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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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의 덫이 아내의 일상을 파고 들었다.불안했다.

길상에 의해 정복된 아내의 자존감과 성적 쾌락의 수혜자는 온전히 내가 될 것으로 믿었다.

그리고 남자에 길들여지고 낮추어진 아내의 모습에 만족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에게 더이상 관여하지 않기를 요구하자, 길상은 아내를 욕보인 채 현실에 던져넣었다.

이제 나는 더 이상 상황을 콘트롤 할 수 없게 되었다. 나 또한 그저 일개 관찰자에 불과했다.

"대체...대체 어떻게 한 겁니까?....왜 아내가 다른 남자와 차에서......

"내가 전에 말하지않았나요? 이미 제 손을 벗어난 것 같다고."

"그게 무.....슨..."

"성적인 타락은 판타지에서 그치면 언제든 다시 되돌아오기 마련입니다. 수경이도 이런 저런 경험을 하긴 했지만,

본인이 다시 돌아오겠다고 마음먹으면 그동안 공들였던 시간들이 다 물거품이 되고말지요."

"......."

"본인의 기질을 깨닫고 그걸 인정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현실에서 그걸 인식하게 만드는겁니다.

그래야 더 이상 달아날 곳도, 돌아갈 곳도 없겠죠. 수경이는 결국 그 자리에 들어선 겁니다. 후훗...."

"그..그럼 결국 개인의 일상생활이 피해를 볼텐데 그건 어떻게 되도 상관없다는 말입니까?"

"그건 수경이 본인이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따라 달린 문제겠지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면서 현실을 유지하느냐,

아니면 현실에서도 남들이 다 공유하는 걸레가 되는 삶을 택하느냐...그건 스스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일 아니겠습니까.

나는 그 문을 열어줬을 뿐이고, 선택은 본인이 하는겁니다. 아 그리고..."

거침없는 길상의 말에 난 잠시 말문이 막혔다.

"저도 이미 수경이와 연락을 끊었습니다. 현실로 돌아간 엘리스에게 더 이상의 길 안내자는 필요가 없을테니까요.

전 이제 또 다른 의뢰를 받으러 나가는 길이지만, 님의 아내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인상 깊은 보석이었습니다.

그럼 이만....."

아내의 외출은 눈에 띄게 잦았다.

길상이 준 스마트폰으로 아내의 위치를 찾아보고 현장의 음성을 확인했다.

성주는 욕정이 생길때마다 아내를 불러내더니 모텔비도 아까웠는지 거의 모든 섹스를 그의 비좁은 차에서 해결했다.

아내는 그런 성주의 집요한 요구에 제대로 거부도 못하고 불려다녔다. 이제 아내의 고삐는 길상도 나도 아닌 성주가 쥐고 있었다.

"어흑..흑....수경아...어으..으...."

"아앙..아..아...아응....네..네에...아으....응...."

"헉..헉....네 남편...헉...헉..낮에 없지?...헉..헉....헉.."

"으응...응....아아......네..에..아..아...아으...."

"내일 낮에 집으로 갈께.....침대 잘 청소해놓고 기다려라....후욱..우......씨발..싼다.....우훅...."

다음날 오후, 아내의 위치를 확인하니 집이었다.

불안한 마음에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행이 아내는 아무일 없는 듯 보였다.

"응 오빠 어쩐일이야?"

"으응..그냥 좀 시간이 나길래.. 집이야?"

"응...집에 있어. 오늘 늦어?"

"응...그게...오늘 좀 늦을거 같아. 과장님하고 같이 해야 할 일이 좀 있어서 한 아홉시쯤 되야 갈거같아."

"으응....알았어. 오빠. 그럼 이따 봐..."

마지막 아내의 말이 조금 신경이 쓰였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옆에 누군가를 의식하는 듯 했다.

전화를 끊고 스마트폰 어플 버튼을 눌렀다. 집안에서 나는 소리가 생생히 들려왔다.

"어이. 수경아. 여기 오징어좀 구워줘. 술에 안주가 없다."

"야이새꺄. 니가 수경이 남편이라도 되냐. 왜 바깥주인 없는집에 오자고 해서 낮부터 여기서 술을마시냐."

"그래..아무래도 이건 좀..아닌것 같다...우리 마실꺼면 나가서 우리끼리 마시자 응?"

처음의 목소리는 음성으로 익숙하게 들었던 성주선배라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두번째와 세번째 목소리는 처음 듣는 소리였다. 그럼..성주가 남자를 두명이나 더 데리고 왔다는 말인가?

