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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 부활 끝에 마왕님은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한다!-180화 (180/216)

〈 180화 〉 당신만을 위한 연무(??) (2)

* * *

넬라넬라로서는 원리를 알 수 없는 수정구에서 드워프 무희들의 전통 음악이 흘러나왔다.

가늘고 높은 음의 현악기가 단조로운 멜로디를 가지고 울리기 시작하니, 곧 본격적인 안무가 시작된다는 의미였다.

음악은 이미 시작의 때를 알리고 있으니 음악에 맞추기 위해서는 정해진 박자에 안무를 시작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넬라넬라는 아직 마음의 준비를 다 하지 못했으나, 결국 음악에 떠밀려 자신도 모르게 연무(??)를 시작하고 말았다.

허공을 향하여 길게 뻗은 팔 하나.

반대편에는 지면을 향해 펼쳐진 손, 차례대로 물결치는 손가락.

이슬이라도 한 방울 맺힌다면 손끝에서 반대편 손끝까지 끊이지 않고 미끄러질 수 있을 듯 선이 매끄러웠다.

이어서 손과 손이 포개어졌고 한 손은 다른 손의 손등으로부터 고혹적인 여정을 시작했다.

한 손의 손끝이 손등을 스치고 길게 뻗은 팔의 매끄러운 피부를 미끄러져 어깨에 닿을 무렵, 그것은 여체의 부드러운 협곡을 향해 추락하는 것이었다.

손끝이 탐스러운 젖가슴의 둥근 외곽선을 따라 미끄러지자 일말의 구속 없이 자유로웠던 모성의 과실은 매혹적인 움직임으로 흔들거렸다.

손끝은 더욱 아래로, 더욱 아래로.

잘 단련되었음에도 분명한 여성의 신체라는 것을 증명하던 잘록한 허리.

그 가련한 곡선을 스쳐 지나가던 순간, 은은한 달빛은 작열하는 태양이 되었다.

음악은 단숨에 격정적으로 색을 달리했고, 모든 악기의 음색이 열정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잔잔한 호수의 수면처럼 은근한 물결을 보이는 손가락.

일말의 정체 없이 부드럽게 물결치던 손가락은 바람이 불면 흩날리는 여인의 스커트처럼 주변을 둥글게 휘젓는 손짓을 따라 허공에 반짝였다.

때로는 도톰한 허벅지를 쓸어내리고 때로는 탄력적인 엉덩이를 쓸어올렸다.

넬라넬라의 짧지만 윤기가 넘치는 머리카락을 쓸어올릴 때면, 활짝 펼쳐진 양팔의 사이로 육감적인 상체의 굴곡과 갸름한 턱선 그리고 길게 뻗은 우아한 목선이 도드라져 고풍스러운 매력을 뽐내는 것이었다.

여인의 매력을 최대한 강조하는 자세와 동작 일색이었고, 이는 평소의 단정한 넬라넬라라면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을 모습들이었다.

스걱거리는 소리를 내던 악기로써의 모래 주머니.

그것이 흔들리는 박자에 맞춰 골반이 빠르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크게 회전하는 골반의 움직임이 무척 요염했다.

탐스러운 엉덩이가 흔들리는 모습이 너무나도 관능적이었다.

역동적인 움직임의 가운데에서도 한 걸음씩 우아하게 다가오는 스텝은 분명 도발적이었다.

양팔은 크게 흩날리고 있었다.

열린 창가의 커튼처럼, 항해하는 범선의 깃발처럼.

그러나 두 팔이 이처럼 큰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에도 눈길을 사로잡는 건 따로 있었다.

양팔만 크게 움직이고 있을 뿐, 곧게 펴져 거의 움직이지 않는 상체의 가운데에서 격정적인 골반의 흔들림이 전해져 은은한 진동을 보이고 있는 젖가슴.

이따금 허리를 돌리며 상체의 방향을 바꿀 때면, 부드러운 젖가슴은 야속하게도 야하기 그지없는 움직임을 보이며 출렁거렸다.

