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네.”
차헌은 기다렸다는 듯 성기를 꺼내 연우의 손에 쥐여 주었다. 연우는 핏줄이 형형하게 솟아오른 채로 손 위에서 꺼떡이는 것을 보다 마른침을 삼켰다. 허벅지에 닿는 윤곽으로 대충 예상하던 모양과 전혀 다른 형태였다.
내… 거랑 조금 다르게 생겼는데.
손안에서 요동치는 것은 예상외로 말랑했고, 생각보다 딱딱했다. 살짝 휜 기둥의 끝에는 불투명한 액체가 고여 있었다. 그것을 엄지로 문질러보자 차헌이 파르르 떨며 몸을 기대왔다.
“형….”
재촉하는 목소리와 붉게 물든 얼굴에 아래가 뻐근해졌다. 질 나쁜 취향이 들킬까 두 다리를 바짝 붙인 연우는 칭얼거리는 차헌을 올려봤다. 수많은 이능력자를 호령할,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선 차헌이 제게만 어리광을 부리는 건 꽤 기분 좋은 일이었다. 그러니 닿기만 해도 질겁했던 성기를 이렇게 맨손으로 만지고 있지. 도톰한 귀두의 윤곽을 따라 손끝으로 문지르던 연우는 방으로 이동했다.
풀썩, 하는 소리와 함께 침대에 눕자마자 차헌이 안겨 왔다.
“아, 형, 너무 좋아요.”
얼굴 여기저기에 입을 맞추던 차헌은 입술 사이를 벌리며 두툼한 혀를 밀어 넣었다. 입속을 마구잡이로 헤집는 혀에 입을 좀 더 벌려준 연우는 바짝 닿은 차헌을 조금 밀어냈다.
“왜요? 싫…어요?”
“어? 아니. 그게 아니라 너 정복에 이거 묻으면 어떡해.”
손사래를 친 연우는 귀두에서 솟아오르는 끈끈한 액체를 엄지로 눌렀다 떼기를 반복했다. 작은 손짓에 시트를 쥐고 버티던 차헌이 작게 신음했다. 끙끙거리는 소리가 듣기 좋아 행동을 계속하자 어쩔 줄 몰라 하던 차헌이 연우의 손목을 붙잡았다.
“형… 나 조금만 더 빨리해주면 안 돼요?”
“이렇게?”
엄지를 조금 더 빨리 움직이자 연우의 볼과 귀에 입을 맞추던 차헌의 성기가 좀 더 꼿꼿해졌다. 목덜미에 볼이나 머리카락을 비비는 차헌의 행동이 몹시도 기꺼웠지만, 잡힌 손목이 저려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언제까지 해야 하지?
차헌이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른 채 뻐근한 손을 움직이던 연우는 빠끔거리는 구멍 주변을 엄지로 문질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차헌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렸다.
“간지러워?”
“아니, 그게 아니라….”
연우의 귀에 입을 맞춘 차헌은 그대로 속삭이듯 물었다.
“형은 이렇게 자위해요?”
“나?”
갑자기 시작된 키스와 함께 연우의 손목을 붙잡고 있던 차헌이 그대로 허리를 쳐올렸다. 입술 위로 가쁜 숨이 쏟아지고, 성기가 쓸릴 때마다 질척거리는 액체가 손가락 사이로 고여 들었다.
“응? 형은 어떻게 하는데요?”
“흐, 아, 귀, 귀 깨물지 마.”
귓바퀴를 핥고 파고드는 혀를 피해 웅크리자 차헌이 바짝 붙었다. 둥글게 모은 손가락에 귀두 갓이 턱, 턱, 걸렸다 빠져나가는 느낌도 이상한데 제 위에서 헐떡거리는 차헌을 보고 있으니 눈앞이 어질댔다. 차헌은 대답을 재촉하며 입술을 잘근거렸다.
“형은 이렇게 만지는 거 좋아해요? 귀두만?”
“아! 깨물지, 읏, 말라니까!”
“손으로 쓸어내리는 건 싫어요?”
“으, 잠시, 나, 해, 해본 적… 없는데?”
솔직한 대답에 바삐 허리를 움직이던 차헌이 그대로 멈췄다. 끝난 건가? 연우는 차헌이 깨문 곳곳을 문지르며 손가락을 벌렸다. 차헌의 성기에 쓸린 손바닥이 얼얼했다. 쓰라린 부위를 문지르던 연우는 여전히 꺼떡거리고 있는 성기와 이상한 얼굴로 웃고 있는 차헌을 번갈아 봤다.
흐트러진 머리카락과 열이 오른 얼굴을 보고 있자 등허리가 오싹거렸다. 넥타이를 잡아당겨 입을 맞추고, 각이 잡힌 정복을 벗겨 마구잡이로 뒤엉키고 싶다는 욕망이 연우를 충동질했다.