머리가 하얗게 변했다.

남자들은 서로 친한듯 했다. 대학시절 이야기부터 꺼내는걸 보니 '민국'과 '정철'이라는 두 남자도 아내와 대학시절부터 잘 알던 사이인 것 같았다. 술이 몇잔 오가면서 대화의 내용도 점점 농익고 야릇하게 흘러갔다.

"야. 성주야. 근데 너 정말 수경이랑 뭔가 있지? 없으면 씨팔 이시간에 수경이네 집에서 이렇게 우리가 술을 마시고 있을리가 없잖아."

"헤헤헤....니들이 궁금한게 뭐냐. 응? 그래서..."

"어맛!!!"

깜짝 놀라는 아내의 비명소리. 아무래도 성주가 아내에게 무슨짓을 한 듯 보였다.

"헤헤헤헤..."

"야..성주 이새끼봐라....니가 수경이 치마에 손을 왜넣고 지랄이야. 정말 뭐라도 했어?"

"성주야. 민국아...이제 그만가자. 니들 취해서 실수하는거 같은데 여기서 이러는건 아닌거 같아."

"헤헤헤..야야...가만 앉아있어봐. 내가 우리 둘이 어떤 사인지 알려줄테니까...수경아. 방으로 들어가자."

"선배..여기서..여기서...이러면 안되잖아요..."

"괜찮아. 이새끼들 다 내 불알친구들인데 뭐 어때. 마누라 나눠먹는것도 아니고 헤헤헤헤 들어와 얼른."

아내와 성주의 목소리가 조금씩 멀어졌다. 아마도 침대방으로 들어간 듯 했다.

"야. 근데 저새끼 정말 수경이 따먹었나본데? 뭐 수경이가 큰 약점이라도 잡혔나?"

"그..그러게..근데 정말 우리도 여기 있는데 방에서 무슨일이 있을까..."

"그러게말이다. 미친새끼지. 아무리 수경이가 탐이나도 명색이 유부녀고 대학교때 그렇게 철벽치던 년인데

방에서 따귀나 맞지않으면 다행이겠다. 크크크"

"근데...민국이 넌....정말 방에서...둘이 하...하면 어떻게 할꺼야?..."

"뭐? 크크크....글쎄........수경이 정도라면 한번 먹어보고싶긴한데....돌림빵이라도 할 생각인가? 넌 안할꺼지?"

"응...난...뭐...그럴생각은...글쎄....수경이가 되게 보수적인줄 알았는데....한번정도라면....음..."

"뭐야? 너도 할꺼야? 오..이새끼 수경이 되게 좋아했나보네 크크크....그래 만일 저 방에서 역사가 일어나면 나보다 니가 먼저 해라. 크크크크"

이때, 방에서 들리는 소리인듯.....작지만 선명한 두 남녀의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여자는 신음을 참기위해 안간힘을 쓰는 듯 했지만, 쾌락에 의해 마비된 이성에서 새어나오는 본능적 소리는 어쩔 수 없었다.

"아흐..윽....아...아....선배..아...윽.....여..여기선...아흐.."

"뭐야? 저새끼 정말 따먹나보네. 오....박성주 이새끼 한껀 했는데...."

두 남자의 잰 걸음걸이가 거실에서 방으로 이어졌다.

회사의 탕비실에서 더 이상 지체할 수 가 없어 나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우리 부부의 침대에서

세 남자에 의해 유린되고 있는 아내를 생각하니 도통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다....

"여보 나왔어."

문을 열고 들어섯을때, 거실이며 집 안은 말끔히 정리되어 있었다.

"오빠왔어? 힘들지...씻고와서 과일이라도 먹어요."

아내는 언제나 내게 보여주는 옅은 미소를 띄며 나를 맞았다. 나는 옷을 갈아입으러 침실로 들어가 침대위를 훑어보았다. 침대는 깔끔히 정리되어 있었지만 방 안에서는 옅은 담배냄새가 났다. 아마도 아까 그 세명 중 누군가가 피웠으리라 생각됐다. 그 냄새만 아니었다면 오늘 이곳에서 있었던 일을 믿지않을 뻔 했다.

"여보...."

"응?..."

"아..아니야 아무것도..."

과일을 깎고 있는 아내의 뒷모습이 오늘따라 작고 가냘퍼 보였다.

저렇게 착하고 순수한 아내를 다른 남자를 통해 길들이고 타락시키려 했던 나의 속내를 아내가 알고 있다면....

나도모르게 머리를 저었다.

