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화 〉동료 - 4 [친구등장]
“미친 새끼야. 니 아까 나쁜 짓은 안 했다며. 이거 쓰레기인 건 알았어도 그 정도까지 인줄은 몰랐는데.”
“아니, 병신아. 그렇다고 내가 사람들한테 삥을 뜯은 건 아냐.”
“그럼 시발 사람들한테 어떻게 돈을 받았는데? 아까 말한 남창짓이라도 했냐?”
“아니 이 새끼가? 말을 좀 들어보라고.”
진정시키고 나 역시 한 모금 쪼옥 빨면서 얘기를 이어간다.
“처음에는 돈을 어떻게 마련할까. 어디 뭐 돈이 썩어나는 재벌들한테 가서 스폰을 받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는데 요새 시발 뉴스 보면 진짜 상상 그 이상이더라.”
“좆 되지, 시발.”
“괜히 건드렸다가 나한테 불똥튈까봐 그 생각은 진작에 접었다. 그럼 어떻게 할까하다가 이 생각이 들었지. 자, 생각해봐. 우리나라 인구가 5천만이 넘어. 근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부 나한테 100원씩만 주면 얼마냐? 50억이지?”
“그래, 뭐 그렇다 쳐.”
“뭘 그렇다 쳐야, 븅신인가. 계산도 못하냐? 아무튼 그래서 내가 생각한 게 뭐냐면, 사람들이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돈 정도. 천원? 오천원? 이 정도를 많은 사람들이 나한테 주는 대신에 나는 살짝 기분만 좋게 만들어주면 존나 윈윈 전략이다! 이 생각이 들었다. 원래 돈 쓰는 게 기분 좋기는 하지만 나한테 쓰면 약간 더 좋게 만들어주는 거지.”
“그건 뭐 그럴싸하긴 한데, 그래서 전국에서 앵벌이 하다 왔냐?”
“시발 앵벌이는 무슨. 돈 필요할 때마다 그 지랄하라고? 근데 처음에는 그 생각으로 간 건 맞아. 어디 사람들 존나 다니는 곳에서 구세군 냄비처럼 돈 담게 해서 그거를 은행 가져가서 입금시키는 그런 방법. 근데 생각해보니 너무 비효율적인거지.”
“글쎄, 알바에 비하면 존나 천국 아니냐?”
“비교를 하려면 스케일을 좀 맞추던가. 알바가 뭐냐 알바가. 아무튼 그 짓거리를 누구 조종해서 하기에는 또 그렇고. 제일 좋은 거는 내 통장에 다이렉트로 꽂히는 건데.. 하다가 아! 시발 사람들이 인터넷뱅킹이나 폰뱅킹으로 나한테 이체하게 만들면 되겠네? 존나 천재다. 이 생각까지 들었고.”
“그런 쪽으로는 머리 잘 돌아가냐.”
“나는 원래 머리 잘 돌아가 병신아. 근데 거기까지는 존나 좋았는데, 근데 이제 또 막힌 게 뭐냐. 나는 사람들한테 부담 없는 금액을 받으려고 하는데, 그러면 예를 들어서 몇천 명이 나한테 천원씩 이체를 해.그럼 입금내역이 몇천 개가 뜨잖아. 그럼 그것도 뭔가 좀 그림이 이상하잖아?”
“이상한 게 뭐 그리 많냐.”
“더 이상 손 안 가게 한 번에 끝내려고 최대한 좋은 그림 만들려는 거지. 그리고 또 걸린 게 뭐냐, 천원이라 해도 내가 사람들 선정을 잘못해서 존나 돈 잘 버는 사람한테 천원받는 건 상관없는데, 마구잡이로 하다가 어디 뭐 기초생활수급자 할아버지 할머니 이런 분들 잘못 선택해서 천원씩 받으면 존나 쓰레기짓이잖아.”
“개쓰레기지.”
“근데 사람들을 최소한 수천 명을 다 묶어놓을 건데 그걸 일일이 어떻게 찾냐? 하, 존나 그 때부터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참, 피곤하게 산다. 대충 뭐 우리학교에도 사람 많은데 한 달에 얼마나 쓰려고 그렇게 하냐?”
