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 알파의 사정-15화 (15/25)

15.

“…….”

잠시 침묵이 흘렀다.

1초. 2초. 3초.

어디선가 초침 시계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몇 초나 흘렀을까.

나를 향한 시선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중 어디선가 쿵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내 심장이 추락한 것 같았다. 가슴이 철렁했다.

“너…….”

그리고 귓가에 들려온 허스키한 음성.

순식간에 내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한 거지?? 식겁했다. 미쳤다. 내가 진짜 미쳤나 보다!

“죄송합니다.”

척수반사급으로 내 입에서 사죄의 말이 토해졌다. 아까 상 달라는 말이 튀어나왔던 것처럼 신속하게 말이다.

제길. 얼굴로 열이 확 몰렸다. 더는 시선을 받고 서 있을 수가 없어서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거절하셔도 돼요. 죄송합니다.”

나는 답을 기다릴 수 없었다. 아니, 답은 정해져 있으니 들으나마나였다. 들을 것도 없는 이야기였다.

그대로 몸을 돌린 나는 누가 잡으러 올세라 실험실을 뛰쳐나갔다. 그걸로도 모자라 복도를 미친 듯이 내달려 건물 출구로 뛰쳐나갔다. 발바닥에 불붙은 사람처럼 미친 듯이 캠퍼스를 질주했다.

“으아아아아악!!!”

의학관에서 충분히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내 입에서는 비명이 튀어나갔다. 토요일이었음에도 캠퍼스를 거닐던 사람들이 놀란 눈으로 나를 보는 것 같았지만 중요하지 않았다.

“미친놈! 미친놈아!!”

미쳤나? 나 진짜 미쳤어? 제정신이 나가 버린 거야?? 아니 대체 왜 돌아가서 그따위 소리를 지껄였단 말인가!!

믿을 수가 없었다. 미친놈, 임재희 미친놈! 이대로 한강까지 달려가서 쾌속으로 입수를 해야겠다. 어디 높은 건물이 보이면 옥상에 올라가 몸을 던져야 마땅하다. 죽어, 그냥 죽어!

달리던 나를 멈춰 세운 것은 주머니 속에서 느껴진 진동이었다. 그즈음 이미 내 심폐기능이 한계를 호소하고 있었다.

다리는 멈췄건만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제대로 호흡을 하기가 어려웠다. 폐가 찢어질 듯이 아팠다. 갑자기 미친 듯이 달린 탓에 멈추고 났더니 구역질이 올라왔다.

“우욱.”

호흡 가다듬으랴, 구역질 삼키랴 핸드폰을 확인할 상태가 아니었다.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었다. 그리고 나는 미친놈이었다. 왜 아직도 자살하지 않았는지?

한참을 그렇게 헐떡거리다가 나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폰을 확인한 순간 이번엔 숨이 멎었다.

「H호텔로 와라.」

그것은 이청영 교수로부터 온 메시지였다.

그리고 나는 H호텔에 왔다. 학교에서 한참 떨어져 도시 중심지에 위치한 호텔. 기어코 와 버렸다.

이청영 교수가 말해 준 룸 앞에 서서 나는 룸 번호를 노려보고 있었다. 차마 초인종을 누르지 못하고 벌써 얼마 동안 이러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건 알고 있었다. 며칠 전 여운이를 안으며 되새기지 않았던가. 이여운을 사랑한다고. 다시는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리라고.

하지만 내 머릿속에는 언젠가 이청영 교수가 했던 말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었다.

‘감정 없는 섹스는 배설이랑 다를 바 없는 거야.’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에 따르면 인간의 행동은 필요와 욕구를 동기로 유발되고 이러한 동기에는 위계가 있으며, 하위 단계의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 비로소 상위 단계의 욕구로 나아가게 된다고 한다. 이 중 가장 아래층을 차지하는 욕구가 바로 생리적인 욕구였으며 소속감과 애정의 욕구는 그보다 한참 더 상위 단계였다.

그리고 이 생리적인 욕구에는 식욕, 수면욕, 배설욕 등이 포함되는데, 그러니까 내가 지금 그 생리적인 욕구가 충족이 안 되어 이러는 것… 이긴 개뿔 그냥 내가 미친놈이었다.

내가 최소한의 양심이 있는 새끼라면 여기서 돌아가야 마땅했다. 그간 내가 죄책감에 얼마나 괴로워했던가? 여운이 얼굴을 제대로 보지도 못해 회피하고 싶어 몸부림을 쳤었다. 실제로 그런 행동으로 여운이를 몹시 서운하게 만들기도 했고 말이다. 물론 내 아랫도리가 며칠 전 여운이에게 커다란 즐거움을 선사하며 그에 대한 내 사랑을 증명해 내긴 했지만…….

