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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675화 (673/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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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

혼다 입장에서야 당연히 나나미를 데리고 여길 빠져 나갈 생각이었다.

그가 여기 있는 이유가 뭔가? 이게 다 나나미를 따 먹기 위해서인데 정작 그녀를 맛보기도 전에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여길 벗어나서라도 반드시 나나미는 따 먹어야했다. 한데....

“여자는 그냥 두고 가시죠?”

나나미가 혼다의 말에 전혀 대꾸도 않고 침대 위에서 침묵으로 버티자, 미우라가 초조한 얼굴로 혼다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그 말을 듣고 혼다가 버럭 소리쳤다.

“그건 안 돼. 저 여자도 반드시 데려 가야 해. 아니면 나도 안 가.”

고집하면 혼다도 대단했다. 그랬기에 어쩌면 일본에서도 손꼽는 재벌가의 사위로 지금까지 버텨 오고 있는 것일 수 있었다.

“하아....”

그로인해 급기야 미우라가 오야붕인 우에다에게 전화를 걸게 만들었다. 그랬더니 우에다가 미우라의 연락을 받고서는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여자 하나 더 데려 오는 거 가지고 무슨 전화까지.....혼다 부사장이 원하는 대로 해 줘.

“알, 알겠습니다.”

그렇게 우에다와 통화 후 미우라가 잔뜩 인상을 썼다.

“칙쇼....자기 일 아니라 이거지.”

밑에 수하가 힘들던 말든 그걸 오야붕인 우에다는 신경 써 주지 않았다.

뭐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우에다가 일일이 다 신경 써 줬다면 아마 지금 그 자리에 있지도 못했겠지.

미우라도 그 점을 알면서 정작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더 늘어난 거에 대해서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오야붕이 그러라고 하니 그래야지. 뭘 어쩌겠나?

“옷 입어.”

침대로 다가간 미우라가 침대에서 이불로 몸을 가리고 버티고 있는 미인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하지만 혼다의 말에도 꿈쩍 않는 그녀가 미우라의 말인 듯 순순히 들을리 없었다. 미우라도 그럴 줄 알았기에 바로 행동에 들어갔다.

휙!

“아앗!”

미우라가 미인이 감싸고 있던 이불을 잡아 확 끌어당기자, 그 이불과 함께 그가 있는 쪽으로 맥없이 끌려나오는 미인. 그녀는 이불을 잡고 있었지만 그뿐, 더 이상 이불이 그녀의 알몸을 가려주지는 못했다. 그래서 방안의 두 남자가 그런 미인의 뽀얗고 늘씬한 몸을 빤히 쳐다봤고....

“어, 어딜 봐요?”

기겁한 미인이 다급히 잡고 있던 이불에서 손을 떼고, 두 손으로 어떡하든 가슴과 음부를 가리려 들었다. 그러며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두 남자를 향해 빽 소리쳤다.

그러자 미우라가 이불을 홱 옆으로 치워 버렸고, 시선을 혼다 쪽으로 돌리며 말했다.

“뭐하십니까? 빨리 옷 안 입히고. 꼭 데려 가실 거라면서요?”

그러니까 혼다보고 이 여자를 데리고 가고 싶거든 빨리 옷부터 입히라는 소리였다.

그걸 못 알아들을 혼다가 아니었다. 마침 혼다의 눈에 그가 벗겨 낸 나나미의 브래지어와 팬티가 보였다. 혼다는 그것부터 챙겨 침대 위에서 두 손으로 자신의 가슴과 음부를 가리고 있는 나나미에게 던지며 말했다.

“빨리 입어.”

그리곤 나나미의 다른 옷을 찾아 나섰다. 그 사이 혼다가 던진 브래지어와 팬티를 울며 겨자 먹기로 그 자리에서 챙겨 입을 수밖에 없었던 나나미. 그녀가 속옷을 다 입자 혼다가 나머지 옷가지들을 마저 그녀에게 던져주었다. 그래서 그 옷들을 나나미가 다 챙겨 입자 미우라가 백합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며 혼다와 나나미를 보고 말했다.

