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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
둘 다 절정의 여운을 오래 만끽할 수가 없었다. 박 부대표가 올 시간이 다 되어 가서 말이다.
평소에는 물을 떠와서 내 자지를 깨끗하게 만들어주었던 김 비서. 하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어서 급하게 혀와 입으로, 내 말자지에 묻은 그녀의 애액과 내 정액을 닦아 주었다.
“할짝....할짝....츠르르릅....쩝쩝쩝....”
근데 그걸 또 어찌나 맛나게 빨아 먹던지, 그걸 보고 있자니 사정 후 기죽어야 할 내 말자지를, 다시 성 나게 만들 뻔 했다.
“됐어.”
나는 녀석이 더 성을 내기 전에 서둘러 팬티와 바지를 입었고, 그 사이 김 비서도 자기 보지 안에 내 정액과 그 주위에 묻은 애액들을 휴지로 서둘러 정리를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치마 안에 팬티를 입고 그녀의 오피스룩을 정리했다. 그 사이 나는 대표실의 최첨단 공조기를 켜서 방안의 공기를 빠르게 환기 시켰다.
김 비서는 마지막으로 거울에 자기 얼굴을 비춰 보고는 후다닥 대표실 밖으로 나갔다.
대표실 안에 화장품이 없으니, 밖에 나가서 화장을 고치려는 모양이었다. 그녀가 나가고 2-3분 쯤 지났을까?
삐이이이익!
-대표님. 박인호 부대표님 오셨습니다.
인터폰을 통해 김 비서의 목소리가 대표실 안을 울려왔다. 잠시 후 박인호 부대표가 대표실 안으로 들어왔다.
“으음. 냄새 좋네요. 하하하하. 여긴 올 때마다 냄새가 다른 거 같습니다. 물론 좋은 쪽으로다가.”
박 부대표, 이 양반도 가만 보면 참 예민한 구석이 있었다. 대표실은 수억 들여서 최첨단 공조 시스템을 갖춰 놓았다. 아마도 그게 부러운 모양인데....
“부대표실도 여기처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아이고. 그래 주시면 저야 고맙죠. 하하하하.”
박인호도 이제는 예전의 거제도에서 일만 하던 그가 아니었다. 능청스럽고 상당히 긍정적인 면을 많이 보여주고 있었다. 이전 삶에서 야비하고 시니컬한 그의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이게 좋은 건가?’
싶을 정도로 말이다. 박인호와도 시시콜콜하게 얘기 나눌 시간은 없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말했다.
“내게 할 말이 있다고요?”
“아아. 네. 그게 저번에 말씀하셨던 TVM이라는 방송사 말인데....”
박 부대표도 여기서 TVM으로 옮겨가서, 거길 총괄하게 되는 게 어느 정도 부담이 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가 어디를 가도 제 몫을 해 낼 인재란 걸 안다.
“부대표님이라면 그곳을 빠르게 정상화 시킬 수 있을 겁니다. 혼자 가시는 것도 아니고, 그쪽으로 잘 아는 전문 경영인을 붙여 드릴 테니 염려 마십시오.”
내가 안심시키자 그제야 박 부대표도 어느 정도 근심이 사라진 듯 밝게 웃으며 대표실을 나갔다.
* * *
일주일 전에 내 고문 변호사 이주혁이. 자기 로펌 문제로 샌프란시스코로 출장을 가버렸다.
해서 내 고문 변호사의 일은, 그 동안 JYB엔터의 법무팀 최태욱 변호사가 다 맡고 있었다.
박 부대표가 마신 찻잔을 치우면서 김 비서가 말했다.
“10분 뒤에 최 변호사님이 오실 거예요.”
“알았어.”
그렇게 김 비서가 찻잔을 내어 나가고 나서 김훈 대표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와 신비 에이전시와 관련 된 얘기를 10분 정도 하고 나자, 최태욱 변호사가 왔다고 인터폰으로 김 비서가 알려왔다.
“....니까. 내가 말한 대로 해요. 네. 그럼 끊습니다.”
나는 김훈 대표와 통화를 끝내고 최 변호사를 맞았다. 최 변호사는 현재 그가 맡고 있는 두 가지 소송 건으로 나를 만나기 위해서 대표실을 찾아왔다.
“표지수 건은 이미 그쪽에서 연락이 욌습니다. 합의를 하자고 말입니다.”
최 변호사의 그 말을 듣고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합의는 없습니다. 표지수....혼쭐을 내 줘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최 변호사도 알아들은 거 같았다.
“알겠습니다. 끝까지 가겠다고 그쪽에 통보하도록 하죠. 그리고 오늘 오전에 그 아크로텔 빌딩 지하 주차장 문제는....그 쪽에서 마음대로 해 보라며 오히려 큰소리를 치던데....”
