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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672화 (6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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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

일본 최대 폭력단 조직하면 일본인들의 뇌리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바로 야마구치 구미다.

그 야마구치 구미도 결국 오래 지속 되지는 못하고, 조직 내 이권 다툼에 의해 조직이 분리 되었다.

그렇게 본류인 야마구치 구미에서 떨어져 나온 조직 중 하나가 바로 고베야마구치 구미고, 거기 총 두목인 후쿠야마 밑에 조장들 중 강경파에 속하는 우에다는 신주쿠와 가부키초에 자신의 건물을 몇 채 소유하고 있었다.

그 중 한 곳에 제법 유명한 이태리 레스토랑이 있었고, 그 바로 위층에 러브 모텔이 운영 중이었다.

우에다는 자신과 최근 친분을 맺은 TVS방송국 부사장 혼다에게, 안전을 핑계로 그곳을 이용하는 걸 추천했고 혼다는 그걸 받아드렸다.

혼다가 우에다 같이 위험한 야쿠자, 그러니까 폭력단 조장과 친분을 맺은 건 다 아내인 세이코 때문이었다.

그가 바람을 피다가 들킬 때마다 그는 개 쪽을 팔았다. 바람피우는 현장을 아내가 시킨 탐정사무소 직원들이 들이 닥쳐서 사진과 동영상 촬영을 해 댔기 때문에.

해서 혼다 나름대로 그런 일을 다시는 겪지 않으려고 생각해 낸 게 경호업체인데, 처음에는 혼다의 의뢰를 받아드렸던 그들 업체들도, 아내의 정체를 알고 나서는 다들 받은 의뢰를 철회했다.

그들이 상대해야 할 대상이 아내가 고용한 그곳 탐정사무소 직원들인 걸 알고 나서는 말이다.

그래서 알게 되었다. 아내가 고용한 그곳, 뗀지 탐정사무소가 어떤 곳인지 말이다. 그리고 그들을 상대로 혼다 자신을 지켜 줄 경호업체가 사실상 일본에는 없다는 것도. 있다면 하나, 바로 야쿠자들뿐임을 말이다.

그래서 위험한 건 알지만 혼다는 과감히 아는 지인을 통해서 야쿠자 두목을 소개 받았다.

그게 바로 우에다였고, 그는 상당히 잰틀하고 위트 넘치는 인물이었다.

적어도 TVS방송국 부사장인 혼다 자신에게는 말이다.

우연인지 몰라도 혼다의 단골 레스토랑이 위치한 건물주가 바로 우에다였다. 즉 우에다 소유의 건물 안에서 혼다가 무슨 짓을 해도 그는 안전했다. 왜냐하면 그곳에 우에다의 조직원들이 쫙 깔려 있었으니까.

제아무리 아내가 고용한 뗀지 탐정사무소 직원들이라고 해도 이 건물 안에서 만큼은 그들 멋대로 굴 수 없었다. 그랬기에 혼다는 그 어느 때보다 마음 편하게 여자를 만날 수 있었다.

‘좋군.’

그렇게 그가 협력 연예기획사 대표를 들쑤셔서 불러 낸 신인 여배우 나나미는 얼굴뿐 아니라 몸매까지 완벽한 초 미인이었다.

저런 미인과 저녁 식사 후 위층 모텔에 가서 그가 하고 싶은 대로 실컷 섹스를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사실 혼다는 자신이 썰어 먹고 있는 스테이크가 무슨 맛인지도 몰랐다.

그저 빨리 배를 채우고 저 초 미인을 데리고 위층에 올라 갈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얘기 중에 나나미로부터 거슬리는 말을 들었다. 식사를 끝내면 바로 하네다 공항에 가야 한다나?

‘누구 마음대로?’

혼다는 그녀가 왜 하네다 공항에 가야 하는지는 전혀 관심 없었다. 단지 그와 위층 모텔에 가서 뜨겁게 몸을 섞어야 할 여자가 뚱딴지같은 소릴 하고 있으니 그게 기분 나빴다.

“잠깐 화장실 좀....”

