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어…. 와인 마실래?”
몸을 굴려 차헌의 시선에서 벗어난 연우는 흥미로운 척 와인 병을 살폈다. 저 멀리서 차헌이 한숨 쉬는 소리가 들렸지만, 연우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척 와인 잔을 챙겼다.
차헌은 해탈한 표정으로 탁자 위에 와인 병을 올려놓았다.
“마셔본 적 있어요?”
“몇 번? 연회가 열리면 그때 한 번씩 마셔봤어. 너는?”
“저도 몇 번? 권하는 거 마시기만 하고 제가 먹어본 적은 없어요. 주변에서 실수하기만 해보라며 눈에 불을 켜고 있어서.”
패키지를 살핀 차헌이 코르크를 잡아 뽑았다. 그대로 병을 기울이자 향긋한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음.”
달짝지근한 향과 다르게 혀로 느껴지는 맛은 떫기만 했다. 연우의 표정을 본 차헌은 다른 와인을 권했다.
“좀 시다.”
“이건요?”
“이건 떫어.”
차헌이 따라주는 대로 홀짝이던 연우는 입에 맞는 와인을 발견한 뒤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맛있다며 권하는 연우의 허리를 끌어당긴 차헌이 입을 벌리는 것과 동시에 혀를 밀어 넣었다.
입안을 훑던 혀가 입천장을 스치며 빠져나가자, 연우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꾹 누르고 떨어지는 입술을 쳐다보다 시선을 돌린 연우가 마른침을 삼켰다. 하필 들어온게 널따란 어깨였다. 정장 입은 모습이 이렇게 야해도 되나? 어디 숨겨놓고 나만 볼 수도 없고….
“입에 맞아요?”
“어? 응, 이게 제일 맛있어. 너도 마셔 봐.”
“형이 마셔야 제가 마시죠.”
술을 먹는데도 순서가 있다. 그런 건가? 바닥을 손끝으로 받친 차헌이 와인 잔을 기울여주었다. 입술 위에서 찰랑거리는 와인에 입을 벌리는 것과 동시에 잔이 멀어지며 차헌이 다가왔다.
머금고 있는 와인을 혀끝으로 휘젓던 차헌은 다리 사이를 파고들며 몸을 바짝 붙였다. 와인향이 남아있는 혀끝을 물고 설소대를 자극하며 와인을 받아 마신 차헌은 꼴깍, 하는 소리와 함께 떨어졌다.
“더 마실래요?”
“너… 이렇게 마실 거야?”
“네.”
단호한 대답에 열이 오른 볼을 문지르던 연우는 허벅지를 꾹 눌렀다. 술기운과 함께 발바닥을 간지럽히는 열기도 함께 오르고 있었다.
이러다가 저번처럼 일을 치를 것 같았다.
“하하…. 술만 마시면 속 버리겠다. 안주도 챙길까?”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린 연우는 룸서비스로 온 음식을 둘러봤다.
“우리 아까 못 먹은 게 케이크였나? 딸기 먹을래? 체리 먹을래?”
형을 먹고 싶다는 대답을 보류한 차헌은 딸기 케이크를 골랐다. 자연스레 체리 케이크를 먹게 된 연우가 포크를 챙기자 차헌이 그를 번쩍 들어 올린 채로 소파에 앉았다.
갑자기 차헌의 품에 안겨 케이크를 먹게 된 연우는 따가운 시선을 외면하며 케이크를 바라보았다. 설마 이 안에 반지가 들어있거나 그런 건 아니지. 연우는 조마조마한 얼굴로 케이크를 반으로 갈랐다.
아무것도 없군.
가슴을 쓸어내린 연우는 반으로 잘린 케이크를 한입 먹었다. 달지 않아 괜찮았다. 연우가 입을 벌리는 차헌에게도 케이크를 먹여 주며 장식된 체리의 꼭지를 떼어냈다.
“형. 그거 알아요?”
차헌은 꼭지를 연우의 입에 물려주며 씩 웃었다. 체리 꼭지로 매듭을 묶으면 키스를 잘한다는 설이 있단다. 지금 나보고 해보라는 건가? 열심히 혀를 움직여 보았지만, 체리 꼭지는 계속해서 꺾이기만 할 뿐 매듭이 되지 않았다.
인상을 쓰고 있자 입으로 꼭지를 받아 간 차헌이 열심히 입술을 오물거렸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볼에 입을 맞추자 조각난 체리 꼭지를 뱉어낸 차헌이 입을 맞췄다.
달려드는 힘에 몸이 순식간에 뒤로 넘어가며 남아있던 케이크가 몸으로 쏟아졌다. 놀란 차헌은 케이크의 잔해를 처리할 생각도 못하고 연우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 급한 손짓에 앞섬이 활짝 벌어지고, 그 위로 케이크들이 도르륵 굴러내리며 흔적을 남겼다.
