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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화 〉장모님. 따님을 주세요!(1) (120/301)



〈 120화 〉장모님. 따님을 주세요!(1)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눈이 뜨였다.


실눈을 뜨고 주위를 살펴보니 수진이가 손에 수갑을 들고 다가오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급히 손을 뒤로 숨기는 수진이.

"아, 안녕히 주무셨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쑥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아무래도 나에게 또 장난을 치려던 모양이다.

나는 작게 한숨을 쉬고는 수진이를 잡아당겼다.

"악!"

수진이가 발버둥을 친다.

"왜, 또  사정관린지 뭔지 하려고?"

"어젠 선생님이 괴롭혔으니까 이번에는  차례에요!"

그렇게 말하면서 내 품에서 발버둥을 친다.

나는 수진이가 움직이지 못하게 양손으로 꼭 끌어안고 물어봤다.


"참고로 어떻게 하려고?"


수진이가 망설이듯 입술을 달싹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그냥 선생님이 당황하는  보고 싶었어요."

어제 그렇게 지쳐서 쓰러졌으면서도 어떻게든  방을 먹이고 싶은 모양이다.


나는 수진이를 내 품에서 놓아줬다.

"밥이나 먹자."

그렇게 말하고 일어서자 수진이가 약간 불만인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왜?"

"오줌싸는 거 보여준다면서요."


"아."

아무래도 어제 나처럼 묶어놓고 오줌이라도 싸게 만들려고 했나?

지독한 녀석. 그걸  까먹고 기억하고 있었네.

화장실이 가고 싶기는 했다.


나는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고 화장실로 향했다.

뒤에는 내 쉬야를 보려고 따라오는 잼민이, 이수진이 붙어있다.

뭔가 기분이 굉장히 묘했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소변을 보려니 조발로 인해 소변이 잘 나오지 않았다.

"왜  싸요. 빨리 싸요."

그렇게 내 등에 딱 달라붙어서 빨리 소변을 싸라고 보채온다.


수진이의 부드러운 가슴이 등에 눌리니 어디서 그런 힘이 솟았는지 또 피가 쏠리기 시작하며 더욱 딱딱해지기 시작했다.

"왜요? 제가 도와드려요?"


내 등을 끌어안은 상태에서 까치발을 들고 내 귀에 야릇한 숨결을 내뱉는 수진이.

수진이의 손이 천천히 내 자지에 닿는다.

"큭!"

오줌은 싸야겠는데 자꾸 자지가 발기하니 오줌이 나오지 않는다.

수진이가 내 자지를 살살 흔들기 시작했다.

"...수진아."


"왜용?"


"미안해. 오줌이 안 나와."


"그래용?"


"자꾸 그러면 이대로 또 하는 수가 있어요."


"칫."


수진이가 천천히  몸에 떨어진다.

그래도 나가지는 않는다.

아무래도 내가 오줌을 쌀 때까지 기다리려나 보다.

아무래도 약속을 함부로 하면 안 되겠다.

나는 발기가 진정되길 기다리다가 천천히 오줌을 쌌다.


그럴 때마다 수진이가 자꾸 방해해서 반 정도 발기가 된 상태로 오줌을 싸게 되었고 변기에 오줌샤워를 시켜버렸다.

또 까불면 너한테 오줌을 뿌려준다고 하니 수진이가 꺅 소리를 내며 도망을 쳤고 나는 한숨을 한번 내쉬고 변기와 그 주변에 물을 뿌려서 청소를 하고 거실로 나왔다.


수진이가 부엌에 서서 요리를 하고 있었다.

나는 장난기가 발동돼서 또다시 살금살금 수진이의 뒤로 다가갔다.


"혼나요?"

수진이가 손에 식칼을 든 채로 돌아본다.

나는 작게 웃음이 나왔다.


"왜 웃어요?"

"아니, 네가 처음으로 나한테 요리를 대접해줬던 날이 떠올라서."

그때도 내가 도우려고 하니 식칼을 들고 돌아봤었지.

"아~"

수진이도 그때의 상황을 떠올렸는지 작게 웃었다.


나는 수진이의 옆에 서서 같이 요리를 준비했다.

"볶음밥이네?"