그래서 식사 중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VIP룸을 나가자마자 바로 하이퍼 사쿠라 안도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니까 나보고 알아서 하란 거로군?”

그랬더니 거기 대표가 아주 무책임한 소릴 내뱉었다. 원래 나나미에게 개인적인 용무가 있었다는 것이다. 근데 대표인 그가 혼다의 갑질에 억지로 그녀를 여기로 보낸 거고.

그 뒤에 나나미가 하네다 공항으로 가든, 아니면 혼다의 품에 안기든, 그건 둘이 알아서 하라는 게 안도 대표의 말이었다.

그 말을 듣고 혼다는 당연히 기분이 나빴다. 어떻게 보면 이것도 엄연한 접대인데 말이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혼다 자신의 강요에 의한 자리인 게 맞다보니, 혼다도 더는 안도 대표를 몰아붙이기 그랬다. 그리고 여기에는 강력한 그의 우군이 있었다. 그의 도움을 받는다면 이런 문제 쯤 해결하는 건 일도 아닐 터. 해서 혼다가 자신 있게 안도 대표에게 말했다.

“좋소. 내가 다 알아서 하도록 하지.”

그렇게 안도 대표와 통화를 끝낸 직후 혼다는 우에다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그의 전화를 우에다가 바로 받았다.

-네. 부사장님.

“우에다상. 여기 문제가 좀....”

혼다는 나나미에 대해 얘기를 했고 그 얘기를 듣고 난 우에다가 바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 * *

안전하게 그의 성생활을 즐길 수 있게 장소를 제공했는데, 여자 하나 못 꼬셔서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는 TVS방송국의 혼다 부사장.

“하긴....여태 떠먹여주는 것만 받아 쳐 먹다가, 정작 자기가 직접 회 떠서 먹어야 하니 힘든 거겠지.”

그에 우에다는 혼다 부사장에게 여자가 먹으면 흥분하는 발정제가 있다고 속였다.

실제 가축들에게 쓰는 발정제가 있다 보니 ,사람에게 쓰는 발정제도 있을 거라고 생각들 하는 데 그런 약은 없다.

그걸 알면서 우에다가 혼다 부사장에게 그렇게 얘기한 건, 그가 쓸 약이 마약성 신경안정제이기 때문이었다.

야쿠자들이 사람을 납치할 때 종종 이용하던 약이었는데, 우에다는 지금 혼다가 안정적으로 여자 따 먹는데 그걸 쓸 생각이었다.

“미우라. A2 한 알 레스토랑에 혼다 부사장에게 갖다 줘. 어떻게 쓰는지는 네가 잘 설명해 주고.”

우에다는 혼다 부사장이 현재 있는 그의 소유 건물의 관리자에게 그 지시를 내렸다. 그러자 그 건물 관리실에 있던 미우라가 즉시 7층 이태리 레스토랑으로 향했고, VIP룸에서 식사 중인 혼다를 잠깐 밖으로 불러냈다. 그리고 캡슐 형태의 마약성 신경안정제 한 알을 그에게 건네며 말했다.

“캡슐을 열고 물이나 음료, 혹은 음식에 뿌리기만 하면 됩니다. 가루가 잘 녹고 또 아무 맛도 없기 때문에 들킬 일은 없으니 잘 넣기만 하십시오.”

그 말에 혼다가 흡족하게 웃으며 미우라에게 말했다. 우에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해 달라고 말이다.

“그러죠.”

그렇게 혼다는 캡슐을 손에 쥐고 다시 VIP룸으로 들어갔고 미우라는 레스토랑을 나왔다. 그리고 관리실로 돌아가는 길에 우에다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그 전화를 받은 우에다가 바로 물었다.

-어떻게 됐어?

“잘 전달했습니다.”

-설명은?

“확실하게 했고 그쪽에서 조장님께 고맙답니다.”

-됐네. 그럼. 계속 수고 해.

“네.”

간단히 보고 차 우에다와 통화를 끝낸 미우라는 곧장 관리실에 들어갔고, 관리실 안에 건물 주위에 설치 된 CCTV화면을 살피고 있던 동료 야쿠자 조직원에게 물었다.

