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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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만난 짝사랑

"아.

"계속 순결하고 청순하다고 생각해왔던 선배가,사실은 그렇게 말도 안되는 걸레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정말 충격이었어요.

제 앞에서는 착하고 깨끗하고 순진한 얼굴밖에 보여주지 않았 는데, 뒤에선 남자들의 자지를 물고서 그렇게 기뻐하다니 말이 에요."

"그.. 그건...."

현만의 돌직구에 은지 선배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 다.

그녀의 볼이 약간 붉게 물들고 어색한 듯 쓴웃음을 짓고 있었 다.

눈이 조금씩 떨리면서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데 쉽게 말이 떨어지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아, 오해하진 마세요. 선배애게 딱히 화가난건 아니니까요.

저한테 사과를 해달라고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아니에요.

다만, 조금전에 선배가 먼저 동아리를 그만둔 이유를 말해달라 고 해서 그 사실을 이야기한 것 뿐이에요. "

"어.... 그, 그래. 알았어."

현만은 이야기를 꺼내면서 은지 선배가 혹시 자신을 혼내거나 울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앞에 있는 이 선배는 음탕한 것을 제외하면 아 주 성품이 훌륭한 사람이었다.

의외의 이야기에 놀라고는 있지만 그것을 피하려고 하거나 부 끄러워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아름답고 여러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그녀는 매우 담이 센 사 람인 것이다.

"그럼 선배, 제가 본게 정말 맞는 거죠? 선배는 여러 명의 남자와 한꺼번에 하는 것을 좋아하는, 그러니까 남들 말처럼 정말 걸레가 맞는 건가요?"

현만은 조금 목소리를 크게 높였다.

그녀와 즐겁게 동아리에서 지냈을때는 절대 이런 식의 강한 주장은 하지 않았었다.

은지 선배는 그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현만의 태도에 다소 주 저하기는 했지만 본래의 품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응, 그래... 실은 맞아... 너한테 이야기를 하려고 하니,왠지 정말 부끄럽기는 하다.

분명 나는 네가 본 그런 여자가 맞아.

학교안에서도 꽤 유명했었지만, 현만은 아직 입학한지 얼마가 되지 않아서 잘 몰랐다고나 할까?"

"역시 그랬었군요. 그럼 혹시 지금도 그런가요?

지금 다니는 학교나 아니면 회사에서 남자들을 모아서 여러명 과 즐긴다든가 말이에요."

"응? 뭐야! 거기까지 대답해달라는 거야? 으... 현만에게 이런 이야기까지 하는 것은 조금 기분이 이상해지는데?"

"싫으면 이야기하지 않아도 상관없어요.

하지만 만약 선배가 그때 저에게 준 충격에 대해서 조금이라 도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선배의 본 모습몰 알려주었으면 좋 겠어요."

그러자 은지 선배는 어색한 미소를 띈 채로 조금 입을 다물고 말았다.

"어때요 선배? 그동안 제가 받은 충격을 조금이라도 풀어줄 생각이 있어요?"

여기서 만약 현만이 물러난다면 오늘 하늘이 내린 기회를 버 리는 것이나 다름 없을 것이다.

이런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뻔뻔하게 밀어붙이는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자신의 이 친절한 선배라면 꼭 대답을 해줄것이라는 믿음도 있었다.

옛날부터 이 선배는 어떤 일이라도 남들이 강하게 주장을 하

면 들어주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동아리에서 자신이 그녀를 똑바로 보면서 이야기를 하면 은지 선배는 반드시 끝내는 웃는 얼굴이 되어서 부탁을 들어주는 그런 사람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선배는 생각을 접고 원가 결심을 한 듯한 표정으로 현만에게 말해주기 시작했다.

이 사람의 이런 다정한 모습을 현만은 좋아했던 것이다.

"응, 알겠어. 그 대신에 말이야. 이건 약속해 줘야해! 다른 사 람들에게는 절대 말하면 안돼!

나도 이제는 학생이 아니라 엄연히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이 니까 말이야."

"물론이죠. 제가 왜 그런짓을 하겠어요."

M음, 전문대를 다닐때까지는 확실히 그런 면도 조금 남아있었 을거야.