"네, 간편하게 먹을  있으니까요."


볶음밥이면 수진이가 하게 두고 나는 국을 준비하는 게 낫겠다.

콩나물을 조금  왔으니 가볍게 콩나물국이라도 끓이면 되겠네.

"그때는... 이렇게   몰랐는데."


"뭐야? 나 좋아해서 초대해준  아니었어?"

"이렇게까지 좋아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렇게 물어보자 수진이는 싱긋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안 알려  건데요."

"왜?"


"선생님이 평생동안 알아보세요."


그렇게 말하면서 내 옆구리를 팔꿈치로 살짝 찌른다.

"평생이라..."


수진이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아보는 일이라니 생각보다 오래 걸릴 것 같다.


적어도 사귄 지 1달도 되지 않아서 펠라를 해줄 정도로 나를 사랑하는  같은데.

내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수진이를 바라보자 수진이가 인상을 쓰면서 옆구리를 꼬집어온다.


"아프다니까 자꾸 꼬집네."

"야한 생각 했죠?"


"어?"

"딱 티가 난다니까 티가."

그렇게 말하면서 아침부터  건강하다면서 내 엉덩이를 토닥여온다.

사귄 지 2개월 조금 넘었는데 엉덩이를 만져오다니 이게 여고생이 맞냐?


***

"잘 먹겠습니다."


"잘 먹을게."

우리는 식탁에 앉아서 천천히 밥을 먹기 시작했다.

수진이를 힐끔 바라본다.


수진이도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눈이 마주친다.

싱긋

수진이가 작게 웃고는 다시 밥을 먹기 시작한다.

이제는 아예 밥을 한입 먹고 나를 바라보고 밥을 한입 먹고  나를 바라보고 그렇게 식사를 하고 계신다.

내가 굴비로 보이나 보다.


방긋방긋 웃는 게 상당히 기분이 좋아 보이는데 지금이면 말을 꺼내도 용서해줄 것 같다.


매도 미리 맞아야지.

"수진아."


"네?"


"내가 그, 할 말이 있는데."

"..."


수진이가 인상을 쓰면서 수저를 입에 물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식탁에 있던 머그컵을 손에 들고 천천히 물을 마셨다.


"별로 듣고 싶지 않은 데요."


"응?"


"딱 보니까 좋은 이야기는 아닌 거 같은데."


이제 수진이한텐 거짓말도 제대로 못 하겠다.


나는 천천히 숨을 내쉬고 입을 열었다.

"어제... 이게 부탁이냐고 물었는데  부탁이라고 말한 적 없다?"


수진이는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고개를 갸웃하다가 움직임을 딱하고 멈췄다.

그리고는 아까보다  기분이 나쁘다는 듯이 인상을 팍 쓴다.


"그냥 그걸로 퉁쳐요. 쪼잔하게."


아무래도 내가 그게 부탁이라고 한 적이 없다는 걸 눈치는 챈 모양이다.

나도 이게 조금 비겁하다고 생각은 하는데 할 말은 해야겠다.

"어려운 건 아니야. 나 다음 주 9일 한글날에 너희 어머님이랑 만나고 싶거든."

"그런데요?"


"아마도 어머님이 우리 관계를 쉽게 허락하시지는 않겠지. 화도 많이 내실  같고 어쩌면 한 대 맞을지도 모르겠다."

"..."

"그래도 흔들리지 말아줘. 너는 학생이고 나는 어른이니까. 어머님을 설득하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너는 다가올 시험에만 집중해. 그게 내 부탁이야."

"알아서  할거거든요?"


그렇게 말하면서 작게 웃는다.

"괜히 긴장했네."


"진짜로 잘할 자신 있어?"


"저 이수진이에요. 못 믿겠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어깨를 펴고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수학은 조금 시원찮은 것 같은 느낌인데 말이다.

그래도 여기서 찬물을 끼얹을 정도로 눈치가 없지는 않다.

"그래 우리 수진이가 킹왕짱이지."

"아하하!"

수진이를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생각해보니 어머님이 반대하면 짐을 싸고 나와버린다고 하던 녀석인데 너무 걱정한 것일지도 모르지.

