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고 싶으면 해-352화 (352/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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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

백준열과 유혜라의 저녁 식사 자리. 그 자리에서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공통된 주제를 찾아냈다.

그건 바로 유혜라가 스토커가 위협에 노출 됐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백준열이 바로 보낸 자신의 근접 경호원 정민지.

그 정민지가 실제 위기에 처한 유혜라를 구했을 뿐만 아니라, 그 스토커들을 잡는데 크게 일조를 하지 않았나?

물론 유혜라는 정민지가 독단적으로 스토커 신석기를 잡으러 간 사실은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 이전, 그러니까 바로 어제 ‘스윙걸스’의 강성 덕후들로부터, CF촬영 중 유혜라를 구했던 정민지의 활약상만으로도, 둘의 얘기꽃은 활짝 피울 수 있었다.

“....데 글쎄 민지가 뛰어들어서, 그 둘을 때려눕히는데....”

당시 일을 유혜라가 손과 발까지 움직여가면서, 실감 나게 백준열에게 설명했다.

그런 유혜라를 백준열은 흐뭇하게 쳐다보고 있었고 말이다. 그때 눈치 빠른 유혜라가 백준열에게 물었다.

“혹시 정민지를 내게 보낸 데, 딴 꿍꿍이가 있는 거 아니에요?”

“눈치 챘어?”

“역시....경호원 치고 너무 예쁘다 싶었어요. 나름 카리스마도 있고.”

“너처럼?”

“나? 아아....”

유혜라는 그때야 정민지를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그 이상야릇했던 기분이 뭐였는지 깨달았다. 그건 바로 동질감이었다. 정민지에게서 유혜라는 신인시절 그녀를 본 것이다.

외모에다가 출중한 연기력, 거기다 카리스마까지 장착된 그녀는, 신인이지만 이미 탑 스타가 될 자질을 갖추고 있었다.

“민지를 나처럼 만들고 싶은 거로군요?”

백준열의 의중을 바로 간파해 낸 유혜라. 그런 그녀를 보고 백준열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연예기획사도 엄연히 돈 벌어야 하는 회사니까. 너를 대체 할 여배우가 필요해. 나는 그게 정민지라고 보고 있고.”

“하지만 그녀는....”

“경호원이지. 자신이 가진 진짜 재능이 뭔지 모르는....”

“그래서 그 재능을, 지금 저보고 끌어내 달라는 건가요?”

“그래주면 좋고. 아니어도 상관없어. 어차피 그녀가 내 곁에 있는 한, 그 재능은 꽃 피우게 될 테니까.”

백준열의 저 자신감. 신인시절 유혜라는 당시 백준열의 그 근거 없는 자신감에 불안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말한 대로, 최 단기간에 유혜라를 탑 스타 자리에 올려놓았다.

그랬기에 지금 백준열이 자신 있게 말하는 저 말이, 지금의 유혜라는 신뢰가 갔다.

* * *

정민지가 유혜라의 말을 듣고 나서 의아해 하며 물었다.

“언니. 왜 저한테 그런 말을 하세요?”

“응?”

순간 유혜라는 자신이 맥주 한잔 마시고, 감성에 취해 실언을 했음을 깨달았다.

백준열이 그녀에게 일부러 부탁까지 했는데 말이다. 당분간 정민지에게는 자신의 의도를 알리지 말아달라고 말이다. 그래서 유혜라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아. 그게 이번에 들어갈 드라마 대사가 생각나서, 한 번 중얼거려 본 거야. 별 말아니니까 신경 쓸 거 없어.”

“네에....”

하지만 정민지는 그 말을 믿는 얼굴이 아니었고, 유혜라는 아예 시선을 옆으로 돌려 정민지를 회피하며 들고 있는 맥주를 쭉 마셨다. 그러니 금방 맥주 한 캔을 다 마셨고.

“이제 자야겠다. 민지도 잘 자고.”

“네. 언니.”

“이것 좀 치워 줘.”

유혜라는 빈 캔을 거실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휑하니 안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런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던 정민지. 그녀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카리스마가 있다고? 근데 그걸 내가 끄집어 내지 못하고 있고....으음....”

