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 알파의 사정-11화 (11/25)

11.

그의 입술은 다디단 꿀이 흐르는 샘물과도 같았다. 입술을 포개고 부드러운 입술을 가르고 혀를 밀어 넣을 때마다 미끌미끌하게 감싸오는 타액이 그렇게 달 수가 없었다. 꿀을 머금은 꽃처럼 향기로워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청영 교수가 팔을 뻗어 내 어깨를 짚었다. 밀어내는 손길은 아니었다. 도리어 나를 자신 쪽으로 끌어당기는 듯하여. 나는 그를 번쩍 일으켜 책상에 등을 대게 만들었다.

나는 러트가 아니었다. 러트 주기가 이렇게 짧았다면 알파들은 진작에 미쳐서 사회에서 격리 당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완벽하게 이성을 잃고 하반신의 지배를 받는 상태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야 했다.

어째서 내가 지금 이렇게 머리가 아닌 하반신의 조종을 받는지 나조차도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그저 눈앞의 이 오메가가 너무나 향기로워서 미칠 것 같았다.

“하아, 으응……!”

고작 키스와 몸을 조금 어루만진 것만으로도 오메가의 얼굴은 발긋하게 물들어 있었다. 마치 격정적으로 몸을 섞던 그 밤처럼. 열에 달뜬 몸은 셔츠 위로 유두를 문지르는 것만으로도 달콤한 향기를 더욱 진하게 뿜어냈다.

그는 제 바지를 벗겨 내는 내 손을 막지 않았다. 다리 사이를 파고드는 내 손가락 역시도.

“아…!”

입구는 이미 젖어 있어 손가락이 미끄러지듯이 안으로 밀려 들어갔다. 다시 입을 맞추며 몇 번 안을 들쑤시는 것만으로도 두 번째 손가락까지 허락했다. 그 손가락은 오메가의 몸이 분비한 체액으로 금세 흥건하게 젖어 들었다.

손가락이 좆이 된 것처럼, 그의 안을 손가락으로 헤집는 것만으로도 나는 쌀 것만 같았다.

그가 젖은 것처럼 나 역시도 바지 속이 갑갑할 정도로 발기한 지 오래. 바지를 젖히고 속옷을 조금 내리자 튕겨지듯 성기가 튀어나와 꺼덕였다.

아, 안 된다.

이건 진짜 안 된다고!

실낱같은 이성이 그렇게 외쳤지만…….

한낱 기만에 불과했다. 여기서 정신을 차리고 멈출 수 있었다면 그에게 입을 맞추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 흐읍…!!”

고민은 길지 않았다. 아니, 애당초 고민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한 번이나 두 번이나.

그런 자기합리화 속에 내 성기는 자그마한 구멍을 벌리며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읏!!”

이청영 교수는 두 손으로 입을 막으며 몸을 떨었다. 나 역시 이를 짓씹으며 신음을 삼켰다.

고작 손가락 두 개로 풀어 줬다 하기엔 내가 너무 조급했나 보다. 귀두만 겨우 넣었을 뿐인데 끊어질 것만 같았다. 이렇게나 뜨겁고 미끌미끌한데 좁아도 너무 좁았다.

그리고 황홀할 만큼 좋다.

“아윽!”

나는 멈추지 않고 그대로 허리를 밀어 그의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의 종아리를 내 어깨에 올리고 그대로 허벅지를 끌어안으며 성기를 박아 넣었다.

단숨에 깊숙한 곳을 찌르고 들어가자 그의 몸이 파드득 떨렸다. 붉은 얼굴이 쾌감에 잔뜩 흐트러졌다. 열이 몰린 탓에 눈동자가 더없이 촉촉해 보였다.

여긴 천국인가요? 몇 주 만에 조이는 맛을 본 내 성기가 극한의 쾌감을 전신으로 쏘아 보낸다. 등줄기가 찌릿찌릿했다.

‘상이라도 줘야겠네.’

이건 분명히 상이었다. 그것도 엄청나게 기분 좋은 상.

돌이켜 보면 내가 마지막으로 섹스를 했던 게 이 오메가와 사고를 쳤던 날이었다. 그 뒤로 중간고사 때문에 또 내 죄책감 때문에 여운이를 안을 수가 없었다. 그나마 죄책감이 무뎌지고 상황이 섹스를 허락한 게 중간고사 이후였는데 빌어먹을 학부 연구생의 수렁이 나에게 엿을 먹였다. 어제도 그래서 못 한 바람에-

“으윽!”

