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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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

현만과 설란은 오후 2시가 되어서야 잠에서 깨어났다.

눈을 뜨자마자 또다시 뜨겁게 한바탕 어울리고는 배달어플로 간단히 음식을 시켜 먹었다.

현만은 그녀의 연락처를 받아들고는 설란의 집에서 나왔다.

오토바이를 힘겹게 챙겨서 학교 앞 바이크수리점에 들렀다.

"이야. 옆으로 완전 다이빙을 하셨나 보네요?"

"새벽이라서 속도가 좀 내다가 넘어져버렸어요."

M이거 지금 바로는 안되고, 이따 다섯시쯤 가지러 오실래요?

근데 수리비가 좀 나올거에요. 핸들이랑 다 같아야 될 것 같 네요."

제법 수리비가 나왔지만 몸을 크게 다치지 않은 것만해도 다 행이었다.

엄마가 준 카드로 결제를 마치고는 수리점에서 나왔다.

이미 학교 수업에 가기는 늦어버렸다.

그는 휴대전화를 꺼내서 인혜에게 전화를 걸었다.

"인혜? 오늘 저녁이나 같이 먹을까?"

"나 오늘 학교 수업이 없어서 가족들이랑 저녁먹기로 약속했 는데... 조금 일찍 연락주지 그랬어.

내일 학교에 가니까 같이 먹을까?"

"내일? 그래 그럼 내일 내가 맛있는거 사줄게."

"그래,기대하고 있을게 하하."

"오늘 가족들이랑 식사 맛있게 해. 사랑해!"

"나도 사랑해!"

현만은 인혜와의 전학를 끊고는 학교 앞의 PC방으로 갔다.

어차피 저녁에 오토바이를 찾기 전까지는 특별히 할 일이 없 으니 게임이나 할 작정이었다.

학교 앞 정문이 있는 곳에 도착했을 때였다.

띠리리링! 띠리리링!

"여보세요?"

"나 임주연 교수인데,오늘 지도교수실로 와줄수 있을까요?" "오늘요? 네, 지금 바로 갈게요."

그녀는 현만의 지도교수였다. 나이는 30대 후반이었는데,매사 에 적극적이고, 자신의 외모룰 가꾸고 드러내는걸 좋아하는 타 입이었다.

현만이 다니는 학과의 학생은 8〇명 가량이 되었는데, 5명의 교수가 전공을 가르치고 있었다.

2학년때부터는 세부전공을 정하게 되고, 진로에 따라서 수강하 는 수업이 달라지기 때문에 교수들이 학생을 나누어서 책임올 지고 지도를 하고 있었다.

뭐,고등학교 때처럼 모든 것을 간섭하는 것은 아니고, 학생들 의 진로를 파악하고 필요한 자격증이나 성적에 대해서 조언을 해주는 정도였다.

"음, 그럼 나중에 뭐가 되고 싶다거나, 부전공 중에서 꼭 하 고 싶다거나 그런게 전혀 없다는 말이네요?"

현만은 지금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그녀에게 말했다.

자신은 아직 어떤 직업을 가질지 고민해본적도 없었고,또 자 신의 특기가 무엇인지도 사실 애매했다.

더군다나 이 년간 군대를 다녀오면 또다시 생각이 바뀔텐데 지금 결정을 하는 것은 무리다.

"네, 아직 군대도 다녀와야하고 생각을 조금 더 해보려구요."

"그래요, 남학생들이야 휴학이 필수적이니 아직은 좀 여유가 있기는 하지.

군대 다녀오는 걸 군백기라고 한다면서? 그럼 일단 교양을 들 으면서 부전공은 차근차근 생각을 해보도록 해요."

"네, 안그래도 그렇게 할려던 참이었어요. 관심 가져주셔서 감 사합니다."

"아니야. 나도 아직 이런 이야기할 시기가 아닌 것은 알지만 학사일정이라는게 있어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어서 말이야."

그녀는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가면서 이야기를 했는데, 나이차 이가 있다보니 전혀 불쾌하지 않았다.

현만과 그녀는 이런저런 잡다한 이야기를 하고는 상담을 마무 리 했다.

그녀는 나이답지 않게 얼굴이 동안이었다.

피부가 희고 깨끗했는데, 허리가 가늘고 가슴이 풍문했다.

그녀 스스로도 이런 사실을 잘 아는지 평소에도 상체를 부각 시키는 옷차림을 하고 다녔다.

듣기로는 딸이 있다고 하는데, 이정도로 관리를 한 것을 보면 여간 부지런하지 않은 듯하다.

"그럼 오늘 고생많으셨습니다. 수업시간에 됩겠습니다."

현만이 인사를 하고 나오려는데 그녀가 여러개의 짐 꾸러미를 들고는 책생을 정리하고는 같이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그래,나도 오늘은 수업이 없어서 지금 퇴근할 참이야."

"그런데,오늘 짐이 좀 많으신 것 같은데요?"

현만이 그녀의 손에 들린 여러개의 서류가방을 보고 말했다.

"그러게 말이야. 오늘은 남편이 차까지 가져가는 바람에 이걸 들고 버스까지 타고 가야 될 것 같아."

"그래요? 혹시 괜찮으시며 제가 갖다 드릴까요? 오토바이를 5 시에 찾기로 했거든요.

