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화 〉 66 근처 도시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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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출발하여 끊임없이 걷다보니 마침내 첫 목적지였던 B24교의 본거지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가 눈에 보일정도로 가까워졌고 그러자 제프리가 말하기 시작했다.
"임무를 수행하기 전에 일단은 도시에서 체류하면서 정보수집에 전념하자. B24교 내부에 용사에게 이길만큼 강한 사람이 없는 걸로 알지만 최근 들어 뭔가 바꼈을 지도 모르니까 조심해야지."
그러자 미아가 말했다.
"그래 그게 좋을 것 같아. 근데 이제 도시 근처라 주변에 몬스터 습격은 거의 없을 거고 노예로 변장하지 않아도 몬스터에게 먼저 습격당해 위험할 일이 없을 거니까 도시에 있는 동안은 노예 변장을 풀어 둘까?"
확실히 몬스터들의 습격이 없어진 이상 굳이 변장을 유지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굳이 풀어줄 이유도 없었고 미아가 나를 싫어하는 이상 선의로 그런 짓을 하는 것은 아닐거라서 나는 뭔지 모를 불안감이 들고 있었다.
"근데 암행으로 할거면 굳이 풀어줄 필요도 없지 않아? 가까운 도시인 만큼 B24교 쪽으로 임무를 위해 성녀가 도시로 왔다는 정보가 흘러갈 수도 있잖아. 그러면 오히려 그냥 노예인게 더 좋을 텐데?"
제프리가 묻자 미아가 말했다.
"당연히 그 눈에 띄는 성녀복을 다시 입히자는 건 아니고 단지 목걸이랑 배의 문양만 옷으로 숨겨서 겉으로 보기엔 일반인인척 하는거지. 옷은 내가 입던거 빌려줄 테니까."
'일부러 신분을 바꿔가면서 더 괴롭히려는 걸까.. 노예 상황만 유지되면 노예인 생활을 받아들여 체념하게 되지만 이렇게 가끔씩 일반인으로 돌아간다음 다시 노예로 만들면 이전 생활과 비교되서 더 고통스럽게 말이지.. 아니면 괴롭히다보니 약간은 미안해져서 호의로 그러는걸까?.. '
그러자 가만히 침묵하고 있던 윌리가 말했다.
"대우에 관해선 너에게 전임했으니까 알아서해"
"그래 그러면 이거 입어"
미아는 가방에서 옷을 꺼내 건네줬는데 건네준 옷을 입었더니 옷이 원래 그런건지 아래부분이 무언가에 의해 잘려 나가서 그런건지 셔츠는 문양을 겨우 가릴 수 있을 정도로 짧았고 치마도 란제리를 겨우 숨길 정도로 짧아서 조금만 부주의하게 움직이거나 바람에 흩날렸다가는 속이 그대로 보일 지경이었다.
목부분은 그래도 제대로 덮어주고 있어서 노예 목걸이가 밖으로 보이진 않았지만 어떤 의미로 보면 차라리 벗은 게 덜 야할지도 모를 만큼 이상한 옷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이러한 옷을 거부할 권리는 없었다.
'그럼 그렇지.. 그냥 괴롭히는게 목적이구나'
"호칭은 어떻게 할까요?"
"그냥 편하게 해. 지금은 다시 동료인 척을 하는거야 상황에 따라 달라질 거니까 필요하면 알려줄게"
나는 변장만 풀어두는 것 뿐이지 관계는 유지하는 건지 물어봤는데 미아는 일단은 완전히 풀어주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동료인 척이라고 덧붙인 이상 나를 동료로 보는게 아님은 명확했다.
정문에 도착하니 신분확인을 하기 위한 대기 줄이 있었는데 우리 일행은 특히 나때문에 눈에 띄는 편이어서 처음엔 돌아본 몇명이 수근대는 정도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우리쪽을 쳐다보는 인원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듣기는 싫었지만 간간히 들려오는 말에 따르면 "요새 젊은 애들 패션은 참 알기 힘들어", "남친 중에 이상한 취미를 가진 놈이 있나?" 등 그나마 좋게 말하는 쪽이 소수 있긴 했지만 "얼굴은 괜찮은데 다른 도시 업소에서 일하다가 넘어오는 건가? 밤에 한번 찾아가 봐야겠어", "가슴이 부실하니 다른 쪽으로 어필하려는 모양이군" 등등 성희롱을 일삼는 게 대부분이었다.
내가 직접 나서서 뭐라 하기는 힘들고 윌리 등 다른 애들이 그냥 가만히 있었기 때문에 나는 문을 통과하기 전까지 그러한 모욕들을 다 참아내야 했다.
우리의 차례가 되자 경비병들이 다른 애들은 다 통과시켜 줬지만 나에 대해서는 통과하지 못하게 막으면서 말했다.
"너는 굉장히 수상하기 때문에 도시에 들어오려면 신체검사를 해야겠는데?"
말을 한 경비병의 내용은 굉장히 사무적이었지만 표정은 싱글벙글했기 때문에 신체검사라는 게 제대로 된 의미의 신체검사일 리는 없었다.