“지금부터 내 뒤를 따라 오십시오.”

그 말 후 미우라가 움직였고, 혼다가 잽싸게 나나미 쪽으로 가서 그녀 손을 잡아끌었다.

“따라 와.”

나나미로서는 어쩔 수 없이 혼다에게 이끌려서 그와 같이 백합실을 나섰고, 앞서 가는 미우라를 뒤쫓았다. 미우라는 엘리베이터는 포기하고 계단을 통해서 건물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고 거기 있는 자신의 차에 혼다와 나나미를 태운 뒤 그 차를 몰고 건물을 빠져 나갔다.

* * *

미우라가 혼다와 나나미를 데리고 막 우에다 소유 건물을 빠져 나갔을 때였다.

“정리 다 끝났으면 우리도 여기를 뜬다.”

기꾸지의 말에 그와 같이 뗀지 탐정사무소 직원들을 처치한 야쿠자 조직원들이 건물 1층에서 우르르 밖으로 나갔다. 밖에는 그들이 타고 갈 차량들이 대기 중이었다. 기꾸지는 그 차량들 중 부상당한 조직원들을 태운 차량을 먼저 출발 시켰다. 그리고 나머지 뗀지 탐정 사무소 직원들의 시체를 실은 차와 나머지 조직원들을 태운 차를 출발 시키고, 마지막으로 그가 직접 차를 운전해서 그 차량들의 뒤를 따라 갈 때였다.

부아아앙!

갑자기 그의 차 뒤에서 튀어 나온 오토바이 한 대. 그 오토바이가 기꾸지가 운전 중인 차 옆을 추월해서 앞으로 쭉 달려 나갔다.

일본에는 당연히 폭주족들이 있었다. 하지만 도쿄 시내에서 저렇게 무식하게 오토바이를 질주하는 폭주족은 없었다.

“미친 새끼!”

그걸 보고 기꾸지가 오토바이 운전자를 막 욕할 때였다. 어느 새 앞으로 쭉 달려 나간 오토바이가 조직원들을 태운 차량과 나란히 달리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오토바이 운전자가 조직원들을 태운 승합 차량의 운전석을 향해 팔을 뻗었다. 그리고 그 뻗은 팔 끝에, 오토바이 운전자의 손에 권총이 쥐어져 있었다.

“저, 저....”

그걸 보고 놀란 기꾸지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오기도 전에 오토바이 운전자의 권총에서 불을 뿜었다.

탕! 탕!

두 발의 총성이 일었고 기꾸지 앞에 조직원을 태운 승합차량이 지그재그로 움직이다, 이내 가드레일에 부딪쳤다. 그때였다.

“안 돼!”

어느 새 조직원들을 태운 차보다 더 앞에서 질주 중이던 시체를 실은 차 옆으로 다가간 오토바이. 그 오토바이의 운전자가 이번엔 시체를 실은 차의 운전자에게 권총의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

탕! 탕! 탕!

이번에는 세 발의 총성이 울렸고 시체를 실은 차 역시 지그재그로 달리다가 옆 차선의 차와 부딪쳐서 두 차 모두 전복 되며 도로 위를 나뒹굴었다.

부아아아앙!

그 사이 오토바이는 빠르게 앞으로 질주했고, 그걸 보고 분노한 기꾸지가 그 오토바이를 쫓으려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전복 된 두 차에 의해 2차선의 도로가 꽉 막혀 버렸기 때문에.

“젠장....”

기꾸지는 별 수 없이 차를 세웠고 전복 된 시체를 실은 차 쪽으로 움직였다. 그 차의 운전석과 조수석의 두 조직원은 오토바이에서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이미 죽은 상태였다. 하지만 뒷좌석의 두 명의 조직원은 다치긴 했지만 죽진 않았다. 문제는 차에 실려 있는 시체들이었다. 이대로 경찰과 사고수습을 위한 견인차가 오게 되면 차 안에 실려 있는 시체들이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기꾸지는 일단 핸드폰을 꺼내서 미우라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면서 몸을 돌려서 뒤쪽으로 움직였다. 뒤쪽에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승합차 안에 조직원들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서 말이다.

