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화 〉 일상 속의 불청객 (4)
* * *
“이 기분을 풀기 위해서라면 탈리안 언니한테 안기고 싶었지만, 세르디어의 품도 상당히 괜찮았어.”
“칭찬인 건지 아닌 건지… 복잡미묘하군.”
“칭찬이야! 그보다 라피아 언니 말인데, 아직도 자고 있지는 않겠지?”
질을 안아준 적은 이번이 처음일 거예요.
그렇지 않은 이상에야 흑기사가 일일이 질의 말에 놀라거나, 칭찬 같지 않은 말에 찝찝해할 필요가 없겠죠.
그럼에도 틱틱대지 않고 기분 상한 얼굴을 하지 않고 이렇게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탈리안의 교육 덕분이었어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으니 일어났을 거야.”
“으응, 그래. 뭐 자고 있으면 조용히 깨우면 되겠지!”
“조용히 깨운다…. 그 녀석에겐 조용히가 아닐 텐데.”
“응? 뭐라고 했어?”
“아니.”
질은 새롭게 아무 문에다 열쇠를 꽂고 문을 건너려다가 중얼거리는 흑기사에게 되물었어요.
흑기사가 하는 말이 어떤 말인지는 압니다.
자고 있는데 자신의 방에 침입, 아니 소리소문없이 들어온 질을 보고 놀라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아무리 조용히 깨운다고 해도 질과 흑기사가 옆에 서 있으면 놀랄 거에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라피아의 방과 문을 연결해 넘어가는 질이었어요.
“라피아 언니~?”
질은 고딕식으로 지어지고 강렬한 색으로 꾸며진 라피아의 방에 도착해 이름을 불렀습니다.
혹여나 자고 있을까 봐 너무 작게 불러서 들리기는 들렸을지 궁금하네요.
대답이 없자, 정면에 있는 침대에는 누워있지 않은 걸 확인한 질은 다른 곳을 확인하기 시작했어요.
“화장실인가? 물소리도 들리고…. 조금만 기다리지 뭐! 이리와 세르디어!”
“이렇게 무작정 들어와도 되는 건지 걱정되는데…. 괜찮은 거야?”
“언니랑 나 사이인걸? 괜찮아!”
질은 바닥에 앉아 등을 침대에 기대며, 손으로 바닥을 툭툭 쳤어요.
미리 질이 갑주를 벗겨놓았기에 거절할 명분도 없어진 흑기사는 어쩔 수 없이 그 말에 따라 같이 앉아버렸죠.
물소리는 한참이 지나서야 그쳤어요.
질은 화장실 안쪽에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걸 보고 곧 나오겠다 싶어 자리에서 일어났죠.
그리고 그 예상대로 화장실 문이 열리며 라피아가 나왔어요.
다만, 젖은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돌돌 말았을 뿐, 그 아래로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흐흥~ 흐, …응?”
“앗….”
라피아는 상황 파악을 하면서도 눈동자를 열심히 굴려서는 가장 먼저 질을 보다가, 그 뒤에 앉아서 고개를 돌리고 있는 흑기사를 확인했어요.
당연히 창문에 블라인드도 내려와 있어 누가 훔쳐볼 여지도 없으니 나체로 자신의 방을 돌아다니는 거야 괜찮습니다.
굳이 문제를 꼽으라면 라피아가 질이 이렇게 불시에 찾아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는 것이었겠죠.
그마저도 예상하기 힘든 문제이지만요.
“아, 으, 왜, 왜 여기 있는데에에?!”
라피아는 상황 파악이 되자마자 머리에 올려진 수건을 풀어 몸을 가리고 화장실로 도망갔어요.
기숙사 밖으로 라피아의 작은 짜증이 담긴 큰소리가 다 퍼져나갔겠지만, 라피아에게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니까요.
게다가 평소랑 다르게 어린 모습의 라피아가 아니라, 묘령의 소녀 모습을 한 라피아였어요.
매우 부끄러워 할만한 모습이었죠.
아니, 어떤 모습이든 옷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의 상태라면 부끄러워할 모습이겠지만요.
“어, 언니, 저, 저는 못 봤어요!”
“내 눈으로 다 봤는데, 거짓말하지 마! 기숙사 문을 두고 왜 열쇠를 써서 온 거야!?”
“앗, 그, 그게… 미안해요….”
“…칫, 됐으니까 옷 좀 가져다줄래? 검은색 서랍 위에 꺼내둔 거 있지?”
당황했기 때문인지 질에게 한번 짜증 섞인 소리를 하긴 했지만, 이내 진정하고는 침착하게 옷을 가져다 달라고 하는 라피아였어요.
질이 서랍의 위를 보면 거기에는 웬일로 제복이 아니라 사복이 놓여있었어요.