그날 밤, 아내는 뜨거웠다.

낮에 남자 셋을 받아낸 여자라고는 믿겨지지 않을만큼 내게 헌신적으로 몸을 던졌다.

그녀의 얇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나의 몸을 스칠때마다 나 또한 기분좋은 소름이 돋았다.

마치 비싼 아이스크림이라도 선물받은 것처럼 두 손으로 나의 페니스를 받들고 정성스럽게 빨아댈 때마다

온 몸의 기가 그 곳으로 다 빨려나가는 듯 했다.

그녀는 내게 더 이상 벽을 세우거나 감추려하지 않았고, 내가 원하는 대로 원하는 만큼 자신을 보여주고 안겼다.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한 음부의 털 가운데 비치는 선홍색 클리토리스를 만지자, 부끄러운듯 얼굴을 가리면서도

내가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다리를 벌려주었고 탐스러운 엉덩이를 쓰다듬자 내 손길을 더욱 느끼고싶다는 듯 엉덩이를 돌려 자신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했다.

그녀의 젖가슴에 얼굴을 묻고 발기된 유두를 혀로 농락하듯 빨아주니 넘어갈 듯 한 신음을 쏟아내면서도 마치 더 해 달라는 듯 침대보를 부여잡고 허리를 휘어 올렸다.

이것이 길상의 성과인지 그녀의 본능인지 난 잘 알수 없었다. 하지만 오늘 밤만으로 보면 그녀는 남자에게는 너무나 훌륭한 섹스상대가 된 것은 분명했다.

"아흐....아흐흐흑.....!"

나의 삽입이 깊이 이루어지도록 스스로 자신의 발목을 잡고 몸을 동그랗게 구부렸던 그녀는, 내가 절정에서 충분히 사정을 하자 그때서야 자신도 오르가즘을 느끼는 듯 나의 목을 부여잡고 다리로 나의 허리를 감싸며 깊은 쾌락의 절정을 느꼈다.

"아흐흐흐흐윽..오빠....아.....아...응........응..."

아내와 나는 그날 그렇게 삽입한 상태로 잠이 들었다.

큰 치부를 안고 현실에 내던져진 아내가 불안했지만....내가 개입할 수 있는 건.....하나도 없었다...

내가 알면 그녀도 알고......그럼 정말 끝이었다.

* 마지막 회 *

늦은 밤, 놀이터 구석에서 전화기를 든 여자의 목소리가 점점 격앙되고 있다.

"그래서...그래서 애초에 당신이 계획한 일이 아니라구요? 지금 그 말 책임질 수 있어요?"

"맞아. 날 너한테 연결한 사람은 성주가 아니라 네 남편이야. 그가 널 길들이도록 요구했고 난 충실히 따랐지.

너도 그 덕에 너의 본능을 뒤늦게 알게되었다고 생각하지않아?"

"믿을수 없어. 나는 그저 당신으로 인해 혼라스러웠지만 그...그 관계가 나도 어쩔수 없이 좋았기때문에 여끼까지 따라왔을 뿐이라고."

"수경아...네가 나에게 호감을 보인덕에 내가 너를 안을 수 있었지만, 나는 그게 사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너는 그게 사랑이었다고 생각해?"

".......그..그건..."

"그래. 너도 그건 아니라고 말할거야. 넌 수십번의 관계속에서도 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지. 너도 그저 그 혼란스럽지만 육체적으로 즐거운 그 시간을 만끽하고 있었을 뿐이야. 물론 양심의 가책은 있었겠지. 하지만 넌 결국 나와의 쾌락을 선택했어. 그건 너도 네 자신에 꿈틀거리고 있었던 욕망이 결코 작지 않았다는것을 보여주는 거야."

"하지만, 나는 남편을 배신하고 있다는 생각에....힘..힘들었다구..당신은, 아니 당신들은 그런 나의 뒤에 숨어서 히히덕 거리며 그걸 즐기고 있었다는 거 밖에 안돼. 이 비열하고 더러운 인간들."

"그건 네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뿐이야. 네 남편이 너를 이용해 단지 자신의 쾌락만을 채우기 위해 그랬을 거라고 생각하나? 육신을 지닌 여인으로 태어나 평생 남자로부터 절정을 느끼지 못하고 사는 여인의 불행함에 대해 네 남편이 고민했을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거야?"

수경은 입술을 깨물었다.

"나는...원하지 않았어."

"물론 그때는 원하지 않았지. 하지만, 지금도 남자와 섹스를 하면 오르가즘을 기대하지 않나?"

