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시트를 움켜쥔 연우는 한 손으로 제대로 쥐기도 힘든 차헌의 성기를 떠올렸다. 그게 제 안으로 파고드는 상상만 해도 등허리에 식은땀이 흘렀다. 아프겠지. 이를 악문 연우가 통증을 대비했을 때, 물컹하고 따뜻한 것이 꼬리뼈에 닿았다.
혀가 닿자마자 깜짝 놀란 연우가 몸을 돌리자 차헌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허벅지를 붙잡았다.
“자, 잠시만 차헌아.”
“왜요?”
“그, 어, 거기를 꼭 핥아야 해?”
“아파요?”
“어… 아니?”
그럼 됐다고 대답한 차헌이 꼬리뼈에 입을 맞췄다. 오싹, 척추를 타고 올라온 소름에 파르르 떨던 연우는 엉덩이를 잡아 벌리는 손에 시트를 움켜쥐었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 감각이 예민해졌다. 차헌이 넓게 혀를 피고 할짝거릴 때마다 움찔거리던 몸은 혀끝을 세워 주름을 하나하나 헤아리듯 긁어내릴 때는 동글게 말려 올라갔다.
“차헌아, 거기 그만, 그읏, 만.”
“형. 헌이라고 불러봐요.”
“흐, 헉, 뭐?”
“헌아. 하고 부르면 그만할게요.”
연우를 재촉하던 차헌은 춉, 츕, 소리가 나게 뒤를 빨아들였다. 시트를 끌어안으며 몸서리치던 연우는 뒤로 손을 뻗어 차헌의 이마를 밀어냈다. 힘을 주고 버틴 차헌은 허벅지를 끌어안듯 붙잡으며 혀끝을 더 뾰족하게 세웠다. 아랫배가, 아니, 온몸이 간지러워 미칠 것만 같았다. 다리를 버둥거리던 연우는 비명처럼 차헌의 이름을 외쳤다.
“응, 으… 헌, 헌아. 이제 그만해. 응?”
애원처럼 들리는 목소리에 입을 뗀 차헌은 젖은 구멍을 손으로 문질렀다. 겉은 축축하게 젖어 있었지만 속은 아직이었다. 연우는 다급한 목소리로 침대 옆 서랍에 젤이 있다고 알려주었지만, 흥분으로 반쯤 돌아버린 차헌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핥는 건 그만할게요.”
“뭐?”
연우의 허벅지를 붙잡아 고정한 차헌은 구멍 위에 혀를 고정한 채 파고들듯 좌우로 움직였다. 따뜻하고 말랑거리는 살덩어리가 안으로 밀려 들어오자 연우는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버둥거렸다.
“자세가 불편해요?”
따질 시간도 없이 연우를 돌려 눕힌 차헌은 회음부에 코를 박을 기세로 얼굴을 묻었다. 그 와중에도 도망가지 못하게 연우의 발을 제 어깨에 올려두는 건 잊지 않았다. 차헌이 혀를 움직일 때마다 파들거리는 연우의 허리가 허공으로 떠올랐다 가라앉기를 반복했다.
춉, 하고 입을 맞추고 떨어지는 소리에 입을 막고 있던 연우의 손이 툭, 떨어졌다. 끝났나? 쾌감에 울먹이던 연우가 아래를 내려보자, 회음부를 길게 핥아 올린 차헌이 혀를 내밀어 귀두를 톡톡 건드렸다.
배에 닿을 정도로 빳빳하게 선 성기에서는 프리컴이 질금질금 흘러내리고 있었다. 입술을 모아 귀두를 쪽, 빨아들인 차헌은 하지 말라며 발버둥 치는 연우의 발목을 붙잡으며 아래로 내려갔다.
다시 몸이 뒤집힌 연우는 차헌이 힘을 주는 대로 무릎으로 서며 다리를 넓게 벌렸다. 뒤를 훤히 보여주는 자세에 수치스러움을 느끼는 것도 잠깐, 뭉툭하게 닿는 혀에 눈이 질끈 감겼다.