나는 손을 뻗어 이 빌어먹을 오메가의 유두를 꼬집었다. 아플 정도로 손가락으로 집어 비틀자 그가 몸을 꿈틀거렸고 내벽이 죄어들었다. 하, 죽인다. 진짜 죽겠다.

가슴에서 내 손을 떼어내려는 손을 도리어 붙잡아 깍지를 껴 놓고 그대로 그의 안을 재차 파고들었다. 애액이 얼마나 흘렀는지 추삽질을 할 때마다 철벅철벅 음탕한 소리가 한껏 울렸다. 오메가는 밀어닥치는 쾌감을 참기가 어려운지 고개를 내저으며 뒤통수를 책상에 문질렀다.

“하아, 좋아.”

해서는 안 될 짓을 하고 있으면서 내 입은 멋대로 그렇게 떠들어 댄다. 그것도 모자라서 내 어깨에 걸쳐진 그의 종아리 안쪽에 입을 맞췄다. 더러는 이를 세워 깨물기도 했다. 다른 오메가는 모르겠지만 이 오메가는 체모가 옅은 편이었다. 종아리도 하얗고 매끈해 물었다 놓으면 그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 그게 몹시 내 마음에 찼다.

규칙적인 리듬으로 안을 파고들자 오메가의 안이 잘게 떨리고 죄어들기를 반복했다. 질척하게 젖은 내벽은 부드럽게 내 성기를 감싸고 또 쫄깃하게 물어 마치 안으로 빨아 당겨지는 것 같았다.

“으윽, 흐으…!”

그의 안을 파고들 때마다 눈앞에 벼락이 내려쳤다. 온몸이 쾌감에 전율한다. 뜨겁게 열이 올라 옷을 전부 벗어 던지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나는 오메가의 다리를 벌려 더욱 내 쪽으로 바짝 끌어당겼다.

“아!”

오메가는 한 손으로 입을 막은 채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나는 그의 셔츠를 올려 배와 가슴팍을 전부 드러나게 만들었다.

그리고 사정없이 성기를 뿌리까지 그의 안으로 박아 넣었다.

“!!”

살과 살이 닿아 퍽, 소리가 날 때면 그의 아랫배가 불룩해졌다. 일부러 그 아랫배에 손을 댔다. 그리고 다시 퍽! 손바닥 아래 얇은 뱃가죽을 두고 내 성기 끝이 만져질 것 같았다.

“너무, 깊, 아!”

괴로운 듯이 몸을 뒤트는 오메가의 몸짓이 이렇게나 사랑스러울 일인가. 그는 도망치려 들었지만 나는 용납할 수 없었다. 되레 그의 몸을 끌어당겨 단단히 붙잡고 다시 성기를 박아 넣었다. 퍽! 퍽! 살과 살이 차진 마찰음을 낼 때마다 그의 아랫배가 들썩거렸다.

그는 마치 작살에 꿰어진 물고기처럼 펄떡거리며 몸을 떨었다. 하지만 알파가 오메가를 제압하는 것은 숨 쉬는 것처럼 쉬운 일이었다.

나는 시종일관 달콤한 향기를 뿜어내던 이 오메가의 사정을 봐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무엇보다 이렇게,

“아, 윽! 흐윽! 아!”

먹여 주는 대로 꿀떡꿀떡 잘 받아먹고 있잖아? 자지러지며 흐느끼는 그의 성기 끝에서 흰 액체가 뿜어졌다.

“아, 아아…….”

절정의 파도에 휩쓸린 그의 몸이 추욱 늘어진다. 장벽이 경련하며 조여들었다. 머리가 띵해질 정도의 쾌감 속에 사정의 욕구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그런고로 오메가를 이대로 놓아줄 수가 없다는 말씀.

“!”

그가 절정을 느끼고 있거나 말거나, 나는 재차 그의 안으로 성기를 박아 넣었다. 오메가는 내 움직임에 몸부림치며 따라 흔들렸다. 그러나 그의 내벽은 성기가 뽑혀 나갈 때면 아쉽다는 듯이 잘게 떨렸고 깊게 박아 넣으면 쫄깃하게 조여들었다.

“흐윽, 윽, 윽!”