나는 이여운을 사랑한다. 이미 배신을 했다지만 두 번, 아니 세 번이나 배신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나도 안다. 내가 지금 윤리적으로 심각한 잘못을 범하고 있다는 것을.

그러나 길고 긴 고민이 무색하게도 내 손가락은 초인종을 누르고 있었다.

차라리 문이 열리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문이 열려 버렸다.

모습을 드러낸 것은 물론 이청영 교수였다. 하얗고 조막만 한 얼굴. 분홍빛의 예쁜 입술. 그런 게 내 시선을 잡아챈다.

“…들어와.”

내 다리가 멋대로 그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이쯤 되니 가슴이 시키는 게 나가는 것인지 들어가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저 아랫도리가 뻐근했다.

“아침에 문자 보낸 걸 몰랐네. 번호 저장을 안 해 놔서 전화 안 받았는데.”

아침에 내가 보냈던 전화와 문자를 씹은 것에 대한 변명이었다. 후, 아무리 그래도 학부 연구생으로 주저앉혔으면서 내 전화번호도 저장해 놓지 않았다니 조금 상처라고.

나를 상처 받게 했으니 한 번 추가…… 아니, 나는 진짜 미친놈인가보다.

“씻고 오마.”

이청영 교수는 나를 두고 욕실로 들어갔다. 나는 킹사이즈 베드에 어정쩡하게 엉덩이를 걸치고 앉았다. 두근두근. 속이 울렁거릴 정도로 심장이 뛰었다. 속에 불덩이를 품은 듯이 몸 안에 열이 돌아 입이 바짝바짝 말랐다.

지금이라도 그냥 나갈까? 고민했지만 물론 헛된 고민이었다. 지금이라도 나갈 수 있었다면 내가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다. 상을 달라는 그런 망발을 내뱉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는 내 이성이 이렇게 나약한지 몰랐다. 어떤 알파보다 내가 도덕적이라고 믿었다. 나 임재희, 선비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윤리적인 남자였다.

…하지만 조선 시대 선비들도 기생집에 드나들었을 거잖아? 아, 아니. 이건 또 너무 부적절하다. 이청영 교수님이 기생이란 소리는 절대절대로 아니다. 과거 그 대나무 같던 선비들도 하반신에 지조는 없었을 거란 의미였을 뿐…….

얼마 지나지 않아 이청영 교수가 나오는 것으로 상념의 고리가 끊어졌다. 대신 나는 심장을 토할 뻔했다. 생각보다 샤워 시간이 짧아서…는 아니었고, 그가 가운 차림으로 나왔기 때문이었다.

어지간히 뜨거운 물로 씻은 것인지 발갛게 홍조를 띈 얼굴. 촉촉한 얼굴은 투명할 정도로 말갛게 보였다. 젖어서 이마로 흘러내린 머리카락 탓인지 더 어려 보였고… 더 야해 보였다.

나도 모르게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도… 씻을게요.”

차마 그를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고개를 비낀 채 욕실로 들어갔다. 하반신은 당장 그에게 달려들라고 아우성이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연구실에서 도망치듯 나와서 미친듯이 달음박질쳤던 탓에 땀이 흥건히 났었으므로.

옷을 벗고 몸을 씻었다. 그가 사용하고 난 직후에 내가 들어간 탓인지 욕실에서 그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고급스러운 어메니티의 향이 짙게 풍기는데도 코끝에 유난히 달착지근한 향기가 매달려 떨어지질 않았다.

그 냄새만으로도 반쯤 서 버렸다. 하지만 감질날 정도로 은은한 정도라 목이 탔다. 더욱 더 그 향기에 흠뻑 취하고 싶었다. 할 수 있다면 두 손 가득 그러모아 코를 박고 싶었다.

어쩐지 마음이 조급해져서 나는 빠르게 몸을 씻고 물기를 털어 낸 뒤 가운을 입고 욕실을 나섰다.

이청영 교수는 아까 내가 그러했듯 침대 끝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긴장감에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나는 벌써부터 거칠어지려는 호흡을 애써 가라앉히며 천천히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멍하니 허공을 향해 있던 그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여전히 그의 뺨은 꽃물이 든 것처럼 발긋하게 물들어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와 두 번의 섹스를 했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 행위에 돌입하기 위해 씻고 서로를 맞이한 것은 처음. 그래서인지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그에게서도 긴장감이 느껴지는 듯했다. 나보다 한참… 연상이면서.

“콘돔… 있나?”

아, 콘돔. 이번에도 나란 새끼는 콘돔을 생각조차 못 하고 있었다. 나는 테이블에 대충 던져 두었던 가방에서 콘돔을 꺼냈다. 내 가방에는 늘 콘돔 몇 박스와 젤, 페로몬 리무버 따위가 들어 있었다.

