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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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클럽

한동안 막내 이모의 일로 멍하게 지내던 현만은 무엇이라도 자신의 마음을 집중할 것을 찾기 시작했다.

이럴 때 혜지라도 옆에 있으면 좋으련만, 멀리 고향으로 돌아 간 그녀는 엄한 부모님 때문인지 도저히 만날 상황이 아니라 고 했다.

어쩔수 없이 주변에서 할 일을 찾던 현만의 눈에 무엇인가 들 어왔다.

# 스포츠클럽 개업 이벤트 중, 수영장 완비

헬스에는 자신이 없지만,수영 정도는 팬지 배워놓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내년에 2학년으로 을라가게 되면 신입생 후배들도 들어을텐데, 여름에 혹시라도 바닷가를 놀러 가게 되면 수영을 못해 창피 를 당하고 싶지는 않았다.

"신입생들 앞에서 멋지게 물살을 가르며 달려줘야 선배의 체 면이 서지."

현만은 그날 바로 초보반에 등록했다.

그리고는 수영복과 기본적인 장비를 샀는데,오랜만에 이모의 생각에서 벗어나 다른 일을 하니 훨씬 기분이 편했다.

"혹시.. 수영코치는 아름다운 여성으로 배정해주지 않을까?"

현만은 다소 엉뚱한 기대를 하면서 새벽 6시에 수영장으로 나

그러나 그의 바람과는 달리 배가 적당히 나온 경력 있는 아저 씨가 그를 맞이했다.

이 노련한 아저씨는 현만에게 기초적인 물에 뜨는 법부터 팔 을 움직이는 자세만을 일주일이나 가르쳤는데 어찌나 성격이 급하고 화를 잘 내는지 현만을 더욱 주눅 들게 하고 있었다.

그래도 이렇게 며칠을 하다 보니 이 아저씨 코치가 정말로 노 련한 게 증명이 되었는데, 현만은 물에 뜨는 법과 팔다리의 움직임이 제법 익숙하게 할 수 있었다.

다만 현만과 함께 등록한 꼬마 두명이 그보다 훨씬 잘한다는 게 문제였지만 말이다.

'이크.. 나이들어서 배우려니 더 힘들구나. 어렸을 때 할걸 그 랬군..'

현만은 속으로 투덜대면서도 수영을 배울 때 제법 재미도 있 고 다른 생각도 나지 않아서 꼬박꼬박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었다.

오늘 아침도 현만은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중에도 새벽 일찍 수영장으로 달려왔다.

조금씩 내릴락 말락 하던 겨울비는 현만이 수영장에 다 이르 렀을 때 거세지기 시작했는데,다행히 현만은 별로 젖지 않고 수영장 건물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휴.... 옷을 입고 젖을 뻔했잖아....

현만은 다행이라 생각하고는 풀에 들어가 그 노련한 아저씨 코치를 기다렸다.

오픈한지 얼마 안된 스포츠클럽이라 그런지 평소에도 수영장에 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오늘처럼 비까지 쏟아지니 더욱 썰렁했다.

현만이 풀에 몸을 담그고 천장을 올려다보니, 수영장의 유리천 장을 겨울비가 때리고 있었다.

투닥투닥.....

제법 듣기 좋은 소리가 나면서 왠지 운치가 느껴졌다.

저 유리 밖은 아주 추울 테지만, 자신은 이렇게 따뜻한 수영 장 안에 있으니 말이다.

'오늘은 교통이 안좋아서 코치님이 늦으시려나 보네...?'

이 아저씨 코치는 수영에만 노련하고 운전은 제대로 못하나보 다.

강습시간이 되어서도 코치는 오지않았는데,같이 배우는 꼬마 두명도 오늘은 결석인 듯 하다.

현만은 이미 풀장에 몸을 담그고 있었는데, 물이 따뜻하기는 했지만 가만히 있자니 으슬으슬 떨리려 했다.

그는 혼자서 그동안 배운 발차기나 앞으로 몸을 밀어내는 기 술 등을 연습했다.

풀장 여기저기를 조금씩 헤엄치다가 멈추고,또 다시 헤엄치고 를 반복했다.

그동안 엄격한 코치 밑에서 호통을 들으면서 할 때와는 달리 혼자서 이렇게 마음 껏 물살을 가르며 헤엄치고 있으니 기분 이 상쾌했다.

썰렁한 수영장에 있던 몇 명 안되는 사람들이 대부분 자리를 떠날때까지도 현만은 자신의 수영에 취해서 계속 연습을 했다.

광!

아야!

현만이 수영장 벽면에 머리를 부딪치고 말았다. 아직까지 물 속에서 라인을 보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 경고선을 보 지 못하고 계속해서 팔을 휘둘러 버린 탓이었다.

