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0화 〉15일차 (80/94)



〈 80화 〉15일차

정신이 들자 슬며시 몸을 일으켰다.

엘리스가 혼자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게임에 집중을 못하고 다른 생각에 빠진 모양이다. 계속 캐릭터가 죽고 있었다.

"뭐해?"

내가 묻자 그녀는 살짝 놀라며 나를 바라봤다. 그러다 고개를 저었다.

"그냥 게임."

"그래?"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이유가 있어 보였지만 본인이 말 하고 싶지 않으면 어쩔 수 없지.

"..."

그러자 엘리스는 잠시 후 내게 말했다.

"너 깨기 전에 컴퓨터를 좀 봤어."

"아."

그녀의 표정은 굉장히 씁쓸해 보였다. 위로라도  줘야 하나?

"왜. 뭘 봤기에 그런 표정이야?"

내 질문에 엘리스가 백금발 머리를 쓸어 넘기며 아무렇지 않는 척 대답했다.

"안티 팬카페."

"그런 것도 있어?"

어처구니가 없다. 강제로 잡혀온 사람들을 두고 저런  까지 만드나?

굳이 신경쓰지 말라고 해주려다가 하지 못했다.

나도  안티 팬카페를 보면 평범하게 대응   것 같아서 그랬다.

조용한 방에 틀어놓은 게임 소리만 들렸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자기 안티를 봤을 때 다 기분 나쁘지 않을까.

본인이 원해서 하는 연예인들도 상처받는게 안티인데.

갇혀서 개조받는 사람들에게 욕을 한다는 것도 이해가 안가지만 인터넷인데 무슨 말인 들  할까.

"그런  신경 안쓸  알았는데."

내 말에 그녀는 피식 웃었다.

"그냥 기분만 잡친거지 신경쓰진 않아."

"그럼 다행이고."

그녀는 다시 게임을 시작했다. 저렇게 말은 해도 표정이 어두웠다.

엘리스의 저런 모습을 보니 기분이 이상하다. 저런 모습 절대 안 보일 줄 알았는데.

초반에 내게 했던 말이 이런 의미였을까? 변하지 않을  알았다는 말이 문득 생각났다.

나름 그녀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모양이다. 하긴 이런 상황에 안 받으면 그게 사람일까.

나도 저번에 날 향한 원색적인 비난같은 글들을 봤었다. 아무리 시켰다지만 서로 물고 빠는걸 보니 게이같다고.

겨우 며칠만에 쾌락으로 몸이 절여진 모습을 보니 그런 기질이 있던 놈들이라고.

그런 글을 보면 기분이 싱숭생숭하다.

여기서 나간다 해도 진짜 답이 있는 상황인가?

컴퓨터를 보는 것 자체도 두렵다.

탈출을 한다고 해도 바뀐 모습이나 원래 모습이나 다 대중들에게 팔렸다.

계속해서 벌일 일들이 더 추잡했으면 추잡했지 순해질 것 같진 않다.

나도 결국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다. 사람들이 음담패설 또는 비난에 가까운 말들을 하면 멘탈이 나간다.

그런데 직접적인 시선들을 버틸  있을까?

이젠 장담하기 힘들다.

심지어 내가 싸고 뱉고 흘린 모든 것들이 팔린다는 것도 스트레스다.

밖에 나갔다가 저런 물건을 갖고 있는 사람과 마주치면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상상 만으로도 낯이 뜨거워진다.

혹시 엘리스도 이런 나중을 생각한게 아닐까?

완전 새 몸으로 나가게 해준다 해도 전의 흔적들을 잊을 수 있을까. 그건 그 것 대로 문제다.

다른 몸이면 그게 내가 맞냐고.

심지어 이것들도 다 1등을 했을때의 가정이다.  하면 소용도 없다.

잠시 후 마리가 깨어났다.

"세리아. 일어났네요?"

"응."

"헤헷."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해맑게 웃었다.