정민지는 당연히 알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지금의 그녀는 뼛속까지 경호원이었으니까.

자신이 연기를 할 거란 생각은 아예 하고 있지도 않으니, 도무지 유혜라가 한 말의 접점을 찾아 낼 수가 없었다.

그때 그녀 호주머니 속에 넣고 있던 핸드폰이 울렸다.

지이이잉!

확인하니 김훈 대표가 보내 온 문자 메시지. 주위에 아무도 없으니 정민지는 바로 그 메시지를 확인했다.

[덕후들과 괴물은 잘 제거했다]

정민지는 괴물만 제거해 달라고 했는데, 김훈 대표는 유혜라를 해치려 한 ‘스윙걸스’의 강성 덕후들도 없애 준 모양이었다.

“역시 대표님....”

김훈 대표도 눈치 챈 것이다. 그들이 정신 병원에서 기어 나오면, 또 유혜라를 노릴 것을 말이다. 후환이 될 싹은 미리 잘라버린 김훈 대표의 결정이 마음에 든 정민지.

좀 전까지 유혜라의 말 때문에 심각했던 그녀의 기분이 싹 풀렸다.

“그래. 같이 지내다 보면 무슨 의도에서 나한테 그런 소릴 했는지 알게 되겠지.”

정민지가 안방을 보며 그렇게 혼자 중얼거린 뒤, 자신이 마신 맥주 캔과 유혜라가 마신 맥주 캔을 챙겨서 버렸다.

그 뒤, 자기 방으로 들어가서 마저 깔던 이불을 깔고, 거기 누워서 눈을 감았다.

처음에는 온갖 잡생각이 들며 잠이 오지 않았지만, 몸이 피곤하다보니 스르르 잠이 왔고, 이내 수마가 그녀를 집어삼켰다.

* * *

현재 JYB엔터에서 인기로 치자면, 단연 원티어로 꼽을 수 있는 걸그룹, 바로 MP4다.

지금 MP4는 전국 투어 공연 중이었는데, 어제 부산 공연 후 마지막 서울 공연을 앞두고, 상경한 MP4멤버들은, 서울 공연장인 삼명 아트 홀에 모여서, 3시간에 걸친 무대 리허설을 마쳤다. 그 결과 멤버들이 다 녹초가 되었고.

“다들 수고 했어. 오늘 푹 쉬고 내일 보자.”

MP4의 총괄 매니저의 말에, 멤버들 모두 헛웃음을 지었다.

지금은 밤 9시. 이대로 각자 집으로 가서 뻗어서 자고 일어나면 내일이었다.

그러니까 총괄 매니저의 푹 쉬라는 얘기는, 빨리 집에 들어가서 푹 자라는 소리였다.

그때 리더 민수린이 서둘러 나서며 말했다.

“다들 모여. 파이팅하고 가자.”

늘 그래왔듯이 MP4의 단합을 위해, 멤버들이 헤어지기 전에 해 오던, 이제는 습관처럼 되어 버린 의식이었다.

“우리는 하나! MP4 Forever!”

4명의 멤버들이 무표정하게, 누구하나 기백은 찾아 볼 수 없이 대충 형식적으로 떠들고는, 뒤돌아서 각자 자기 갈 길을 갔다.

이때도 4명의 멤버들 모두 다른 멤버들은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철저히 자기 위주였고, 그건 멤버들을 관리하는 매니저들과 코디들도 마찬가지였다.

국내 최고의 걸그룹 답게 JYB엔터에서는, MP4멤버 개개인에게 매니저와 코디를 붙여 주었다.

그랬더니 그것이 MP4라는 걸그룹 내에서, 각 멤버들 간의 영역, 혹은 파벌이 나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러니까 가령 예를 들자면, 리더 민수린의 매니저와 코디와 랩퍼 채린의 매니저와 코디가, 자신의 연예인을 더 전면에 내세우기 위해서 충돌하면서, 결과적으로 민수린과 채린의 사이가 틀어져 버린 거 같은, 좋지 않은 일들이 생기면서 MP4의 불화설을 점점 더 키워 나가고 있었다. 그건 다른 멤버인 우희와 다희 역시 다르지 않았다.