그 와중에 오메가는 제 입을 꽉 막고 있었다. 앙다문 잇새로 억눌린 신음이 흘러나왔다. 이곳이 학교이며 큰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는 자각은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닫힌 문을 힐끔 보고 조금 더 피치를 올렸다. 가장 깊이 처박을 때보다는 조금 움직임이 얕아졌지만 더 빠르게 그의 내벽을 찌르고 문지르는 것을 몇 번 반복하자 다시 그의 성기에서 정액이 흘렀다.

“하아, 으윽.”

사정감이 빠르게 몰려들었다. 빠듯하게 성기를 물고 있으면서 내벽은 왜 이렇게 부드럽게 탄력이 넘치는가.

그런데 그때였다.

“밖에…….”

흐느끼듯이 신음하던 오메가가 속삭였다.

“밖에?”

“안에, 하면… 안 돼…….”

그의 말은 내 움직임에 따라 끊어지며 한 단어씩 이어졌다. 극한으로 치솟은 사정감을 그대로 이 오메가의 안에 토해 내기 위해 움직이고 있던 나를 흠칫 굳어지게 만들기에 충분한 한마디였다.

안에 하지 말라고?

“흐윽!”

이 오메가가 지금 뭐라고 하는 거야. 나는 단숨에 성기를 뽑아냈고 오메가의 몸이 파드득 떨렸다.

“뒤로 해요.”

“으응, 안에 하면, 안 돼.”

“알겠으니까 뒤로.”

오메가의 몸을 뒤집었다. 잠깐 그가 내 팔을 밀어내는 것 같았지만 무시하고 마른 상체를 책상에 짓눌렀다.

“아!!”

그리고 뒤에서 단번에 파고들었다. 단말마처럼 비명을 지르던 오메가가 뒤늦게 제 입을 막았다.

하지만 소리가 듣고 싶은걸? 안에 하지 말라는 소리 말고 쾌감에 떨리는 달콤한 신음 같은 거.

나는 오메가의 양쪽 팔목을 잡았다. 그리고 뒤로 잡아당기며 허리를 놀렸다.

“…! …! …!”

이를 악물기라도 했는지 오메가는 거친 숨을 토할지언정 신음 소리를 내지는 않았다. 마른 등이 덜덜 떨리는 게 나를 몹시도 흥분하게 만들었다. 그의 손목을 억세게 쥔 채 몇 번이고 박아 대는 동안 그는 책상에 뺨을 문지르며 흐느꼈다.

중간중간 제정신이 돌아올 때도 물론 있었다.

와씨, 내가 대체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심장이 철렁하기도 했다. 이게 다 이 망할 오메가가 나를 도발했기 때문이었다. 상을 주겠다고 하질 않나, 어디서 겁도 없이 알파의 엉덩이를 만지느냔 말이다!

게다가 뭐?

‘이런, 내가 너무 어린애 취급을 했나.’

그 말을 번역해 보면 다음과 같았다.

내가 이렇게 사인을 보내는데도 유혹인 걸 눈치 못 채다니, 너 애구나?

알파의 자존심에 두 번 금 가는 소리였다. 그런 소리를 들었는데 가만히 있으면 그게 어떻게 알파냐고.

따라서 나는 이 못된 오메가에게 내가 알파라는 것을 증명하는 수밖엔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 애 취급 하는데 발끈할 수밖엔 없지!

명철한 내 이성은 그렇게 답을 내렸다.

“소리 좀 내 봐요.”

헐떡거리는 와중에 나는 오메가의 손을 놓아주고 그의 얼굴로 손을 뻗었다. 조막만 한 얼굴에서 턱을 쥐고 앙다물린 입술 새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오메가는 고개를 내저으며 내 손가락을 뱉어 내려 했다.

내 좆은 그렇게 좋다고 빨았으면서.

“소리 좀 내 봐, 응? 야한 소리.”

안에 싸지 말라는 괘씸한 소리 말고. 알파의 성욕에 지배당한 내 머리는 그 말을 어째서인지 괘씸하다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정신 나간 내 주둥이에서는 감히 반말이 튀어나갔다.

“너, 너어…….”

이청영 교수는 발갛게 물든 눈매로 나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역효과였다. 눈물이 그렁그렁해서는 쾌감에 무너진 얼굴로 쳐다봐 봤자, 돌아 버린 알파를 또 돌아 버리게 할 뿐이라고.