“기꾸지. 별 일 없지?”

“어. 조용해.”

“좋아. 여긴 내가 보고 있을 테니 넌 밑에 애들 저녁 식사 좀 챙겨.”

“알았어.”

그렇게 자신과 같이 이곳 건물 관리 일을 맡은 야쿠자 조직원을 관리실 밖으로 내 보낸 뒤 미우라. 그는 동료 기꾸지가 앉았던 자리에 앉아 이곳 건물 주변 십 수 곳을 비추고 있는 CCTV화면을 살피면서 담배 하나를 꺼내 입에 물었다.

치익!

“후우우우.....”

이내 그 담배에 불을 붙이고 길게 담배 연기를 내뿜던 미우라. 그런 그의 눈에 누가 봐도 수상해 보이는 자들이 건물 앞쪽 주차장에 주차 되어 있던 승합차에서 우르르 내리는 게 포착 되었다.

그들 중에는 카메라와 잠긴 문을 뜯어낼 공구를 챙겨 든 자도 보였다. 그게 무슨 뜻이겠나?

“칙쇼! 그 새끼들이다.”

미우라는 다급히 밑으로 내려간 자신의 야쿠자 동료, 기꾸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건물의 관리자는 그들이니 그들이 어떡하든 저들 불청객들을 막아야 했다. 그게 실패하면 조장인 우에다가 그들을 가만 두지 않을 것임을 잘 알기에, 미우라의 얼굴은 그만큼 급해 보이면서도 비장했다.

* * *

나나미는 입에서 살살 녹아 없어지는 티본 스테이크와 양송이 스프의 맛에 일단 반했다.

“후루룩....쩝쩝쩝....”

그리고 크림 파스타의 맛 역시 그녀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렇게 이곳 레스토랑 음식에 만족해 하며 그녀가 식사에 열중 일 때 혼다 부사장이 또 룸 밖으로 나갔다.

그녀와 식사를 하면서 몇 마디 가볍게 얘기를 주고받던 혼다 부사장. 그가 몇 분 전에 갑자기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또 나가는 게 좀 이상하긴 했지만 나나미는 그걸 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드렸다. 왜냐하면 이 크림 파스타를 다 먹고 나면 그녀는 바로 일어나서 여길 나갈 테니 말이다. 그리고 그 길로 곧장 하네다 공항으로 달려 갈 거고.

“이 소스 진짜 맛있네.”

나나미는 거의 절반 넘게 파스타 면을 먼저 먹어치우고 나서, 숟가락으로 여분의 크림 소스를 떠먹었다. 그때 잠깐 밖에 나갔던 혼다 부사장이 돌아와서 자기 자리에 앉으며 나나미에게 물었다.

“더 먹을 거면 더 시켜?”

“아뇨. 됐어요. 이걸로 충분해요.”

이미 나나미의 배는 꽉 찼다. 반면 나나미가 이미 다 먹어치운 티본 스테이크를 혼다 부사장은 아직도 다 먹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그 티본 스테이크를 마저 먹는 걸 보고 나나미는 남은 파스타 면을 스푼과 포크를 이용해서 잘 돌돌 말아서 입 속에 넣었다. 그리고 맛있게 그걸 씹어 먹고 있을 때였다. 혼다 부사장이 친절하게 웃으며 그녀 앞으로 물 컵을 건네며 말했다.

“나나미. 물도 좀 마셔가면서 먹어.”

“고마워요.”

호의로 건네는 물 컵을 받아 나나미는 간단히 한 모금 물을 마셔 입가심을 했다. 그리고 조금 남겨 둔 시저 샐러드를 먹었다. 그러자 상큼한 샐러드의 상큼한 소스 때문인지 크림 파스타의 느끼함이 싹 잡혔다. 그래서 나나미는 다시 남은 크림 파스타를 맛있게 먹어치웠다.

“잘 먹었습니다.”

