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화 〉5. 노예가 생기려고 합니다. (6/116)



〈 6화 〉5. 노예가 생기려고 합니다.

아네스와 창고에서 했던 일을 끝마친 알렌은 가볍게 샤워를 한 후 식당에서 배를 채우고는 지루한 교실로 향했다.

'어느 세계든 선생 들어오기 전에 떠드는 건 국룰이구만.'

여전히 담탱이가 오기 전까지는 시끌벅적한 교실의 분위기가 나름 마음에 들었다.

옛 학창시절이 떠오르기도 했고. 매일 출근해서 일을 도맡아 상반된 분위기와 다른 것이 여유로우면서도  교실에 속해있는 것만으로도  아늑했다.

편안하다고 해야 할까.

"다들 조용히 하도록!"

아니나 다를까. 교실의 평온한 분위기를 깨는 담탱이, 코델리아가 신경질적으로 문을 열며 교실에 있던 학생들은 언제 떠들었느냐는 듯이 조용히 제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그 해이한 정신 상태! 배움의 장이 놀이터인가!"

'학생  많이 들어봤는데. 여기가 놀이동산이냐? 하면서 애들 팼던 새끼가 생각나네.'

침묵.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는 코델리아는 학생들을 보며 모두가 들릴 한숨을 깊게 내쉬며 지끈거리는 미간을 짚는다.

다른 녀석은 뭐, 코델리아의 얼굴을 마주칠 생각조차 하지 못하겠지. 초반에 기선제압을 확실히 했으니까.

하지만 코델리아의 얼굴을 자세히 주의 깊게 본다면 그녀의 얼굴, 특히 어여쁜 눈가는 어떤 근심이라도 있는지 검은 그림자가 드리누워있었다.

짧았지만, 지끈거리는 미간이 진정이 된 것인지 출석부로 교탁을 두어 번 치는 코델리아.


"특별한 전달사항은 없다. 그렇지만 그렇게 떠들 시간에 책이라도 펴놓고 공부할 생각이나 해라!"

진정이 됐나 싶었지만, 여전히 공격적인 말투. 그러나 내게는 그녀의 모습이 살기 위해 마지막으로 발악하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질 않아 귀여울 따름이었다.

"그리고 알렌 메스티아. 잠깐 나를 따라오도록."
"알겠습니다."

코델리아는 자신을 따라오라는 말을 하며 교실을 나갔고. 나도 그녀의 부름에 응답하듯 의자에서 일어나 그녀가 나간 교실 문을 통해 뒤따라갔다.

"우왓!"


교실을 나가자마자 코델리아는  옷깃을 끌어당기자 나는 복도가 아닌 코델리아의 개인적인 아공간에 억지로 초대 당하고는 그녀를 보았다.


"뭡니까? 갑자기 여기는 또 어디입니까?"
"알렌 메스티아."

옷깃을 정리하며 나는 팔짱을 낀 채로 수박만  가슴을 강조하는 코델리아를 보았다.

위풍당당한 자태. 자신보다 아랫것을 보는 눈빛 하며 독보적인 가슴까지.

'여왕님 삘이 나서 좋기는 좋네. 것보다 미치도록 예쁘긴 예쁘구만. 역시 게임이랑 현실은 다르군.'

알렌은 무심히 코델리아를 보며 작게나마 속으로 감탄했다. 그러나...

"부탁이다. 계약서를 넘겨라."
"크, 크크! 생각한 방법이 겨우 그겁니까? 그보다 부탁하는 사람치고는 상당히 거만하네요? 아니다, 이젠 귀찮네."
"무슨! 말버릇하고는!"
"이봐요, 코델리아 선생. 당신은 지금 자기가 처한 상황을 몰라서 이러는 거야? 아니면 알면서도 일부로 도발하는 거야?"


 걸음 다가가자 코델리아는 겁이라도 먹은 것인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치다가 이대로는  되겠나 싶었는지 또다시 위풍당당한, 그러면서도 당황이 섞인 표정을 짓는다.


