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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책의 주인공이 공이 된 이유(외전)-9화 (138/143)

9화

-새해가 밝은 지 벌써 한 달이나 지났네요.

-와, 벌써 한 달이나요? 세월 참 빠르죠?

-이번 설날 영원 씨는 어떻게,

“야.”

[헬리라고 불러.]

“….”

[뭐.]

“…헬리. 잠시만 이리 와 봐.”

TV를 보고 있던 드래곤은 잠시 갈등하다 차헌에게 도도도 달려갔다. 차헌은 달력을 들어올려 대문짝하게 그려진 별을 가리켰다.

[아항.]

황금빛 눈을 가늘게 뜨며 웃던 드래곤은 말해보라는 듯 가슴을 쫙 폈다. 이죽거리는 드래곤을 내려보던 차헌은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반짝거리는 분홍색 마석에 시선을 빼앗긴 드래곤은 두 발로 일어나 홀린 듯 차헌의 손을 향해 걸어갔다.

“내일 한연화랑 부용희랑 나가는 거 알지.”

[응.]

“형이랑 나랑 휴가 낸 것도 알지.”

[응.]

“그럼 네가 뭘 해야겠어.”

[나도 나가야겠지?]

원하는 답을 얻어낸 차헌은 드래곤의 손에 마석을 쥐여 줬다. 설원형 던전에서 얻은 최고급 마석이었다. 드래곤은 그토록 갖고 싶던 빙결계 마석을 꼭 끌어안은 채 반짝거리는 눈으로 차헌을 올려봤다.

[지금부터 나가 있을까?]

“됐어. 너 없으면 없다고 형이 걱정해.”

차헌의 말대로 연우는 드래곤이 잠시 레어에 다녀오겠다고 하자마자 눈썹을 늘어트렸다. 얼마 전 2차 탈피를 끝낸 드래곤의 비늘이 아직 말랑말랑한 상태라 연우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같이 갈까?”

괜찮다는 드래곤과 걱정하는 연우의 말씨름이 길어지자 메뉴판을 훑어보던 연화가 헛웃음을 흘리며 차헌을 노려봤다. 계란찜을 끌어오던 차헌이 시선을 피했다. 계란찜을 떠서 내밀자, 입을 벌려 받아먹던 연우는 결국 데려다주고 오겠다며 드래곤과 함께 레어로 향했다.

“애도 아니고. 저럴 필요까지 있나.”

그러니까. 연화의 나직한 혼잣말에 동의한 차헌은 김에 밥을 싸 먹고 있는 용희를 쳐다봤다.

“내일 준비물은 다 챙겼어?”

“대충은요. 어차피 가면 다 챙겨준다면서요.”

“그쪽은요?”

“안 챙겼어요. 귀찮게 하면 때려치울 거라.”

내일부터 용희는 사관학교에, 연화는 사관학교 졸업을 인정받은 뒤 센터에서 입사 시험을 칠 예정이었다. 두 사람 다 집을 비우고, 드래곤도 2차 탈피를 해서 성장했고, 연우의 마나 코어도 안정된 지금. 드디어 각인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

차헌과 연우는 한 팀으로 묶여있긴 했지만, 차헌은 센터장으로서 해결해야 할 일이 쌓여 있었고 연우는 사관학교의 선생님으로 일하게 되어 같이 있을 기회는 생각보다 적었다. 아침에 같이 밥을 먹는 것도 힘들 정도로 바쁜 요즘, 차헌의 생일을 핑계로 둘이 휴가를 낸 참이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뜬 차헌은 비틀비틀 침대에서 일어났다. 사람이 너무 떨리면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구나. 심호흡하며 빠르게 뛰는 심장을 진정시킨 차헌은 용희의 입학 준비를 도왔다. 현관 앞에 쪼그려 앉은 용희는 연화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라운드 길드가 아니라 센터에 입사해도 괜찮겠어?”

“형, 내가 센터장이라는 건 알고 하는 소리죠?”

“괜찮다니까. 오빠가 헛짓거리 못 하게 감시하려면 센터가 편해.”

“안 할 거라니까….”

풀 죽은 얼굴로 뒤를 따라다니던 연우는 가방을 깜박했다는 연화의 말에 곧바로 공간을 접었다. 당연한 얼굴로 연우를 심부름꾼으로 사용하는 행동에 이가 갈렸다. 나이가 몇 살인데 자기 물건도 제대로 못 챙겨.

혀를 거칠게 차는 순간, 아래쪽에서도 비슷한 소리가 들렸다. 삐딱하게 선 연화가 차헌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혀를 끌끌 차고 있었다.