항상 타이트한 의상만을 고집하던 넬라넬라에게서는 보기 힘든 장관이었고, 네로멜티아는 그 희귀한 순간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있었다.

“하아…….”

단 하나의 관객을 위해 상연되는 연무에 황홀한 듯 나긋한 감탄을 흘리던 네로멜티아.

넬라넬라는 부끄러움이 과도하게 치밀어 정신을 차리기 힘들 지경이었다.

자신이 부끄럽다고 움직임을 소극적으로 했다간 전혀 다른 안무가 되어 버리니 무희들에게서 배운 그대로 열정을 태워야만 했다.

그러나 전날 밤, 무희들의 적극적인 교육 속에서 연습할 때에는 자각하지 못했으나 이 드워프 무희의 전통 춤이라는 것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 순간이 부끄러운 것이었다.

엉덩이의 두툼한 살이 물결칠 정도로 마구 흔들어대는 골반이라던가.

부드러운 젖가슴이 출렁거릴 정도로 힘껏 돌려대는 허리라던가.

심지어 관객이라곤 네로멜티아 단 하나였기에, 공연을 하는 입장에서 상대가 어디를 보고 있는지 확연히 눈에 들어와 부끄러움이 더욱 배가 되는 것이었다.

넬라넬라의 안면은 발갛게 물들었고, 당장에라도 울어버릴 듯 눈가가 촉촉해져 있을 정도로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그러나 넬라넬라의 신체는 어느 한 순간이라도 틀리는 것 없이 과감하고 완벽한 안무를 선보이고 있었고, 더 나아가 크고 길게 뻗은 신체에서 나오는 박진감은 근본이 되는 드워프 무희들에게서도 결코 볼 수 없을 독보적인 아름다움을 선보이고 있었다.

“흐읏…!”

충분히 차고 넘칠 정도로 도발적이었던 안무는 더욱 깊은 격정으로 나아갔다.

넬라넬라는 팔을 길게 뻗어 휘두르며 네로멜티아에게서 등을 돌렸고, 그로 인해 더 이상 넬라넬라의 표정은 볼 수 없게 되었으나 그녀가 흘린 작은 신음으로 인해 부끄러움이 더욱 상승중이라는 사실만은 확연히 읽을 수 있었다.

넬라넬라는 다음 동작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기에, 상상만으로도 부끄러워져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인 것이었다.

뒤를 돌아 등을 보인 넬라넬라는 양손을 자신의 머리 뒤에 포개어 짚은 채, 네로멜티아를 향해서 엉덩이를 쭉 내밀고는 그것을 흔들기 시작했다.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면서도 위아래로 흔들어지는 엉덩이.

탄력이 넘치는 두툼한 엉덩이가 때로는 W를 그리기도 하고 때로는 X를 그리기도 하는 등 일사불란하게 흔들어지고 있었다.

허리 양옆에 자리한 황금 링에 얽힌 협소한 면적의 사각형 천이 엉덩이를 가려주는 의복의 전부였기에 움직임이 격렬해질 때마다 원치 않은 노출을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엉덩이와 허벅지의 절반만을 겨우 가릴 정도의 면적을 가진 천이었기에 그 천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엉덩이 사이의 계곡이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냈고, 천의 원단 자체도 그 너머가 비치는 얇은 재질이었기에 조금만 안력에 집중해도 그 너머의 야릇한 굴곡을 모두 맛볼 수 있었다.

“우으으…”

음악이 끝을 향해 나아가고 넬라넬라가 마지막 동작을 선보이기 위해 몸을 돌려 다시 앞을 보았을 때, 그녀는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면서도 입은 웃음을 짓고 있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다.

매혹적인 미소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드워프 무희들의 조언을 떠올리고서 최대한의 미소를 끌어올린 것이었으나, 넬라넬라 본인이 느끼고 있는 부끄러움을 억누르지 못해 눈물이 맺히는 것이었다.

넬라넬라는 살포시 쥔 주먹을 위로 향하게 한 채로 팔을 접어 양팔이 W의 모양을 하게끔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접힌 양팔을 살짝 가슴을 향해 모아서 자신의 젖가슴을 가운데로 은근히 모으는 모습을 만들었다.

