다.

길상은 그럼에도 아직 사정을 하지않고 있었다. 이미 힘이 쭉빠져 널부러진 그녀 위에서도 몇분간의 왕복을 반복하더니 그 역시 외마디 신음을 내뱉으며 그녀의 몸 위에 희뿌연 정액을 갈겨놓았다. 마치 아내가 창녀라도 되듯이 얼굴부터 젖가슴, 배...그리고 치골을 타고 내려가는 음부의 털 주변에까지도 아무 거리낌 없이 정액을 뿌려댔다. 아내는 그런 상황을 알면서도 그냥 그런 그를 바라보고만 있을뿐이었다.

모니터를 보고있는 나도 아내와 마찬가지로 바라만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길상...그의 완벽한 성공이었다.

“어...어땠습니까...”

길상과 마주앉은 나는 침을 삼키며 그에게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그는 바지춤에서 담배를 꺼내어 물며 내게도 건넸지만 나는 사양했다. 침이 말랐다.

길상은 말없이 담배에 불을 붙여 한모금 빨고 나더니 싱긋 웃는 표정으로 오히려 내게 물었다.

“그날 수경이는 잘 자던가요?”

“음...네....잘...자더군요. 사실...인기척이 나면 바로 일어나는 사람인데...그...그날 밤은 제가 아침에 출근할때까지 못일어났습니다.”

“허허...그런가요. 이거 저 때문에 본의 아니게 남편분 출근도 못챙겼군요. 흐흐흐...”

그는 ‘저 때문에' 라는 말을 강조하듯 힘을주면서 만족스러운 듯이 실실 웃음을 흘렸다. 왠지 그에게 조롱당하는 기분이 들었지만, 그날 밤 그에게 완벽히 무장해제 당했던 아내를 생각하며 나 또한 저항할 힘이 생겨나질 않았다. 오히려 마음히 차분히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길상은 담배 한 대를 음미하듯 천천히 피우면서 한 마디도 하지않았다. 나는 그가 지금 무엇을 떠올리며 맛있게 담배를 피우는지 알 것 같았다. 지금 그의 앞에서 알몸의 아내가 다리를 벌리고 누워있는 듯한 환영이 보일 듯 했다.

“아...한 가지 더 물어볼게 있습니다.”

길상은 뭔가 떠오른듯 고개를 돌려 나를 똑바로 쳐다봤다. 묘한 상상에 눈동자가 흐려졌던 나도 새삼 긴장하며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무슨 말씀인지...”

“두 분 섹스하실때 말입니다. 피임은 어떻게 하시죠?”

그에게 우리 부부의 은밀한 사생활은 더 이상 금기가 아니었다. 길상은 아내의 음부에 삽입했을 때 처럼 나에게도 거침없는 질문을 던졌다. 부끄럽다못해 수치스럽기도 했지만, 너무도 당당한 그에게 나는 왠지모르게 최대한 협조적인 자세로 진지하게 대답해주었다.

“아..네에...그...보..보통 콘...콘돔을...합니다...제..제가...”

어눌한 나의 대답이 우스웠는지 길상은 피식 하며 나를 또 빤히 쳐다봤다. 평소 다소 소심하긴 하지만 이정도로 대책없을 정도는 아니었는데....나는 자괴감에 빠져 더욱 패기를 잃어갔다.

“후훗. 그렇군요. 근데 가만보니 님이 수경이를 안아보신지는 좀 된듯 하던데요. 여자 보지야 신축성이 워낙 강하긴 하지만, 근래에 남자한테 사타구니를 비벼댄 흔적은 잘 보이지 않더군요. 푸훗..."

그의 말은 역시 거침없었다.

“혹시 말입니다.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피임을 시켜도 되겠죠? 저는 사실 맞는 콘돔도 그닥 없고, 솔직히 콘돔을 쓰는 자체가 여자한테 지고들어가는 거 같아서 영 흥이 안나거든요. 그냥 안에다 쌀만큼 싸고 수경이한테 먹는 피임약을 쓰도록 하는게 어떨까요? 괜찮으십니까?”

잠시의 망설임도 없는 그의 말에 나는 잠시 말을 잃고 당황했다.

하지만, 내 여자의 완벽한 굴종을 보고싶지 않냐는 그의 달변에 나는 얼마가지않아 ‘마음대로 해도 좋다'는 말을 하고야 말았다. 그는 나의 입으로 뱉은 ‘마음대로'라는 말이 마음에 드는 듯 자기가 다시 한번 그대로 반복하더니 ‘역시 화끈하시군요. 그럼 앞으로 저도 계속 기대에 부응해야죠. 하하하' 하며 호탕하게 웃더니 다시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다.