주소 알려주시면 제가 저녁에 갖다드릴게요."

"정말? 그래줄 수 있겠어?"

그녀는 희색을 보이면서 현만에게 자신의 주소를 알려주었다. 지도교수에게 잘해주는게 학교 생활에 많으 도움이 될 것이다.

혹시나 나중에 시험을 애매하게 치더라도 조금은 성적을 높여 줄수도 있으니 말이다.

현만이 그녀의 서류가방을 받아들고는 학교를 나와 PC방으로 들어갔다.

"아오.. 컨트룰이 안되면 지휘라도 좀 따르든지..."

안풀리는 게임에 팀원들 탓을 하면서 몇판을 하다보니,어느새 5시가 다 되었다.

현만은 하고 있던 게임에 도저히 이길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 서 탈주를 해버리고는 오토바이를 찾아서 나왔다.

그리고는 교수님에게 받은 강의자료를 잔뜩 싣고, 오토바이 뒷 자석에 싣고는 달리기 시작했다.

새로 교체한 핸들이 부드럽게 작동하고,다소 긁혀있던 카울까 지 새제품이라서 오토바이 자체가 새걸로 느껴진다.

현만이 그녀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오토바이를 주차하고는 서 류뭉치를 들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임 교수의 집은 8층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그가 초인종을 누르니, 잠시 후 그녀가 문몰 열고 나왔다.

"아이고, 고생했어요."

임 교수가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데 얼굴뿐만 아니라 목소리까 지 나이보다 어렸다.

그녀는 긴팔 셔츠에 타이트한 청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머리가 덥수룩한 것이 집에와서 샤워를 하고 편하게 쉬고 있는 중인 듯했다.

평소 학교에서 그녀가 보여주던 모습과는 아주 색다른 모습이 었는데 그녀 옆에서니 은은한 바디워시향을 맡을 수 있었다.

편안한 차림의 수수한 그녀를 보니 현만은 마음 속에서 다소 두근거리는 감정이 일어남을 느꼈다.

그는 서류를 들고 거실로 들어갔다.

'여기 서재로 같이 좀 옮겨줄래요?1

아무래도 여성 혼자서 옮기기에는 좀 버거운 양이었다.

교수라는 직업의 급여가 높은 것인지...

아니면 그녀의 남편이 소득이 높은 것인지...

아파트가 참으로 넓고 쾌적하다고 생각하는 현만이었다.

1층에는 거실과 식당,부엌이 있었고, 2층에는 모두 방으로 되어 있었다.

서재는 2층의 모통이에 있었는데 가장 작은 방을 개조한 듯 했다.

현만이 서재에 들어가보니 오히려 아담한 크기가 서재로 쓰기 에 딱 좋은 듯 했다.

안에는 제법 커다란 책상이 두 개 있었는데,현만이 책과 서 류를 한쪽 책상에 을려두고는 그녀의 말에 따라서 같이 정리 를 하기 시작했다.

벽면을 가득 채운 책장에 이리 저리 서류와 책을 정리하고 있 으니 임 교수가 뒤에서 같이 도와주었다.

"현만씨! 이렇게 까지 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아니에요,별 말씀을요."

현만은 그녀에게 등을 보이는 자세로 서류를 열심히 정리하고, 책은 어디다 꽂아야 할지 그녀에게 물어보면서 정리를 계속

했다.

바로 뒤에 서있는 그녀의 은은한 향기가 현만에게 그대로 전 해져오고 있었다.

서재가 좁은 탓에 그녀와 아주 가까이 서있었기 때문에 그녀 의 체온까지 느껴지려했다.

현만은 은연중에 이 좁은 방에서 그녀와 섹스를 나눈다면 어 떨까 생각하고 있었다.

교수라면 예전에 박희주와 관계를 가진 적이 있었지만,그때는 엄연하게 강제로 몸을 취한 것이고 그것도 자신의 복수심에 불탔던 결과였다.

그 덕에 자신 대신에 혜지가 한동안 병원신세를 지긴 했으니, 그 뒤로부터는 가급적 그런 일에는 관심이 없어진 상태였다.

이렇게 딴 생각을 하면서 책을 옮기고 있으니 당연히 실수를 할 수 밖에...

"아, 그건 그쪽이 아니에요."

그녀가 자신이 팔을 뻗어서 책을 원하는 곳에 놓으려고 했다.

현만은 그녀의 지적에 놀라서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빼는 상 태였다.

그렇게 현만의 등과 그녀의 가슴이 닿게 되었는데, 그녀는 조 금도 놀라지 않고 잘못 정리된 책을 다시 꺼내서는 제자리도

놓았다.

그녀는 그제서야 다시 몸을 바로 했는데, 현만은 자신의 등에 눌려있던 그녀의 부드럽고 풍만한 가슴의 감촉에 아랫도리가 뻐근해오기 시작했다.

그는 남아있는 책들과 서류를 정리하면서 계속해서 조금전의 그 감촉만 생각날 뿐이었다.

'어떻게 할까.. 한번 수작을 걸어 볼까...?'

끊임없는 갈등이 그의 머릿속에서 다투고 있었다.

그러나, 현만의 갈등은 그렇게 오래가지 않았다.

덜커덩...

아파트의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남편이 왔나봐요. 여기에 그냥 계세요."

그녀가 서재를 나가서 계단을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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