“스케일 크게 놀려고 했지. 능력도 크게 써보는 테스트 겸 뭐든지 하고 싶은 건 할 수 있는 베이스도 깔아놓는 거고. 아무튼 다시 정리를 시작했다. 첫 번째, 돈을 받는 거는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생각한 것은, 전부 나한테 다이렉트가 아니라 몇 명씩 모아서 거기서 걷고, 또 그 걷은 거를 한 명이 걷고, 그런 식으로 다단계식으로 걷어서 마지막으로 한 명만 나한테 송금하면 되게 만드는 것. 이러면 되게 깔끔하게 송금이 되겠다 하고 생각함. 그 뭐 사람들을 어떻게 묶을지 그런 건 나중에 생각하고.”
“뜬금없이 왠 다단계.”
“그 방법이 제일 좋을 것 같으니까. 그리고 두 번째, 어느 정도 수입이 있는 사람들. 최소한 용돈 타 쓰는 애들말고 직장 다니는 사람들이 좋지. 애초에 나가는 돈도 많으니까 적당히 눈도 안 띌거고. 그리고 세 번째. 자동이체를 설정하게 만들어서 주기적으로 돈이 빠져나가게 만들 수 있는 정도를 할 줄 아는 사람들. 그리고 마지막. 한 곳에 설정하기 쉽게 한 곳에 몰려있으면 가장 좋고. 이 네 가지에 대해서 존나 고민했지.”
“그걸 다 만족하는 사람들이 어디 있음? 어디 공장이나 회사 갔냐?”
“거기도 생각해봤는데, 사람들 다 제각각 부서별로 나뉘어져 있고, 점심시간엔 엄청 섞여있어서 따로 시간 써서 내가 일일이 지정해주고 그 짓 하려면 몇날며칠은 기본으로 걸릴 것 같더라. 거기다 휴가나 외근 같이 없는 사람들도 많고.”
쪼로로록. 어우그 동안 나 혼자 생각하고 행동했던 거를 처음으로 말하니까 할 말이 드럽게 많네.
“그래서 못 찾았냐?”
“거의 포기 직전까지 갔는데, 시발. 생각없이 인터넷 검색으로도 막 찾다가 내가 생각해도 개쩌는 장소를 찾아낸 거야.”
“어딘데?”
“진짜 너도 들으면 아! 소리 나올거다.”
“아 시발 그래서 어딘데?”
“.... 연수원.”
“뭐? 어디?”
“대기업이나 공기업, 공무원 사람들 연수받는 곳. 연수원. 진짜 딱 떠올리자마자 무릎을 탁 쳤다니까.”
“거기.. 어... 내가 연수를 안 받아봐서...”
“대충 그거잖아. 취업하고 난 다음에 신입들이나 아니면 기존 사원들 연수받는 곳. 그러니까 교육하는 곳. 아니, 이좋은 곳이 왜 바로 팍 하고 안 오냐?”
“설명이나 좀 해봐.”
“자, 잘 들어봐. 내가 노린 건 신입사원들 연수원이야. 일단 취직을 했으니 고정 수입이 생기고, 신입들 젊은 애들이라 이체정도는 가볍게 할 수 있고, 그리고 연수 받느라 연수원에 몰려 있는데다가 거기서 연수받을 때 조를 짜서 조 단위로 연수받기 때문에 돈 걷을 때 조장들한테 보내서 그거 취합해서 나한테 보내면 끝! 와 시발, 내가 진짜 딱 떠올렸을 때 감탄이절로 나왔다.”
“오.. 괜찮네.”
“그래서 딱 실행에 옮겼지. 내가 초대받지 않은 사람이긴 하지만 연수원 뭐 그리 크지 않아서 그냥 연수원 통째로 지정해놓으면 출입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어. 그거 뭐 손님용 출입증인가 그런 거 받았거든. 근데 씨발 딱 하나 좆같은 건 진짜 전국에 다 퍼져있어서 존나 돌아다녔다는 거다. 이것들이 왜 그런 산골에다가 지어놨는지, 어휴.”
“하루에 몇 탕 뛰었는데?”
“진짜 많게는 하루에 열 곳도 넘게 갔던 것 같은데. 갈 때마다 운좋게 뭐 강당인가 거기서 교육받느라 모여 있어서 존나 빠르게 하고 나왔지. 그러다가 밤늦어서 피곤하면 걍 거기 여자애들 방에서 자고 가고 그랬음. 그리고 새벽에 나가고.”
“했냐?”
“안 했겠냐? 거기 애들 막 오피스룩으로 입고 있는데, 오우 사람이 많아서 그런가 이쁜 애들은 꼭 있더라.”
“하... 참... 씨발... 근데 그렇게 개노가다해서 얼마나 받길래?”