나는 그 ‘마음대로'라는 말이 단지 그의 ‘질내사정'에 국한되지 않은 앞으로 많은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임을 나중에서야 깨달았다.

“아. 아까 어땠냐고 물으셨죠?”

그는 이제서야 나의 첫 질문이 생각이 난듯 내게 물었고 나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음.......뭐라고 할까요. 딱 한마디로 대답하기는 좀 어렵습니다만...”

그는 불룩한 배를 툭툭 치며 생각을 하는 듯 뺨을 씰룩거렸다....도대체 어떻게 저런 반백살의 대머리 배나온 늙은이에게 나의 심지 곧은 아내가 그렇게 무너졌을까.......

“사실 처음 님의 제안을 받고 수경이의 사진을 봤을때에는, 그저 이쁘장한 미씨하나 작업이 잘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하는 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시도는 해보자는 생각으로 수경이가 졸업했다는 대학을 나온 사람들을 수배해봤고, ‘오성주'라는 사회에서 만난 후배가 떠올랐죠.

일이 잘 되려는지, 그 친구가 ‘설수경'이라는 후배를 알고 있다고 했고 몇번의 부추김 끝에 자리를 만들고 그 자리에 합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역시 그날부터 그는 주도면밀했다. 나는 마른침과 함께 커피를 한모금 들이켰다.

“뭐 그때까지만 해도 예쁘고 맛있어 보인다는 생각은 했지만...하하.., 그렇게 강한 흥미까지는 느끼지 못했었죠. 그런데 좀 멀리 떨어져서 유심히 살펴보니, 자존심 강하고 남에게 신세지기 싫어하는 자존심 강한 여자에 대한 정복욕이랄까요. 그리고 제 예전 경험상 그런 여자들이 스스로의 의지로 일탈을 시작하면 오히려 더 겉잡을 수 없을만큼 무너지기도 쉽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한번 제대로 게임을 시작해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아직 수경이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할 단계는 아니지만, 저는 한번 제대로 길을 들여볼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님이 단계마다 허락을 한다면 말이죠.”

그는 내게 공범임을 상기시키듯 매번 내게 ‘허락'을 구한다는 표현을 썼다.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는 그에게 무언가를 허락하는 권한을 행사했던 것이 아니라 그의 게임에 ‘참여'할 자격을 얻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접근을 해보니, 수경이 자체는 마른 장착 같은 아주 강한 화력을 지닌 여자더군요. 스스로의 보호본능으로 남자를 경계하고 자신이 수치스러워지는걸 꺼리는 성향이 아주 강하지만, 그 경계가 허물어지고 수치보다 큰 쾌락이 느껴지면 이성의 끈을 놓치고 마는 색욕에 찬 한 여자에 불과합니다. 아, 그렇다고 수경이의 기질 자체가 그렇게 천박하다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모든 여자, 그리고 남자도 물론이고 자신이 느낄 수 있는 최대치의 쾌락에 빠지면 어떤 이성으로도 그걸 거부하기는 힘들죠. 누구든 마약과 도박에 중독될 수 있는 것처럼....남자의 오르가즘이 2분이상만 지속된다면 세상은 섹스로 미쳐버렸을거라고 누군가 말하지않았습니까. 허허허”

그도 목이마르는지 반 정도 남은 커피를 한번에 들이키며 입맛을 다셨다.

“아무튼 수경이는 앞으로도 님과 제게 많은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여자라고 생각되는군요. 남의 여자이긴 하지만, 그 부드러운 피부와 탄력있는 엉덩이 하며....제가 첩으로라도 데리고 살면서 밤마다 제 쾌락의 저장소로 사용하고 싶은 탐나는 여잡니다. 아, 물론 님이 ‘허락'하시면 말이죠. 크흣...”

그는 말을 마치고 일어나면서 내게 ‘앞으로 집에서 일어날 그녀의 변화를 주목해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그간 며칠동안은 그녀는 내게 아무런 내색도 하지않았고, 나도 그 동영상을 보지않았다면 아내가 길상과 그런 적나라한 정사를 즐겼으리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부터 길상과의 만남이 본격적으로 시작될수록 나도 아내에게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지 은근히 기대가 되기도 했다.

길상을 만나고나서부터 부쩍 아내와 섹스가 하고싶어졌다.

아내를 보면, 그에게 활짝 다리를 벌리고 무방비상태로 그를 받아들이고 있었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라 흥분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런 나의 마음을 전혀 알 길이 없는 아내는 여전히 나의 시선을 살짝살짝 피하면서도 내게 상냥한 태도를 유지했다.

