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하고 싶으면 해
사카모토 마시로. 그는 일본 TSB방송국의 드라마 국장이다.
그와 나 사이에는 김 비서가 말한 대로 악연이 존재했다. 사실 내가 그와 사이가 나빠 질 이유는 전혀 없었다.
내게는 한일합작드라마라는 이슈와 돈이 있었고, 그에게는 TSB방송국 드라마 제작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힘이 있었으니까. 처음 우린 죽이 잘 맞았다. 한데 그런 우리 둘 사이에 트러블이 벌어진 건....
“나나미....”
바로 하시모토 나나미가 문제였다. 내가 나나미에게 관심이 있는 걸 알면서, 마시로 국장이 그녀를 먼저 건드린 것.
‘완전 개새끼네.’
당시 기억이 떠오르며 나도 바로 욕이 튀어 나왔다. 아무튼 그걸 알고 백준열, 그러니까 내가 발광하면서 우리는 결국 파국을 맞게 되었다.
그런데 이전 생에서 ‘내 스타와 100일’이라는 한일합작드라마는 어떻게 제작이 된 것일까?
‘그건....’
백준열도 몰랐다. 나도 모르고. 하지만 추측은 가능했다. 나와 마시로 국장이 극적으로 화해를 했을 거란 걸 말이다. 그걸 그렇게 만든 누군가가 있었고. 그 누군가는....
‘그년, 하시모토 나나미....’
그녀일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내가 기억하기로, 그녀가 지금까지 내게 먼저 연락을 해 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렇다면 나는....’
백준열이었을 때, 나는 그녀가 생각 날 때면....그녀의 매니저인 히로시에게 수시로 연락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내가 백준열의 몸에 빙의를 하면서 그런 적은 없었고.
“내일 보자고.”
-네. 대표님.
모든 게 생각이 났으니, 김 비서와 더 통화할 필요도 없어졌다. 나는 김 비서와 통화를 끝내고 잠깐 생각에 잠겼다.
그때 옆에 누가 뭐라고 해서 돌아보니, 유혜라가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미안. 뭐라고 했지?”
“나나미라면 혹시 하시모토 나나미를 말하는 거냐고 물었는데요?”
“아아. 맞아. 그 하시모토 나나미.”
“저번 주에 종료한 닛본TV의 드라마 ‘마녀의 손길’에 주연을 맡은, 그 신인 연기자 맞죠?”“어어. 그럴 걸.”
나는 정말 별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영혼 없이 대답했고. 그런 나를 유혜라가 끝까지 주시하며 또 물었다.
“혹시 한일합작드라마 제작 하실 거예요?”
“어?”
“하시모토 나나미 한데 일본 여주인공 역할을 맡기실 생각이고요?”
그 말을 하는데 살짝 목소리가 떨리는 유혜라. 그래서 내가 그녀를 돌아보니, 날 쳐다보는 그녀의 동공이 떨리고 있었다.
‘뭐야?’
유혜라가 왜 이러나 싶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설, 설마....’
유혜라가 하시모토 나나미에게 질투를 해서, 820만 관중을 동원하는 영화 ‘애니’를 골랐다가 그걸 포기하고, ‘내 스타와 100일’이라는 한일합작드라마에 출연을 결정한 게 아닌가 하는....
내가 아무 말이 없자, 유혜라는 자기 생각이 맞다고 확신한 듯 내게 말했다.
“그 드라마에 저도 출연 할게요. 아니 할 거예요.”
“그럼 영화는?”
“저 말고 그 영화 할 사람은 많아요.”
“맞네.”
“네?”
“아냐. 뭔가 오해가 있는 거 같은 데, 나 한일합작드라마 같은 거 안 해.”
내가 뭐 하러 그 귀찮은 짓을 한단 말인가? 말이 한일합작드라마지 사실상 일본에서 제작하는 드라마다. 한국 연기자 몇 명 일본 드라마에 출연하는 게 무슨 합작드라마. 일본 쪽만 좋은 일시키는 거지.