차라리 마리처럼 다 놓고 이런 삶을 사는게 이득인  같기도 하다.

저 모습을 보고 있으니 헛웃음이 나온다.

뺨을 찹찹 때려서 정신을 차렸다. 진짜  멘탈이 갈린 모양이다. 동물원에 갇혀 사는  한 이런 삶이 뭐가 낫단 말인가.

사람이 자유가 있어야지.

물론 그녀의 선택은 존중해 줄 의향이 있다.

"아! 세리아."

"응?"

그녀가 진짜 궁금하다는 듯이 내게 물었다.

"조금 질문이 그렇긴 한데. 움직여 봤어요?"

"뭘?"

"거기요."

마리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음부를 가리켰다. 보니까 내가 1등 혜택으로 받은 걸 물어보는 모양이다.

맞네. 그게 있었지.

"안 해봤는데?"

"아..."

약간 아쉽다는 듯이 탄식을 하자 나도 궁금해졌다.

무슨 감각일까?

질 내에 의식을 집중해봤다. 힘을 주면 느낌이 오려나?

"오."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 오긴 한다. 마치 종아리 근육이나 팔 근육처럼 힘을 줄 수 있다.

근데 실제로도 조여지는지는 모르겠다. 사용 할 일이 있나 싶기도 하다.

 자리에서 뭘 넣고 확인 할 수도 없다.

"움직여요?"

 감탄사에 마리는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 날 봤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것 같은데?"

"와!"

진짜 신기하다는 듯 놀라는 그녀의 반응에 찝찝해졌다. 순수한 감탄일 수 있지만 비꼬는 기분이 들었다.

'너는 질도 마음대로 조일 수 있구나?'

물론 그런 의미가 아니겠지만 내가 심성이 꼬인 모양이다.

그냥 멍하니 침대에 앉아있다보니 소변이 마렵다.

간만에 배뇨감이 들자 낯설게 느껴졌다. 게임 도중 액체를 많이 마셔서 그런 걸까.

엉거주춤 일어나서 가슴을 받친  화장실로 갔다.

오늘 처녀를 잃었었는데도 가랑이가 아프진 않았다. 팬티나 밴드도 다 깨끗해져 있다.

치료해 준 것은 고맙지만  어디다 팔 생각이겠지.

팬티를 벗고 변기에 앉았다. 그리고 소변을 누다 보니 간질간질한 쾌감이 다가온다.

이런 식으로 반응하는구나. 요도와 항문에 대한 쾌감이라니. 누가 이런 쾌감을 느끼며 살까.

"흐읏."

조르륵

소변 본  뿐인데 가볍게 보지를 매만지는 기분이다. 애액이 찔끔 샌다.

 싼 뒤 닦으며 살짝 흘린 애액도 같이 닦았다. 진짜 보면 볼 수록 미친 신체다.

이렇게 쌌던 모든 것들도  팔리는 걸까. 새삼 돈 이상한데 쓰는 사람 많다는게 느껴졌다.

화장실에서 나오니 제니퍼가 일어나 있다.

"세리아. 바로 해도 될까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걸까 순간 몰랐다.

그리고 내게 커닐링구스를 하겠다는 말인게 떠올랐다. 아무리 생각해도 적응 안 되는 페널티다.

게다가 방금 화장실 다녀왔는데  말을 하니까 미안했다. 휴지로 잘 닦았겠지?

"그래."

줄리가 깨고 하는게 낫지 않나 싶었지만 그만 뒀다.

괜히 거절하면 어떤 이유더라도 기분이 상할  같다. 뭐. 그녀도 슬슬 깰 때가 되긴 했지.

침대에 걸터앉고 이불을 두른 뒤 팬티를 벗었다.

제니퍼는 어제처럼 내 다리 사이에 와서 보지에 얼굴을 댔다.

절대 익숙해지지 않을  같은 감각이 다가온다.

"흐읍."