"우와, 진짜 못하는 구나!"

현만이 머리를 부여잡으며 물 위로 고개를 들었을 때 옆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그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몇 미터 밖에서 한 젊은 여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분홍색과 흰색이 섞여 있는 화려한 수영복을 입고 있 었는데,키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가슴이 수영복에 꽉 차서 절반 정도는 밖으로 튀어나오려 하고 있었다.

그녀의 어깨가 좁아서 큰 가슴이 더욱 주목받고 있었는데, 매 끄러운 살결을 보아하니 현만보다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았다.

현만은 고개를 돌리려다가, 자신이 수영안경을 쓰고 있음을 깨 닫고는 그녀의 몸매 여기저기를 눈동자만을 돌려 바라보았는데 , 그녀의 가숨골이 제법 훌릉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동작이 완전 엉망이에요."

그녀가 다시 말했다.

"뭐가 잘못되었다는 건지 알수 있물까요?"

현만은 자신이 줄곧 에이스라고 생각하고 배웠기에 그녀의 말 에 순간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뭐가 잘못되었다는 게 아니라, 모든게 잘못되었다고 해야겠죠

그녀는 이미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현만이 다시 그녀에게 물어보려고 할 때,그녀는 몸을 낮추더 니 물에 뛰어들어서는 현만에게 다가왔다.

그런데 그녀가 순식간에 몇 미터를 가로질러 현만에게 다가오 는 손발의 놀림이 예사롭지 않았는데 잘 모르는 현만이 보기 에도 무척 훌룡했다.

"봤죠? 당신과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녀가 물속에서 몸을 내밀고 현만에게 말했다.

물론 현만에 비해서 그녀가 훌륭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만은 자신은 초보이기 때문에 부끄럽지 않았다.

"저는 아직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으니까, 저보다 낫다고 자랑 스러워하진 마세요.

수영 선배라면 일단 후배한테 지도부터 해줘야죠."

현만의 말에 그녀는 잠시 생각하고는 웃으면서 말했다.

"뭐,오늘은 시간이 조금 있으니 괜찮을 것 같네요.

그럼 수영후배께서 생각할 때 물살을 가르면서 나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움직임이 뭐라 생각해요?"

"당연히 다리죠."

아저씨 코치가 몇 번이나 화를 내며 말해주었기 때문에 모를 수가 없다.

"아니, 그렇게 잘 알고 있으면서 왜 다리에 힘을 주지 않아요

그녀는 현만에게 다시 묻고는 자신의 두 다리를 물에 띄워서 이리저리 흔드는 시늉을 했다.

"제가요? 제가 얼마나 힘차게 다리를 움직이고 있는데요." 현만이 풀장 밖의 바닥을 손으로 잡고는 물속에서 발차기하기

시작했다.

"푸흡.... 푸하하하하하"

현만의 발차기를 보고 있던 그녀가 잠시 후에 큰소리로 웃음 을 터뜨렸다.

"자, 수영후배님, 잘 보세요. 저랑 본인이랑 어떻게 다른지 한 번 보세요."

그녀는 현만의 옆으로 와서 자신도 풀장 밖의 바닥에 손을 대 고는 물속에 다리를 띄워서 발차기를 하기 시작했다.

현만은 수영안경을 벗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몸매는 아주 훌륭했다.

수영장 물에 반쯤 떠서 이리저리 다리를 흔들고 있었는데, 물 살을 가르는 발길에는 관심도 없었고,수영복 밖으로 느껴지는 그녀의 아름다운 곡선만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수영복도 범상치가 않았는데, 그녀의 등에는 커다랗게 구멍이 뚫려있었고, 그 사이로 눈처럼 하얗고 매끄러운 살결이 드러나 있었다.

엉덩이는 보기 좋게 튀어나와 있었는데,그녀의 타이트한 수영 복은 그 아름다운 살들을 다 가리지 못해서 수영복 밖으로 조 금씩 나와 있었는데 잘 만든 찰떡처럼 부들부들하고 탄력이 넘쳤다.

그리고 그녀의 두 다리와 엉덩이가 만나는 부분은 사랑스럽게 곡선으로 연결되어 있어 여성스러움이 듬뿍 느껴졌다.

그녀는 분명 자신의 몸매에 엄청난 자신감을 느끼고 있는게 확실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과감한 하이레그형 수영복을 입고 오지 는 않았을 것이다.

이런 하이레그형 수영복은 몸매가 좋지 않다면 아주 흉물스럽 게 보일 것인데,그녀는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었다.

절반은 드러난 듯한 둥그스름하고 싱싱한 푸딩과도 같은 그녀 의 매혹적인 엉덩이가 그녀의 다리가 움직일때마다 조금씩 흔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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