"누, 누가 감히! 알렌 메스티아! 당신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거더냐!"
"알지, 아주 잘 알고 있지. 천재 마법사. 마탑주가 될 수 있음에도 학원 선생을 택한 마법사. 온갖 수식어가 많은데 그래서... 어쩌라고? 그게 나랑 한 계약과 무슨 상관인데?"
"그, 그 말버릇!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다! 하물며 그 태도 하며...!"
"사족은 됐고. 하고 싶은 말이 그래서 계약서를 넘겨달라는 거냐? 그렇게는 못하겠는데. 당신이 쓰고 계약한 거잖아? 그런데 다시 돌려달라니. 조금 그렇지 않나?"


코델리아의 자존심을 살살 긁는 아슬아슬한 줄타기.


그렇다고 해도 아공간으로 끌려온 건 조금 뜻밖이었다. 아니, 혹시나 다른 누군가가 듣기라도 한다면 자신의 완벽한 명성에 흠집이라도 나는 것을 방지한 것일까.

코델리아의 아공간은 정말로 개인적인 공간이다. 다른 누군가를 초대한 적도 없으면 홀로 고독과 휴식을 즐기며 만든 공간이기도 했다.

'뭐, 나중에는 루센을 초대하고 야스하긴 했지만.'

"이런 버러지만도...!"
"거 참. 말을 해도 사람 기분 나쁘게 말씀하는 재주가 있으시네... 좋아요. 그러면 다시  번 내기하도록 할까요?"
"뭐라고?"
"이 이상 얘기해봤자 뭐 답은 나오지 않을 것 같고. 그렇다면  내기하면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어린애처럼 사탕 달라, 초콜릿 달라 하는 유치한 부탁은 그만두세요. 조금 꼴사납.. 아니 이미 꼴사납나?"


코델리아의 행동을 꼬마의 투정이라 치부하며 꼴사납다고 말하자 그녀의 붉은 머리카락이 떨리며 주먹을 쥔 채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지만, 지금으로서는 마땅한 방법이 없는 것인지 새하얀 앞니로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며 화를 삭이는 모습이 귀여웠다.

'위급한 상황인데도 꼴에 자존심은 있어서 다행이네. 흑마법 같은 위험하고 금지된 마법을 사용한다면 이딴 계약은 바로 백지로 되돌아갈 텐데.'

게임에서도 코델리아의 성격이나 몸매 때문에 1순위로 좋아하지만, 이런 성격 덕분에 이득을 본다고 하니 어째... 양심이...

'찔리기는 개뿔. 존나 좋네. 오히려 양심이 성감대 같아, 짜릿해! 늘 새로워!'

"...어떤 내기지?"
"쉽게 가죠. 흐음... 뭘로 할까. 아, 그게 좋겠네! 는 아니고. 솔직히 이렇게 억지로 끌려왔는데 생각할 시간은 줘야죠."
"지금 나랑 장난하는..."
"하아... 빡치네. 내가 불쌍해서 일부로 내기로 응해준다는데  대들려고 하네. 그게 싫으면 닥치고 반지랑 소원을 들어주던가. 그것도 못할 배짱인데  그렇게 나대고 있어? 응?"
"아, 알았다. 알았으니 내기는 오늘까지다. 오늘까지 내기를 정하도록."
"아니이이이. 정하는 건 네가 아니야 코델리아. 정하는  나야, 나. 알겠어? 그래도  말처럼 빠르게 진행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어. 좋아. 내기 방법이 떠오르면 네게 말해주지. 그때까지 벌벌 떨면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

점심시간이 되자 학생들은 식당으로 향했지만, 나를 제외한 한 명의 학생은 교실에 앉아 칠판에 적힌 내용을 노트에 열심히 적고 있었다.

'쟤 그거네. 악역영애의 옆에서 옵션처럼 자주 붙어있던 1, 2 같은 역할.'


"아직은 악역영애가 등장하기 전이라 그런가? 마이웨이네.'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악역영애 히로인의 따까리인 1, 2.

'확실히. 악역영애가 들어오는 이벤트는 1학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던가? 그래도 전형적인 츤데레 년이라 좋긴 좋았지.'


'악역영애... 공략하기가 어려웠었지. 자기 기분이 안 좋으면 호감도를 내려가고. 아무튼 귀찮... 잠깐만?'

알렌은 악역영애의 공략을 떠올리며 갑작스럽게 번뜩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봐."
"어? 응? 나, 나 말이야?"
"그래. 여기 너 말고 누가 있겠어? 그보다 아주 열심인데?"