문제는 그런 MP4의 관계자들을 유도리 있게 잘 통제하고 이끌어 가라고, 백준열 대표가 직접 뽑아 놓은 총괄 매니저가, 제대로 그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물론 백준열은 능력 있는 JYB엔터의 배테랑 매니저를 MP4의 총괄 매니저로 내정했다. 하지만 그는 능력은 뛰어났지만 인간관계는 꽝이었다.

걸그룹 MP4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 멤버들인데 그는 공연과 실적만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러니 정작 MP4멤버들 간의 내부 갈등은 점점 더 곪아가고 있었고.

그게 터지는 날이 MP4가 해체하는 날이라는 걸, JYB엔터의 내부 사정을 아는 직원들은, 이때 다들 인식하고 있었다.

“다희야. 빨리 와.”

“잠깐만....”

자신의 매니저가 재촉을 하는 대도, 다희는 핸드폰을 들고 한쪽으로 가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굵직한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왜 또 전화하셨어요?”

-좀 보자.

“안 돼요. 저 지금 너무 피곤하다고요. 내일 공연도 해야 하고.”

하지만 상대는 그녀 사정 따윈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기 할 말만 계속했다.

-저번에 갔던 데 알지? 거기로 와.

“안 된다니....”

뚜뚜뚜뚜뚜뚜....

그리곤 자기 할 말이 끝나자 바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 다희의 말은 애초 그의 귀에 들리지도 않았다.

“C발 새끼!”

국내 최정상급 걸그룹 멤버의 입에서 바로 쌍욕이 터져 나왔다. 그만큼 제대로 열 받은 다희. 하지만 씩씩거리며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매니저와 코디에게로 간 그녀는, 그들에게 태연하게 거짓말을 했다.

“저 누구 좀 만나고 바로 집에 갈 테니까 두 분 먼저 가세요.”

“뭐? 너 지금 그 꼴로 가긴 어디를 가?”

“그러게. 집에 가서 바로 뻗어 자도 피로가 풀릴지 말지 모르겠는데....”

당연히 그녀의 매니저와 코디를 그녀를 걱정했다. 하지만 다희가 그러겠다는데 그들이 어쩌겠나? 결국 다희에게 등 떠밀린 매니저와 코디가 먼저 떠나고, 다희는 수수한 옷차림에 선글라스에 모자를 쓰고, 콜택시 불러서 타고 하얏트 호텔로 향했다.

호텔에 도착한 다희는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객실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녀가 전에 온 적 있었던 호텔 객실 문 앞에 섰다.

“하아....”

다희는 싫은 티를 팍팍 내면서 한숨까지 내 쉬었다. 하지만 결국 그 객실 초인종을 눌렀고, 잠시 뒤 그 객실 문이 열렸다.

“어서 와.”

그리고 그 객실 안에서 중년의 남자가 웃으며 손을 뻗어, 들어가기 싫어 버티고 선 다희의 손목을 잡아서 억지로 안으로 끌어 당겼다.

그 중년 남자의 힘에 어쩔 수 없이, 그 객실 안으로 들어가는 다희의 얼굴은, 흡사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침울하고 힘이 없어 보였다.

* * *

연이은 악재로 인해 더블 더블유(WW)엔터테이먼트의 주식이 폭락하자, 대표 추진호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폭넓게 주식 시장을 들쑤셔 알아보니, 블랙머니라는 투자사에서 유독 더블 더블유(WW)엔터테이먼트의 주식을 많이 매수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블랙머니의 실소유주는 JYB엔터의 백준열 대표고.”

그러니까 JYB엔터에서 대 놓고, 더블 더블유(WW)엔터테이먼트의 주식을 사 모으고 있단 소리다.

“왜?”

추진호는 그 말을, 정작 자기 입으로 해 놓고 피식 웃었다.

그도 사업가지만 하나 마나한 소리를 자기 입으로 했으니 말이다. 사업하는 사람이 상대 회사의 주식을 뭐하러 사 모으겠는가?

