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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
내가 알기로 더블 더블유(WW)엔터테이먼트에서, 가수 라이언이 회사 지분을 10%정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실제 더블 더블유(WW)엔터테이먼트의 등기 이사이기도 하고.
솔로 가수로 세 장의 밀리언셀러 앨범을 비롯해서, 2,000년 대 초반 한국 음반 시장에 큰 획을 그은 가수 라이언은, 대한민국 가요계의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다.
요즘은 히트곡이 뜸한 편이지만 그가 내는 앨범은 대부분 성공했기에, 더블 더블유(WW)엔터테이먼트 뿐만 아니라, 그의 팬들도 그가 새 앨범을 내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 라이언이 더는 앨범을 내지 않는다는 거지. 왜냐하면....”
라이언은 커밍아웃(coming out, 동성애자가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밝힘)하고 해외로 떠나버리니까.
그의 전 재산과 저작권을 전부 사회에 환원하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내일부터 내가 하려는 일에 대해 마음이 편했다.
왜냐하면 어차피 다 버리고 한국을 떠날 라이언이니까, 아무래도 그를 이용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 같은 게 덜 든 달까?
또 배우 한지민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원래 한지민은 더블 더블유(WW)엔터테이먼트에 있다가, 내년에 대형 연예기획사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그때 그녀가 계약금으로 받은 돈이 10억 원 정도.
그녀는 그 돈과 새로 들어가는 드라마의 출연료까지 당겨서, 소속사로부터 20억을 받은 다음 미국으로 튄다.
그러니까 한지민이야 말로 진정한 연예계의 먹튀인 셈이다. 하지만 그녀는 곧 내 노예가 될 것이고, JYB엔터를 위해서 피, 땀, 눈물 흘려가며 열심히 돈을 벌어줘야 할 거다.
“후후후후. 나를 상대로 먹튀? 어디 해볼 수 있으면 해 보던가.”
그녀가 내 노예가 된다고 해도, 그녀의 본성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한지민은 JYB엔터와 계약을 해도, 또 그 짓을 하려 들 테지. 하지만 나를 상대로 그게 과연 가능할까?
“어휴. 시간이 벌써....”
정민지로부터 시작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배우 한지민까지 이어졌다.
그 사이 시간이 훌쩍 흘러 어느 새, 새벽 2시다.
나는 잠을 자기 전에 더블 더블유(WW)엔터테이먼트의 걸그룹 씨엔스타의 멤버 하영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아마 그녀는 지금 제대로 밤잠을 못 이루고 있을 거다. 임신한 상태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 임신했다는 걸, 자기 소속사 관계자에게 밝혀선 안 됐다.
나는 바로 그 점을 그녀에게 경고했다. 더불어 내일 나와 만나자고도 했고.
이어서 문성일보 편집장인 박철에게도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그 메시지 내용은 간단했다. 내가 시킨 대로 기사 잘 내라고 말이다. 그러자 박철에게서 바로 답장이 날아왔다.
[걱정 마십시오. 팩트 체크 다 한 상태라 기사 내는 데 아무 문제없습니다.]
역시나 능력하나는 출중한 양반이다. 백준열의 기억에 따르면 기레기들 중에서, 그나마 그가 믿는 언론인이 문성일보 박철이었다.
그래서 작년에 백준열은 일부러 문성일보 주식 5%를 사들였다.
그리곤 대주주 권한으로 박철을 밀어줘서, 그를 편집장 자리까지 앉혀 놨다.
그걸 아는 박철이기에 내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웠을 테고.
다행히 그가 알아보니, 내가 제보한 것들이 다 진실이란 게 밝혀지자, 그도 더는 부담을 느끼지 않고, 내 부탁을 들어 줄 모양이었다.
내가 박철에게 부탁한 기사는 바로 더블 더블유(WW)엔터테이먼트 소속 보이그룹 자이언트X와 걸그룹 씨엔스타 멤버 사이의 스캔들을 터트리는 것과 제주경찰청 형사과장 정재욱에 대한 고위 경찰간부의 공직기강 해이에 대한 논설 기고였다.
아마도 그 주필은 박철 자신이 직접 할 것이고 말이다.