나는 밤마다 나의 것이면서도 나의 것이 아닌 아내를 떠올리며 소파에서 혼자 자위를 했다. 내 상상속에서 아내는 길상과 같은 멋없고 늙어빠진 중년남자들에게 둘러싸여 개처럼 울부짖었고, 입으로 아래로 항문까지 벌려가며 그들의 정액을 받아내는 창녀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내게는 도도한....아내는 침실에서 자고 있을 뿐이었다.

“어? 이거...뭐야? 당신 어디 아파?”

아침에 씻고나와 머리를 말리기 위해 화장대의 헤어드라이를 집으려던 나는, 모처럼 친구를 만나러 외출한다는 아내가 구석에 던져놓은 약껍질을 보고 아내에게 물었다.

아내는 급히 씻으러 들어가려다가 나의 말에 흠칫 하더니 평소답지않게 우물쭈물했다.

“응? 아..아니..그..그거 응...저기..내가 좀 몸이 안좋아서. 지..집에 있던거야 오빠.”

껍질옆에 작은 박스를 열어보니 이미 두알정도 먹은 흔적이 있고 오늘 아침에도 한 알을 먹고 버린 듯 했다. 분홍색 바탕의 박스 표면에 자주색으로 작게 써있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하루 한 알, 간편하게 먹는 피임약'

아내도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의식했는지, 물어보지도 않은 말을 해가며 나의 관심을 돌리려고 했다.

“오빠. 저게 그 피임약이 생리주기도 일정하게 해주고, 여..여성호르몬도 맞춰주고 해서 나 고등학교때도 먹고 그랬어. 저거 꼭 피임할때만 먹는거 아니야. 오빠도 알지? 나 조금만 피곤하면 생기주기 달라져서 고생한거. 그거야 그거.”

나는 무덤덤한 듯한 표정으로 박스를 내려놓고 머리를 말렸다. 아내는 내 표정을 몰래 살피는 것 갈더니 이내 씻으러 목욕탕으로 들어갔다. 아내의 샤워소리를 들으며 나는 길상이 내게 말했던 그때의 장면을 떠올렸다.

‘저는 콘돔을 쓰는 자체가 여자한테 지고들어가는 거 같아서 영 흥이 안나거든요. 그냥 안에다 쌀만큼 싸고 수경이한테 먹는 피임약을 쓰도록 하는게 어떨까요? 괜찮으십니까?.........’

오늘은 길상에게서 의미있는 정보가 들어 올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래도 십년이 다 되가는 회사일은 오랜 습관처럼 기계적으로 능숙하게 처리된다. 그보다 조금 덜 된 아내와의 섹스또한 한동안 기계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의 몸이 그 어떤 여자보다 그립고 탐이났다.

그렇지만 그런 나의 여자는 오늘 피임약을 먹고 누군가를 만나러 나갔다.

정신이 멍한 상태로 일이 끝나자마자 집에 들어왔다. 오늘 좀 늦을지도 모른다며 말끝을 흐리던 아내는 역시나 아직 집에 오지 않았다. 텅 빈 집에서 나는 그때 길상에게 받은 첫번째 메모리 카드를 다시 노트북에 삽입했다. 화면에서는 아내가 배나온 반백의 남자아래에서 숨을 헐떡이며 차오르는 절정을 참기위해 기를 쓰는 장면이 보였다.

"걸레같은 년..."

순간 나도 모르게 내뱉은 말에 스스로 깜짝 놀랐다.

아내는 지금까지 살면서 그런 말을 들어야 할 어떤 이유도 행동도 하지않았다. 하지만 지금 그의 눈 앞에서 있는 여자는 분명 쾌락에 눈이 뒤집혀 스스로가 뭘 하는지 모를 정도로 자신을 놓아버린 상태였다.

나는 그 동영상을 세 번이나 돌려가면서 그 앞에서 끓어오르는 질투와 흥분을 참지못하고 자위를 했다. 나의 정액이 모니터에 뿌려지고, 아내의 얼굴과 젖가슴에는 길상의 정액이 뿌려지며 흩어졌다. 격정이 사그라진 내 눈 앞에서 길상이 비릿한 웃음을 흘리며 자신의 페니스를 아내의 숲 둔덕에대고 리듬에 맞춰 슬슬 흔들었다. 방금 사정을 해서 그런지 나는 차분한 표정으로 그 장면을 보며 휴지로 모니터를 닦았다. 그리고 침대로 가 잠이 들었다.

".....슥슥..."

잠결에 들리는 소리에 눈이 떠졌다. 아내였다.

거실불을 켜놓은 상태로 방문을 열어놓아 비교적 사람의 윤곽이 자세히 보였다.

아내는 조명을 등지고 누운 나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가 없었지만 나는 그녀가 들어와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실눈을 뜨고 쳐다보고 있었다.