“돈? 내가 진짜 몇십 곳을 다녀왔는데, 좀 큰 대기업 이런 애들은 한 달에 5천원씩 받고, 공무원 이런 애들은 3천원씩 받고 그렇게 했거든. 내가 정확하게 몇 명인지는 안 적어놨는데, 대충 한 달에 한 몇 백은 가볍게 될 걸? 천 단위 되려나? 될 것 같긴 하다.”
A가 남은 음료 마시려고 빨대에 다가갔던 입이 멈추고 떠어억 벌어진다.
“...씨발. 존나 할 만 했네. 아 씨발 초밥 괜히 샀어.”
“누가 긁으랬냐. 아, 혹시 몰라 그런 것도 했다. 한 명이 다 취합해서 계속 송금하면 걔만 통장에 큰 돈 왔다갔다하는 거 별로일 것 같아서 달마다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보내도록 설정도 했고, 그리고 돈 값은 하도록 출금문자 볼 때 마다 약간 기분 좋게 만들어둠. 이 정도면 괜찮지 않냐?”
“... 이 새끼, 생각보다 존나 진지하게 하는구나.”
“돈에 관련된 건 최대한 진지해야지. 그래서 이제 고정수입이 생겼다. 존나 큰돈. 정말 나 혼자 사치부리는 정도는 아무 문제 안 될 거다.”
“돈 많이 모아서 어따 쓰게?”
“이거저거 해보고 싶은 거 하는 거지. 놀러가고 싶으면 가고, 술 먹고 싶으면 먹고. 맥주 마시던 거 샴페인도 마셔보고, 삼겹살 먹던 거 한우도 먹어보고. 놀러가는 것도 펜션말고 호텔에서 자보고, 니들도 뭐 맛있는 거 사주고. MC능력이 좋긴 한데, 내가 시발 섹스머신도 아니고 하루 종일 할 수는 없잖아? 그래서 즐길 거는 최대한 즐기고 쎅쓰할 때는 존나 열심히 하고, 쉴 때는 존나 편하게 쉬는 그런 이상적인 환경을 구축했다. 이 말이다. 어 뭐 섹스 할 때도 스위트룸에서도 해보고 그러는 거지.”
오늘 말 드럽게 많이 한다. 쪼오오옥 하고 다시 음료를 마시는 데 벌써 다 마셨다. 어우, 존나 살 맛난다.
“이제 내 할 얘기 다 했으니까 너도 이제 같은 배 탄 셈이다.”
“어? 무슨 같은 배야. 지 혼자 탄 배에 매달려 있는 수준도 안되는구만.”
“아, 몰라. 니 입단속 잘해라. 내가 잡혀가면 나는 혼자 안 죽고 무조건 니도 무조건 한 패라고 할 거임.”
“미쳤네. 왜, 나한테는 그거 안 걸어 놓냐?”
“지금 고민중이다. 말하면 고자를 만들어 버릴까 하고.”
“씨발 존나 개무섭잖아 개새끼야. 아 시발 상상했어.”
피식. 웃음이 나온다. 하, 드디어 나 혼자만 알고 있던 감정과 생각들을 후련하게 털어냈다. 그 동안 말할 상대가 없어서 참 거지같았는데, 한 명 만들어 놓으니까 좋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끝났냐?”
“어, 그래. 시발 이거 얘기할 사람 없으니까 존나 답답하더라. 특히 그 시발 연수원 개쩔지 않냐? 와 존나 내가 생각해도 존나 잘 한 듯?”
“니 사실 그거 쩐다는 소리 하나 듣고 싶어서 얘기 한 거 아니냐?”
“... 알면 좀 해줘라 개새끼야.”
“어이구, 즈으응말 대애애애단하세요. 박수도 쳐 드려야겠네? 짝짝짝.”
“고맙다 이 씹새끼야.”
아! 할 얘기 하나 더 있는데. 깜빡할 뻔 했다.
“야야, 할 얘기 하나 더 있다.”
“아이구, 뭔 얘기가 그리 많으실까.”
“어, 이거는 경험이 아니라 좀 고민해봐야 할 거리임.”
“뭔 고민?”
“이게 내가 지금 범위를 지정해서 조종을 하는 거를 거의 대부분으로 쓰고 있거든? 근데 내가 한 번 이 범위를 어디까지 넓힐 수 있나. 궁금해서 진짜 최대한 넓혀봤다. 어디까진 줄 아냐?”
“... 전세계는 아니지?”
“거기에는 전세계라 나오는데 내가 존나 무서워서 못해봤다.”
“...씨발 스케일 뭐 그리 크냐?”
