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지가 시간을 확인하고 말했다.
다른 도시에서 멀리 유학을 온 셈이라 학교안 기숙사를 배정 받은 것이다.
기숙사는 보통 출금시간을 엄격하고 적용하고 있었다. 물론 학 생들의 면학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핑계를 대고는 있었지만,혹 시라도 밤 늦게 돌아다니다가 사고라도 당하게 된다면 책임을 피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금시간을 지키지 않은 학생들은 벌점을 먹게 되고, 일정 기준 이상의 벌점이 쌓이면 기숙사에서 퇴사조치까지 내 려질 수 있었다.
혜지의 집안은 매우 엄격하고 보수적이어서 자취는 꿈도 꿀수 가 없었다.
그나마 기숙사에 들어가는 조건으로 허락을 받은 것이다.
"그래? 그럼 빨리 집에 가자. 혜지 가방이 내 방에 있으니까 집에 잠시 들렀다 가지 뭐."
그들은 다시 학교 앞으로 와서 혜지의 가방을 가지러 보미 선 배와 현만의 빌라건물로 돌아왔다.
"현만아, 네가 혜지를 기숙사까지 데려다주고 와라!"
"그럼요. 당연하죠 선배!"
보미 선배의 말에 현만이 좋아서 대답을 했는데,혜지는 조금 망설여졌다.
자신도 속마음으로는 그러는게 좋다고 생각이 들긴 했지만,처 음 만난 날에 너무 민폐를 끼치는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었다.
혜지는 아직 남자를 만나보지 못한터라 어찌해야할지 당황스럽 고 쑥스러웠다.
오늘 처음 만나는 이 남자의 방에 자신이 들어가도 되려나하 는 걱정이 들었다.
다른 사람도 같이 거주하는 건물인지라 무슨 일을 당할거라는 불안함이 아니라 순전히 남자를 경험해보지 못한 그녀 혼자 만의 쑥쓰러움 같은 것이었다.
현만이 슬쩍고개를 돌려서 그녀를 바라보니, 그녀의 얼굴에 망 설이는 기색이 역력했다.
"혜지야. 일단 내 방에가서 좀 있다가 들어가자 그럼...여기 선배랑 남자친구가 둘이 있게 좀 해주자."
현만이 그렇게 말하지 선뜻 거절하기도 힘들었다.
자신이 선배커플의 사랑놀음에 끼어들어서 왠지 방해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현만을 뒤를 쫓아 그의 방으로 따라 들어갔다.
그가 혜지를 데리고 보미 선배의 방을 나오면서 힐끔 그녀를
바라보자 보미 선배가 현만을 바라보면서 윙크를 했다.
자신이 분명 어제 괴롭히지 말라고 한 것을 지키라는 뜻인지, 아니면 앞으로 잘 지내보라고 그러는 것인지는 알수 없었다.
현만도 뿔테안경 몰래 보미 선배에게 윙크를 해주고는 그녀의 방 문을 닫았다.
그리고 혜지를 데리고 자신의 방 문을 열고 들어가 소파에 나 란히 앉았다.
현만이 고개를 아래로 숙이니 그 곳에는 어젯밤에 보미 선배 와 뜨겁게 뒹굴었던 바로 그 카페트가 펼쳐져 있었다.
순진한 그녀
현만의 방안으로 들어온 혜지는 어색하고 불편한 표정으로 소 파에 앉아서 고개를 두리번 거렸다.
"빔프로젝터까지 설치해놨네? 영화보는 걸 좋아하나봐..."
뒤쪽 벽면에 붙어있는 걸 보고 혜지가 말을 걸었다.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에서 이렇게 꾸며놓은 집들을 바라보면서 부러워하긴 했으나 실제로 이렇게 달려있는 집은 처음이었다.
이리저리 신기한 듯 그녀가 자꾸만 바라본다.
"응, 아무래도 자취하는 사람들의 로망이잖아. 나중에 나이 들 어서 결혼하고 나면 절대 못 하는 취미라고 하더라고."
현만이 웃으며 대답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현만이가 혜지를 가만히 바라보니 계속해서 이야기하기는 하는데 단지 어색함이 싫어서 무어라 도 말하려고 하는 행동인 것 같았다.
약간은 쑥스럽고 부끄러워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그녀 를 보고 있자니 가슴속에서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이 솟아오르 기 시작했다.