그때 내 눈에 흰 엉덩이가 보였다. 내가 잔뜩 치대어 부분부분 붉게 물든, 뽀얗고 탱탱한 엉덩이가.

그래서 나도 모르게 손이 움직였다.

짝!

“아!”

손바닥의 얼얼함과 함께 그의 탄력 있는 둔부가 푸딩처럼 떨렸다. 그것만으로도 눈앞에 불똥이 확 튀는데 황홀하기 짝이 없는 신음이 고막을 파고들었다. 이것만으로도 일석이조. 게다가 찰싹 때린 순간 어찌나 조여드는지 그대로 파정할 뻔했다. 사방에서 옥죄는 압박감에 눈앞에 별이 번쩍거렸다. 미친, 진짜 죽인다.

짝!

“!!”

다시 한번 내 손바닥이 그의 엉덩이를 갈겼다. 한 번 더 같은 자리를 얻어맞은 탓에 붉게 손자국이 더해졌다. 지나치게 색정적인 색깔이었다. 다시 확 내벽이 조여들어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짝!

“으윽!”

그래서 한 대 더 때렸다. 찰싹찰싹 때릴 때마다 조임이 강해지고 내벽이 꿈틀대서 극도의 쾌감이 나를 두들겼다. 그의 엉덩이를 때리는 것은 나인데 정작 내가 쾌감에 처맞는 기분이었다.

좋다. 진짜 죽이게 좋다. 이대로 복상사를 하면 그게 호상이다.

짝!

몇 대인지 모르게 엉덩이를 걷어붙이고, 덜덜 떨리는 그의 몸 안 깊은 곳까지 성기를 박아 넣었다. 그대로 추삽질을 몇 차례 해서 경련하는 내벽을 벌려 파고들고 살을 비비며 빠져나와 다시 성기를 처박았다.

짝! 짝!

그리고 몇 대를 더 찰싹찰싹 때렸다.

극락이 이곳이었다. 랩실 노예가 교수님 엉덩이를 때리는 여기가 천당이지 천국이 달리 있어? 고작 학부 연구생인 내가 교수 사무실에서 이 짓을 하고 있으려니 성공적인 하극상이라는 어마어마한 배덕감이 또한 머릿속을 뜨겁게 달구었다.

“그, 만-”

소리를 참아 가며 내게 엉덩이를 헌납하고 있던 오메가가 흐느꼈다.

다행히도 그 가여운 소리는 내게 와 닿았다. 그래서 미친놈 같지만 내가 내려쳤던 엉덩이를 부드럽게 감싸쥐어 매만졌다. 벌겋게 부르튼 자리를 조심스럽게 토닥였다.

아까 전 그가 내 엉덩이를 토닥였던 것처럼.

제길, 그 즈음이 내게도 한계였다.

“하아, 윽-”

몇 번 더 그의 안 깊숙이까지 파고들며 허릿짓을 하다가 결국 사정감을 이기지 못하고 나는 성기를 뽑아냈다. 오메가의 체액에 미끌미끌하게 젖은 성기를 내 손으로 쥐었다. 그리고 두어차례 손이 오르내리자 금세 성기 끝에서 힘차게 정액이 뿜어졌다.

“큭…!”

내 손찌검으로 한껏 붉어진 엉덩이에 끈적끈적한 정액이 후두둑 쏟아졌다. 덩어리져 곧장 흘러내리는 것 위로 또 다시 흰 액체가 튀었다.

“아… 아아…….”

정액이 튈 때마다 오메가는 움찔움찔 몸을 떨었다. 엉덩이골을 따라 시선을 내리면 아직 벌어져 채 다물리지 못한 그의 구멍이 보였다. 사실은 그 안 가득 내 성기를 채우고 넘치도록 정액을 쏟아 주고 싶다.

그런 충동을 가까스로 억누르며 나는 그의 엉덩이에 대고 사정했다.

오랜만에 맛보는 절정과 사정은 어느 때보다 길게 이어졌다.

이성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아까 있었던 일을 요약하면 위와 같다.

“…….”

그리고 지금은 제정신이 돌아와 버렸다.

나는 옷을 겨우 수습한 채 의자에 널브러져 있는 이청영 교수의 발 아래에서 고개를 조아리고 있었다.

사죄를 하는 중은 아니었고, 바닥에 떨어진 체액을 물티슈로 열심히 닦는 중이었다.

