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흔한 이세계 TS 성인물-24화 (24/53)

〈 24화 〉 4­4 티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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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집행이 끝나자 엘의 어머니는 나를 자기 방의 테이블로 데려가서 레이나에게 차를 가져오게 했고 차와 간식이 나오자 엘의 어머니는 적당히 먹으면서 대화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 속이 좋지 않아서 먹지 않고 앉아만 있었다.

"엘 아직 남아있는 노예계약 마법을 없애고 다친곳이 있다면 그것도 치료해야하니 내일 아침 성당에 같이 가자꾸나"

그러고 보니 아직 배에는 노예 문양이랑 저번의 피어싱으로 인한 상처가 남아있었다.

"예 어머니… 근데 꼭 성당에 가야만 없앨 수 있나요?"

진짜 어머니가 아님에도 어머니라고 부르는건 아직도 어색했지만 딸인척하기로 한 이상 앞으로는 익숙해져야할 일이었다.

"노예계약은 상급마법이고 해제하는건 더 어려워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해제가 안되고 대주교 이상 되는 고위 성직자만이 해제할 수 있어. 그건 그렇고 그동안 어떻게 지냈니?"

"그냥 특별한 일 없이 일상을 보냈어요."

"그이가 죽기전에 보낸 편지에도 엘이 너무 집에만있고 특별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걱정했는데 그 뒤로도 변하지 않았구나… 뭔가 하고 싶은게 없니?"

"잘 모르겠어요.."

그 뒤로도 여러 얘기를 나눴지만 나는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대답만 계속했고 엘의 어머니는 내가 그렇게 말해도 매우 좋아하셨다. 아마 정말 오랫만에 보는 딸과의 대화라서 즐거운 거겠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내 마음은 더 불편하기만 했다.

대화는 저녁시간이되고 식사 중에도 끊이질 않았고 저녁식사 후 방에 도착해서야 해방될 수 있었다. 나는 그 모든 얘기에 대답한 것과 죄책감 때문에 매우 피곤한 상태여서 침대에 눕자마자 바로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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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식사 후 마차를 타고 성당으로 향했는데 도착한 성당은 엘의 어머니가 사는 저택보다도 훨씬 거대했는데 이유를 물어보니 이 나라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대성당이라서 가장 크다는 것 같다.

대성당에 들어가자 입구 근처에 서있던 많은 기사 중 한명이 다가오며 얘기했다.

"무슨 용무로 오셨나요?"

"대주교님하고 만나기로 미리 약속했어요 확인해보세요"

엘의 어머니가 서류를 보여주자 기사는 확인하고 막던길을 비켜주며 말했다.

"가셔도 좋습니다."

기사가 비켜주자 우리는 계단을 몇번 오르고 복도를 따라 어떤방에 도착하니 그곳에는 사제복을 입은 아저씨가 있었다.

"사라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쪽은 딸인가요?"

"예. 말씀드린대로 제 딸이 큰 사건에 휘말려서요 해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름이 엘린이니? 일단은 옷을 벗고 침대 위에 누워있으렴"

나는 지시에 따라 겉옷과 속옷을 벗어서 바닥에 두고는 알몸으로 침대에 누워있었다.

침대에 누우면서 배를 봤더니 노예문양이 새겨진게 보였는데 최근에는 알몸인 적이 거의 없어서 본적이 없었다.

대주교님은 나에게 다가온 후 노예문양이 새겨진 배에 손을 대며 외쳤다.

"[캔슬 슬레이브 컨트랙트]"

빛이 생성되며 아랫배가 뜨거워지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빛이 아주 밝아지며 눈을 뜨기조차 힘들어지자 눈을 감아버렸는데 잠시 후 빛이 줄어든 것 같아 눈을 떠보니 하얀색밖에 보이지 않고 끝도 알 수 없는 공간에 있었는데 거기에는 얼굴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 나를 보고있었고 나도 그쪽을 쳐다보니 나에게 말을 걸었다.

"이제야 성당에 오셨나보네요 이세계 이주는 마음에 드시나요?"

나는 상황를 파악하던 중 그 말을 듣고 화가나서 말했다.

"너가 이번일의 원흉이냐!!"

그 말을 듣자 그 사람은 의아해하며 말했다.

"? 본인이 신청했잖아요"

나는 그말에 당황하면서 말했다.

"내가 신청하긴 했는데…... 이렇게 아무것도 주지않고 보내는 게 어딨어 처음 이주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사람들을 위해 서비스 같은걸 줘야지"

"이상하네요 분명히 정착하는걸 도와줄 사람을 보내줬는데 도중에 만난사람은 없나요?"

'만난사람? 그 초보자 에반을 말하는 건가?'

"...도와주긴했는데 큰 도움이 안됐다고 그런 초짜를 데리고 뭘하라는 거야 다이어 울프 한마리도 혼자 못잡던데"

"흠…잠시 레코드좀 확인할게요... 설마 혼자서 도망치다니... 가만히 있었으면 다른 사람이 알아서 구해줬을텐데?... "

그 사람은 무슨 책같은걸 계속 보면서 읽다가 황당해하고 있었다.

"도망친거 아니야… 구해줄사람 찾으러 간거야.."