'정말, 순수하고 깨끗한 아이다.’
얼마 동안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급하게 이것저것 지어 낸 이야기가 다 떨어진 것인지 이제는 현만이가 하는 이야기 만 듣고 그녀는 웃기만 하고 따로 말거리를 꺼내지 못했다.
'이런,너무 순진해서 그런가....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졌는 데 너무..?’
현만은 순간적으로 혜지가 안쓰럽게 생각되었다.
처음에 여기에 그녀를 데리고 올때만 하더라도,기필코 그녀를 덮쳐버리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모습에 오늘 한번은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을 것 같 았다.
'에어컨이 시원찮네. 조금 더운 것 같다. 베란다에 나가서 숲구경을 하는 게 낫겠는데?"
현만은 혜지의 손을 잡고는 베란다 쪽으로 나가서 창문을 열 고 난간에 기대었다.
이미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지만 한여름인지라 숲에 있는 나무가 잘 보였다.
숲가에서 조용한 바람이 불어와서 두 사람의 머리카락을 부드 럽게 흔들었다.
"와... 숲에서 들어오는 바람이라서 그런지.... 음...시원하고 기 분이 정말 좋다."
조금전까지 어색해하던 혜지가 기분이 좋은가보다.
그녀는 눈을 감고서는 자신에게 불어오는 부드러운 바람과 나 무냄새가 섞인 듯한 숲의 향기를 느끼고 있었다.
'옆에서 보니까 더 사랑스럽잖아...'
현만은 그녀의 그런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살짝 고개를 든 그녀의 얼굴과 새하얀 목....
그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티셔츠 사이로 살짝살짝 보이는 가숨 골이 눈에 들어왔다.
'어머...
한동안 눈을 감고 바람을 느끼던 혜지가 눈을 떴을 때 현만이 자신을 뚫어지게 보고 있어 조금 놀랐다.
"하하,멀 그렇게 놀라고 그래.’'
현만은 가볍게 웃으며 그녀의 손을 한번 꽉 잡아주고는 자신 도 조금전 그녀처럼 똑같이 눈을 감고 바람을 느껴보았다.
두 사람이 손을 잡고 눈을 감은 채, 바람을 느끼자 이미 오랫 동안 마음을 주고 받은 사이처럼 마음이 열리고 있었다.
바람이 조금씩 잦아들면서 눈을 감은 얼굴에 아무것도 느껴지 지 않을 때 쯤이었다.
"아흑.....아.....하악......좋...아.... 거기를좀......아항..아항..."
"아학.. 아학.. 좋아... 좋아.. 아항......아항...."
어디선가 나직히 여성의 신음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처음에는 잘못 들은것인가 싶었다.
하지만 신음소리는 계속해서 분명하게 들리고 있었다.
현만이 눈을 뜨고 혜지를 바라보니 그녀도 그 소리를 들은 듯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현만이 서둘러 고개를 두리번 거려보니, 공용 세탁실 건너 보 미선배의 방 창문이 열려 있었다.
신음 소리는 분명 그쪽에서 나오고 있었다.
뿔테안경과 보미선배가 뜨겁게 사랑을 나누는 소리가 분명했다
"아주 적극적인데? 우리가 자리를 안비켜줬으면 큰일날뻔 했 잖아."
현만이 열려있는 보미선배의 창문을 가리키면서 웃으며 말했다
"으응... 그래.."
혜지는 다소 쑥스러운 듯이 얼굴을 붉히며 웃었다.
열려있는 창문으로 보미의 신음이 조금씩 들려오자 현만의 머 릿속으로 어젯밤 그녀와 나누었던 뜨거운 섹스가 떠오르기 시 작했다.
그때는 자신이 이 창문 밖으로 나가서 샤워실을 홈쳐보기 시 작하며 모든게 이뤄졌었다.
그리고 자신의 방에서 격렬하게 뒹굴었던 것이다.
거기에 생각이 미치기 시작하자,현만의 남근에 다시금 불끈 불끈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자신의 옆에 서있는 혜지를 바라보니, 너무나 매력적이고 사랑 스러워서 조금이라도 빨리 그녀를 발가벗기고 싶어졌다.
순수하게 느껴져서 지켜주고 싶었던 그녀가...