“아….”
연우는 가슴에 묻은 크림을 보다 손을 까딱여 날아오는 휴지를 낚아챘다. 닦아내려는 순간, 차헌이 연우의 손목을 붙잡았다.
“제가 실수한 거니까 제가 닦아줄게요.”
그러라고 고개를 끄덕이니 가슴 위로 따뜻한 온기가 닿았다. 차헌이 휴지가 아닌 혀끝으로 크림을 닦아내고 있었다.
“차헌아?”
“아깝잖아요.”
아니, 케이크가 없는 것도 아니고 탁자에 멀쩡한 게 있는데? 말리는 연우의 손을 붙잡아 깍지를 낀 차헌은 얼마 묻지 않은 생크림을 아쉬워하며 열심히 혀를 움직였다. 넓게 혀를 펴 할짝댈 때는 간지럽다고 킥킥거리던 연우는 혀끝을 세워 그림을 그리듯 문지르자 몸을 비틀며 신음을 흘렸다.
색이 옅은 정점을 바라보던 차헌이 입술을 모아 촙, 빨아들이자 깜짝 놀란 연우가 그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허공에 붕 뜬 허리 아래로 손을 밀어 넣고 단단히 고정한 차헌은 입술로 유륜을 짓눌렀다. 혀끝을 세워 납작하고 작은 부위를 계속해서 건드리자 조금씩 부피를 키우는 게 느껴졌다. 통통해진 젖꼭지를 이로 자극하자 연우가 허리를 비틀며 차헌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그만할까요?”
차헌이 유륜에서 입을 떼지 않은 탓에,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번갈아 가며 유두를 자극했다.
“휴지로 닦아… 왜 혀로.”
이제야 술기운이 올라오는지 머리가 어지러웠다. 소파에 몸을 기대고 있던 연우는 따끔거리는 가슴을 내려봤다. 젖꼭지가 바짝 서 있었다. 그보다 더 아래에 있는 성기 역시.
“진짜 그만해요?”
연우는 멍한 얼굴로 차헌을 올려보았다. 여기서 멈춰야 했다. 마른침을 삼킨 연우는 눈을 질끈 감았다. 허리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차헌의 손과 단정한 넥타이가 욕망에 불을 지피고 있었다. 몸을 웅크린 연우는 욕망과 이성 사이에서 갈등했다.
차헌의 유혹을 거절하는 이유는 각인 때문이었다. 그러면 점막에만 안 싸면 되는 거잖아? 저번에 서로의 손에 사정했을 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니 이번에도 손에 싸는 거다.
“형 하고 싶은 대로 해요.”
그 말에 눈을 반짝 뜬 연우는 충동적으로 차헌의 넥타이를 붙잡았다. 그대로 당기자 끌려오는 차헌의 볼을 붙잡고 입을 벌렸다. 차헌이 제게 했던 것처럼 입술 위를 할짝거리다 혀끝을 세워 그 사이를 살살 파고들었다.
곧바로 입을 모아 혀를 빠는 그에게 몸을 맡자 연우를 번쩍 들어올린 차헌은 침대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계속해도 돼요?”
“하고 싶어?”
“당연한 거 아니에요? 내가 형만 보면 세우는 거 알잖아요.”
연우의 손을 끌어 제 허벅지 위에 올려둔 차헌은 와인을 가득 머금은 채 입을 붙였다. 조금씩 흘러들어 오는 와인을 받아마시던 연우는 버클을 푸는 성급한 손짓에 엉덩이를 들어주었다. 속옷과 바지가 한꺼번에 벗겨지자 당황한 연우가 시트를 끌어와 몸을 숨겼다.
“다 벗길 필요는 없지 않아?”
“…안 벗을 거예요?”
“바지만 내리면 되는 거 아냐?”
저번처럼 하는 게 아니었냐는 말에 혀를 찬 차헌은 성기를 꺼내 그의 손에 쥐여 주었다. 술기운 때문인지 연우의 얼굴은 꽃물이 든 것처럼 붉은 기운이 번져 있었다. 마찬가지로 달아오른 작고 체온이 높은 손을 보자 금방 사정감이 차올랐다. 이를 악물고 참아 봐도 금세 사정감이 차올랐다. 돋아 오른 소름과 함께 차헌의 성기가 꺼떡거리며 질금질금 프리컴을 흘렸다.
차헌은 연우가 도망가지 못하게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발을 어깨 위로 올려놓았다.
“저번이랑 똑같이 안 할 건데 괜찮죠?”