* * *

현재 오야붕인 우에다가 있는 시부야의 요오기의 별장은 차로 10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 해서 미우라는 별 문제 없이 그곳까지 무사히 혼다와 나나미를 데려갔다.

“하하하하. 어서 오십시오. 혼다 부사장님.”

우에다가 직접 나와 혼다를 웃는 얼굴로 맞았고, 그런 그에게 혼다가 바로 불평을 늘어놨다.

“우에다 상. 지금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뭐 혼다 입장에서야 거기가 안전하다고 해서 이용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충분히 불만을 토로할 만했다.

“이거 정말 죄송하게 됐습니다. 자세한 것은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 나누시지요?”

그런 혼다를 우에다가 겨우 달래서 데리고 요오기의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걸 보고 막 미우라가 돌아서서 자신의 차로 갈 때였다.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확인하니 동료 기꾸지였다.

“어. 기꾸지.”

안 그래도 그에게 전화하려 했는데 그가 먼저 전화를 걸어오자 미우라는 기꾸지의 전화를 바로 받았다.

-미우라. 여기 문제가 생겼다.

“문제?”

-어. 오토바이 한 대가....

기꾸지는 좀 전 오토바이에 의해 시체를 실은 차와 조직원을 태운 차가 당한 걸 전부 미우라에게 얘기했다. 그러자 미우라가 바로 말했다.

“하필 시체 실은 차가 전복 되다니....”

그때 뭔가 생각이 난 듯 미우라가 기꾸지에게 물었다.

“애들은 얼마나 다쳤는데?”

-지금 그쪽으로 가고 있는데....저기 멀쩡하게 서 있는 녀석들이 다섯은 되는 거 같군.

“그래? 그럼 그 녀석들 데리고 시체 실은 차로 가서 전복 된 차부터 도로 세워 봐. 그리고 차에 시동 걸어 보고 시동 걸리면 바로 그 차부터 거기서 빼내.”

-오오. 그러면 되겠네. 알았어.

그렇게 전화를 끊은 기꾸지. 미우라는 곧장 자기 차로 가서 그 차를 몰고 기꾸지가 있는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때 기꾸지는 앞쪽에 전복 된 두 대의 차량으로 인해 도로가 막힌 상태에서, 줄줄이 도로에 늘어선 차량들 사이를 통과해서, 도로 갓길에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멈춰 선 승합차에서 내린 조직원들을 향해 버럭 소리쳤다.

“야! 너희들. 이리로 와 봐.”

조직원들은 기꾸지를 보고 그쪽으로 움직였다. 그들이 자신에게 다가오자 기꾸지가 먼저 그들에게 물었다.

“너희들 말고 나머지는?”

승합차 안에는 모두 10명의 조직원들이 타고 있었다. 근데 지금 기꾸지 앞에 온 조직원은 5명 밖에 되지 않았고. 기꾸지로서는 나머지가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이 필요했다. 그러자 5명의 조직원 중 하나가 대표로 기꾸지에게 대답을 했다.

“운전석과 조주석의 둘은 죽었고 셋은 다쳐 길바닥에 눕혀 놓았습니다.”

그 말에 기꾸지가 고개를 끄덕이곤 5명의 조직원들에게 말했다.

“따라 와.”

그렇게 5명의 조직원들을 데리고 앞쪽 전복 된 두 대의 차량 쪽으로 간 기꾸지. 그는 미우라가 시킨 대로 전복 된 상태의 시체를 실은 차부터 도로 세웠다. 그리고 그 차안의 운전석에 죽은 상태의 조직원을 끌어내고 그가 운전석에 타서 차 시동을 걸어봤다.

치치치치칙....피시이익!

하지만 차에 문제가 있는지 좀 체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젠장....”