“할 말 있어요?”

“그거, 오빠한테 허락받은 건 맞죠?”

“그쪽이랑 이런 대화를… 나눠야 하나? 뭐, 어쨌든 허락은 받았어요.”

“대체 왜 당신이 오빠랑 그런 사이가 된 건지 아직도 이해가 안 가는데….”

입술을 말아 문 연화는 차헌에게 고개를 까닥였다.

“앞으로 오빠 잘 부탁해요.”

* * *

“아까 연화랑 무슨 얘기 했어?”

“그냥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요.”

복잡한 표정을 짓는 연우를 외면한 차헌은 TV를 틀어 시선을 분산시켰다. 분위기고 뭐고 옷부터 벗으며 덤벼들고 싶었지만, 이번에도 도망갈지도 모르니까. 도망가는 모습은 질리도록 봤으니 이젠 그만. 차근차근. 차근차근. 중얼거리며 리모컨을 마구잡이로 누르자 채널이 휙휙휙 바뀌었다.

“잠시만.”

채널을 바꾸자 대통령과 나란히 앉은 이상철이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원래라면 이상철이 아니라 협회장이나 센터장이 앉아 있어야 할 자리였다. 연우의 시선을 느낀 차헌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때도 어리다고 무시했는데, 지금은 오죽하겠어요. 새파랗게 어린 애가 센터장인 게 말이 되냐며 시위할 게 분명해서 대신 나가라고 했어요.”

이상철은 부성애도, 영웅이라는 타이틀도 놓지 못했다. 그는 이상원의 일을 함구해주는 대신 차헌의 아래로 들어왔다. 툭하면 간섭하던 청하 길드가 조용하니 할 일이 반으로 줄었다며 기뻐하던 차헌은 가방에서 포션 병을 하나 내밀었다.

“그때 말한 포션이에요.”

백두 길드장이 신이 난 얼굴로 쥐여 줬다던 포션이었다. 새로운 제조법으로 만들었고, 임상도 확실히 통과했다고 했다. 누구로 실험을 했는지는 알려주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전 센터장, 정영환은 백두 길드에 빌린 돈을 갚지 못했고 실험체가 되는 걸 택했다.

포션 병을 만지작거리고 있을 때 볼에 따끈한 온기가 닿았다.

“뭐야?”

“코코아요.”

두 손으로 컵을 감싸 쥔 채 홀짝거리자 차헌이 짭짤한 크래커를 물려주었다.

“맛없어요?”

“아니?”

“근데 우리 형 표정이 왜 이렇지.”

잔을 내려놓은 연우는 팔을 뻗어 차헌을 끌어안았다. 연우의 무릎을 받쳐 허벅지로 올려놓은 차헌은 조용히 말을 기다렸다.

“너한테 말도 없이 미래를 바꾼 게 미안해서….”

“형이 왜 미안해요. 말했잖아요. 나는 형만 있으면 된다고. 그리고 형이 안 바꿨어도 내가 먼저 바꾸고 다녔을걸요.”

“그래도,”

“미안하기만 해요?”

“사랑해.”

사랑이 아니었다면 사고가 났던 던전에서 차헌을 대신해 죽는 게 아니라 그를 외면한 채 도망쳤을 것이다. C구역에서 얼쩡거리든 말든 못 본 척했을 것이고, 훈련 도구로 장난을 치든 말든 신경도 안 썼겠지.

계속해서 핑계를 대며 외면했던 마음을 인정하고 나니 닿아있는데도 그가 부족했다. 무릎을 세운 연우는 차헌을 끌어안으며 입을 맞췄다. 혀를 얽던 차헌은 연우의 한쪽 다리를 반대쪽으로 넘기며 자연스레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고개를 젖혀 높이를 맞춰주자, 연우가 혀를 세워 찌르듯 파고들었다. 마음대로 하라는 듯 입을 벌려준 차헌은 등을 쓸어내리다 옷 사이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림을 그리듯 손끝으로 허리를 문지르자 입안으로 가쁜 숨이 쏟아졌다.

손을 옮겨 가슴을 문지르자 파르르 떨던 연우가 차헌의 머리를 꼭 끌어안았다. 잠시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를 듣고 있던 차헌은 손을 아래로 옮겼다. 허리 주변을 배회하던 손이 허벅지를 붙잡았다가, 천천히 올라가 엉덩이를 쓰다듬자 연우가 침을 꼴깍,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 할 거야?”

“싫어요?”