수경의 침묵에 길상의 말이 이어졌다.

"처음보는 야생의 과일은 누구나 먹기를 주저하지. 하지만 이미 먹어본 사람에 의해 그 맛을 본 사람은 다시금 그 열매를 찾아나서기 마련이야. 자연스러운 거라구."

"남편은...남편은 지금 내 모습을 비웃고 있겠죠..."

".............................기뻐하고 있어. 그리고 행복해하고 있지."

"뭐?...뭐라구..."

"남편은 네가 그에게만 정조를 지키거나 동정을 바치기를 원하지 않아. 단지 네가 그와 섹스를 즐기고 함께 부부생활을 만끽하기를 원할 뿐이야.

너처럼 평생 서로에게 격식이라는 가면을 쓰고 맞지도 않는 섹스를 해가며 정절을 지켰다는 자위로 인생의 봄날을 소비하는게 의미가 있다고 고집한다면 결혼이라는 걸 다시 생각해보는게 좋을거야. 적어도 네 남편은 지금 자신이 바람을 피우기 위해 너를 타락시키는게 아니라 어떻게든 너와 한 침대에서 뜨거운 밤을 보내고 싶어서 그러고 있었다는것만 알아준다면...네가 남편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성주에게 사진을 흘린 길상에게 따지기 위해 걸었던 전화.

하지만 수경은 그보다 더 큰 충격에 말문이 막혔다.

다음날, 남편이 출근하고 수경은 몸살을 앓았다. 비뚤어진 남편의 관심. 그건 지금의 그녀가 이해하기에는 너무도 버겁고 역겨운 사실이었다.

하지만......그녀 자신이 그런 시험대에서 스스로 흥분하고 몸이 비틀어질정도로 오르가즘에 중독되어 남자들의 손길에 선선히 자신의 다리를 벌려준 것 또한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었다.

이틀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앓아누운 그녀의 머리맡에 남편의 메모가 접혀 있었다.

'수경아, 죽 끓여놨으니까 이거 먹고 약국에서 사온 약 챙겨먹고 푹 쉬어. 아프지마.....사랑해.'

밤새 자신의 머리의 온도를 재며 설 잠을 자던 그가 정작 본인은 아침밥도 먹지 못한 채 자신의 죽을 끓여놓고 일터로 떠났다.

수경은 억지로 죽을 반쯤 먹다가 눈물이 쏟아졌다. 그가 자신에게 관심이 없어 버려졌다고 느꼈던 좌절감에...이해할 수 없는 남편의 욕구에 따라줄 수 없어 헤어짐을 결심하며 앓아 누웠던 그녀였지만...그가 보여준 진심이 무엇인지 너무나 혼란스럽고 서글펐다.

그리고 결심했다...

길상과의 마지막 통화에서 그는 수경에게 마지막 메세지를 전했다.

"내가 네게 준 그 스마트폰...그걸로 네 남편은 네가 어디서 누구와 무슨 대화를 하는지 다 알 수 있을거야....내가 왜 이걸 알려주는지 영리한 너라면 잘 알겠지..."

그날 이후에도 수경은 성주의 요구대로 그와 만나 몸을 섞었다.

오히려 더욱 강한 신음소리를 내며 성주와 함께 어딘가에서 듣고 있을 또 다른 누군가를 자극하면서 쾌락을 느꼈다.

그리고 그런날 밤이면, 남편은 자신의 몸을 더욱 집요하게 건드리며 탐했다. 그녀도 남편에게 정성을 다해 몸을 열어주었다.

그녀는 항상 남편을 의식하면서도 그에게 진실을 말해주지는 않았다. 마지막 남은 그녀의 자존심이기도 했고, 서운함의 표현이기도 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자신을 이렇게 방치한 채 끊임없이 관찰하는 남편의 불안함과 긴장감을 즐겼다.

어느날, 성주선배가 자신의 친한 동기 두명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왔다.

수경은 묵묵히 그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며 난생 처음 집에서 세 남자와 연달아 섹스를 했다.

남편의 체취가 묻어있는 침대...그곳에서 남자들은 자신의 다리를 벌리고 음부를 농락하며 한명씩 번갈아가며 사정을 했다.

그녀도 남자들의 육체가 자신의 치골을 짓누르고 두꺼운 남근이 그녀의 자궁을 휘저을때마다 정신을 잃을만큼의 짜릿한 오르가즘을 느꼈다.

선배들은 짐승처럼 뒹구는 두 남녀 앞에서 담배를 피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고, 수경또한 교성을 내뱉으며 그들에게 몸을 맡겼다.