그 사람은 내 해명에도 신경쓰지않고 뒷부분을 계속 읽고 있었다.,

"게다가 노예..? 이거 단단히 꼬여버렸네요…"

"책만 읽지말고 내 말 좀 들어….. 근데 이 몸의 원래 주인은 어떻게 된거야?"

그 사람은 이제는 다읽었는지 책을 덮고는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건 걱정마세요 이주할 사람에게 줄 몸을 미리 만들어두기위해 적합한 사람에게 마법으로 처음부터 가짜 인격을 넣은채로 수정시켜서 그 후로 쭉 몸을 움직이던건데 당신이 들어오면서 필요없어지자 해제한 거에요.

원래 그 둘 중 남자 쪽은 선척적 불임이고 제가 마법을 써서 자식이 생긴거니 딱히 죄책감 가질 필요도 없고 뭣하면 당신때문에 태어나서 당신이 올때까지 죽지않게 해둔 것 뿐이니 본인이 엘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해요"

나는 그 소리를 듣고 어이가 없어서 소리쳤다.

"그런게 어딨어! 그 사람들에게는 가짜 인격이라도 진짜 자식일텐데 그리고 왜 여자야!"

"뭐 생명에 대한 것은 알아서 판단하시고 여자인건 남녀상관없이 누가와도 그몸이었을 거에요 가짜 인격을 만드는 마법은 여러개를 동시에 계속 유지할만큼 쉬운일이 아니랍니다. 그리고 쓸데없이 여러곳에 영향을 끼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고요. 하여튼 원래라면 정규코스로 가면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길바랬지만 어긋난 이상 다른 특혜를 줄테니 이번에는 어긋남 없이 잘 해내시길 바래요"

"임무라니? 그건 또 무슨 말인데 이봐"

"저희도 필요하니까 데리고 오는 거지 안필요하면 뭐하러 굳이 다른세계까지 가서 데리고 오겠어요. 어쨋든 저는 당신이 해줬으면 하는 일이 있고 주어진 제약이 있어 원하는게 뭔지 직접 말하는 거라던가 당신을 직접 도와주는 것, 당신을 감시하는 것 등은 할 수 없지만 간접적으로는 당신을 도와주는 거나 당신이 특정조건을 달성해서 만나는 것 등은 할 수 있고 그 일을 수행하는게 당신에게도 이득이다. 이정도만 알고계시면 됩니다. 그럼 시간이 된거 같으니 이만 돌아가세요"

그 말이 끝나자 다시 빛이 강해져서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고 잠시 후 눈을 뜨니 침대 위였다.

"엘! 괜찮니? 갑자기 이게 무슨일이야"

엘의 어머니는 갑작스런 이상 사태에 당황해하고 있었다.

대주교님도 눈을 찌푸리고 있다가 정신을 차린뒤 나를 보면서 갑자기 소리쳤다.

"이건!! 교황님을 모셔와야겠어"

그 후 대주교님은 빠르게 바깥으로 나가고 말았다.

내 몸에 뭔가 변한게 있나 유심히 살펴봤더니 노예문양이 검은색에서 흰색으로 변한 것 외에는 전혀 달라진게 없었다.

잠시 후 나갔던 대주교님은 교황님을 모시고 돌아왔고 내 모습을 본 교황님은 이렇게 말했다.

"틀림없군 성녀의 증표다."

그 말을 듣자 엘의 어머니는 교황님에게 물어봤다.

"성녀의 증표라는게 뭐죠? 전혀 들어본적이 없는데요"

그 물음에 교황님이 대답했다.

"성녀의 증표는 그 사람이 성녀임을 증명하는 표식입니다. 성녀는 신으로부터 어떤 사명을 부여받은 자로서 저희 성직자라면 그 사명을 완수하도록 도와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 사명이 뭔지는 신탁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려준다고 기록되어 있으니 아마 다음달에 있는 정기신탁일에 알 수 있을 겁니다."

나는 그저 문양의 색이 하얀색으로 변한 것 외에는 달라진게 없어서 교황님께 물어봤다.

"제가 진짜 성녀가 맞나요? 그냥 검은색에서 흰색으로 바뀐 것 외에는 전혀 달라진게 없는데 마법이 덜 해제되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 않을 까요?"

그 말을 들은 교황님과 대주교님은 표정으로 그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었고 교황님은 책장에 있는 성서를 꺼내오면서 말했다.

"절대 착각할 수는 없습니다. 성녀가 되는 조건은 저희도 정확히는 알지 못하지만 여기 신기 18장 15절과 16절에는 [너희를 위하여 성녀 하나를 보내시리니 너희는 성녀를 도와줘야 하느니라] [성녀의 배에는 심장과 꽃의 모양으로 구성된 하얀색의 문양이 새겨져 있으니 어떤 문양과 비슷하다고 착각하지 말지어라]라고 적혀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사람들은 잘 모를지도 모르지만 성서를 제대로 교육받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성녀를 모르는 이가 없고 신입 사제를 교육할 때도 철저히 가르치고 있습니다."

성서에도 적혀있고 저렇게까지 말한다면 내가 성녀가 틀림없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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