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찔움찔
현만의 허리춤이 조금씩 떨릴때마다 그의 몸속 깊은곳에서 만 들어진 뜨거운 정액이 소영의 질 속 깊숙이 흘러 들어갔다.
사정을 하는 내내 꼭 껴안고 있던 두사람은 잠시 후 떨어져서 옷차림을 바로 하고 아무일 없다는 듯 소파에 가서 앉았다.
"와.. 이제 좀 살 것 같네."
샤워를 마친 도문이 곧이어 문을 열고 나오니, 현만이 소영의 몸속에 사정하고 불과 2,3분이 지났을 때다.
"그래도 친구가 와줘서 고맙다. 맛있는 것 좀 사달라고 하자 우리."
도문은 항상 옆에서 자신을 도와주는 이 믿음직한 친구에게 고마움을 표할 뿐이었다.
잠시 후, 신혼여행을 다녀온 시명 선배의 부부가 도착했는데, 다섯 사람은 새벽 늦게까지 술에 취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현만은 그렇게 소영과 마음이 통한다는 것을 알고 가끔 모텔 에 들러 정을 통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죽이 잘 맞았고,뜨겁게 몸을 섞고 있는 동안에는 각자 친구와 남편을 떠올렸는데, 죄책감과 함께 묘한 쾌감이 되어서 그들에게 스릴을 주고 있었다.
그러나,두사람중에 현만이 오히려 그녀에게 더 빠져들고 있었 는데, 다른 남자의 부인인 걸 알고 있음에도 자신의 마음을 통제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심지어 그의 여자친구인 혜지보다도 오히려 소영에게 마음이 더 움직이고 있었다.
그동안 혜지와 사귀는 중에도 여러 명의 여자와 뜨거운 관계 를 맺었으나 소영처럼 마음을 흔드는 사람은 없었기에 그는 요 며칠 고민을 거듭했다.
하지만, 결론은 쉽게 나지 않았는데, 어차피 이미 소영은 법적 으로 남의 부인이라 그의 여자가 될 수는 없다.
'그래,뭐 앞으로 일은 그때 생각하는 거야....'
그는 이 모든게 혜지와 너무 오래 떨어져 있는 탓이라 생각했 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혜지와 여행을 가는 날이 다가왔다.
다행히 혜지의 부모님은 예정대로 해외여행을 떠났고, 두 사람 은 각자 비행기를 타고 공항에서 만나기로 했다.
몰락하는 소녀
공항에 도착한 현만은 4번 게이트로 나가 커피숍 안에 자리를 잡았다.
혜지가 도착하려면 아직 1시간이 더 남아있었다.
"여기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주세요."
현만이 가볍게 커피 한 잔을 시키고 조용히 휴대폰으로 인터 넷을 보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띠리리링! 띠리리링!
"여보세요."
"여보세요? 누구세요?"
"잘 지내고 있나 보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홀러나왔다.
현만은 목소리의 주인공이 자신이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으나, 누구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누구시죠?"
"벌써 내 목소리도 잊었나 보네?"
"도대체 누구신데요. 어디서 들어본 목소리기는 한데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그래? 그럼 이걸 들어보면 기억이 날까?"
######
가슴이 예쁘네...? 애인이 많이 빨아주나 보지...?
뭐라고? 내 말이 맞다고...?
좋아, 내가 잠깐 말하게 해줄건데 혹시 딴 짓하면 알지...? 어 차피 나도 잡히면 인생 종치는거, 네년 목을 따버릴 테니까... 알아들었어...?
야.. 너 이놈 저놈한테 다 벌리고 다닌다며... 내가 일부러 그 소리 듣고 왔는데 왜 이래...?
교수님, 싸...쌀게요.... 한... 한방울이라도... 홀리면... 커헉...
제자 좆물 맛이 좋은가 보네요... 진짜 한방울도 안남겼네...
######
전화기 너머에서 들리는 녹음된 소리에 현만은 온몸의 피가 차게 식는 것 같았다.
전화를 건 여성은 바로 박희주... 자신이 수면제를 먹이고 처 녀를 강제로 뺏어버렸던 여교수인 것이다.