“어떻게 할 건데?”
불안한 듯 몸을 일으키는 연우를 잡아 누른 차헌이 요도구를 엄지로 문질렀다. 허공에 들린 연우의 허리가 파르르 떨렸다. 그 아래로 팔을 밀어 넣고 단단히 붙든 차헌이 작게 속삭였다.
“빨아도 돼요?”
“어? 뭐를?”
대답 없이 몸을 낮추는 차헌과 그 입술이 향하는 곳을 보던 연우가 벌떡 일어났다. 발뒤꿈치로 차헌의 어깨를 밀자, 연우의 성기를 향해 입을 뻐끔거리던 차헌이 작게 혀를 찼다. 조금 더 몰아붙인 다음에 물어볼걸.
미친 척하고 입에 물어볼까 싶었지만, 키스도 오래 하면 각인 효과가 나타날까 봐 겁을 내는 연우였다. 체액이 점막에 닿는 순간 각인을 유도하게 되니 펠라를 허락해줄 리가 없었다. 마음대로 입에 물었다가는 저번처럼 도망 다닐 가능성이 매우 크고.
가슴을 갈라서 제대로 여문 마나 코어를 보여줄 수도 없는걸. 한숨을 쉬며 포기한 차헌이 몸을 일으켜 연우의 볼과 이마에 입술을 맞췄다.
“그만할까?”
연우는 열에 들뜬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도 차헌을 경계하고 있었다. 비슷한 시도 한 번만 더 했다간 대딸도 못하고 끝나겠다 싶었다. 차헌은 서둘러 그의 성기에 자신의 성기를 올려두었다.
“읏!”
“와….”
과한 쾌감에 몸을 웅크린 연우는 차헌이 길게 움직일 때마다 가쁜 숨을 토해냈다. 동그래진 눈으로 아래를 바라보는 연우에게 입을 맞춘 차헌은 목구멍까지 혀를 밀어 넣었다. 그대로 허리를 움직이자 차헌의 손안에서 두 성기의 귀두 갓이 서로 스쳤다가 기둥끼리 엉겨들었다. 정신없이 혀를 빨던 연우가 견딜 수 없는 사정감에 차헌을 밀어냈다.
발버둥 치는 연우를 붙잡은 차헌은 크게 심호흡했다. 잠시라도 긴장을 풀면 그대로 사정할 것 같았다. 일단 형 먼저 사정시키고…. 입술을 말아 문 차헌은 연우의 손을 끌어 귀두를 덮었다.
연우는 쾌감에 헐떡이는 와중에도 차헌의 요구에 따라 손끝으로 귀두를 문질렀다. 그 위로 손을 덮은 차헌이 귀두를 세게 주무르는 순간 연우의 고개가 뒤로 넘어갔다. 드러난 목에 입술을 묻고 게걸스레 빨던 차헌은 연우의 다리가 허리를 휘감는 순간, 고개를 들어 그의 입술을 찾았다.
빨리, 빨리, 재촉하며 혀를 빨던 연우는 눈을 질끈 감았다. 끈적한 점액질이 자신을 옥죄는 듯한 답답함과 동시에 해방감이 찾아들었다. 눈앞에서 별이 터져 나오는 것만 같았다.
차헌의 손에 사정한 연우는 어질한 시야로 제 손에 쏟아지는 차헌의 정액을 쳐다봤다. 차헌의 손끝에서 흘러내린 정액이 배 위로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걸 배 위에 펴 바르던 차헌은 척척하게 젖은 손으로 연우의 허벅지를 문질렀다.
“한 번만 더 해도 돼요?”
힘없이 고개를 젓자 차헌이 다리 사이에서 빠져나갔다. 벌리고 있느라 뻐근한 골반을 문지르고 있자 수건에 물을 적셔온 차헌이 몸에 묻은 정액을 정리해주었다.
“괜찮아요?”
얼마나 물고 빨았는지 부어오른 젖꼭지를 내려보고 있자 차헌이 손을 뻗었다. 몸을 굴려 피하자 뒤에서 몸을 겹친 차헌이 귀에 입을 맞췄다. 안 그래도 몸이 달아 있는데, 가뜩이나 예민한 부위를 자극하자 힘을 받은 성기가 솟아올랐다.
“나 복귀하면 어디로 가? C구역으로 가면 돼?”
말을 돌리자, 차헌은 발기한 성기 위로 이불을 덮어주며 허리를 끌어안았다.
“와 보면 알아요.”
“그게 뭐야.”
“형이 빨리 복귀했으면 좋겠어요.”
빨리 같이 일하고 싶어요. 차헌의 기대 섞인 중얼거림 때문인지는 몰라도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새 연우의 복귀 날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