이여운이 아닌 상대와 쓰기 위해 가지고 다니는 건 절대 아니었건만.

“…이래도 되나… 모르겠는데.”

콘돔만 꺼내어 침대에 내려놓자, 이미 야한 얼굴이 된 주제에 이청영 교수는 자신도 혼란스럽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어쩌면 이대로 그가 나를 거절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텔에 와서 샤워까지 한 마당이긴 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나는 그를 당연히 보내 줄 것이었다. 싫다는 상대를 강제하는 건 강간밖엔 안 될 테니까.

하지만 그가 이대로 가 버리는 건 너무 아쉽다. 그의 체취를 더 맡고 싶었다. 그가 잔뜩 흥분해서 페로몬을 펑펑 쏟아내길 바랐다. 그것을 모조리 먹어치워 내 폐부 가득 채우고 싶다.

가운을 여미고 있던 매듭을 풀어헤쳤다. 나의 연약한 알파 페로몬과 함께.

“…!”

이청영 교수의 시선이 내 몸을 타고 내려가는 게 보였다. 그리고 반쯤 선 중심에 시선이 닿는 순간 그의 눈이 지진 난 듯이 떨렸다. 그것만으로도 쾌감이 등골을 짜릿하게 만든다.

“오늘 상으로요.”

나는 그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그가 당황한 듯이 어깨를 움츠러뜨린다. 눈앞에 먹잇감을 둔 포식자가 되기라도 한 것처럼 어떤 만족감이 피어올랐다.

그러면서도 내 성기에서 눈을 못 떼는 그를 보고 있노라니 성기가 더욱 힘을 받는 기분이었다. 절로 벌떡 서서 꺼덕이게 될 것만 같다.

이청영 교수는 입이 말라 오는지 혀로 입술을 축였다. 그런데 그렇게 혀를 낼름하는 건… 꼭 탐이 난다는 것 같잖아? 그렇게 빨고 싶어요?

“읏…….”

내가 한 걸음을 더 다가서 그의 앞에 서자 이청영 교수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입술을 깨문다. 그리고 다시 혀를 낼름. 나는 그의 무릎을 비집고 그의 다리 사이에 섰다. 그가 조금만 고개를 숙이면 바로 내 성기를 입에 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하지만 나는 그의 입에 내 좆을 물리는 대신 그의 턱을 쥐고 고개를 들어 올려 나를 마주 보게 했다. 파들파들 떨리는 까만 눈동자를 보고 있노라니 솔직히 그대로 입에 물리고 싶은 충동이 안 드는 건 아닌데.

나는 일부러 혀를 내어 내 입술을 길게 핥았다.

“빨게 해 주세요.”

“…….”

얼굴이 토마토처럼 붉어졌다. 빨아 달라고 할 줄 알았을까? 그걸 기대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펠라티오는 내게 상이 맞지만 오늘은 다른 게 하고 싶은걸.

“엎드리세요.”

“어…?”

그는 평소와는 달리 맹하니 순진한 반응을 보였다. 왜, 내가 앞을 빨아 줄 줄 알았어?

“엎드려 주세요.”

나는 다시 한번 요청했다. 학생답게, 제자답게. 아주아주 정중히.

“가운 벗으시고요.”

“…….”

내 말에 이청영 교수가 잠시 주저하다가 손을 움직였다. 천천히 매듭을 풀어 내는 그의 손이 잘게 떨린다. 나는 그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매듭이 풀리고 가운 자락 사이로 드러나는 그의 하얀 나신을 핥듯이 바라보았다.

마침내 가운에서 팔을 빼낸 그가 가운을 침대 아래로 떨어뜨렸다. 체모가 거의 없다시피 한 몸이 몹시도 야했다. 마른 몸이었지만 보기 흉한 정도는 아니었다. 팔다리가 늘씬하게 뻗었고 흰 피부에 유두나 성기가 예쁜 분홍빛이었다. 무엇보다 가운을 벗으니 야한 냄새가 훅 끼쳐 오는 것 같았다.

그는 벌겋게 익은 얼굴로 몸을 움직여 침대로 올라갔다. 두 손과 무릎으로 몸을 지탱한 채 네발짐승의 꼴로 나를 향해 엉덩이를 보였다.

나는 그의 엉덩이를 잠시 감상했다.

살집이 많지는 않은 작은 엉덩이였다. 하지만 희고 뽀얗고 탄력적이었다. 한 입 베어 물면 과즙이 줄줄 흐를 것처럼 탐스러웠다.