"워.. 원하는 게 뭐에요.. 도대체 왜...." 현만이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원하는 게 뭐냐고? 도대체 왜 이러냐고? 내가 묻고 싶은 게 그 말이었는데?
계속 궁금하고,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너에게 묻고 싶은 게 그 말이었다고...."
"이제와서 이러는 이유가 뭐예요."
현만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렇게 녹음이 되어 있다면 바로 경찰에 신고를 해야 했을 텐데 말이다.
"왜? 내가 그때 바로 신고라도 해야 했니?
그건 너무 쉽다고 생각하지 않아?
내 인생을 망쳐놓고, 너는 그깟 몇 년을 살고 나와서 다시 고 개를 들고 다니려고?
나는 절대 그렇게는 못 하지..."
박 교수는 한이 맺힌 듯 조금의 자비도 없는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제..제가 뭘 어떻게 해드려야 할까요..?"
현만은 머리가 아팠다.
"너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도、아, 저기 오는구나.
혜지야! 혜지 학생 맞죠? 공우대학교 다니는?
나 실험 수업하는 박희주 교수인데 알겠어요?"
전화기 너머에서 그녀가 혜지와 만나 이야기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현만은 황급히 자리를 박차고 공항 쪽으로 달렸다.
박 교수는 분명 자신과 혜지의 동선을 파악하고 있다.
그렇다면 공항 게이트에서 여기 커피숍으로 오는 길목일 것이 다.
얼마나 뛰었는지 숨이 차서 턱에 걸렸다.
쉬지 않고 십여분을 뛰어서 자신이 조금 전 걸어 나온 4번 게이트 맞은편에 도착했다.
현만이 건너편을 이리저리 살폈다.
"혜지.. 혜지가... 어디 있는거야,도대체!!"
잠시 두리번거린 후에,드디어 그들을 찾을 수 있었다.
여행에 들떠서 캐리어를 끌고 나온 혜지의 옆에 박희주 교수 가 웃으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혜지도 같은 학교 교수님인 걸 알고는 예의를 다하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빨리.. 빨리 신호등.. 제발..."
현만은 어서 신호가 바뀌길 바랐다.
그때, 박희주 교수와 현만의 시선이 마주쳤다.
그녀는 잠시 징그러운 독사를 본 것처럼 홈짓하다가, 이내 현 만을 향해 비웃고 있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가방을 뒤져서 태블릿을 꺼내고서는 현만에게 들어서 보여주었다.
현만은 한눈에 그 태블릿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수 있었다. 전화로 자기에게 들려준 그 내용...
조금전까지만 해도 단순 녹음본인 줄 알았는데, 동영상 파일이 있었다.
'CCTV가 설치되어 있었단 말인가...?'
현만의 마음이 급해졌다.
박희주는 혜지에게 웃으며 다시 무엇인가를 말하고 손가락으로 현만을 가리켰다.
아무것도 모르는 혜지가 순진한 표정으로 해맑게 현만을 바라 보며 웃고 있었다.
마침애 신호가 바뀌고 현만이 급히 뛰어갔다.
혜.. 혜지야..!
"현만아! 왜 그렇게 급하게 뛰어와?"
혜지가 달려오는 현만을 바라보며 조금 놀란 듯하다 이내 웃 었다.
"어머, 정말 현만 학생이 혜지학생을 엄청 좋아하나 보네"
옆에 서 있던 박희주 교수가 무엇인가 가시돋힌 듯한 목소리 로 말했다.
"당신... 아니.. 박 교수님은 여기에 어찐일로... 오셨습니까?" 현만이 혜지의 눈치를 살피면서 떨리는 입을 열었다.
"아니,그냥 나도 지나가다가 우연히 보게 된거야.
비행기 시간이 급하지 않으면 우리 차나 한잔 마시고 헤어질 까?,,
희주는 혜지의 팔짱을 끼며 친한척을 하며 말했는데 서늘한 시선으로 현만을 바라보고 있는 채였다.
"음.. 좋아요.. 차 한잔 마실 시간은 충분한 것 같아요."