자리에서 일어나 악역영애의 1, 2중에서도 1을 담당하는 여자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


"너처럼 부자에다가 멍청한 놈들은 몰라.  같은 가난한 귀족의 여식이 살아남으려면 죽을 정도로 노력해야 한다고."
"크크. 재미있네. 꽤 깡다구가 있어서 마음에 드네."
"뭐, 깡다구? 갑자기 무슨 소리야?"
"알 건 없고. 너, 나한테 공부 배워 볼 생각은 없냐?"
"하아? 나는 너처럼 보결로 들어온 학생이 아니야. 그러니까 방해하지 말고 저리 비켜."


'성격 하나는 마음에 드네. 얼굴도 귀염 상이고. 악역영애 원투 치고는 나쁘지 않은데? 약간 순한 맛의 코델리아... 아니, 어려진 코델리아를 보는 것 같아서 얘도 공략하기는 편하겠네.'

"그럼 어떻게 해야  믿어주려나?"
"흥. 넌 너보다 멍청한 사람에게 지식을 가르침 받니?"
"그래. 내가  있을 시험에서 1등을 한다면. 아니지, 1학년 중에서 1등을 한다면 그때는 나한테 배울 거냐?"
"당연한 거 아니야? 너 따위는 보결로 들어오고 코델리아 선생님께 온갖 욕을 듣던 너 따위가 1등을 한다니. 그게 가당키나 할까?"

'팩트는 제대로 꼽을 정도로 당돌하네. 이 정도면 악역영애를 공략할 때 편리하겠네.'

"좋아. 그럼 다음 시험에서 결과를 두고 보자고."

그렇게 말한 나는 자리로 돌아가려다가 다시 돌아와 그녀에게 물었다.


"그보다 이름은 뭐지?"
"클로에."
"성은?"
"딱히 안 알려줘도 되잖아? 그것보다 빨리 자리로 돌아가 줄래. 방해되니까."

쌀쌀맞은 목소리와 함께 귀찮다면서 돌려보내는 손짓.


'나를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 여기까지 해야겠네.'


자리로 돌아간 나는 공략 노트를 꺼내 새로운 캐릭터, 클로에를 추가하며 노트를 전면 수정했다.

'첩자 한 명 정도는 있어야 악역영애 공략이 한층... 아니지. 조금은 수월해지겠지.'


내가 아는 악역영애는 무려 공작 가문에다가 멍청하긴커녕 오히려 존나! 존나게 똑똑해서 공략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공략집을 외웠는데도 악역영애 루트를 상당히 어려워 커뮤니티 사이트의 공략집을 보면서 깰 정도로.

난이도를 따지자면 이지, 노멀, 하드, 헬. 그중에서 헬을 담당할 정도로 더럽게 어려웠다.


물론 어려웠던 만큼 재미도 있고, 스토리도 있고, 떡신을 생각하면 하루에도 수십 번 좇물을 뺏으니 말이다.

'우선 클로에라는 저년은 차차 공략하기로 하고. 일단은 아네스한테 가보도록 할까?'


오늘 아침 조회에 있었던 코델리아의 재대결.

솔직히 내기의 주제가 떠올랐지만, 그냥 생각이 안 났다며 구라를 쳤다.

그래야 애가 타며 더욱 불안에  테니 말이다.


책상을 정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 아네스도 점심을 먹고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 그냥 보건실이 아닌 식당을 향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아무리 노예라도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리잖아.'


그렇게 교실을 나와 식당에 도착하고는 가볍게 식사하며 포장된 환자식을 들고 기숙사로 향했다.


'거리를 두면 히로인이 출현할 시기가 늦어지니 일단은 먹을 거라도 가져가서 관계를 조금이라도 쌓아야지. 밤꽃 냄새 맡는  좇 같지만.'

"루센. 나 알렌이다. 들어갈게."


다급한 목소리로 잠시만! 이라며 이불이 거칠게 펄럭이는 소리. 침대가 끼릭거리는 듣기 싫은 소리.

어느 정도 진정이 된 것인지 들어오라는 루센의 목소리. 그리고는 문을 열었는데 희미한 밤꽃 냄새가 나는 것이 진짜... 좇 같았다.