진한 주홍색을 바탕으로 치맛자락 쪽에 흰색의 꽃무늬가 들어간 원피스와 백색의 속옷이었죠.
질 역시 옷을 보고서 뻔히 알 수 있었어요.
오늘 라피아는 따로 선약이 잡혀있다는 것을요.
“언니 오늘 바빠요?”
“응? 아, 눈치챘어? 어쩔 수 없이 나가는 자리이기는 한데, 남자 만나러 가는 거야.”
“나, 남자? 언니 결혼해요?!”
옷을 건네주자마자 남자를 만난다는 말에 화들짝 놀라 되물어보는 질이에요.
이에 개의치 않고 옷을 입으면서 기가 막힌다는 듯 말하는 라피아였죠.
“얘가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아버지 부탁이라 적당히 상대하다가 거절하고 나올 거야.”
“그, 그렇구나….”
“싱겁기는, 근데 뭐하러 온 거야? 갑자기 와서 놀랐잖아.”
화장실의 문 앞에 기대앉은 질은 이상하게 라피아의 말에 안심하는 듯한 모습이었어요.
친한 언니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기분에 그랬던 걸까요?
아니면 지금껏 연이 없었던 이성과의 교제라는 말이 나와서?
“아… 저, 승급 시험 보게 돼서 아이템 모으러 가야 하거든요. 그래서 언니한테 도와달라고 하려고 했는데….”
“아, 그래? 도와줄까?”
선약이 잡혀있다는 말에 풀이 죽어 있는 질의 앞에 속옷만 입고 있는 라피아가 나타났어요.
알몸은 안되더라도 속옷 모습은 괜찮은가 보네요.
중요 부분을 제외하고선 뽀얀 피부가 다 드러나고 있는데도 거울 앞으로 가서 이상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는 라피아에요.
“약속 있다면서요, 어떻게 도와주시려구요?”
“까짓거, 그 녀석을 만나자마자 이렇게 말해주지 뭐! ‘난 너같이 비실비실한 녀석이랑 사귈 바에 죽음을 택하겠어!’라고 하고 뛰쳐나온다거나?”
“상대방이 불쌍해요…. 아무리 그래도 언니가 만날 사람이라면 귀족 집안의 사람일 텐데….”
“그러니까 더 적당히 상대하고 빠져나올 거란 이야기지. 그런 놈이랑 사귀어서 뭐 하게, 난 지금의 생활이 마음에 들어. 너도 맛있고, 귀여우니까.”
“마, 맛있다니….”
장난 섞인 라피아의 말에 몸서리를 치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질이었어요.
모습을 보아하니 약속을 깰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만 가야겠다고 생각한 거겠죠.
라피아가 꽃단장하는 걸 방해하기도 미안할 테고요.
“…왜, 단순히 피를 빨고 빨리는 관계는 싫어? 사랑받는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침대 위에서 아껴줄까?”
하지만 라피아는 방문을 열려는 질을 붙잡아, 속옷 차림으로 뒤에서 끌어안고선 귀에 직접 속삭였어요.
목소리를 내리깔고 천천히 속삭이는 그 행동은 질의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기에 충분했어요.
질은 벗어나려고 힘껏 발버둥을 쳤지만, 마법을 쓰지 않는 이상에야 라피아의 힘을 이길 수가 없었죠.
“괘, 괘, 괜찮아요!!”
“푸후흐! 진짜 귀엽다니깐? 그래도 뭐 네가 원한다면 언제든 해줄게.”
이번에는 세 손가락으로 질의 턱을 살며시 잡아 억지로 자신의 시선과 마주치도록 고개를 돌리게 했어요.
질은 아무 반응도 하지 못하고 떨리는 눈동자로 입만 뻐끔거리다가, 라피아가 구속을 풀어주자마자 바닥에 주저앉았어요.
“그! 서, 선! 선약을 방해할 수는 없으니까, 오늘은 그만 가볼게요! …언니, 너무 상대방한테 상처 주지 마세요.”
“날 뭐로 보고? 근데 쟤 갑주 벗은 거 오랜만에 보네, 인사라도 하지 그래? 우리 나름 친했잖아?”
허둥지둥 대답하는 질을 두고, 이번에는 흑기사에게 말을 거는 라피아에요.
놀리고 싶은 만큼 충분히 놀려먹었다, 이거죠.
표정만 보더라도 얼마나 즐거운지 다 티가 나고 있으니까요.
“나중에 또 요리를 해준다면 생각해보지.”
“하항~ 내 요리가 그렇게 맛있었어? 그래~ 해줄게, 귀여운 녀석 같으니.”
“세르디어도 솔직하지 못하다니까…. 어쨌든 언니, 다음에 봐요….”