그건 바로 그 상대 회사의 경영권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M&A(mergers and acquisitions), 기업의 매수, 합병 말이다.

문제는 더블 더블유(WW)엔터테이먼트의 주식 10%를 보유한 소속 연예인 라이언이, 백준열에게 홀딱 넘어갔다는 점이었다.

아직 연락은 되지 않고 있었지만, 라이언이 JYB엔터와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미 확인을 한 추진호였다.

“개새끼. 내 믿음을 이런 식으로 배신 해?”

믿었던 도끼에 제대로 발등 찍힌 추진호. 그는 이 위기만 넘기면 라이언을 절대 가만 두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젠장....”

이럴 때 그들을 이용할 수 없다는 사실이, 추진호는 못내 아쉬웠다.

“병신 같은 새끼 때문에....”

그러면서 그들과 관계를 끊어버린 자기 아들 추병진이 생각나자, 추진호는 더 화가 났다. 하지만 사업하면서 이런 일을 어디 한두 번 겪었던가? 추진호는 빠르게 치밀어 오른 화를 누그러트리며 냉철하게 생각했다.

“그래. 일단 백준열이 그 새끼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부터 알아낼 필요가 있어.”

싸우기 전에 적을 알아야 만전의 준비를 갖출 수 있는 법이었다.

해서 추진호는 그 동안 JYB엔터의 내부 정보를 착실하게 전해 줘 온, 내부 첩자와 만남을 가져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알아보니 마침 그 내부 첩자가, 지방 공연을 끝내고 서울에 올라와 있다고 했다.

추진호는 자기 업무 다 보고 나서 집으로 퇴근하는 길에, 그 내부 첩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내부 첩자의 정체는 바로 MP4의 멤버 다희.

추진호가 다희를 안 것은 그녀가 MP4멤버가 되기 전이었다.

그러니까 다희가 연습생 시절에 다희가 몰래 연애를 했는데, 그게 더블 더블유(WW)엔터테이먼트 출신 남자 연습생이었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추진호가 영리하게 함정을 팠다.

그 남자 연습생을 시켜서 다희와 오붓한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게 만든 것. 그 동영상을 확보한 뒤, 추진호는 그 발랑 까진 남자 연습생은 내 쫓아버렸다.

그 뒤 다희가 MP4멤버로 성공적 데뷔와 동시에 크게 인기를 끌었고,

탑 스타가 되자 추진호가 은밀히 그녀에게 접근해서,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동영상을 보여주며 다희를 협박했다.

그 뒤 둘의 관계가 지금까지 이어져 왔는데, 그 사이 둘은 내연 관계로 발전해 있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추진호가 다 의도적으로, 그런 관계가 되게끔 만들어 온 거지만.

그러니 둘이 만나면 그 짓을 하는 건 이제 당연한 일이 되어 버렸다.

“헉헉헉헉....”

“대표니임....빨리....”

다희가 아양을 떨며 재촉해 대자, 추진호가 헐떡거리면서도 힘을 내서 허리를 놀려댔다.

그때마다 추진호의 자지가 다희의 속살로 쑥쑥 드나들었다.

“아아악! 대표니임!”“....크으으윽!”

마침내, 절정에 다다른 추진호와 다희. 추진호의 자지에서 다희의 보지 속으로 자신의 뜨거운 정액을 쏟아냈다.

“하아악....하아....하아....”

“허억....허억....헉....헉....”

둘의 입에서 거의 동시에 빠구리 후 거친 숨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때 지친 기색이 역력한 다희가 침대에서 먼저 상체를 일으키더니, 침대 옆 협탁 위에 있던 각티슈에서 휴지를 몇 장 빼내서, 자신의 보지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추진호의 정액을 닦았다.

국내 최정상 걸그룹 멤버 다희가, 그녀의 보지에서 자신이 토해 낸 정액을 닦고 있었다.

이 얼마나 색정적인 장면이란 말인가?

“으음....”

그걸 쭉 지켜보고 있었던 추진호의 입에서 묵직한 침음성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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