정말 놀란 부분이었다. 택시타고 움직이던 도중에 궁금해서 한 번 해봤다가 알게 된 후로 함부로 못 건들었던 그 범위.
“전 세계도 되는데 당연히 우리나라도 되고. 와 그래서 내가 우리나라 남자들을 위해 이런 생각도 해봤다. C컵 이상의 여자들은 무조건 가슴을 70% 이상 노출해야 하는 법안 만들기. 이딴 거.”
“출마해라. 내가 무조건 찍어준다.”
“근데 생각만 해 본 거지. 내가 노출에 관한 얘기를 했는데, 노출이 뭐냐. 길거리나 사람들이 다니는 그런 곳에서 살갗 드러내는 거잖아. 그런데 일반적으로 노출의 리스크가 뭐야. 들키면 좆된다는 거지.”
“그렇지?”
“근데 생각해보니 지금 노출 같은 거는 존나 위험해. 왠지 아냐?”
“어.. 글쎄..? 햇빛이 쎈가?”
“아니 병신아. 그거야 CCTV. 카메라 같은 게 지금 존나 많아. 자 예를 들어보자. 내가 여기 거리를 죄다 노출거리로 만들어서 사람들이 거리낌 없이 까고 다니게 만들 수도 있어.”
“오.. 씨발.. 듣다보니까 대충 아까 말한 거 어떻게 짜야하는 지 알 거 같다.”
“그래, 뭐 그건 그거고. 아무튼 만들면 여기 있는 사람들은 아무 문제가 없겠지. 내가 다 조종을 할 거니까. 근데 중요한건 그 영상을 아예 조종을 받지 않은 다른 사람들이 보면 어떨 것 같냐?”
“... 난리나겠네.”
“그래, 지금 제일 중요한 건 그거다. 보는 눈이 아니라 카메라가 너무 많아. 지금 블랙박스 없는 차도 거의 없잖아?”
“그렇지? 어? 시발 야 아까 거기서 했던 것도 다 녹화된 거 아냐?”
“아니, 거기는 내가 가서 보여줄 거를 알아서 예약했을 때 미리 꺼두게 해놨어.”
“아, 그러냐. 존나 다행이네.”
깜짝 놀랐다가 휴우 하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A. 내가 그 정도도 안 했을 까봐.
“역시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서 할 만한 것에 노출은 빠질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들 생각하면 약간 망설여지지.”
“하긴, 우리나라 사람 전부를 바꾸지 않는 이상.”
“그것도 또 그런 게 뭐냐면, 여기에 외국인들도 존나 많잖아? 사실 우리나라만 하는 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바꿔야하지. 스케일이 너무 커져.”
“그것도 그렇네. 뭐 그래서 어떻게 방법이 있냐?”
“내가 그 방법을 못 찾아서 고민이야. 솔직히 길거리에서 까는 거 얼마나 꼴리냐. 근데 우리는 이상하게 그런 거에 되게 깐깐하지.”
“... 그거는 전부 바꾸지 않는 이상 힘들겠는데?”
“그래. 지금은 차마 위험할 거 같고 무서워서 못 건드는데, 언젠가는 하겠지. 그래서 뭐 혹시나 이거에 대해 생각있으면 나한테 언제든지 말해달라는 얘기야.”
흠. 하면서 턱을 괴고 고민하는 A. 당장은 생각나는 건 기대 안하고 있다.
“그래서 최대한 야외는자제하고 노는 거는 실내 기준으로 잡고 있다. 그 실내도 어차피 보안실인가 거기만 좀 조종하면 되니까.”
“그렇게 따지면 거기 CCTV도 TV에 나오는 존나 화면 여러개 나오는 영상실? 거기만 조종하면 되는 거 아닌가?”
“아니야, 내가 걱정하는 건 CCTV보다도 블랙박스 같은 개인 촬영기기야. 내가 사람을 조종하는 거지, 기계를 조종할 수는 없으니까. 그게 언제 어떻게 전파될지는 나도 몰라.”
“그것도 그렇네.”
뭐 노출은 천천히 생각해보도록 하자. 노출만이 중요한 거는 아니니까.
“아, 근데 내가 실험하면서 하나 존나 괜찮은 걸 알아냈다.”
“어? 뭔데?”
“내가 얘기 했나? 그 조종할 때, 그 사람한테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주입시킬 수 있거든?”
“오, 뭐냐. 처음 듣는데?”