백준열은 부지런해서 그 귀찮은 일을 사서도 했는지 몰라도 나는 아니다. 뭐 하러 그런 개고생을 사서 한단 말인가?
“안, 안 해요?”
“어. 그러니까 너도 니가 하고 싶은 그 영화 찍어.”
“....”
그러자 잠시 나를 말없이 쳐다만 보던 유혜라. 그녀가 확인 사살하듯 내게 물었다.
“정말 안하는 거 맞죠?”
“그래. 안 해.”
내 확답을 듣고 나서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 쉬는 유혜라.
아무래도 유혜라는 내가 아는 것 보다 나에 대해서 더 많은 걸아는 듯했다.
하시모토 나나미도 건도 그렇고 말이다.
* * *
백준열과 그 일행들이 제주 공항에 도착해서 수속을 밟을 때, 성산호텔의 사장인 임규식을 태운 차가 호텔 입구 앞에 도착했다.
“어서 오십시오. 사장님.”
그를 맞으러 호텔 지배인이 직접 나왔는데, 그런 그를 보고 임규식이 바로 물었다.
“백 대표 어디 있어?”
“네?”
“백준열 대표 말이야. 어제 왔다며?”
“네. 오셨죠. 근데 좀 전에 가셨는데....”
지배인의 그 말에 임규식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가다니? 어디로?”
“그, 그게....공항으로 가신 걸로 압니다만.”
“공, 공항? 뭐야? 그러면 벌써 서울로 갔단 거야?”
어제 서울에서 백준열 대표가 성산호텔에 왔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부랴부랴 여기로 왔는데, 도착하니 그가 떠났다고 하니, 임규식으로서는 진짜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언, 언제? 언제 공항에 갔는데?”
“대략 50분? 한 시간이 다 되어 가는 거 같은데....”
“이런 C발....야! 공항으로 가. 어서.”
임규식이 내렸던 차에 도로 타면서 운전석을 향해서 외쳤다. 운전기사는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사장인 임규식이 시키는 대로, 차를 돌려서 제주 공항으로 향했다.
“밟아!”
“네.”
부아아아앙!
그리곤 임규식의 지시에 속도와 신호 따윈 무시하고, 냅다 제주 공항으로 달려갔다.
“백준열....도대체 그 새끼랑은 왜 이렇게 뭐가 안 맞는 거야?”
저번 주에 백준열과 만나는 과정도 얼마나 험난했던가? 그래도 그때는 어떻게 만나기라도 했지. 하지만 그 이후로 백준열과는 연락 자체가 안 됐다. 연락이 되도 그가 바빠서 만날 수 없었고.
그렇게 공항에 도착해서 백준열을 찾아 나선 임규식.
“뭐? 2분 전에 백준열 태운 비행기가 이륙해?”
공항에 간다고 다 비행기타고 금방 목적지로 가는 건 아니다. 일기나 공항의 사정, 비행기 기체 문제 등등으로, 비행시간은 언제든 지체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백준열이 타고 서울로 출발한 그 비행기는 아무 문제없이 제 시간에 제주 공항 활주로 위를 날았다.
“빌어먹을....”
임규식은 진짜 자기와 백준열은 뭐가 안 맞는다는 생각을 하며 공항을 나섰다. 하지만 얼마가지 않아서....
“경찰입니다.”
공항으로 냅다 달린 결과, 그의 차를 운전한 운전기사가 면허 취소를 당하며 현장 체포가 됐다. 법인 차로 그 법인의 대표인 임규식 역시,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경찰서로 임의동행하고 됐고.
그렇게 경찰서에서 무려 5시간을 죽치고 있었던 임규식은, 자신의 고문 변호사가 오고 나서야 겨우 풀려날 수 있었다.