그러니까 내 좇물이면 뭐 그러려니 하고 하는데 남의 좇물은 좀... 아무튼, 환자식을 테이블 위에 놔두며 공기가 눅눅하다는 말을 한 채로 나는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켰다.

"식사는 해야 몸이 좋아질 거다. 여기 놔두고 갈게, 루센."
"고, 고마워 알렌..."


원래 루센의 성격이라면 침대에서 내려와 고맙다고 하는 녀석인데. 이 한여름에 이불을 덮고 있는 걸 보니 딸치다가 부모님께 걸린 표정으로 어색하게 웃고 있었다.


그래도 몸은 많이 나아진 건지 대답도 곧 잘하는  보면 기간을 두고 다음 약을 실험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네.

가벼운 인사를 하고 나가기 전에 암시장에서 켈시에게서 구매한 예속의 초커를 들고 교실로 돌아와 지루하기 짝이 없는 수업을 들으며 연신 하품을 쏟아냈다.


****


"제가 생각해봤는데요. 아무래도 코델리아 선생은 오늘 너무 안절부절못하면서 신경이 엄청 날카로웠어요...!"
"그래? 뭐, 당연한 거겠지."
"설마... 주인님 저 말고도 코델리아 선생을...?"
"왜? 그러면  되는 이유라도 있나?"
"아, 아뇨! 그건 아니지만. 어쩐지 무서워서."

아네스는 의자에 앉으면서도 코델리아를 상상한 건지 작게나마 몸을 떨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떨림이 불만이었다.

주인인 내게 떠는 것이 아닌 코델리아를 향해 떠는 것이니.

"야."
"네?  그러세요, 주인님?'
"나보다 코델리아 그 년이 더 무서운 거냐?"
"아, 아니...! 그게... 솔직히..."


입을 우물쭈물하며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아네스.

그러나 솔직히 아네스의 심정도 이해가 된다. 나는 메스티아 후작의 차남이자 고작 아카데미의 학생.

그 반면에 코델리아는 전쟁 영웅 가문의 장녀이자 대륙에서 이름을 떨친 유명한 마법사이니 말이다.

"뭐, 좋아. 믿음을 줄 수 없다면 그 믿음을 현실로 보여주는 편이 좋겠지. 조만간  후임으로 코델리아가 들어올 거니까."
"저, 정말로 코델리아 선생이?"
"속고만 살았네. 길면 이틀. 짧으면 오늘. 그 안에서 승부가 날 테니까. 코델리아가 들어오면 잘 가르쳐주도록 해.  주인이 누구인지를. 또 어떻게 봉사해야 하는지를."
"하응! 아, 알겠습니하으응!"


아네스의 젖탱이를 부드럽게 애무하며 목덜미에 가벼이 키스 마크를 남기며 남은 손으로는 허벅지를 부드럽게 매만지며 천천히 고간을 향해 다가갔다.


역시나 잘 젖는 체질이라 그런지 전희를 별로 하지 않아도 알아서 젖으니 넣기는 쉬웠다.


"흐응읏!"

끈적한 질벽에 내 육봉을 맡기니 다른 생물마냥 감싸오는  기분. 정말이지 명기와 똑같았다.


끊어질 것만 같은 조임에다가  좇을 더욱 만끽하며 탐하는 질벽이 달라붙기 시작했다.

"하웃! 아아앙! 저, 저 갈거가타요!!"

단점이라면 내가 가기 전에 너무 빨리 절정 한다는 게 조금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즈, 즈잉님? 가짜기 왜 그너세녀?"

벌써 반쯤 갔는지 옹알이하듯이 말하는 아네스의 보지를 손가락으로 쑤셔줬다.


"쟈, 쟘깐! 가, 갈 거 가타요! 호오오오옷!!!"
"존나게 약하구만. 주인을 만족하게 해줘야 하는데 역으로 내가 너를 만족해주는 건 상하관계가 이상한 거 아니냐?"

내 자지를 아네스의 입으로 청소시키며 지퍼를 올리고 보건실을 나가기 전.


"내가 돌아올 때까지 보지 단련이나 좀 해라. 나보다 먼저 가는 노예는 별로 안 좋아하니까, 죽을 정도로 연습해라."
"아, 얄게쯥니하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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