보미의 신음소리를 듣고 욕정이 끓어오르니 지금 바로 정복하 고 싶은 대상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아학....아악.......하학...하....하........"
"좋아.. 아항... 너무 좋아.. 아학..... 아학......."
이제 보미선배의 신음소리를 훨씬 더 커져서 두사람의 귀에 너무나 또렷하게 들려왔는데, 절정이 멀지 않았는지 보미의 숨 이 넘어갈 듯한 목소리였다.
현만은 절정에 도달해서 흐느끼던 보미의 얼굴이 떠오르자 더 이상 참을수가 없었다.
그는 자신의 옆에 서있는 혜지의 뒤로 다가가 살며시 양팔로 그녀를 껴안았다.
갑작스러운 현만의 행동에 혜지는 흠칫하고는 몸을 돌려 방쪽 으로 도망치려 하였으나, 오히려 그러면서 현만을 똑바로 바라 보면서 끌어안게 되고 말았다.
혜지는 학교에 입학하고 보미와 아주 친하게 지내는 편이었다.
그런데, 조금 전 의도치않게 그녀와 남자친구가 사랑을 나누는 적나라한 소리를 듣게 되자 조금은 충격을 받았다.
나쁜 충격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어떤 설레임과 호기심을 일으 키는 가슴 떨림이었다.
그래서 몹시 어색해 하고 있었는데 지금 이렇게 현만이 자신 을 껴안은 것이었다.
그의 얼굴이 자신의 바로 앞에 있자 혜지는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했다.
현만은 그런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며,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처음에 부끄러워 당황하던 혜지는 현만이 자신을 계속 바라보 자 이내 가만히 두 눈을 감았다.
현만의 입술이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그녀의 입술에 닿았다.
그의 뜨거운 입술이 자신의 입술에 닿아,부드러운 혀가 들어 오기 시작하자 혜지는 그 묘한 기분에 몸이 공중으로 붕 뜨는 것 같았다.
그녀가 오늘 현만의 손을 잡은 것도 난생처음이었다.
그러니 이렇게 감미로운 키스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게 당 연했다.
점점 그녀의 다리에 힘이 풀리려 하고 있었다.
현만은 점점 주저앉으려 하는 그녀를 더욱 세게 꿀어안았다.
그리고 온 정신을 집중해서 그녀의 작은 입술과 부드러운 혀 를 즐기기 시작했다.
현만의 혀는 혜지의 혀를 조금 비비다가,가볍게 그녀의 입천 장을 두드리기도 하고,어떨 때는 두 입술로 그녀의 아랫입술 을 쪽쪽 빨아대기도 했다.
그의 이런 정성 어린 노력에 혜지는 점점 정신이 몽롱해져 갔 다.
이미 풍만한 그녀의 가슴은 조금씩, 그리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오늘 처음 만난 두 남녀가 이렇게 감미로운 키스를 나누고 있 을 때 열린 창문을 통해서는 보미선배의 숨이 넘어가는 듯한 신음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었다.
현만은 한 손으로는 혜지의 허리를,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등을 감싸 안고 계속 부드럽게 키스를 하다가 살며시 입술을 떼었다.
혜찌! 우리 방으로 들어가자.
현만은 어느새 연인이 된 것처럼 그녀의 이름을 애칭으로 바 꿔서 불렀다.
그녀는 그가 불러주는 자신의 사랑스런 이름이 픽 마음에 드 는 듯 부끄럽게 웃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방으로 들어와 베란다의 창문을 닫았다.
현만은 그녀를 안고 방의 한 가운데로 와 카페트에 앉혔다.
그리고 다시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을 탐하기 시작했다.
현만은 키스를 하면서 그녀의 허벅지와 엉덩이를 끊임없이 만 져 댔다.
비록 청바지를 입은 채로 만진 것이긴 하지만 그녀의 몸은 마 치 솜이불처럼 부드러웠다.
혜지는 이미 키스만으로도 몸이 붕 떠올라 그가 손을 놀려대 는데도 저항을 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녀 자신도 그의 손길이 즐거웠다.
이런 그녀의 반응을 살피고는 키스를 하면서 슬며시 그녀를 뒤로 밀어 카페트 위로 똑바로 눕혔다.
아랫입술을 빨고....... 부드러운 그녀의 혀를 즐기면서 현만은
오른손으로 그녀의 가슴에 손을 올려 만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