나는 그나마 나은 꼴이었다. 바지가 조금 구겨진 정도였고 옷에 정액이 조금 묻은 걸 닦아 내고 나니 별반 다를 것도 없었다. 아직 얼굴에서 열이 좀 덜 가시고 땀 흘린 흔적이 남아 있기는 했지만.

하지만 이청영 교수는.

내가 일찌감치 벗겨 던지긴 했다지만 바닥에 방치되었던 바지에는 구김이 남았다. 그의 셔츠는 더 형편없이 구겨졌고 그의 정액과 내 정액이 앞뒤로 튀어 결코 성한 상태라고 할 수가 없었다. 그 흔적을 최대한 닦아 내고 옷을 입고 있는 지금 몰골은 감히 쳐다볼 엄두도 나질 않았다.

바닥 닦는답시고 엎드린 김에 이대로 사죄를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랄까.

근데 사실 억울함도 있었다. 분명 상을 주겠다느니 하며 엉덩이를 토닥였고-지금 와서 한 발 뺀 탓에 현자가 된 이성으로 생각해 보면 어떤 성적인 뉘앙스는 없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어린애 운운하며 그가 먼저 나를 도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먼저 손을 대긴 했지만 내가 페로몬을 뿜어낸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가까이 가니 그에게서 페로몬이 진동하고 있었다. 나는 솔직히, 좀 비겁하지만, 변명하자면 그 페로몬에 당해 입을 맞춰 버렸던 것뿐이라고.

오메가는 그런 나를 밀어내지 않았다. 도리어 기다렸다는 듯이 나를 받아 주었단 말이다.

물론 내가 괴롭다는 그에게 깊게, 깊게 박아 넣고 엉덩이도 때리긴 했지만…….

아니, 미친, 나는 미친놈이란 말인가? 어떻게 교수님 엉덩이를 때릴 생각을 해?

“너는… 미친놈이냐?”

갈라진 목소리가 울려서 어깨가 흠칫 튀었다.

“교수 엉덩이를 때려?”

기막혀하는 목소리가 내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내 마음의 소리가 튀어나온 건 줄 알았다. 알파와 오메가가 섹스를 하면 정신 공명이 일어나거나 그러는 건 아니지? 아, 물론 아닐 것이다. 그랬다면 엄마랑 아빠가 그렇게 싸울 리가 없…….

“죄, 죄송합니다.”

사죄를 하는 와중에도 얼굴로 열이 몰렸다.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일단 엉덩이가 너무 탐스러웠다. 그리고 안에 하지 말란 소리에 나도 모르게 뭔가 욱해 버려서……. 하지만 그런 파렴치한 소리를 내뱉을 수는 없었다.

대신 내 입이 멋대로 변명을 주워섬겼다.

“찰싹찰싹 할 때마다 안이 확 조여들어서.”

“그 주둥이를 찰싹찰싹 해 주랴?”

“…….”

잠자코 닥쳤다. 어째서인지 처음 만났을 때 그의 입술과 뺨을 좆으로 찰싹찰싹 했던 기억이 또렷하게 떠오르는데 무시하자. 제발 떠오르지 마! 악마야 물럿거라…!

“강의 있냐?”

“교양 강의요…….”

“째고 집에 가라.”

세상에. 강의 결석을 조장하는 교수라니! 학교가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라고 헛소리를 하기엔 그가 우려하는 바를 모르지 않았다.

그가 책상 서랍에서 꺼낸 페로몬 탈취제를 뿌리긴 했지만 리무버로 완전히 씻어 내는 것만은 못하니까.

“남들한테 들키면 너 진짜 죽는다.”

“네…….”

“이 일은… 다음에 얘기하자.”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침 바닥을 다 닦았던 나 역시 일어나서 휴지통에 더러워진 물티슈를 버렸다.

이청영 교수는 열린 창문을 향해 다가갔다. 그가 절뚝거리며 걷는 게 부디 내 눈의 착각이기만을 빈다.

“들어가 봐.”

신음을 억눌렀던 탓일까. 그렇지 않아도 허스키한 목소리가 갈라져서 흘러나왔다. 그게 내 마음을 몹시도 따끔따끔하게 만들었다.

“예, 그럼… 가 보겠습니다.”

꾸벅 인사를 하고 사무실을 나가는 내 뒤로 이청영 교수의 목소리가 와서 꽂혔다.

“내일 와서 마우스 밥 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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