그녀의 콧바람이 느껴졌다. 누군가에게  소중한 곳을 댄다는걸 꽤 소중히 여겼었는데.

어떤 경계선이 사라진건지 제니퍼는 거침없었다.

"하우. 헤읍."

그녀는 미묘하게 움찔거리며 보지를 열심히 핥았다. 그런데 어제보다 엄청 능숙한 실력이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놀라면서도 은근한 쾌감에 허리가 들썩인다.

"흐으읍!"

최선을 다해 핥고 빨던 제니퍼가 갑자기 절정했다. 내 다리를 붙들고 덜덜 떠는 그녀의 모습이 순간 이해되지 않았다.

아. 개조 때문이구나.

그래서 실력이 엄청 늘어난 거였다.  보지를 핥는게 곧 자위나 다름이 없었으니까.

민감하거나 애매한 쾌감 부위들을 노리는 모습이 보였는데 그게 자기 약점 이었나보다.

그런데 자위 치고는 너무 성대하게 절정했다. 겨우 커닐링구스인데 애액이 고인게 보일 정도로 쌀 수 있나?

절정감 때문인지 내 음부에 얼굴을 묻고 숨을 거칠게 내쉬니까 간질거린다.

잠시 후 제니퍼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핥기 시작한다.

점점 능숙해지는 그녀의 애무에 맞춰 몸이 달아오른다. 조금만  하면 절정할 것이다.

신음이 나오기 전에 이불로 얼굴이나 가리고 있어야겠다.

그 때 였다.

찌릿

"하아앙! 흐익!"

갑작스러운 미친 절정에 애액을 엄청나게 뿌렸다.

푸슛 찌익

내게 무작위 절정이  번 더 남아있다는게 이제야 생각났다. 나는 뒤로 늘어지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순간 눈 앞이 하얘지며 쾌감이 척추를 타고 퍼졌다. 매번 받을  마다 정신력이 깎이는 기분이다.

아까 제니퍼의 반응도 무작위 절정이었나 보다.

이렇게 극단적인 쾌감을 받다보면 나중에 평범한 섹스를 할  있을까? 걱정된다.

제니퍼는 애액 범벅이 되었어도 계속해서 내게 커닐링구스를 했다.

한  절정하면 느끼기  힘들 줄 알았는데 금방 달아오른다. 여자의 몸이 원래 이런 것인지 개조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흐읍!"

뒤늦게나마 이불로 얼굴을 덮었다. 울컥울컥 하며 애액을 내보냈다.

[제니퍼가 커닐링구스 1회를 마쳤습니다!]

MC의 말을 듣고 나니 몸에 힘이 풀렸다.

매일 하다보면 이런 것 조차도 익숙해지지 않을까. 빨리 익숙해지길 바라는 마음과 두려운 마음이 싸웠다.

"하으응! 흐읏!"

그 사이 이상하게 찌걱대는 소리와 함께 제니퍼가 신음을 흘렸다.

[제니퍼가 딜도 자위 1회를 마쳤습니다.]

그녀는 내게 커닐링구스를 하며 딜도 자위까지 한 모양이다. 그래서 아까 무작위 절정까지 했구나.

어제 따로  것이  창피해서 같이 한 걸까? 오히려 빨리 끝내는게 마음은 더 편할 것이다.

옆을 보니 줄리도 어느새 깨어났다. 하긴.  소리가 옆에서 들리는데 계속 자는 것도 이상하다.

제니퍼가 내 애액으로 범벅이  채 일어났다.

손에는 그녀의 애액이 묻은 딜도가 들려있었다.

제니퍼는 얼굴이 새빨개진 채 담담한  화장실에 갔다. 뭔가 하고 보니 휴지를 가져와 딜도랑 바닥을 닦았다.

수건도 화장실 근처에 묶여있어서 못 두르고 다니게 했다. 이쯤 되니까 치사하다는 생각도 든다.

"무작위 절정도 끝난거야?"

내가 묻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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