이대로 흐름에 몸을 맡기고 싶었지만, 참아야했다. 입안에 가득 고인 침을 삼킨 연우는 휴지를 뽑아 손에 묻은 질척한 액체를 닦아내며 욕망도 정리했다.
“다 끝났으면 정리하고 준비해. 늦겠다.”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뭐가 끝나요.”
미간을 콱, 구긴 차헌은 연우의 허벅지를 벌리며 그 사이로 파고들었다. 흉흉하게 선 성기가 잠옷 바지 위로 볼록 솟아오른 윤곽을 문질렀다.
“형 진짜 자위해 본 적 없어요?”
연우는 허벅지를 짓누르는 차헌의 무게에 작게 헐떡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혼자 있을 수 있는 장소가 없기도 했지만, 그런 욕구가 들지도 않았다.
가이딩이 필요할 때 아주 가끔 그런 충동이 들긴 했지만, 상대가 조희서였다. 박서현이야 가끔 조희서를 어르고 달래서 한바탕 풀고 오는 듯했었으나 그렇게까지 비위를 맞추면서 하고 싶지는 않았다. 조희서가 해줄 리도 만무했고. 그렇게 살다 보니 발기하면 가라앉히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그렇게 문지르지 마….”
제가 들어도 형편없는 목소리였다. 연우는 밀어내지도 붙잡지도 못한 채 허벅지에 성기를 문지르는 차헌을 쳐다봤다. 미끄러진 성기가 고환 쪽을 찌르는 쾌감에 정상적인 사고가 되지 않았다.
딱… 직전까지만 하면 안 되나? 점막에 닿지만 않으면 되잖아.
연우가 고민하는 동안 차헌은 좀 더 대담하게 움직였다. 연우의 성기 위에 제 성기를 고정한 차헌이 그대로 턱, 턱, 밀어 올렸다. 꼬리뼈부터 타고 오르는 성감에 몸서리치자 손목이 붙잡혔다.
“형…. 내가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줄까요?”
연우의 손을 끌어 제 귀두를 덮게 한 차헌이 잠옷 바지에 손가락을 걸었다.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 손가락을 지켜보던 연우가 눈을 질끈 감았다. 잠시 후, 열이 오를 대로 오른 성기로 서늘한 공기가 느껴졌다.
성기도 연우를 닮았는지 곧고 예뻤다. 빤히 바라보던 차헌은 저도 모르게 욕을 씹어 삼켰다. 손을 뻗기 전 연우의 눈치를 보던 차헌은 프리컴으로 얼룩진 귀두를 조심스레 문질렀다. 눈을 번쩍 뜬 연우는 차헌의 손목을 붙잡았다. 방금, 방금. 헐떡거리는 연우를 내려보던 차헌은 부푼 입술에 입을 부딪치며 속삭였다.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만 줄게요.”
와, 어떻게 사람 좆이 이렇게 이쁘지. 감탄하던 차헌은 연우가 그랬듯 귀두를 둥글게 문질렀다. 눈도 깜박이지 않고 헐떡거리는 연우를 지켜보던 차헌은 손을 위아래로 움직였다.
손짓에 허리가 파르르 떨렸다. 몰아치는 성감에 어쩔 줄 몰라 하던 연우는 혀를 밀어 넣는 차헌에게 입을 벌려주며 빨리, 빨리, 재촉했다. 차헌은 이를 악문채 사정감을 참으며 제 성기를 잡고 놓지 않는 연우의 손목을 붙잡고 움직였다.
“나처럼 해볼래요?”
“흐아, 이, 렇게?”
연우에게 자위하는 법을 알려준 차헌은 제 것을 문지르듯 연우의 성기를 문질렀다. 턱턱 소리가 나도록 강하게 내려치자 연우는 혀를 빨다 말고 차헌의 입안으로 가쁜 숨을 쏟아냈다.
다급하게 밀어내는 손에 물러난 차헌은 연우의 귀를 물고 빨며 속삭였다. 만져달라고, 문질러달라고. 처음 느껴보는 쾌감에 몸부림치던 연우는 정신없이 손을 움직였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매끈한 감촉에, 귀두를 문지르는 손짓에 연우의 이마가 터질 듯이 달아올랐다.
차헌의 입술을 물어뜯을 듯 이를 세우던 연우는 귀두를 붙잡히는 순간 고개를 뒤로 젖혔다. 차헌이 주무르고 있는 게 성기가 아니라 뇌인 것 같았다. 시트를 문지르는 발끝을 붙잡은 차헌이 제 허리를 감게 만들었다.
“잠, 잠시만…!”
소리를 지른 연우가 차헌의 손목을 붙잡았다. 분명 차헌은 가만히 있는데 성기가 잘게 흔들리고 있었다. 제가 허리 짓 하는 줄도 모르고 애원하던 연우의 시야가 하얗게 물들었다.