“안 핥는다고 했잖아!”
“음. 알았어요.”
혀를 뗀 차헌은 흥건히 젖은 구멍을 엄지손가락으로 느리게 문질러 보다 천천히 밀어 넣었다. 이물감이 들긴 했지만, 혀로 핥는 것보다는 참을 만했다. 느리게 숨을 고르자 이리저리 꾹꾹 당겨보던 차헌이 반대쪽 엄지손가락도 밀어 넣었다. 빠듯하게 벌어지는 기분이었지만 역시나 참을 만했다.
“읏…!”
가로로 길게 늘어진 구멍 안으로 혀가 들어오는 기분은 아무리 참아보려 해도 견딜 수가 없었다. 버티고 있던 연우의 자세가 무너졌지만, 차헌은 아랑곳 앉고 엎어지는 그대로 따라와 혀를 밀어 넣었다. 내벽을 길게 문질렀다가 쑥, 빠져갈 때마다 발가락이 어쩔 줄 몰라 하며 꿈틀거렸다.
정성스럽게 내벽을 적시다 엄지손가락을 빼낸 차헌은 중지를 깊게 밀어 넣었다. 젖을 대로 젖은 내벽은 차헌의 손가락을 부드럽게 받아들였다. 구멍을 길게 늘린 중지 옆으로 두 번째 손가락이 파고들자 내내 숨을 참고 있던 연우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흐, 핥지 마….”
벌어진 구멍 위를 할짝거리던 차헌은 꼬리뼈 위를 지분거리며 손가락 두 개를 가위질하듯 움직였다. 뻑뻑하기만 하던 곳이 조금씩 늘어나자 세 번째 손가락이 합류했다. 길게 늘어나는 느낌에 인상을 쓰던 연우의 허리 아래에 손이 쑥 들어왔다. 방금까지 빳빳하게 서 있던 연우의 성기가 반쯤 죽어 있었다.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뽑아낸 차헌은 연우를 안고 침대 헤드에 등을 기댔다.
“형. 젤 어딨어요?”
“…젖꼭지 물고 말하지 마.”
지친 얼굴로 차헌의 어깨를 짚은 연우는 이능을 사용해 콘돔과 젤을 침대에 던졌다. 손바닥에 젤을 흠뻑 짜낸 차헌은 연우의 손을 끌어 성기를 맞잡게 했다.
“아까처럼. 할 수 있죠?”
이마에 입을 맞춘 차헌은 엉덩이를 주무르다 손끝에 주름이 걸리자 길게 벌렸다. 뒤가 늘어나는 기분에 울상을 지은 연우는 빳빳하게 선 차헌의 성기를 쥐었다.
…사정하면 안 하겠지.
그런 기대를 하며 열심히 손을 움직이는데 요도구만 빠끔거릴 뿐 차헌은 사정하지 않았다. 팔이 빠져라 흔들었지만 바뀐 거라곤 엉덩이에 파고든 손가락의 숫자뿐이었다. 네 개의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배 속이 참을 수 없이 간지러웠다.
허리를 비틀 때마다 차헌은 부푼 젖꼭지를 쫍, 소리가 나게 빨아들였다. 하지 말라며 밀어내던 연우는 차헌의 귀두를 주무르다, 기둥을 빠르게 쳐올렸다.
제발, 싸라. 빨리 싸라.
중얼거리던 연우는 손가락이 피아노를 치듯 움직일 때 참지 못하고 차헌의 입술을 깨물었다. 아프니까 그만하라는 뜻이었는데, 입을 벌린 차헌은 혀를 찾아 얽기 시작했다. 허리를 받치고 있던 손이 가슴으로 올라와 주무르자 헐떡거리기만 하던 연우가 울먹거렸다.
입과 가슴, 구멍 모두 간지럽고 따갑고 답답해서 미칠 것 같았다. 빨리 사정하고 끝내고 싶었지만, 차헌은 집요하게 구멍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헌아.”