나는 도움을 구하기 위해 다른 애들을 쳐다봤지만 나머지는 다들 외면했고 미아만 대표로 말했다.
"그러면 신체검사 받고와. 우리는 끝날 때까지 기다려 줄게. 경비병님 너무 오래하지는 말아주세요~"
"흠흠.. 뭐 얼마나 협조하느냐에 따라 다르지. 따라와"
경비병은 나를 데리고 건물 안으로 이동한 다음 문을 닫고는 다시 말했다.
"일단 옷부터 벗어봐"
순순히 옷을 벗자 경비병은 노예문양과 목걸이를 볼 때까지는 여전히 싱글벙글했지만 자물쇠로 잠겨진 란제리를 보더니 갑자기 표정이 험악하게 변하면서 말을 했다.
"너 이거 열쇠는 가지고 있나?"
"그거는..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어서요.."
"그러면 제대로 신체검사를 할 수가 없잖아 안에 뭘 숨겼는지 어떻게 알고 게다가 공무집행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으니 감옥까지 가야겠어"
나는 협조하지 않은 적이 없지만 감옥에 가지 않고 도시로 들어가기 위해선 뭐라도 말해야했다.
"제 안에 뭘 숨길 수가 없어요.. 성기 모양의 모형으로 막혀져 있어요… 여기 뚫린 구멍 안으로 보이시죠..? 제가 도망가지 못하게 해둔거에요"
나는 일단 넘어가기 위해 어떻게든 말을 꾸며내며 손가락으로 아래쪽을 가리켰고 경비병은 오줌을 위해 뚫려진 구멍을 자세히 살펴보더니 딜도가 들어가 있는 걸 확인한 모양이었다.
"길이를 짧게하고 그 위에 무언가를 숨겼을 수도 있지 말만으로 그냥 넘어가려고?"
그 말을 하더니 갑자기 경비병은 바지를 벗은 다음 의자에 앉아버렸고 페니스는 딱딱하게 서 있었다.
경비병의 의도가 너무 뻔했기 때문에 나는 경비병에게 다가간 다음 손으로 페니스를 자극시켜주면서 경비병을 칭찬하기 시작했다.
"경비병님의 물건은 너무 늠름하시네요.. 저야 해드리고 싶지만 주인님이 허락하지 않으셔서요. 이걸로 넘어가 주시면 안될까요?"
잠시 고민하던 경비병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입으로 해. 아래입을 검사하긴 힘들테니 다른 입이라도 검사해야겠어."
나는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는 입에 페니스를 넣고 빨아주면서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냄새가 역해서 토할 것 같은 것도 견디면서 열심히 했지만 경비병은 그닥 만족스럽지는 못한 모양이었다.
"노예 창녀 주제에 위쪽은 연습도 똑바로 안했나.. 제대로 해야지"
경비병은 머리카락을 손에 쥐면서 앞뒤로 움직이게 했는데 잡힌 머리카락이 당겨져서 아팠지만 소리를 내지 않게 참았다.
몇분정도 계속 왕복하자 결국 경비병은 입안에 사정을 했는데 나는 뱉었다가는 경비병의 신경을 거슬리게 할 것 같아서 정액을 그대로 삼켜버렸다.
"지금 통과시켜 주지만 나중에 찾아가면 더 서비스 해줘"
"예.. 감사합니다.."
경비병이 굉장히 선심 쓰다는 듯이 말했고 나는 서비스 정신을 발휘해서 억지로 밝게 웃으면서 대답해줬다.
경비병은 나의 그러한 태도가 마음에 들었는지 이제는 다시 표정을 풀린 상태였다.
다시 돌아가 보니 윌리 등은 그 자리에 기다리고 있었고 우리는 모두 도시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재미 좀 봤니? 열쇠까지 보내줄걸 그랬나"
미아가 비꼬듯이 말했는데 나는 짜증났기 때문에 가볍게 무시했다.
"재미없기는.. 나한테 이렇게 했다가 어떻게 될지 알고 그러는 건지"
'할테면 해라 차라리 내가 기분 나쁜일 당하는게 낫지 너 기분 좋아지는 건 더 짜증날 것 같아.'
소심하게 속으로만 대꾸했지만 그나마 기분은 좀 풀리고 있었다.
여관으로 가서 방을 잡으려고 하니 평소와는 다르게 미아가 적극적으로 방을 잡으려고 했다.
"방 3개 주세요. 3인실, 2인실, 1인실 각각 1개로요"
"뭐하러 방을 하나 더 잡는 거야?"
제프리가 묻자 미아가 말했다.
"다 이유가 있어. 정 부족해지면 내 사비로 채워놓을 게"
방은 모두 같은 층에 있었고 3인실은 조금 거리가 있었지만 2인실과 1인실은 바로 옆에 붙어 있었다.
"남자 셋은 3인실을 쓰고 나는 2인실 엘은 1인실을 쓸거야. 대신 내가 2인실이니까 엘의 짐은 내방에 두고 "
방 하나를 더 빌리는 이유가 나랑 전부터 같은 방을 쓰기 싫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았다.