그리고 골반을 천천히 좌우로 흔들면서 상체를 리드미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양팔의 은근한 압박을 받으며 모아진 젖가슴이 상체의 흔들림에 따라 이리저리 출렁이기 시작했다.

상체를 가리는 천 역시 면적이 협소해 젖가슴 사이의 계곡과 양 옆가슴이 고스란히 맨살을 드러내고 있는 형태였고 원단 자체가 극히 얇은 까닭에 천이 가리고 있는 그 너머의 피부마저 비쳐 보이는 상황이었으나, 적어도 젖가슴 첨단의 은밀한 부위만큼은 금빛의 장미 자수가 가려주는 상황이었기에 의상으로써 필요한 최소한의 의무는 이행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상체를 격렬하게 흔드는 안무가 시작되자, 감춰야 할 여체의 은밀한 부위를 보호해 주는 금빛 장미 자수의 방벽은 그야말로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다소 타이트한 구조로 제작되어 있어 약간의 고정 능력이 있는 상황이었으나, 애초에 얇고 하늘거리는 원단이 신체의 거친 움직임을 견딜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젖가슴을 감싸 주던 한 쌍의 천은 젖가슴이 흔들릴 때마다 조금씩 따로 놀기 시작했고, 그 얇은 원단의 너머로 가려져 있어야 할 젖꼭지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본래 작은 체격을 지닌 종족인 드워프였다면 젖꼭지든 엉덩이든 노출될 일이 결코 없을 것이었으나, 여러모로 큰 체형을 가진 넬라넬라였기에 의상이 제 역할에서 자주 벗어나는 사고 아닌 사고가 벌어지는 것이었다.

넬라넬라의 신체에 맞춰 제작된 의상이라 하더라도 애초에 그녀가 착용한 것은 체격이 작은 여성 드워프들을 위해 설계된 의상이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의도하지 않은 야릇한 노출은 점차 기세를 더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비치는 재질의 원단 너머로 그 형태를 드러낸 넬라넬라의 젖꼭지는 은근히 부풀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격렬한 안무의 움직임에 젖꼭지와 의상의 원단 사이에서 마찰이 일어나 젖꼭지가 자극을 받아 은근히 발기하게 되었다는 건 딱히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확연한 사실이었다.

그러나 넬라넬라는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안무에 신경을 쏟으며 부끄러움과 싸우고 있었기에, 정작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흐트러지고 있는지는 결코 알지 못했다.

넬라넬라가 자신의 허술한 모습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기에 연무는 도중에 중단되지 않을 수 있었고, 이는 모든 순간들을 눈과 마음에 깊이 담겠다는 기세로 감상에 열중하고 있었던 네로멜티아에게 있어서는 오히려 다행인 점이었다.

“하아… 하아… 하아…”

네로멜티아만을 위한 넬라넬라의 연무는 끝이 났다.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동작으로 손목을 기울인 채 양팔을 살짝 벌리고 손가락을 가지런히 펼친 자세를 만든 넬라넬라.

수정구에서 흘러나오던 음악 역시 끝이 났고 넬라넬라의 거친 호흡만이 들려오는 적막이 찾아오자, 넬라넬라는 다급히 자신의 몸을 감싸 노출된 부위를 가린 뒤 옷매무새를 다듬기 시작했다.

연무가 끝나자마자 내려다 본 자신의 모습에 당황한 넬라넬라.

상의는 흐트러져 얇은 천의 너머로 젖꼭지가 확연히 보이고 있었고, 하의는 허벅지에 걸쳐져 음부가 드러날 듯 말 듯한 정도까지 다리 사이가 훤하게 드러나 있었다.

여태까지 이런 부끄러운 모습으로 춤을 추고 있었다는 게 경악스러웠던 넬라넬라는 당장에라도 도망가고 싶은 심정이었고, 그런 감정이 표정에 그대로 드러나 건드리면 터져버릴 듯한 울상이 된 것이었다.