박철은 문성일보의 ‘송곳’이라고 불릴 만큼, 편집장이 되기 전에 날카롭고 단단한 칼럼을 쓰기로 유명했다.
그런 그라면 글로써 제대로 정재욱을 묵사발 내 놓을 터였다.
나는 박철의 답 문자를 보고 흡족해 하며 웃는 얼굴로 눈을 감았고, 피곤했던 터라 바로 깊게 잠이 들었다.
* * *
맞춰 놓은 알람이 울리기 전, 뭐가 자꾸 코를 간질여서 잠에서 깬 나는, 치렁치렁한 박지수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치우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나는 원래 그 자리에 그대로 잠들었는데, 박지수가 몸부림이 심했다. 내 쪽으로 넘어와서, 안 그래도 백옥 같은 피부에 그 늘씬한 그 몸을 비벼대니....
“야. 안 돼.”
나는 발기하려는 내 자지를 진정부터 시켰다. 뭐 내가 서지 말란다고 안 설 녀석은 아니지만, 대신 시선을 박지수의 알몸에서 옆으로 돌리자, 그나마 나았다. 안 보면 꼴릴 것도 없으니까.
내가 내 자지가 흥분하는 걸 통제한 이유는 시간이 벌써 7시 50분이었기 때문.
평소 8시에 일어나는 나는 알람도 8시에 맞춰 놨다. 그런데 그보다 10분 먼저 일어난 거다.
나는 10분 더 침대에서 뒹구는 것보다, 바로 일어나는 걸 선택했다.
10분 더 일찍 일어나니까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데, 좀 더 여유가 생겼달 까? 박지수야 어차피 더 잘 거고, 나는 씻고 옷을 챙겨 입고 박지수의 집을 나섰다.
“좋은 아침입니다. 대표님.”
“어어. 굿모닝!”
어제 월차 냈던 문대식이 날 반겼다. 그런 문대식과 같이 차를 타고, 근처 호텔로 아침 식사를 하러 들어갔다.
“역시....”
그곳 한식당에서 한식으로 아침 식사를 하면서 나는, 문대식이 가져 온 조간신문들을 쭉 살폈다. 그 다섯 곳의 일간지 중에서 무려 4곳에서 임페리얼 호텔의 대량 해고에 대한 비판 기사를 냈다.
아마 이로 인해 임페리얼 호텔에 대한 한국에서의 인식이, 급 추락할 것이고 거기 부회장인 데이비드는, 확 줄어드는 매출만큼 속도 타들어 갈 것이다.
“뭐 내 일은 아니니까.”
데이비드가 도움을 요청해 온다면 도와 줄 의향은 있었다.
하지만 그러려면 아직 멀었다. 당장 임페리얼 호텔의 매출의 추이를 살피려면, 한 분기의 시간은 지나봐야 할 테니 말이다.
“여기 있군.”
아침 문성일본 논설에 역시나 내가 예상한대로, 편집장인 박철이 직접 ‘경찰고위간부의 기강해이’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해 놓았다.
결정적인 것은 그 경찰고위간부가 제주경찰청에 있다는 걸 박철이 은근슬쩍 밝힌 것이다. ‘성산’이니 ‘애월’이니 하면서, 누가 봐도 그 경찰고위간부가 일하는 곳이, 제주도란 걸 알 수 있게 말이다.
“좋아.”
나는 흡족해 하며 아침 식사를 마쳤다. 그리고 호텔에서 나와서 JYB엔터 본사로 향할 때였다.
지이이잉! 지이이잉!
핸드폰이 울려서 살피니 박지수였다. 보아하니 이제 일어난 모양인데, 아무리 봐도 너무 일찍 일어났다.
간밤에 백준열이 하도 괴롭혔고, 또 아침잠이 워낙 많은 박지수라서 점심시간은 넘겨야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여보세요?”
-준열씨. 그, 그 사람이 죽었다고 좀 전에 연락을 받았는데....어떻게 된 일인지 좀 알아봐 줄 수 있어요?
박지수에게 그 사람이라고 불릴 수 있는 사람은, 그녀의 전남편인 표준수 감독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문성일보 박철 편집장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
그 사실도 확인하고 그에게 할 말도 있어서 말이다.