기꾸지는 주먹으로 핸들을 때리며 성질을 내다 호주머니 속에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미우라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미우라가 그 전화를 바로 받으며 물어왔다.

-어떻게 됐어? 시동 걸리지?

“아니. 시동 안 걸....”

타타타타타타탕!

그때였다. 갑자기 뒤쪽에서 요란하게 총성이 일었고 차 밖에 서 있던 5명의 조직원들이 빗발치는 총알에 맞아 픽픽 쓰러졌다. 그리고....

콰자작! 퍼퍼퍼퍼펑!

총알 세례는 기꾸지가 탄 차도 비껴가지 않았다. 그렇게 쏟아진 총알들이 기꾸지가 탄 차의 뒤쪽 유리창을 박살내고 차 내부를 휩쓸었다.

“커억!”

그리고 운전석에서 걸리지 않는 차 시동을 계속 걸고 있었던 기꾸지의 몸에도 총알이 박혔다. 운전석 등받이를 꿰뚫은 총알이 그대로 기꾸지의 등을 뚫고 그의 몸에 박혀 들었던 것.

-기꾸지. 무슨 소리야?

그때 여전히 기꾸지에 손에 들려 있던 그의 핸드폰에서 미우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르르륵....오, 오지 마....”

그 박힌 총알 중 기꾸지의 폐에 박힌 총알이 있었던 듯, 기꾸지의 입에 피거품이 일며 입 밖으로 가르랑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꾸지가 정말 힘들게 말을 했다. 야쿠자 동료이자 친구 미우라를 위해서 말이다. 그 말 후 숨이 끊긴 기꾸지의 머리가 핸들 위를 박았고....

빠아아아아앙!

경적 소리가 시끄럽게 사위를 울렸다.

-기꾸지! 기꾸지!

그 경적 소리에 기꾸지가 죽으며 떨어트린 핸드폰에서 나는 미우라의 목소리는 묻힐 수밖에 없었다.

* * *

“이시히! 이시히!”

이시히 조장으로부터 함정에 걸렸다는 말을 듣고 나서 일기 시작한 총성. 그 소리가 더 이상 나지 않자 기무하라 소장이 차분히 이시히 조장을 찾았다. 하지만 이시히 조장에게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기무하라 소장은 전화를 끊었다.

“이것들이....”

순간 악귀처럼 얼굴을 일그러트린 기무하라 소장. 그가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나야. 이시히와 특임조가 당한 거 같다. 그래. 시신 수습하고 놈들은....다 죽여.”

살벌한 말을 서슴없이 내뱉은 뒤 통화를 끝낸 기무하라 소장. 그가 또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네. 총감님. 저 기무하라입니다. 네. 죄송합니다. 네. 가급적 빨리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네. 네. 물론입니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네. 당연히 민간인에게 피해가 가는 일은 없을 테니 염려 마십시오. 네.”

기무하라는 최대한 정중하게 통화를 했고, 통화가 끝나자 바로 뗀지 탐정사무소의 부소장인 사토를 불렀다.

“찾으셨습니까?”

사토가 소장실에 들어오자 기무하라가 그를 보고 말했다.

“지금부터 비상 1단계 체제에 돌입한다.”

“네?”

기무하라의 말에 두 눈이 휘둥그레진 사토. 그가 확인 차 물었다.

“1단계 맞습니까?”

“맞다. 1단계.”

기무하라가 확인까지 해 주자 사토가 굳은 얼굴로 말했다.

“그렇다는 건....도쿄 경시청에 연락을 하셨단 말씀이시군요?”

“그래. 사이토 경시총감과 방금 통화했다.”

“으음....”

기무하라의 그 말에 사토의 입에서 묵직하니 침음성이 흘러나왔다.

도쿄 경시청의 수장인 사이토 경시총감과 얘기가 끝났다면 이제 남은 건 전쟁이었다.

즉 뗀지 탐정사무소가 비상 1단계 체제에 돌입한다는 얘기는 곧 전시체제에 돌입한다는 말과 같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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