질은 세르디어와 함께 라피아의 방에서 나와 다시 의뢰 안내소에 도착했어요.
그리고는 접수원에게 안내받아 워프 포탈이 있는 방에 도착해, 대륙의 동남부로 가는 포탈을 타고 이동했죠.
질이 한가지 놓친 점이 있다면 동남부는 땀을 뻘뻘 흘릴 정도는 아니지만, 꽤 따뜻한 장소였다는 거였어요.
아스티엘 마법 학교와 탈리안의 집이 있던 곳은 대륙의 중앙에 가까워 선선한 날씨와 계절을 유지하고 있지만, 동남부는 그렇지 않았다는 거였죠.
질의 옷이, 동남부에서는 갑갑하게 느껴질 만한 옷이라는 거에요.
“윽…. 갑자기 공기가 무거워진 느낌이야….”
“나는 마나로 이루어진 몸이라 공감해주지 못해서 미안해지는데.”
“괜찮아, 마법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거 아니겠어….”
“뭐?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마법이 아닌 건 당연하잖아. 아니, 질! 쓸데없이 마나를 낭비하는 건!”
“괜찮아, 괜찮아…. 하아아~ 이제 좀 살 것 같다.”
언제 이런 마법을 배운 건지는 모르겠지만, 질은 얼음 부스러기를 만들어 자신의 주변에 흩뿌려 유지했어요.
얼음의 냉기가 빠져나오면서도 계속 유지되는 탓에 질은 시원한 바람을 느끼는 게 가능했죠.
세르디어가 이를 보고 한숨을 흘리지만, 어쩌겠어요? 자신의 주인이 덥다는데.
“응, 뭐야? 네가 왜 여기 있어?”
“네? 누구… 앗! 오빠는 그, 누구, 더라…?”
“알렉세이! 알렉세이 제르반!! 미궁에서 널 도와줬었잖아! 그 뒤로도 몇 번 만나서 인사까지 나눴는데 또 까먹은 거야?!”
이름을 듣고 나서야 질은 ‘아아!’라며 눈앞의 남자를 기억해낸 듯했어요.
제르반의 말대로 까먹은 날이 잦은지 별말은 없네요.
“오빠는 무슨 일로 여기에 온 거예요?”
“무슨 일로 왔냐니, 내 고향에 내가 마음대로 오지도 못해?”
“아 여기가 고향이었구나?”
“너 여기가 어딘지 모르는 건 아니지?”
“대륙의 남동부라는 건 알아요! 분명 워프 포탈을 타기 전에 리니스라는 글자를 본 거 같았는데….”
“그래 이 꼬맹아, 그게 내 고향 이름이다.”
“앗, 아아!! 아!! 오빠! 저 좀 도와주세요!!”
질은 뭔가 깨달은 것처럼 큰 소리를 내며 제르반에게 매달렸어요.
워프 포탈에서 빠져나온 곳은 모험가 길드였기에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어요.
질이 매달린 그 장면은 마치 이별 통보를 받은 애인이 매달리는 모습과 똑같았거든요.
무슨 말이 오가든, 눈에 보이는 그 장면만으로도 모든 사람의 이목을 끌기에는 충분했으니까요.
게다가 학원과는 다르게 모험가 길드는 오가는 사람이 정말 많습니다.
의뢰를 신청하거나 받으러 오는 사람, 죽치고 앉아서 떠드는 사람, 길드에 항의하러 오는 사람, 정보를 수집하러 오는 사람….
제르반은 질을 떼어놓으려다가도 모험가 길드에서 데리고 빠져나오는 것을 선택했어요.
부끄러움은 옆에 있던 흑기사와 제르반의 몫이죠, 뭐….
“뭐 하는 거야?! 이 꼬맹이가!!”
“그치마안! 저 승급 시험 아이템을 모아야 하는데, 제가 읽었던 책에서도 스플래시 밤이 어딨는지는 안 나왔단 말이에요!”
그렇지만 밖으로 끌려 나와서도 다시 매달리는 걸 보면, 이제는 어떻게 사람들을 잘 이용할 수 있는지 알아가는 것 같아요.
질이 가진 귀여움이라거나… 간단히 말하자면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어린 나이와 성별을 이용할 수 있다는 걸요.
이런 상황이라면 제르반은 뭐 할 수 있는 게 없죠.
가만히 질의 말을 들어줄 수밖에요.
“스플래시 밤? 그걸 어떻게 그대로 가져가? 만지자마자 물이 터져 나오는데.”
“망가뜨리지 말고 가져가야 하는 거예요?”
“승급 시험이면 당연한 거지, 모험가 길드의 승급 시험이랑 똑같이 하니까.”
“아~ 그렇구나아~”
“모르면 모르겠다고 말해. 이것도 저것도 전부 모르면서, 하여간… 따라와!”