“백준열....그 새끼와는 앞으로 상종도 안한다.”
임규식은 백준열을 만나면 투자하려고 준비해 둔 사업 자금을, 제주도의 유망한 부동산 투자사에 전부 틀어넣었다.
근데 그 부동산 투자사가 RNC투자사로 하필 중국 흑사회가 끼인 곳이었다.
그리고 그 RNC투자사를 제주경찰청 수사과장 최철호가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 * *
제주도에서 김포공항으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하기 직전, 내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건 사람은 바로 김훈 대표가 내게 붙여 준 처리자 중 한 명인 철수라는 자였다.
아까 애월 별장 옆집 화장실에서도 잠깐 전화를 했었다. 그때 나는 철수에게 윤재구 회장에 대해 뭐 좀 알아봐 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이렇게 빨리 연락이 올 줄이야.
“네. 벌써 알아냈습니까?”
-아뇨. 그건 저희 에이전시 정보팀에 의뢰를 맡겼고, 그쪽에서 내일 오후나 돼야 알 수 있을 거 같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왜....”
-정재욱이 말입니다. 그 자가 좀 전에 누구랑 통화를 했는데, 거기서 말씀하신 차은석이란 이름이 나왔습니다.
“도청은 녹음이 되죠?”
-네.
“그럼 차은석이란 이름이 나온 부분, 앞뒤로 5분씩 해서 10분짜리 음성 파일을, 지금 즉시 저에게 보내 주세요.”
-네. 그렇게 해 드리겠습니다.
원래라면 철수란 자에게 의견을 물었을 것이다. 정재욱의 통화 내용상 그가 차은석을 어쩔 거 같은지 말이다. 하지만 정재욱은 경찰이고, 통화 중인 상대가 자기와의 통화 내용을 녹취 할 경우까지 염두에 두고, 돌려 말을 할 수 있었다.
아니면 상대와 자신간만 아는 일종의 은어를 사용할 수도 있고.
어째든 그를 어떻게 할지를 두고 최종 결정을 내리는 건 나다. 분노조절 장애가 있었을 때의 나는, 철수의 전화를 받자마자 바로 정재욱을 제거하라는 지시를 내렸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 정재욱도 한 가정의 가장이고, 지은 죄가 있으면 그 죗값만 치르면 됐다. 법에 근거해서 말이다.
띠링!
다행히 비행기 탑승이 막 시작 되고, 비행기 안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을 때, 철수로부터 음성 파일 첨부 된 메시지가 날아왔다. 나는 바로 그 음성 파일을 확인했다.
“으음....”
그리고 잠시 후, 비행기 안내 방송에서 핸드폰을 끄거나 비행기모드로 해 달라는 방송이 나오기 전에, 고심 끝에 나는 철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대표님.
“제거 하세요. 오늘 중으로.”
-네. 알겠습니다.
철수가 도청해서 보낸 음성 파일을 들어 보고 나서, 나는 정재욱이 도저히 구재불능이며 차은석을 살리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그를 제거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재욱 본인과 그의 가족들에게는 안 된 일이지만....
철수와 통화 후 내가 핸드폰을 비행기모드로 설정할 때, 화장실에 잠깐 손 씻으러 간 유혜라가 돌아와서, 내 옆에 앉으며 말했다.
“뭐해요?”
“핸드폰!”
내가 비행기모드로 전환한 핸드폰을 유혜라에게 보여 주자.
“아아. 맞다.”
유혜라도 곧바로 자기 핸드폰을 비행기 모드로 설정했다. 그래도 비즈니스석이라 자리가 좁지는 않았다. 잠시 후 비행기가 제주 공항 활주로를 질주 하다 이륙 했고, 김포공항을 향해 날아갔다.
* * *
기체가 안정적인 고도로 접어들고 얼마 안 돼서, 승무원들의 음료 서비스가 시작 됐다.
“저는 물 한 잔만....”