최 변호사가 왜 나를 찾아 왔는지 알거 같았다. 바로 대통령 사위 최지훈 때문이었다. 나는 사실대로 상대가 인권 변호사 최지훈임을 밝혔다.
“네? 제가 아는 그 최지훈 변호사라고요?”
최 변호사는 지금 상황이 믿기지 않은 얼굴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말은 그 만큼 충격을 받았다는 얘긴데....
“혹시 최지훈 변호사 압니까?”
“네. 사실은 올해 초에 약자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라고....”
그러니까 좋은 취지로 변호사들이 무료 변호를 해 주는 모임에서, 최 변호사가 최지훈을 만났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겉보기에 최지훈은 멀쩡한 녀석이었다. 생긴 것도 호감가게 생겼고. 하지만 녀석은 철저히 겉과 속이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나는 오늘 최지훈과의 일을 최 변호사에게 다 말했다. 내 말을 듣고 난 최 변호사....
“최지훈이 그런 인간이었다니....”
“그쪽도 합의나 선처는 없습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죠?”
“네. 법대로 처리하겠습니다.”
많이 놀란 듯 나한테 인사하는 것도 잊고, 대표실을 나가는 최태욱 변호사. 그때 내 핸드폰이 울렸다.
지이이잉! 지이이잉!
바로 확인하니 중앙지검 반부패부의 나재석 검사였다. 아마도 내가 보낸 포렌식 데이터를 확인한 모양이었다.
“네. 여보세요.”
-백 대표님. 이, 이거....팩트 맞죠?
“네. 다 사실입니다. 어차피 확인하실 거 아닙니까?”
-물론입니다. 이미 확인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대표님께 먼저 확인하면, 선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 말은 그만큼 나 검사가 내 말을 신뢰한다는 얘기였다. 그리고 그가 목소리를 살짝 낮추며 말했다.
-그래서 어느 선까지 생각하고 계신 겁니까?
나 검사가 지금 내게 수사 가이드 라인을 알려 달라고 말하고 있었다. 당연히 그런 나 검사가 나는 마음에 들었다.
“물론 거기 나오는 부정부패한 자들은 다 처벌해야겠죠. 하지만 굳이 언급하자면....”
나는 신비 에이전시의 3장로들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거론했다.
-와아....현직 국회의원에 언론사 사주, 건설사 대표까지....그 면면히 화려하네요.
이때까지만 해도 나 검사는 좀 어렵긴 해도 수사 해 볼만 하다는 쪽이었다. 하지만 한 곳이 더 더해지자....
-네? 서, 서진그룹이요? 거, 거기는 대기업이 아닙니까?
아무래도 일개 평검사가 건드리기에 대기업은 부담스러운 거 같았다. 그래서 내가 그에게 걱정 하지 말라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서진그룹과 삼명그룹, 그 둘 중 하나는 망할 겁니다.”
-아아....무슨 말씀이신지 잘 알겠습니다.
그제야 다시 목소리가 밝아진 나 검사. 그러니까 내 말 뜻은 서진그룹을 조사하는 데 있어서 삼명그룹이 방어막을 쳐 줄 거란 소리였다. 물론 그걸 내가 할 수는 없었다. 그걸 해 줄 사람을 오늘 밤에 내가 만날 예정이었다.
* * *
백준열에게 3장로 문제를 얘기 하고 나서 주말 동안, 김훈은 이제 그의 타깃이 된 신비 에이전시에 본격적으로 압박을 가했다. 그 선봉 연할을 전 신비 에이전시 처리자 금명훈이 맡아 주었다.
안 그래도 신비 에이전시는 발칵 뒤집어진 상태였다. 지도부 처리자인 은병세 팀장의 실종. 신비 에이전시 조직 내에서 그것이 시사하는 바는 생각보다 컸다. 그런데다가 외부에서 다른 처리자 에이전시가 신비 에이전시의 일을 방해 하면서, 처리자로서 그들이 해야 할 일을 전혀 수행하지 못하게 된 신비 에이전시. 이제 남은 건 의뢰를 이행하지 못한 데 대한 막대한 보상, 즉 후폭풍을 어떻게 감당해 내는 가 였다.
그걸 논의하기 위해서 월요일 아침부터 신비 에이전시에는 긴급 수뇌부 회의가 열렸다. 그 자리에 참석한 지도부 처리자들의 표정은 다들 어두웠고, 그 중에서도 신비 에이전시의 대표는 화가 많이 나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말해 보시오.”
신비 에이전시 대표가 지도부 처리자들 중 한 명을 쳐다보며, 마치 추궁하듯 말했다. 그러자 그 지도부 처리자가 길게 한숨을 내 쉬더니 힘없이 대답했다.