“대단해! 너무 아름다웠어! 최고야, 넬라!”

네로멜티아는 재빨리 달려와 넬라넬라를 힘껏 안아 주었다.

조금만 더 적막이 계속되었더라면 눈물을 뚝뚝 흘려 버렸을 상황에서 네로멜티아가 찬사를 아끼지 않으며 따뜻하게 안아 주자, 부끄러움은 점차 희석되고 충실한 만족감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넬라넬라는 자신의 목적을 이뤘고, 모든 노력에 결실을 이룬 것이었다.

소중한 밤의 시간을 반납하고 나가서 드워프 무희들에게 가르침을 청한 일.

부끄러움을 꾹꾹 눌러 견뎌내고 연무를 완벽히 마친 일.

다른 이들은 몰라도 넬라넬라에게는 무척 힘든 일이었으나, 그 모든 노력이 네로멜티아의 극찬과 기쁨으로 결실을 맺은 것이었다.

네로멜티아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넬라넬라가 충분히 만족할 때까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맥켄지 시티 방문 첫날, 네로멜티아가 보았던 넬라넬라의 시선.

그녀가 드워프 무희들을 처음 봤을 때, 넬라넬라가 보인 이질적인 시선은 선망과 희망이었다.

자신 역시 저런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며 네로멜티아에게 더욱 사랑받고 싶다.

넬라넬라의 그런 소망을 읽었기에 네로멜티아는 그녀가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이렇게 사랑스럽고 이렇게 귀엽다니… 나는 넬라가 무척 자랑스러워! 고작 하룻밤만에 이런 완벽함이라니 놀랐어! 대단해!”

넬라넬라는 순수한 웃음을 보이고 있었다.

티끌만큼의 꾸밈 없이 진심이 가득한 미소.

넬라넬라는 발갛게 상기되고 눈시울이 붉게 물든 모습으로 배시시 웃었다.

너무도 깨끗하고 해맑은 넬라넬라의 미소에 네로멜티아는 자신의 심장이 마구 고동하는 것을 느꼈다.

더는 욕구를 억누르기가 힘들어졌기에 네로멜티아는 슬슬 야릇한 열망을 해방하기로 마음먹었다.

“넬라. 드워프 무희들의 춤에는 다 의미가 있는 거 알아?”

“아… 그, 그런 것까지는 배우지 못했습니다…….”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넬라넬라를 바라보는 네로멜티아.

데모니안 치고는 꽤 장신이었던 네로멜티아였으나 이백 멘톨의 오크인 넬라넬라보다는 작은 상황이었기에 네로멜티아는 넬라넬라를 올려다보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넬라넬라를 끌어안고서 그녀를 올려다보고 있는 네로멜티아의 모습은 오히려 넬라넬라보다 더욱 큰 존재의 위압감을 지니고 있었고, 그에 비하면 넬라넬라는 오히려 여리고 가녀린 존재처럼 비쳐지고 있었다.

“오늘 넬라가 보여준 춤에도 의미가 있지.”

“…….”

그저 아름답기에 닮고 싶었고, 더욱 사랑받고 싶어서 배워온 안무.

그것에 자신이 모르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말에 넬라넬라는 긴장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사랑, 열정, 실현.

넬라넬라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은 그런 단적인 의미들 뿐이었다.

그러나 네로멜티아가 알려준 정답은 넬라넬라가 이상한 소리를 낼 정도로 당황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나는 오늘 밤 당신과 사랑을 나눌 준비가 되었다.”

“…!! 히윽…!!”

너무나도 노골적인 구애의 표현.

너무나도 적나라한 유혹의 표현.

자신이 그런 야하고 도발적인 의미의 춤을 보였다는 사실에 급격히 부끄러워진 넬라넬라는 폭발하는 감정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안면을 감싸기까지 했다.

반면 네로멜티아는 그런 넬라넬라가 더욱 사랑스러웠고, 미소가 더욱 짙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네로멜티아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 채, 부끄러워하는 넬라넬라의 귓가에 작은 속삭임을 전했다.

“나도 사랑을 나눌 준비가 됐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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