“주스요.”
유혜라는 물을, 나는 주스 한잔을 마시고 있을 때였다. 견신 시스템의 목소리가 내 머릿속에 울려왔다.
-유혜라와 비행기에서 추억 쌓기. 알고 보면 음탕한 유혜라의 버킷 리스트인 비행기에서 사랑 나누기를 완성 하시오. 유혜라와 여기서 섹스 성공 시 개지수 50포인트를 지급합니다.
‘야이 C....’
또 시작 된 견신 시스템의 말도 안 되는 미션에 내가 기가 차 할 때였다.
-참고로 유혜라와 섹스 시 꼭 보지 안에 사정을 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보상이 된다는 점 유의하십시오. 이때 유혜라가 임신하는 일은 절대 없으니 안심하고 싸도 됩니다.
요트 때와 똑 같은 소리를 늘어놓는 견신 시스템. 그런 녀석에게 내가 따지듯 생각했다.
-애월 별장에서 내가 완수한 미션의 보상이나 제대로 해 주고 나서 이러지?
그러자 견신 시스템이 이번에도 뒷북을 열심히 치며 애월 별장에서, 윤재구 회장의 애견에게 낸 미션과 추가 미션에 대한 결과를 각각 내 머릿속에 통보했다.
-띠링! 윤재구 회장의 애견의 최후를 같이 지켜보라는 미션을 완수하셨습니다. 보상으로 개지수 10포인트를 지급합니다.
-띠링! 노견 윤정식이 주인 윤재구에게, 마지막 유언을 전할 수 있게 해주라는 추가미션을 완수하셨습니다. 보상으로 개지수 30포인트와 역 아이템과 역 스킬 각각 1회 이용권을 지급합니다.
그 통보 후 직후 견신 시스템은 바뀐 내 상태창을 내 눈앞에 띄웠다.
[이름: 백준열(Lv9)]
[나이: 27]
[보유 아이템: 「개눈깔」(3Up), 「개좆」(3Up)], 「개목걸이」(3Up), 「개코」(3Up), 「개방울」(3Up), 「개 알약」(일,3Up-1일 15회, 외상과 일부 내상(체내 2기 종양, 선천질환, 1일 2회) 한정), 「개불알」(2UP)
[보유 스킬: 「말하는 개」(일,3Up), 「충견」(일,3Up), 「개 끗발」(역,3Up), 「개호구」(역,3Up), 「만능 오프너」(일,3Up-모든 문(보이는 문에 한정)), 「개멋져」(일,3Up), 「개 짖는 소리」(일,2Up)
[인벤토리: 개톤백(In), 역 아이템 1회 이용권(2장), 역 스킬 1회 이용권, 「1회용 개 물약-종양치료제」
[특성: 개(4차UP완료)]
*냄새를 잘 맡습니다.*
*소리가 잘 들립니다.*
*멀리 봅니다.*
*행동이 빠릅니다.*
*잘 짖습니다.*
*교미 합니다.*
*친화력이 뛰어납니다.*
[개지수: 00]
당장 레벨이 업이 됐다. LV8에서 LV9로 말이다. 그에 따라서 보유 아이템과 보유 스킬들이 전부 레벨 업이 된 게 확연히 보였다.
개개별 아이템과 스킬들의 업그레이드에 따른 변동 사항까지 바로 살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개 알약」 아이템의 경우 1일 10회에서 15회로, 체내 초기 종양이 체네 2기 종양으로, 또 기질질환이 선천질환으로 바뀐 것을 봐서, 업그레이드에 따른 효과가 향상 된 건 미루어 짐작이 됐다. 그리고 스킬의 경우도 마찬가지. 「만능 오프너」 스킬의 경우 방문, 차문, 금고문 한정에서 모든 문으로 바뀌었다. 보이는 문에 한정 된다는 단서가 붙었지만, 어째든 앞으로 어떤 문도 다 열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