숨을 참고 바들거리던 연우가 숨을 토해내는 것과 동시에 파정했다. 해방감에 헐떡이던 연우는 작게 울먹이며 아래를 내려봤다.
연우의 정액으로 얼룩진 손을 훑던 차헌은 그대로 자신의 귀두를 덮었다. 뭐 하는, 놀란 연우가 말리기도 전에 차헌의 입술이 연우를 찾았다. 입안 깊숙이 침범한 혀를 빠는 동안 차헌이 연우의 손에 제 손을 겹쳐 빠르게 움직였다.
손등을 타고 흘러내리는 미지근한 정액과 손안에서 꿈틀거리는 성기의 감촉이 지나치게 선명했다. 이러다 꿈에 나올까 두려웠다. 손에 힘을 주고 움직이자 차헌이 연우의 목덜미를 잡고 끌어당겼다. 목 끝까지 파고든 혀에 작게 구역질했을 때, 차헌의 정액이 연우의 배에 쏟아졌다.
“아… 형.”
작게 신음하며 볼과 볼을 비비던 차헌은 허벅지에 성기를 문질렀다. 한 번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른한 기분으로 중얼거리던 차헌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제가 쏟아낸 정액이 성기를 지나, 그 아래 은밀한 부분까지 흘러내리는 걸 지켜봤다.
마른침을 삼키는 것과 동시에 연우가 사라졌다. 침대로 엎어진 차헌은 멍청한 표정을 지으며 주변을 둘러봤다.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니겠지?
비슷한 꿈을 하도 많이 꿨던 터라 이번 역시 꿈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꿈이면 끝까지 해도 괜찮지… 않나? 손에 묻은 정액을 문지르는 순간, 연우가 사라졌다. 이 형이 또 어딜 간 거야! 차헌은 연우를 찾아 온 집을 뛰어다녔고, 한쪽에서 웅크리고 있던 연우는 달려오는 차헌을 피해 도망 다녔다.
“형?”
“잠시만. 일단 그거부터 집어넣어.”
연우의 말에 차헌은 허공에서 꺼떡거리는 성기를 바지 안으로 밀어 넣었다. 두툼한 윤곽이 드러나긴 했지만, 어찌어찌 정리한 차헌이 연우에게 주춤주춤 다가갔다.
도망가지 못하도록 재빨리 끌어안은 차헌이 연우의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형, 저 진짜 너무….”
말을 잇지 못한 차헌은 연우의 얼굴에 쉴 새 없이 입을 맞췄다. 얌전히 입맞춤을 받고 있던 연우도 조심스레 차헌을 끌어안았다.
“창피해.”
웅얼거리며 안겨든 연우는 척척한 아래를 힐끔거렸다. 휘몰아친 쾌감이 싫은 건 아니었지만, 차헌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는 게 너무 창피했다.
“저도 같이 쌌잖아요.”
괜찮다며 등을 도닥여준 차헌은 연우의 네 번째 손가락에 입을 맞췄다.
“형 저랑 결혼해줘요.”
“…나도 좋아해.”
“결혼은요?”
“기다려준다며?”
익숙하게 청혼을 거절한 연우는 안겨 오는 차헌에게 팔을 벌리며 시간을 확인했다.
“밥을 못 먹고 가서 어떡해.”
“형. 저 지금 밥 안 먹어도 배불러요.”
아래로 떨어지는 시선에 연우가 도망치듯 현관으로 향했다. 쫓아온 차헌이 깍지를 끼며 칭얼거렸다.
“진짜 같이 안 갈 거예요?”
“다녀와.”
유치원 가는 애도 아니고. 손을 흔들어주자 연우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구두를 신던 차헌이 팔을 벌렸다. 등을 도닥여주자 차헌이 귓바퀴를 따라 입을 맞추며 제안했다.
“그럼 센터장실 비워두고 영상구 연결해 둘 테니까, 거기서 볼래요?”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안 간다고 하긴 했지만, 연우도 차헌이 센터장으로 인정받는 모습을 보고 싶었으니까. 그러겠다고 대답하자 활짝 웃은 차헌이 드디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잠시 후, 센터장으로 이동한 연우는 영상구를 작동시켰다. 허공에 떠오른 화면으로 윤석현, 공격대장, 도지원을 거느린 채 단상으로 향하는 차헌이 보였다. 그가 단상 위에 오르는 순간 마침표를 찍은 기분이 들었다. 이 모습을 보기 위해 미래를 바꿔왔으니, 그런 기분이 드는 것도 당연했다. 연우는 조금 울컥한 마음을 내리누르며 영상구를 바라봤다.
“안녕하십니까, 센터장 강차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