'나도 너랑 같은 방 쓰기 싫었는데 오히려 잘된걸지도'
짐을 방에 풀고나니 미아가 돈과 종이를 나에게 건네주면서 말했다.
"필요한 게 있으니까 종이에 적힌 거 마도구점에서 좀 사와줘."
나는 건네받은 종이를 펼쳐봤더니 전혀 알지 못하는 문자들로 적혀있었는데 평소에 지나다니면서 다른 글자들은 평범하게 읽을 수 있었으니 아마 마법사들 사이에서만 쓰는 문자라 그런 것 같았다.
그러고 보면 너무 당연히 글을 읽을 수 있었어서 몰랐지만 배운적도 없는 글자를 당연히 알아볼 수 있었던 건 원래 엘이 가진 지식 중 일부가 무의식적으로 발현됐기 때문이거나 그 망할 신이 무슨 짓을 해뒀거나 일 것 같았다.
어쨋든 심부름을 하기위해 여관을 나와서 거리의 표지판을 읽어 상점지구의 방향을 확인했는데 주변의 시선이 너무 느껴져서 최대한 빠르게 이동했다.
상점 지구를 돌아다니다 별모양이 그려진 마도구점에 도착하니 카운터에 있던 남자가 문열리는 소리에 친절한 목소리로 응대해줬다가 내 모습을 보자 살짝 당황한듯 했다
"어서오세요 찾으시는 물건이 있나요?"
"이 종이에 적힌 것 좀 주세요"
그 남자는 종이를 읽어보다가 나에게 물어봤다.
"여기에 적힌거 맞죠?.."
"예"
"알겠습니다.."
그 직원은 창고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챙기더니 다시 돌아왔는데 가져온 물건들을 보니 작은 약병 몇개랑 꽃모양으로 생긴 투명색의 마도구였다.
돈을 지불하고 약병과 꽃모양의 마도구를 손에 들고나서 마도구점을 나와 여관으로 돌아가려고 하자 나를 본 남자들이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흰색 튤립이랑 노란색 튤립 한송이에 얼마인가요?"
"분홍색 튤립은 얼마에요?"
"보라색 튤립 되나요"
"꽃병 이름이 어떻게 되죠?"
"꽃은 몇시에 피나요?"
남자들이 몰려들면서 물어보자 나는 그 기세에 당황스러웠지만 일단은 돌아가야 했다.
"죄송합니다. 그런거 안팔아요"
나는 그 말을 하고 빠르게 여관으로 도망갔고 가는 도중에도 몇명이 말을 걸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안판다고 말하면서 뿌리친 후에야 여관에 돌아올 수 있었다.
미아의 방에 들어간 다음 나는 미아에게 따져 물었다.
"사오라고 시킨거 뭔데? 왜 모르는 사람들이 말을 걸어"
"아 그거? 창녀들이 호객행위할 때 빛나는 색깔로 어디까지 되는지 표시하는 거야 나머지는 향수랑 발정제고"
미아가 이제 나에게 성매매까지 시키려는 모양이었다.
"내가 아무리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했지만 이건 임무랑 관련없잖아"
"관련있어. 전투에 도움이 안되면 돈이라도 벌어서 지원해야지 그럼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같이 다닐 생각이었어?"
"난 못해. 차라리 임무를 그만두고 말지. 어차피 하고 싶은 일도 아니었어"
"그 말 감당할 수 있겠어?"
미아가 갑자기 진지하게 물어보자 살짝 쫄은 나는 목소리가 조금씩 줄어들면서 말했다.
"그래봐야 감옥에 들어가는 정도겠지. 내가 안하겠다는데 어쩔건데.."
"그럼 그렇지. 멍청해서 제대로 알고서 말할리가 없다고 생각했더니 진짜였네. 신탁의 무게를 너무 모르는 모양인데 신탁의 당사자가 거부했다가는 종교재판이 열린 후 마녀인지 검증할거야.
내가 알기로는 그 재판에서 살아남은 자는 아무도 없어. 게다가 너만 죽는게 아니라 주변인들도 같이 죽거나 아무리 운이 좋아도 노예로 살아남는 정도겠지. 이래도 안할거니?"
아무리 그래도 그 정도일줄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할말을 잃었고 나만 죽는거면 몰라도 이세계에서의 엄마에게까지 폐를 끼칠 수 없었다.
"하여튼 무임승차할 생각말고 내일까지 알아서 돈벌어와. 열쇠도 줄테니까 색깔은 너 알아서 결정하고 많이 버는 걸 바라지는 않겠지만 아무리 적어도 마도구랑 식비 방세 정도는 벌어오고 모르는 거 있으면 다른 애들한테 물어봐. 참고로 한번에 많이 벌어두면 며칠동안 휴가도 줄거고 못벌어오면 부족한만큼 체벌할거야. 그리고 이제 나가"
나는 열쇠를 건네받은 후 미아의 방에서 쫓겨나왔고 일단은 복도에 서있긴 그래서 1인실로 들어가서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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