현만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생각없이 혜지가 즐거워하며 대 답했다.
"아..아니에요.... 시간이..."
현만이 더듬거리면서 상황을 수습하려고 했다.
"아니야, 아직 시간 많이 있을 거야. 잘 한번 생각해봐.. 그치?"
희주가 냉담한 눈빚으로 현만을 독바로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 다.
"그...그건..."
현만이 등골이 서늘해지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저기 스타박스 있네.. 저기로 가자.."
세 사람은 그렇게 공항에 있는 커피숍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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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라구요? 오늘 혜지를 혼자 보내라구요?
그리고 저는 내일 출발하라구요??"
현만이 박희주 교수의 이야기를 듣고는 무슨 소린지 이해를 하지 못해서 되 물었다.
"그래.. 간단하지? 단지 네가 나에게 한 일에 대한 앙갚음 치 고는 너무 가볍지 않아?"
테이블에 앉은 희주는 멀리서 커피를 고르고 있는 혜지를 힐 끔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
"사실은 오늘 원래 경찰에 신고를 하고 혜지가 보는 앞에서 너를 끌고 가면서 혜지에게 모든 것을 다 보여주려고 했었지..
그런데... 저렇게 가여운 아이에게 또다른 충격을 주는 것도 망에 영 내키기자 않아서 말이야...
너는 정말로 저 애한테 고마워해야 해...
이정도로 끝내는 걸 말이야..."
"그건 그렇기는 한데... 그렇다고 오늘 여행을 혼자 보내고 하 루 늦게 제가 가는걸로 정말 그만 두신다는 건 어떻게 믿을 수가...."
믿지 않아도 도|! 네가 믿고 안 믿고 따위는 중요하지 않아.
그냥 이렇게라도 호의를 베푸는 내 말을 거절한다면 그 뒤에 무슨 일이 생길지만 생각하길 바랄게...
내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결정은 네가 하도록 해...
커피는 너네 둘이나 마시고..."
희주는 다시한번 멀리 있는 혜지를 힐끔거리고는 자신의 짐을 쟁겨서 밖으로 나가버렸다.
혼자 남은 현만은 그녀의 말이 믿기지가 않았다.
그에게 능욕당했던 박희주가 사실은 자신을 향해서 이런일을 꾸미고 있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이렇게 쉽게 다른 방 법을 제시해 주는 것도 못 미더웠다.
그렇지만 그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
무엇을 생각하든 지금 희주의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자신은 당장 잡혀가고 인생물 망치게 될 것이었다.
무엇인가 찜찜하기는 하였지만 어찔 도리가 없었다.
"어, 교수님은 어디로 가셨지?"
혜지가 커피를 들고 자리에 와서 두리번 거렸다.
"어? 아... 교수님은 급한 일이 생겨서 먼저 가셨어..."
"그래? 괜히 세 잔이나 시켰네..."
혜지가 남은 커피 한잔을 가리키면서 얼굴을 찡그렸다가 다시 웃었다.
해맑게 웃고 있는 혜지를 보면서 현만은 착잡한 마음으로 말
을 꺼냈다.
"저기.. 혜지야...
다행히 혜지는 현만의 말을 잘 듣는 아이였다.
그녀는 늘 그렇듯이 처음에는 놀라기는 했지만, 현만이 이렇게 말하는 것은 정말 급한 일이 생겼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내일 빨리 와야하는 거 알지? 공항에 내리면 바로 연락할게.
혜지는 현만을 한참이나 껴안고 있다가 게이트를 통해서 비행 기를 타고 떠났다.
현만은 자신을 믿어주는 혜지가 너무나 귀엽고 고마웠다.
'그래,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뭐... 그나저나 박희주 교 수가 이정도로 마음을 풀어서 정말 다행이지 뭐야....'
현만은 혜지가 타고 떠나는 비행기를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것은 현만의 착각이었다.
박희주는 현만의 생각보다 훨씬 잔인한 여자였다.
그녀는 자신의 고통을 현만에게 되돌려주기 위해서 오랫동안 준비를 해왔던 것이다.
그리고 그 고통을 돌려받을 사람은 현만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