투피스의 H라인 정장. 그녀가 직장에 다닐때 자주 입었던 오피스 룩이었다. 친구를 만난다면서 출근할때나 입을만한 복장을 하고 나갔다는것이 일단 그녀의 알리바이를 약하게 했다. 나는 잠결이지만 비교적 또렸한 상태로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내는 천천히 집에서 입는 원피스로 갈아입었다. 내가 자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평소처럼 원피스를 덧입고 속에서 옷을 벗는것이 아니라 일단 외출복을 다 벗고 원피스를 입는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아니 확실히 달랐다. 아내의 .....아내의 팬티가 없는것이다.

H라인스커트를 벗자, 당연히 있어야 할 아내의 팬티가 거기에 없었다.

'노팬티?....'

평소 잠잘때조차 브래지어와 팬티를 입고 그 위에 편한옷까지 덧입고 자야 안심이 되서 잠이온다는 아내였지만, 오늘은 아예 팬티를 입지않고 하루종일 누군가를 만나고 온 것이다.

아내는 옷을 갈아입더니 샤워를 하러 목욕탕으로 들어갔다. 나는 무척 피곤했지만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여기 있습니다."

다음날 점심 늦게 만난 길상은 예의 그 비릿한 웃음을 흘리며 내게 또 다른 메모리 카드 두개를 건넸다.

하나는 차안에 설치한 개조형 블랙박스 영상이고, 또 하나는.....내가 아는 동생과 ‘함께' 투자해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찍은겁니다.

"아..네..네에..."

나는 일단 눈 앞의 메모리 카드를 얼른 주머니에 넣고 커피를 한모금 들이켰다. 오늘따라 아메리카노의 맛이 더욱 쓰게 느껴졌다.

“저기...음...그런데 …. 식당이라고 하셨나요?”

방금 그가 말한 말 중에 ‘함께'라는 말이 묘하게 거슬렸다.

“네. 저는 지분을 좀 갖고 있고, 아는 동생이 직접 운영을 하고 있죠. 춘천 가는 길 외곽에 있는 방갈로 형식의 오리탕 집입니다만, 정력에 좋다는건 뭐든 가능하죠. 하하"

“뭐든...이라구요?”

길상은 한쪽 눈고리를 살짝 올린 웃는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그, 뭐냐. 닭백숙 부터 해서 오리탕 추어탕 메기매운탕 등등...그리고...주문하면 영양탕이나 자라탕도 만들어주지요. 하지만 남자 정력에 도움이 되는게 어디 그것만 있겠습니까? ‘재료'만 가져온다면야 뭐든 가능하지요. 흐흐"

당시에는 길상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건지 자세히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일단 그가 아닌 다른 남자와 ‘함께' 라는 말이 거슬리는 것은 사실이었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지난번 처음 알려드렸을 때 이후로 수경이와 만나….섹스를 한게 어제가 두번째는 아닙니다. 그 사이 낮시간에 짬을내서 다섯 번 정도 더 만났죠. 혹시 아셨습니까?”

“아...아뇨...몰랐습니다. 다..다섯번이라구요?”

“흐흐 네에. 정확히는 일곱번인데, 두번은 생리중이라 섹스는 못하고 차에서 입으로 오랄만 시켰죠. 결혼 생활이 그래도 꽤 되는 모양인데...남편분이 잘 훈련을 안시키셨나봐요? 아직 꽤 서툴더군요. 크큭.."

아내에게 오랄을 받아본적은 결혼하고 신혼 한달이 마지막이었다.

“정액도 무척 비려하면서 잘 못삼키는걸 보니 제가 결혼안한 아가씨에게 못된짓을 가르치는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흐훗훗"

말하는 내내 비웃음인지 만족의 표현인지…. 말끝마다 웃음을 달고 있는 길상의 입꼬리가 무척 신경이 쓰였다. 저런 인간이 대체 수경이를 어떻게 꼬신걸까…… .

“일단 한번이 어렵지. 몇번 하고나니까 이제 차에서 치마속으로 손을 넣거나 가슴을 주물러도 크게 거부도 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이제는 다음 단계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단계요?”

“그 동영상을 보시면 알겁니다. 아, 그리고 말입니다..."

길상은 내게 허리를 숙이며 낮고 빠르게 말을 이어갔다.

"이렇게 나중에 일 끝난 동영상만 보는게 지루해지셨으면 다음에는 좀 더 색다른 걸 요구하셔도 됩니다.”

길상은 내내 의미심장한 말만 떠들고나서 일이 있다며 일어섰다.

그를 보낸 후, 나는 외근을 신청하고 노트북을 들고 한강 공원으로 차를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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