-네.
“박 편집장님. 접니다. 백준열.”
-압니다. 근데 아침부터 무슨 일로 전화를 다....
“좀 전 직접 쓰신 논설 봤습니다. 좋더군요.”
-칭찬은 고마운데 본론으로 들어가시죠? 저 지금 회의 들어가 봐야 합니다.
“그러시다면 바로 묻겠습니다. 혹시 표준수 감독 신변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습니까?”
대 놓고 표준수 감독 죽었냐고 묻기 그래서 한 말인데, 오히려 박 편집장이 돌려 말하지 않고 내 물음에 바로 대답을 했다.
-어젯밤에 지병으로 돌아가셨고, 장례식장은 XX병원인 걸로 압니다.
“으음. 알았습니다. 참 그리고 더블 더블유(WW)엔터테이먼트와 관련 된 스캔들 기사는....”
-그건 저희 스포츠 신문에서 이미 기사화 한 걸로 압니다.
그러니까 그 기사는 일간지가 아닌 문성 스포츠 신문에서 다룬 모양이었다.
뭐 어쨌든 터트리기만 하면 되는 일이라, 나는 박 편집장과 통화를 끝내자마자 바로, 박지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내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던 듯 그녀가 바로 내 전화를 받았다.
-네.
그런 그녀에게 나는 표준수 감독의 타계 소식과 함께 장례식장이 어딘지 알려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장례식장에 갈 생각이면....연락해. 내가 따라 가 줄 테니까.”
-고, 고마워요. 끊을게요. 이만.
“그래.”
충격이 상당히 큰 모양이었다. 박지수는 영 힘없이 나와 통화를 끝냈다.
* * *
박지수와 통화 후, 나는 내 옆에 앉아 있는 문대식에게 물었다.
“아버지는 잘 모셨고?”
“네. 덕분에....고맙습니다.”
“그 병원에서 신경 많이 써 줄 거야.”
내가 문대식에게 소개 해 준 XX병원은, 사실상 내가 재단 이사장이나 마찬가지인 곳이었다.
그러니 어떤 외부의 영향도 받을 걱정이 없는 곳이니, 문대식의 아버지인 문천식이 지내기에 제일 안전한 곳이었다.
우리나라 의료계에서 서진의료재단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따라서 문대식이 아무리 괜찮은 요양원을 골랐다고 해도, 결국에는 아름아름 서진의료재단이 알아내서는, 그곳에 손을 썼을 테고, 또 요양원을 옮겨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을 거다.
하지만 XX병원은 달랐다. 서진의료재단이 아니라, 그 할아버지가 와도 그곳에 그 어떤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었다.
“이제부터 아버지 신경 안 써도 돼. 그나저나 정민지 말인데....”
“민지라면 다음 주에 복귀하라고 할 생각입니다. 어제 들어 보니 민지가 스토커들 잡은 거 같더라고요.”
“그일 때문에 말인데. 정민지 계속 유혜라 곁에 붙여 놔.”
“네?”
정민지는 JYB엔터 대표의 근접 경호팀원이지, 그 소속 연예인의 경호원은 아니었다. 백준열 대표가 보내서 가긴 했지만 자신이 못하겠다고 돌아오면, 아무리 팀장이라고 해도 그녀의 컴백을 막을 수 없었다.
“정민지가 유혜라를 보고 여배우에 대한 동경심이 생겼으면 해서.”
“아아....”
문대식도 눈치 채고 있었다. 내가 왜 정민지를 JYB엔터로 데려 왔는지 말이다.
“그렇다면야 제가 잘 말해 보겠습니다. 하지만 민지가 돌아오겠다면 저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때는 바로 내 근접 경호팀원으로 바로 복귀 시켜.”
어차피 정민지를 설득하는 건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할 생각이었다. 물론 그녀도 나이가 있으니, 적어도 내년까지는 그 설득이란 걸 해야겠지. 그게 아니면....
‘뭐 어쩔 수 없이 억지로라도....’