나나미는 식사가 끝나자 기분 좋게 그 말과 함께 시간을 확인했다. 그랬더니 벌써 시간이 한 시간이나 흘러 있었다. 지금 나가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녀가 몸을 일으킬 때였다.

“어어....”

갑자기 빈혈이라도 온 듯 머리가 빙 돌았다. 그래서 나나미는 다시 그 자리에 앉았다. 어떡하든 어지러움을 진정 시키려 했지만, 머릿속 어지러움은 더 심해졌고 어느 순간 의식이 흐릿해졌다.

‘안 되는데....공항에 가야 하는데....’

그 생각을 하며 나나미는 완전히 의식을 잃었다.

“흐흐흐흐....”

나나미가 식탁에 엎드려서 기절한 걸 보고 혼다가 음흉하게 웃었다. 몇 분 전 나나미가 크림 파스타를 맛있게 먹을 때, 혼다는 우에다가 보낸 사람에게서 받은 발정제가 들어 있는 캡슐을 열어 그 안에 가루 약을 자신의 물 컵에 부었다.

그랬더니 우에다가 보낸 사람이 말한 거처럼 가루가 순식간에 녹았고 물 컵에 물의 색도 아무 변화가 없었다. 뭐 그 사람이 말한 걸 다 확인하려고 물맛까지는 보지 않은 혼다는, 그 물 컵을 슬그머니 나나미에게 건넸다. 그러자 그 물 컵을 받아서 한 모금 그 컵 안의 물을 마신 나나미.

그녀는 그 후로 남은 음식을 맛있게 먹었고, 다 먹고 나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발정제의 약 효과가 발휘 된 듯 다시 그 자리에 앉더니 이내 저렇게 뻗어 버렸다.

“자아. 이제 가 볼까?”

혼다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곤 나나미가 앉아 있는 쪽으로 가서 그녀를 조심스럽게 안아 들었다. 당연히 그의 품에 안긴 초 미인의 몸무게는 깃털처럼 가벼웠다.

그때 그녀 옆 자리에 있던 핸드백이 보였고 그걸 자신의 목에 건 뒤, 그대로 나나미를 안은 채 혼다는 레스토랑 VIP룸 밖으로 나섰다.

* * *

도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뗀지(天地)탐정사무소. 그곳 직원들 중에서 주로 VIP고객을 상대로 일을 맡아 처리하는 특임조의 조장 이시히가 기무하라 소장의 전화를 받았다. 기무하라 소장이 이렇게 직접 이시히 조장에게 전화를 할 때면 99% 의뢰를 맡길 경우라 주위 특임조의 조원들은 다들 조용히 침묵을 유지했다.

“네. 네. 아아. 또 혼다 부사장 일입니까? 그 인간 진짜....네. 네? 야쿠자요? 허어....”

기무하라 소장과 통화 중 이시히가 기가 차 하는 걸 보고 특임조 조원들의 얼굴이 굳었다. 그들의 조장이 저런 얼굴 표정을 지으면 꼭 의뢰가 거지같았던 것이다.

“네. 네. 뭐 알겠습니다. 저희가 좀 더 신경 쓸 수밖에요. 네. 네. 가급적 시내에서 총격전은 피하겠지만....네. 그럴 경우 확실하게 응징토록 하겠습니다. 네. 그럼....”

잠시 후 기무하라 소장과 통화를 끝낸 이시히 조장. 그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주위 특임조의 조원들을 향해 말했다.

“지금 즉시 가부키초로 간다.”

그러자 특임조의 조원 하나가 즉시 물어왔다.

“의뢰인이 누구고 의뢰 내용이 뭡니까?”

그 물음에 이시히 조장이 바로 대답을 했다.

“의뢰인은 혼다 부사장이고, 의뢰 내용은 불륜 현장에서 증거 확보 및 불륜녀 뒷정리다.”

이시히 조장의 그 말을 듣고 특임조의 조원 중 하나의 입에서 이시히 조장이 예상했던 말이 툭 튀어 나왔다.

“또요?”

그 조원 뿐 아니라 특임조의 다른 조원들도 비슷하니 한심함과 불쾌함이 가득한 얼굴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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