수진이는 다시 아까처럼 즐거운 표정으로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 표정에는 걱정이나 근심 따위는 1도 보이지 않았다.


***

"오랜만입니다. 준수 강사님!"

"네. 명절 잘 보내셨어요?"


"네. 이번에는 친가에  내려가서 와이프도 편해 보여서 좋았습니다. 덕분에 저도 편한 마음으로 푹 쉬다가 왔어요."

"그래 보입니다."

"그래요?"

"여기요 여기."

나는 내 팔뚝 부분을 가리키며 인한 강사를 바라봤다.


인한 강사는 얼마 전까지 붙이고 다니던 파스도 떼어냈고 눈가에 보이던 다크써클도 사라진 상태였다.


"아, 정말 집에서 그냥 타자나 좀 두드리고 있으니 세상 편했습니다."

"하루에 3편씩 올리셨던데  힘드셨어요?"

"한편에 1시간? 1시간 반? 그 정도밖에 안 걸려서 잘 모르겠어요. 계속 쓰다 보니 팔도 별로 안 아프고."


아무래도 인한 강사는 작가가 천직인 모양이다.

"안녕하세요오..."


다정 강사가 강의준비실에 힘없이 들어온다.


평소보다 허리와 어깨가 더 굽은 듯한 느낌이다.

세상의 짐이란 짐은 혼자 짊어진 사람의 모습이 저러할까?


딱 명절을 보내고 집에 돌아왔을 때의 혜정이의 모습과 닮았다.


...혜정이는 건드리면 터질 것 같은 분위기도 가지고 있었으니 다정 강사는 양반이지.


"고, 고생하셨습니다."


인한 강사도 다정 강사의 모습에서 무언가 느낀 바가 있는 모양이다.


어색하게 웃으면서 자리를 조금 벌려서 다정 강사가 앉을  있게 공간을 만들어준다.

다정 강사는 짐을 내려놓더니 "흐으..." 라는 소리를 내뱉으며 의자에 허물어졌다.

"많이 힘드셨어요?"

그렇게 물어보자 다정 강사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전을 구워도 구워도... 끝나지 않네요. 제, 몸에서 전 냄새  나죠?"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손목 부분을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아본다.

정말로 종갓집이나  그런 건가?

"두 분은 명절 잘 보내셨어요?"


다정 강사는 손으로 작게 얼굴을 두어 번 두드리더니 몸에 기합을 넣고 그런 식으로 물어왔다.

나와 인한 강사는 방금까지 나누었던 이야기를 다시  번 반복해서 이야기했다.

다정 강사는 우리의 이야기를 듣더니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파스라도 드릴까요?"

인한 강사는 쓴웃음을 지으며 가방에서 붙이는 파스를 꺼냈다.


"아, 아니요. 괜찮아요."


다정 강사는 고개와 손을 함께 저었다.

우리는 오랜만에 만났지만 별다른 특별한 말을 나누지는 않았다.

그저 얼마 전에 뉴스에 나왔던 이야기나 웹소설 이야기, 서로 명절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더 자세히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의 시간을 보냈다.

다정 강사는 처음에는 망설이다가 천천히 본인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아무래도 종갓집이나 뭐 그런  아닌데 그와 비슷한 분위기라고 한다.


다정 강사의 아버님이 6남매여서 큰집에 모여서 제사를 지내면 정신이 없다는 모양이다.

과연 그렇게나 사람이 많이 모이면 차례 준비에도 정신이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요리는 못 하는데 전은 구울 줄 아는 걸까?

내가 그런 눈으로 다정 강사를 바라보자 약간 욱한 표정으로 전을 굽는 건 할 줄 안다면서 얼굴을 붉혔다.

인한 강사는 우리의 이야기를 듣더니 뭔가 걸리는 게 있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뭔가를 떠올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내가 다정 강사가 요리를 못 한다는 사실을 아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가 내가 다정 강사의 옆 옆집에 살고 있다는 것에 생각이 미친 모양이지.

우리는 그렇게 별것 없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긴 연휴가 끝난 월요일.

대부분의 사람이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하루를 보내고 있겠지.

하지만 나는  시간이 너무나도 즐겁고 소중해서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수진이의 어머님을 만나야 하는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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