“그러냐. 아무튼 그 사람이 모르는 것도 내가 알고 있으면 이거를 안다는 가정 하에 항목을 만들어서 조종할 수 있다. 내가 주입할 수 있는 거는 글 같은 데이터뿐만이 아니라, 사람 얼굴 같은 것도 전달할 수 있어. 내가 여기 있는 사람들한테 니 얼굴이랑 이름에 대해서 물어 보면은 다 대답할 수 있을걸?”
“뭐.. 좋긴 한데.. 그래서?”
“근데 내가 이걸 활용하는 방법을 알긴 알았는데, 제대로 써먹어본 적은 많지 않아. 근데 다른 거 생각하다가 존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생각남.”
쪼로록. 남은 물을 마시고 이어간다.
“언제 생각이 났냐면 이제 여자들이랑 놀려면 당연히 이쁘고 몸매 좋은 여자들을 찾아야 하는데, 그거를 내가 길거리 돌아다니면서 찾는다는 게 굉장히 비효율적이지. 이거 쓰기 시작하면서 효율 존나 따지고 있다.”
“그래도 발견하면 좋은 거 아냐?”
“그래, 뭐 발견하면 다행인데.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남. 하, 이거 시발 누가 나 대신 여자 좀 찾아서 나한테 보내주면 안 되나? 하고.”
“삐끼? 그런 애들처럼?”
“어, 그렇지. 그런 애들처럼. 근데 그런 애들이 존나 들이대도 이쁜 언니들이 따라와 주겠냐?”
“어.. 뭐 양주 같은 거 꼬실만한 거 없으면 힘들지?”
“그래서 생각했지. 얘네가 이쁜 언니들만 골라서 나한테 보내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러다가 그 주입 방법을 떠올리니까 씨발 유레카!”
“뭔 시발 유레카인데. 설명을 해 봐.”
“자, 한마디로 말하면 그거야. 이 껄렁껄렁한 삐끼놈들을 완전 믿음직스럽게 만드는 거지.”
“어? 뭐, 어떻게? 정장이라도 입히냐?”
“하, 이 새끼. 생각이 왜 이렇게 1차원적이야. 내 능력을 좀 생각을 해 봐.”
생각을 하느라 미간이 좁혀지는 A. 흠, 얘한테 상황 좋은 거 기대할 수 있을까?
“여자들이 삐끼 말을 잘 듣게 만들어야지..?”
“그래, 거기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내가 어떻게 하냐, 범위를 지정을 해. 넓게. 왜냐면 어떤 조건으로 발동하니까 일반사람들한테는 전혀 영향이 안 가도록.”
“어, 지정해서. 그 다음.”
“그리고 내가 심어둔 삐끼의 얼굴을 전부 기억하도록 해. 뭐 계속 기억할 필요는 없고 일정시간 지나면 잊어버리거나 아니면 범위에서 나가면 잊어버리게 1회성으로.”
“그러면 이제 사람들이 그 새끼는 다 알겠네.”
“그래, 핵심은 그거지. 그리고 설정을 해. 이 삐끼가 하는 말이 굉장히 믿음직스럽고, 따르면 좋은 일이 생길 것 같게.”
“아, 아아아. 이제 이해간다.”
“오케이? 그리고 이 삐끼새끼들의 눈을 높여. 무조건 이쁘고 몸매 좋은 언니들한테만 들이대게. 그래서 걔 기준으로 이쁜 애가 보이면 거기 딱 가서 이러는 거지. 나 있는 곳을 얘기하면서 저기 가면 굉장히 재밌는 일이 있다고. 뭐 아무튼 그런 식으로 꼬드기는 거지.”
“오, 시발 좋은데?”
“평소라면 거들떠도 안 보는 데, 내 조종에 걸린 상태라서 어우 되게 이 말을 들으니까 한 번 가보고 싶어. 그래서 그 언니는 제 발로 나한테 오는 거지.”
“이 새끼 논리 마스터네.”
“개소리말고. 그러면 나는 여기 시원한 곳에서 가만히 앉아서 커피나 마시다가 이쁜 언니들 들어오면 그 때 놀면 된다. 이거다.”
짝짝짝. 어라, 박수까지는 기대 안했는데.
“씨이발. 천잰데?”
“ㄱㅅㄱㅅ.”
“와.. 존나 좋네... 그래서 그거 언제 써먹어보냐?”
띠링 하면서 카페 문이 열린다. 슥 돌아보니 와우! 몸매가 완전 쌔끈한 언니가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보니 언니에게 시선을 뺏겨 멍청한 모습으로 입을 헤 벌리고 A가 그제야 깨달은 듯 설마? 하는 표정으로 나를 본다.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