그리고 그 날 밤,

남편과의 섹스는 그보다 더 질펀했다.

그녀는 남편의 대답을 그렇게 확인할 수 있었다.

밤 늦게 엘리베이터를 타면 가끔 마주치는 고등학생이 있었다.

한창 공부할 나이의 학생 옆에서 술냄새와 술집에서 밴 담배냄새를 솔솔 피워내는것이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숙이고 내가 가야할 층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곤 했었다.

어젯밤, 성주선배를 주차장에서 받아들이고 집에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 다시 그를 마주쳤다.

평소에도 조금 껄렁해 보이긴 했지만, 그날따라 수경을 바라보는 눈에 경멸이 담겨있는 듯 했다.

수경은 여느날 처럼 올라갈 층을 누르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녀의 아랫도리에는 닦아내긴 했지만, 성주가 쏟아낸 정액들이 조금씩 새어나와 요실금처럼 그녀의 팬티를 적시고 있었다. 더군다나 성주의 요구로 지나치게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터라 수경은 뒤에서 자신을 쳐다보는 학생의 시선이 적잖이 신경쓰였다.

그 순간, 수경은 뒤에서 전해지는 자극에 몸이 굳었다.

뒤에는 분명 그 학생 한명 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지금 자신의 엉덩이를 만지고 있는 것은 좀 전에 자신을 경멸에 찬 눈으로 쳐다보던 그 학생이란 말인가...아무런 반항도 하지못한 채 가만히 서 있는 수경의 엉덩이를 손가락으로 쥐어보던 학생은 그녀의 무반응에 자신감이 생겼는지 손을 내리더니 짧은 그녀의 스커트 속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순간 성주의 정액으로 축축해진 그녀의 팬티에 그의 손이 닿았다. 움찔한 그녀는 수치심과 놀란마음으로 "학.."하는 짧은 비명을 내며 엘리베이터 밖으로 튀어나갔다. 문이 닫히는 순간 뒤를 돌아본 그녀는 씨익 웃으며 그녀를 건드렸던 손에 묻은 액체를 쳐다보고 있는 그의 얼굴을 보았다.

그날 밤, 수경은 처음으로 남편에게 먼저 섹스를 요구했다.

그리고 자신의 엉덩이를 만진 그 손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다리를 벌리고 질에 힘을주며 교성을 질러 오르가즘을 느꼈다.

남편은 확실히 수경의 변화에 만족한것 처럼 보였다.

그런 남편을 위해서도 수경은 그가 주목하고있는 관계들을 지속시켜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이 정말 남편의 만족만을 위해서인지는 딱히 대답할 수가 없었다.

다른남자들에게 유린당하는 수경의 모습에 그는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반응하지만, 정작 본인 스스로는 수경에게 그런 제안을 해본 적도...색다른 관계에 대해서도 요구한 적은 없었다. 오로지 이것은 남편과 그녀가 서로에게 암묵적으로 제공하는 은밀한 서비스 인 셈이었다. 성주와의 관계에 남편이 식상해졌다고 생각할 무렵, 그녀도 그와의 관계가 시들해졌다. 그는 역시 길상만큼 유능한 길 안내자는 아닌 듯 했다.

그녀는 몇가지 이유로 남자를 바꿔가며 그런 생활을 계속 했다. 남자들의 입장에서는 서로 파트너를 교환한다는 생각이거나 여자를 넘기고 넘겨받는 재미로 순진한 유부녀를 농락한다는 우월감을 갖고 그녀를 대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들이 자신에게 길들여진 그녀의 몸을 갖고노는 것 처럼 보였지만....그녀에게도 무기가 있었다.

수경은 그날 이후로 이 관계에 대해 주도권을 한번도 놓은 적이 없었다.

성주를 비롯한 다른 남자들과의 섹스는 그녀가 몰래 설치한 카메라에 모두 녹화되고 있었고, 그들이 무리한 요구를 할 경우...그 동영상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할 생각이었다. 만일 그런일이 생길경우, 그녀 또한 파멸이겠지만.....이미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 3~40대의 가장들이 그걸 두려워하지 않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렇게 모두 적당한 긴장과 적정선을 유지할 것이라 생각했다.

남편은 아내의 사생활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고, 수경은 그런 그에게 자신의 연약함을 내보이며 더욱 관심받고 사랑받을 수 있었다.

오늘도 그녀는 성주가 자신의 사업때문에 그녀를 넘긴 중년의 사업가를 만나기 위해 단장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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