하지만 나이를 더 먹고 직장을 다니고 나니 생각이 많이 바뀌 었지 뭐야.

물론 아주 가끔은 예전의 남자들과 그렇게 어울리기는 하지만 회사에서까지 그런짓을 하는 것은 절대 아니야."

선배는 아주 조금 남아있던 음료를 마저 마셨다.

"음,그럼 일, 이년 정도는 별로 음탕하게 놀지는 않았군요"

"그래,그렇게 되는 셈이야. 별로 남자친구 같은건 만들고 싶 은 생각이 원래부터 없었어.

확실히 생각해보면 남자와 잠자리를 가진것도 아주 오래전이야

학교 때는 정말로 그것에 미쳐서 살았던 적도 있었지만 말이 야. 지금은 회사의 신입으로 일을 배우기도 너무 바쁘고,힘이 들거든."

"네, 그랬었군요. 그런데 그렇게 놀던 사람이 갑자기 그렇게 섹스를 줄일 수가 있었어요?

뭐, 중독이라는 표현이 있잖아요.

자극적인 것을 그렇게 좋아하던 사람이 갑자기 그렇게 될 수 가 없을텐데 말이에요.

혹시 자위라던가 그런쪽으로 관심을 돌려버린 거에요?"

"아.. 뭐... 그런가? 이야기를 하려니 부끄러운데? 하하"

은지 선배는 현만의 짓궂은 장난에도 진지하게 대답해주고 있 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쑥스러움은 있었지만 싫어하거나 불쾌해하는 표정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이 사람은 역시 음탕한 여자구나라고 현만은 생각했다.

보통의 여자라면 별로 친하지도 않은 자신에게 이런 이야기를 편하게 하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할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실망스러운 생각이 들면서도 현만의 아랫도리가 조금씩 뻐근해져 오고 있었다.

그녀와 아주 조금만 이야기를 했을 뿐인데도 말이다.

은지 선배가 뺨을 붉히면서 수줍게 대답한느 얼굴이 너무도 귀여웠다.

그리고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나는 선배의 샴푸냄새와 살결 에서 은은히 풍기는 비누냄새가 현만의 콧구멍 속으로 들어와 서 참을수 없을 정도로 그의 성욕을 자극하고 있었다.

그 냄새는 현만이 예전에 맡았던 학생때의 순수했던 냄새는 아니었고 조금은 더 성숙한 향기였다.

하지만, 분명히 현만을 과거의 순박하고 짝사랑에 빠진 시절로 돌리기에는 충분했다.

그는 남근이 부풀어오르는 것을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있었다. "그런데 선배! 선배는 남자에게 복종하는 성격이에요?"

"음, 그런가? 뭐 확실히 우리 부모님도 그런 성격이신 것 같 으니 나도 그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르겠어."

"정말 맞는 것 같은데요.

가끔은 저 혼자 생각을 해보기도 했어요.

어쩌면 선배는... 그게... 남자에게 당하면서 쾌락을 즐기는 성 격일수도 있다고 말이요...

어때요? 제 말이 완전히 를린 것인가요?"

현만의 이야기에 은지 선배의 몸이 약간 떨리는 기분이 들었 다.

그녀로서는 지금까지 계속 부끄러운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자신의 속마음을 밝히는 듯한 이야기가 튀어나온 것이다.

그녀는 놀란 듯 현만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 고 다시 어색하고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글세, 그건 어떨까… 나는 확실히는 잘 모르겠어.

하지만,어쩌면 그런 경향도 있는 것도 같아. 물론 아닐수도 있지만 말이야.

미안하지만 나도 이렇게밖에는 이야기하지 못하겠어."

더듬거리며 말을 하는 그녀의 볼은 아까보다 더욱 붉어져 있 었다.

"그럼 하나 더 물어볼게요.

그때 교실에서 여러명의 남자랑 음탕하게 어울릴 때 말이에요.

그런 짓을 할때는 남자의 물건이 큰 사람들만 골라서 했다고

하는데 말이에요.

그게 정말 사실이에요? 선배는 거근을 좋아하는게?"

현만은 드디어 자신이 가장 묻고 싶었던 질문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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