“여기…말고 방에서 할래.”

말이 완성되기도 전에 연우를 안고 벌떡 일어난 차헌이 침실로 향했다.

조심스럽게 연우를 눕힌 차헌이 그 위에 제 몸을 겹쳤다. 짓누르는 무게에 만족한 연우가 입을 벌렸다. 혀를 밀어 넣던 차헌은 반쯤 선 연우의 성기 위에 손을 올려놓았다.

“자, 잠시만. 오늘은 내가 벗기면 안 돼?”

안 될 리가. 차헌이 연우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몸을 일으키자 자연스레 그 위에 올라탄 자세가 되었다. 엉덩이에 닿는 부피감에 얼굴을 붉힌 연우가 차헌의 옷을 붙잡았다. 옷을 벗으며 마음의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찢듯이 옷을 벗어 던진 차헌이 연우의 옷도 비슷한 방법으로 벗겨냈다.

순식간에 나체가 된 연우는 몸을 겹쳐오는 차헌을 끌어안았다.

“형, 다리 조금만 벌려주세요.”

차헌은 딱딱하게 굳어있는 연우의 볼과 목, 귀에 입을 맞추며 몸을 바짝 붙였다. 벌써 프리컴을 질질 흘리고 있는 자신의 성기와 곧추선 연우의 성기를 마주 잡은 차헌이 연우의 손을 끌었다.

“저번에 했던 것처럼 흔들어주세요.”

“이렇…게?”

아무리 손을 벌려도 두 개의 성기를 한 손에 쥘 수가 없어 양손으로 붙잡자, 정답이라는 듯 차헌이 입을 맞췄다. 조심스럽게 흔들자 연우의 젖꼭지를 입술로 문 차헌이 혀끝을 세웠다. 딱딱하고 납작했던 젖꼭지는 차헌이 입술로 물었다, 혀끝으로 짓누를 때마다 부피를 키웠다. 타액으로 젖어 든 젖꼭지를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반대쪽 유두를 물던 차헌이 뒤로 빠지는 엉덩이를 붙잡았다.

“으, 하나만. 하나만 해.”

“이쪽만 해달라고요?”

“아니, 그게 아니라… 읏, 깨물지 말고!”

“깨물 때마다 형 좆은 좋다고 난리인데.”

“뭐?”

“왜요? 좆이요?”

입을 떡 벌린 연우와 달리 입술을 오므린 차헌은 반대쪽 젖꼭지도 퉁퉁해질 때까지 물고 빤 다음에 놓아주었다. 부풀어 오른 양쪽 유두를 손으로 쓸어보던 차헌은 성기를 쥔 채 신음만 흘리고 있는 연우를 올려보았다.

“이거 별로예요?”

가까스로 성기를 쥐고 있는 손 위를 덮으며 턱턱 쳐올리자, 연우가 빠르게 고개를 저었다.

“으, 흐아, 아냐, 좋아… 좋은데 너무 좋아서….”

“아, 형, 혀 좀만, 혀 좀 내밀어 봐요.”

당장이라도 사정하고 싶은 걸 참느라 등에서 식은땀이 흐를 정도였다. 연우를 꼭 끌어안고 있던 차헌이 몸을 기울였다. 뒤로 넘어가는 연우의 다리가 자연스럽게 벌어지고, 몸을 낮춘 차헌은 그의 허벅지에 입을 맞추며 어깨 위로 발목을 올렸다.

귀두에 닿는 뜨뜻하고 말랑한 감촉에 연우는 눈을 번적 떴다. 기분이 이상하다며 밀어내는 손을 붙잡으며 혀끝을 세워 한 바퀴 돌렸을 뿐인데 입안으로 정액이 쏟아졌다.

“흐으, 잠, 잠시만.”

덜덜 떨리는 허벅지를 끌어안은 차헌은 입술을 모아 쪽쪽 빨아들였다. 연우는 쾌감에 몸부림치느라 차헌의 입에서 길게 늘어지는 백탁액을 보지 못했다. 고개를 돌린 연우의 눈에 꺼떡거리는 성기가 들어왔다.

저걸 입으로 어떻게 받지. 입을 벌려 크기를 가늠해보고 있을 때 갑자기 시야가 바뀌었다. 무릎으로 선 연우의 뒤에 자리를 잡은 차헌은 동그란 엉덩이를 문질렀다.

입이 아니라 뒤로 할 건가 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성교육 시간에 집중 좀 할걸. C급은 각인 기회도 주어지지 않아서 수업 시간마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던 시절이 뒤늦게 후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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