그때는 정민지를 내 충견으로 만드는 수밖에. 그렇게 정민지에 대해 문대식에게 할 말을 막 다했을 때, 우리를 태운 차의 차창 너머로 JYB엔터 본사 건물이 보였다.
차는 곧장 JYB엔터 본사 건물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고, 차에서 내린 나는 경호팀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엘리베이터 쪽으로 움직였다. 잠시 뒤 엘리베이터가 내려왔고, 그 엘리베이터를 타고 대표실로 올라가니, 김 비서가 내게 인사를 하며 말했다.
“대표님. 삼명그룹 회장실에서 출근하시는 대로 바로 전화 달라는데 어쩔까요?”
나는 삼명그룹 회장실이란 말을 듣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
“숨 좀 돌리고 전화하자. 뭐 진짜 급한 일이었다면, 그쪽에서 진작 내 핸드폰으로 바로 전화했겠지.”
내 말이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김 비서. 나는 그런 김 비서를 스쳐 지나서 곧장 대표실 안으로 들어갔다.
* * *
저번 주 콩국수를 먹다가 갑자기 헛구역질을 시작한 씨엔스타의 메인댄스 하영.
“어제 먹은 김밥이 좀 이상하더니....”
그녀도 처음엔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음식을 잘못 먹어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다음 날, 오랜 만에 스케줄이 없어서 집을 찾은 하영. 그런 그녀에게 그녀 모친이 그녀가 평소 좋아하던 순두부찌개를 끓여 주었다. 그런데....
“우욱! 욱! 욱!”
계속 된 구토에 그녀는 결국 그 순두부찌개를 한 숟가락도 떠 먹어보지 못했다. 그리고....
“이번 달이 생리주긴데....”
생리도 건너뛰었다. 순간 저번 달에 연인인 자이언트X의 랩퍼 동준과 차에서 그 짓을 했는데, 그때 콘돔이 없이 섹스를 한 게 생각났다.
“내가 그렇게 안 된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그때 동준이 그녀 보지에다가 정액 일부를 싸지른 모양이었다.
그때 동준은 사정 직전 자신의 자지를 그녀 보지에서 빼내서 얼싸, 그러니까 그녀 얼굴에 사정 했었다. 당시 그 일로 하영이 얼마나 황당해 했는지 모른다.
“아아....”
만약 임신이라면 큰일이었다.
“엄마. 저 좀 나갔다가 올게요.”
“어디 나가게? 몸도 안 좋다면서?”
“요 앞 약국에 좀 갔다 올게요.”
모친은 하영이 속이 안 좋아서 약을 사러 약국에 가는 줄 알고 그러라고 했다.
하지만 약국에 간 하영이 정작 산 것은, 약이 아니라 임신테스트기였다.
하영은 그 임신테스트기를 잘 숨겨서 자기 방으로 갔고, 가족들 몰래 사용해 보니....
“하아....”
임신테스트기에 선명하게 드러난 두 줄이 보였다. 진짜 임신을 한 것이다.
하영은 이걸 어째야 하나 고민하다가 우선 이 사실을 그에게 알리기로 했다.
바로 그녀를 임신 시킨 자이언트X의 랩퍼 동준에게 말이다.
열애 중이어서 그런지 하영이 전화하자 바로 받는 동준.
-어. 자기. 어딘데?
“나? 지금 집.”
-집? 뭐야? 오늘 쉬는 날이었어?
“어.”
-야! 그럼 진작 얘기 했어야지. 호텔 방 지금 빨리 예약 해야겠네.
생각하는 게 그녀와 호텔에서 섹스 하는 거뿐인 동준이었다.
“스케줄은?”
-하나 있는데....매니저 형에게 아프다고 꾀병 좀 부리지 뭐. 흐흐흐흐. 안 그래도 하고 싶었는데 잘 됐다. 오늘 콘돔 한 박스 다 쓴다. 기대 하라고.
아무래도 동준의 머릿속에는 그것 말고, 진짜로 딴 생각은 전혀 없는 거 같았다.
그리고 기대 같은 건 할 일이 없었다. 정액을 싸지르는 거나 잘하지, 삽입 후 10분 이상 좆질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동준에게, 무슨 기대를 하란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