그중 오른쪽 엉덩이가 꽤나 볼만했다. 내가 찰싹찰싹 때린 자리에는 옅게 멍이 남아 있었다. 피멍이 들 정도로 때린 건 아니었지만 벌겋게 부르텄던 만큼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 흔적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몹시도 내 마음에 찼다.

“으읏…….”

나는 손도 대지 않고 지켜보기만 하고 있는데 이청영 교수가 앓는 소리를 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계속 그의 엉덩이를 관찰했다. 내 흔적을 간직한 엉덩이. 갈라진 틈으로 보이는 골을 따라 시선을 내리면 주름진 구멍이 있었다.

몹시 야한 색깔이었다. 몇 번쯤 주름이 움찔움찔대는 게 보였다. 이미 그 주변이 미끌미끌한 액체로 젖어 있었다. 이러다 조만간 허벅지를 따라 흘러내리겠는데.

“왜……. 지금, 뭐 하는데.”

이청영 교수가 고개를 돌렸다. 이런 꼴로 나를 보는 게 그의 수치심을 건드리는지 원망스러운 눈빛이 나를 쏘아본다. 내 입맛을 확 돋우는 자극적인 표정이었다.

“많이 아프셨어요?”

나는 그의 오른쪽 엉덩이를 주무르며 물었다. 손이 닿았을 뿐인데 그의 허리가 흠칫 튀었다. 그의 고개가 앞을 향했고 시선이 사라졌다.

그의 양쪽 엉덩이를 벌려 구멍을 드러내며 나는 작게 웃었다.

“왜 대답이 없어요.”

그리고 곧장 주름 위에 입을 맞추었다.

“힉…!”

새된 소리가 흘러나왔다. 동시에 코끝에 달착지근하고 야한 향기가 훅 번졌다. 빌어먹을, 이거다. 이거. 욕실에서 존나 감질나게 맡아서 아주 익사할 때까지 맡고 싶었던 향기.

“아, 잠깐만, 으, 응!”

주름을 벌리며 혀를 밀어 넣자 오메가가 비명 같은 신음을 내지른다. 미끈한 액체가 내 턱 언저리까지 적시며 흘러내렸다. 아주 홍수가 났다, 홍수가 났어. 그는 몸을 뒤틀며 도망치려 들었다. 그럴 때마다 주름이 조여들어 혀를 움직이는 게 여의치 않았다.

“으응!”

그래서 나는 양손의 검지를 구멍으로 밀어 넣어 좌우로 벌렸다. 주름이 빠듯하게 벌어지며 속살을 드러냈다. 나는 그 안으로 혀를 밀어 넣고 주변을 게걸스럽게 핥고 빨았다.

“아앗, 아, 아으, 흣!”

이거야말로 업계 포상이다. 욕실에서 꿈꿨던 대로, 향기가 넘칠 듯이 흘러들었다. 머릿속이 멍해질 정도로 숨을 들이켰다. 나를 미치게 만드는 냄새였다.

손가락으로 아래를 들쑤셨다. 양손으로 벌리고 있을 때보다는 혀를 넣기 불편했지만 손가락 두 개로 안을 헤집을 때마다 미끌미끌한 액체가 쉼 없이 흘러넘쳤다. 흥건히 젖은 입구를 핥고 빠는 와중에 오메가의 성기가 맥없이 정액을 쏘아 냈다. 그게 또 꼭지가 돌아 버릴 정도로 야했다.

“으응, 읏, 아…!”

오메가의 절정에 손가락을 문 내벽이 꾸욱 조여들었다. 손가락을 통해 전해 오는 압박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좆을 박고 있었으면 더 죽여줬겠지?

손가락을 뺀 나는 가운을 벗고 그의 뒤로 바짝 붙었다. 그리고 우악스럽게 그의 엉덩이를 쥐어 벌렸다. 오메가의 구멍은 넘치도록 젖어 들어 몇 번 빨아 주지도 않았는데 이미 준비 완료 상태였다.

엉덩잇살을 쥐어 벌려도 자그맣게 조여들어 있는 구멍에 성기 끝을 댔다. 오메가가 애처롭게도 몸을 바들바들 떠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가 뿜어 대는 야하고 달콤한 페로몬은 분명 다가올 행위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품고 있었다.

실험실에 들어갔을 때 엎드려 있는 그의 뒤태를 본 순간. 그때부터 나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이렇게 하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았다. 본능을 거스를 수가 없었다.

“으, 흐읏…….”

그리고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진 것은 판타지 그 자체.

미리 꺼내 두었던 콘돔을 뜯어 착용하는 손놀림은 며칠 전과 달리 몹시 신속했다.

“아… 아!!”

네 발로 엎드린 그의 뒤에서, 나는 단숨에 이청영 교수의 몸을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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