역시 제르반이 좀 툴툴대기는 해도 사람이 나쁜 건 아니에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질이 도와달라고 하면 다 도와주니까요.
먼저 해야 할 제 일도 있었을 텐데 이렇게 쉽게 도와주는 사람이 제르반 말고 또 어디에 있을까요?
조금 툴툴대기는 해도요.
뭐, 그런 제르반에게 고맙다고 말하면서 쫄랑쫄랑 따라가는 게 질답다고 해야 할까요.
방금까지 제르반을 그렇게 곤란하게 해놓고 이러는걸 보면 조금 질이 잘못한 것 같기도 하고요.
“어디까지 가야 해요?”
“리니스의 밖에 있는 늪지.”
늪지라는 말에 그런 힘든 모험을 해야 하는 거냐고 묻는데, 제르반은 그저 말없이 걷기만 했어요.
그런데도 걷는 속도는 또 질에게 맞춰주는 게 속은 굉장히 상냥하네요.
“걸어가야 해요?”
“어, 마차도 못 가는 곳인 데다 워프 포탈도 없는 곳이거든.”
“흐응….”
이후로 대략 1시간가량 제르반과 질은 대화 없이 걷기만 했어요.
말소리가 난다고 해도 질과 흑기사의 대화일 뿐, 그 대화에 굳이 제르반이 끼어들려고 하지는 않았죠.
미궁에서처럼 사이가 서먹한 건 여전하네요.
“너 아직도 내가 무섭냐?”
“네?”
흑기사와 대화를 잘 나누고 있던 질은 뜬금없이 들어오는 질문에 한 번 되묻고는 한참이나 대답하지 못했어요.
아마 머릿속에서 엄청 열심히 단어를 고르고 있는 중일 겁니다.
침묵을 유지하는 질이 답답했는지 다시 입을 연 것은 제르반이었어요.
“‘네?’는 무슨, 무섭냐고.”
“단순히 무섭냐, 안 무섭냐만 물어본 거라면… 지금은 아니에요!”
“그런데 왜 말이 없어?”
무서운 건 아니라니 다행인데, 이어지는 질문으로 말이 없냐는 건….
왜 서먹하게 대하냐는 것이겠네요.
얼마나 말하는 게 서툴어야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말을 이렇게까지 돌려 말하는 걸까요.
“그건, 무서운 거랑 대하기 어려운 거랑은 다르지 않을까요?”
“지금껏 부끄러움도 모르고 길 한복판에서 매달렸던 주제에 대하기 어렵다고 말한 거냐? 어이가 없네….”
질의 말도 맞지만, 제르반의 말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에요.
약간의 모순이 있지만, 질에게는 모종의 이유로 제르반을 대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을 거예요.
예를 들자면….
“그렇지만 제르반 오빠는 말도 잘 없고, 사람 듣기 안 좋게 툴툴대면서, 항상 화나 있는 거 같고, 또….”
“야! 그만해, 그만!! 아예 머리부터 발끝까지 성격 더러운 놈이라 하지 그러냐?”
“아, 아니…. 그런 의미로 말한 건 아니었는데요….”
질이라도 이건 좀 심했네요.
도와주는 사람에게 이 정도로 악담을 늘어놓는다면 삐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에요.
게다가 속이 여린 제르반이라면 삐지는 걸 넘어서 상처받았을지도 모르는 일이에요.
“그런데 나한테 도움을 청한 건 도대체가 무슨 경우야? 너 전에 내가 너 감싸려다 알마인지 뭔지한테 잡혀서 고생한 건 기억도 안 나냐?”
“알마? 아, 그 막 나가던 언니 말하는 거예요?”
미궁에서 상당히 괴롭혀졌던 그때를 말하는 거네요.
굳이 이런 말을 꺼내는 걸 보면 확실히 기분이 상하기는 했나 봅니다.
“그래! 미안한 걸 알면 말이야, 사과도 좀 하고 어? 맨날 만날 때마다 사람 이름을 까먹고, 인사만 하고 헤어지고….”
“앗, 그, 미, 미안해요! 특히 이름을 까먹은 건 정말루….”
“됐어. 네 소환수한테 싸울 준비나 하라고 해, 이 앞이 늪지로 향하는 입구니까.”
주변 풍경은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던 마을의 거리에서, 흙냄새가 진동하는 숲속의 길로 변하고, 또 질척질척하면서도 비릿한 물 냄새가 나는 밀림으로 바뀌었어요.
오늘 하루 상당히 바쁜 것처럼 여기저기 들렸던 질인데, 이제야 모험을 시작하는 기분이네요.
스플래시 밤을 얻고 아무 일 없이, 무사히 돌아가면 좋겠어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