“하아아....대표님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시작은 은병세 팀장, 아니 그 밑에 처리자 금명훈부터 시작됐습니다. 김훈 에이전시에게 금명훈을 납치해서 포섭했고....그를 이용해서 은병세 팀장까지 손을 쓴 거 같습니다.”
그 말에 신비 에이전시의 대표가 버럭 소리쳤다.
“그러니까 그때까지 당신과 당신 조직은 뭘 했냐는 말이오.”
지금 신비 에이전시가 화를 내고 있는 당사자는 바로 신비 에이전시의 감찰 팀장이었다. 그는 대표를 제외하고 신비 에이전시 모든 처리자들의 감시하고 통제 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그러니까 처리자 금명훈도 그렇고 지도부 처리지 은병세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납치 되고 김훈 에이전시에 포섭 될 때까지, 도대체 그들이 뭘 했는지 그걸 지금 신비 에이전시의 대표는 추궁하고 있었던 것이다.
“칩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그러니까 이 모든 게 그 감시용 칩 때문이라는 거요?”
날선 신비 에이전시 대표의 말에 감찰 팀장이 자기도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대표님께서도 아시지 않습니까? 일반 칩이야 그렇다 쳐도 지도부 처리자들에게 심은 칩은 제거가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걸 말입니다. 그걸 빼내는 과정에서 저희 감시망에 걸릴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그런데 그게 가능해졌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겠습니까? 그쪽에서 그걸 저희 쪽에 들키지 않고 빼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단 거고, 저희는 거기에 당했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당신 말은....김훈 에이전시에서 작정하고 이번 일을 꾸몄다 이건가?”
“그, 그렇습니다. 놈들이 그걸 증명하고 있지 않습니까?”
감찰 팀장의 말대로 김훈 에이전시에서 주말부터 시작해서, 지금도 계속 신비 에이전시를 전 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었다.
에이전시 규모에서 김훈 에이전시가 더 크고 처리자 인원도 많다보니, 신비 에이전시는 지금까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대, 대표님. 클라이언트들이 단단히 화가 난 모양입니다. 저희가 양해의 말을 구해도....”
“보상을 하라고 나오고 있나?”
“네.”
“그럼 보상해 줘.”
“하, 하지만 그럴 경우 저희 재정이....”
“지금 그 딴 재정이 중요한가? 에이전시가 망하나 마나하는 판국에.”
“알겠습니다.”
하지만 신비 에이전시 대표도 알고 있었다. 그들이 보유한 자금은 한계가 있었고, 지금까지 의뢰를 완수하지 못해서 보상해야 할 금액은, 그 한계를 훌쩍 뛰어 넘고 있다는 걸 말이다.
그런데 김훈 에이전시에서는 그 압박의 수위를 오히려 더 올리고 있었다. 신비 에이전시의 대표로서는 그야말로 사면초가 상태였다. 여기서 그가 내릴 수 있는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죽기 살기로 싸워서 김훈 에이전시와 같이 공멸하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그쪽과 협상을 하는 것.
그 둘 중 신비 에이전시 대표의 선택은....
“김훈 에이전시에 연락을 넣어. 내가 김훈 대표 좀 보잔다고.”
“네. 대표님.”
신비 에이전시 대표는 일단 김훈 대표와 협상을 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그가 원하는 건 두 에이전시의 공존이었다. 그걸 김훈 대표가 반대한다면....
“끝장을 보는 수밖에.”
그 말 후 신비 에이전시 대표는 자기도 모르게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다.
* * *
김훈은 주말부터 시작해서 신비 에이전시에 가하기 시작한 압박이 제대로 먹혀들고 있다는 보고에 흐뭇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자기 눈앞에 있는, 이번 일의 일등 공신인 금명훈에게 말했따.
“수고 했어.”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김훈 에이전시가 신비 에이전시를 인수합병하게 되면, 금명훈은 임원급인 지도부 처리자가 될 수 있었다. 사실상 김훈 대표도 그걸 인정하고 있는 상황. 금명훈으로서는 절호의 기회였기에, 열과 성의를 다해서 이번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점심이나 같이 먹자고.”
“네.”
김훈은 특별히 금명훈을 데리고 비싼 소고기 집에 가서 고기를 구워 먹었다. 그리고 막 계산하고 나올 때였다. 전화가 걸려왔고 김훈은 바로 그 전화를 받았다.
“네. 김훈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신비 에이전시입니다.
음성 변조 된 목소리. 하지만 상대가 신비 에이전시란 말에 김훈은 계속 대화를 이어나갔다.
“무슨 일입니까?”
-저희 대표님께서 김훈 대표님과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
“그래요? 으음....좀 바쁜데....”
-시간과 장소는 대표님 마음대로 정하십시오. 대신 오늘 중이어야 합니다.
그 만큼 저쪽이 급하다는 소리였다. 김훈은 잠시 고심하다가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