울음기 섞인 소리에 반쯤 혼이 나간 채로 구멍을 넓히고 있던 차헌이 퍼뜩 고개를 들었다. 빠르게 뽑아내면 아플까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뽑아내자 연우가 폭, 안겨들었다.
“그냥 빨리, 넣으면 안 돼?”
“지금… 넣어달라고 조르는 거예요?”
“응….”
지금 제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는 알고 있는 걸까. 고개를 끄덕이는 연우를 올려보던 차헌은 양 손가락에 힘을 주고 구멍을 벌렸다.
들어갈 것 같기는 한데….
“형.”
“응?”
“잠시만 이렇게 잡고 있어 보세요.”
시키는 대로 엉덩이를 잡아 벌리자 눅진하게 풀어진 구멍에 귀두가 닿았다. 손가락과는 전혀 다른 부피감에 몸이 딱딱하게 굳자 차헌은 긴장을 풀라는 듯 허리를 쓸며 천천히 파고들었다.
“읏!”
뒤가 늘어나는 것도 버거워 죽겠는데 귀두 끝까지 밀려 들어오자 압박감이 온몸을 덮쳤다. 빨리 들어오거나, 그대로 잡아빼거나 둘 중 하나만 해주길 바랬지만, 차헌은 그 상태로 자위하기 시작했다. 차헌이 손을 움직일 때마다 귀두가 얕게 들어왔다 빠져나가며 아래를 자극했다.
기분이 이상해 어정쩡한 자세로 버티고 서 있는데, 가슴을 깨물던 차헌이 연우를 끌어안았다. 뒤가 축축해지는 느낌과 동시에 안도감이 들었다.
이제 끝난 건가…?
연우를 끌어안은 채 숨을 고르고 있던 차헌은, 그가 빠져나갈 기세를 보이자 그새 빳빳해진 성기를 쥐고 구멍 주변을 문질렀다.
“아직 안 끝났어요. 넣자마자 쌀 것 같아서 한 발 뺀 거예요.”
“어?”
“제가 했던 것처럼 엉덩이 좀 벌려주세요.”
차헌의 정액으로 흥건히 젖은 엉덩이를 잡아 벌리자 손가락으로 주름을 힘껏 벌린 차헌이 귀두를 맞췄다. 허리와 어깨를 붙잡은 차헌이 연우의 입술을 깨물다 말고 제 혀를 내어주었다. 아래가 벌어지는 둔통에 차헌의 목소리가 웅웅거렸다.
아팠다. 몸이 반으로 쪼개지는 것만 같았다.
들어올 듯 말듯 입구 주변을 배회하던 귀두가 쑥, 들어오자 입을 한껏 벌린 연우가 차헌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아, 아파!”
“…저도요.”
빼지도, 넣지도 못하고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던 둘은 합의점을 찾았다. 일단 넣었으니 어떻게든 해보자는 결론을 내린 차헌은 연우의 젖꼭지를 문질렀다. 연우는 최대한 힘을 뺀 채 차헌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쪽쪽 소리가 날 때마다 움찔거리던 연우는 제 성기를 쥐고 흔드는 차헌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주었다.
이윽고 긴장이 풀린 연우의 몸이 차헌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조금씩 조금씩 차헌의 성기를 머금는 구멍에 연우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 상태로 잘게 허리 짓 하던 차헌이 연우의 상태를 확인했다.
최대한 빨리 싸줬으면. 염원을 담아 눈을 감자 차헌이 조심조심 움직였다. 그때마다 이 이상 늘어날 것 같지 않던 구멍이 조금씩, 조금씩, 늘어나고, 성기를 밀어내기만 하던 내벽에 길이 생겼다.
차헌은 너무 날뛰지 않으려 허벅지에 힘을 주며 연우의 반응을 살폈다. 쾌감을 느끼고 있는 건지 힘없이 죽어있던 연우의 성기가 점점 빳빳해지고 있었다. 차헌이 연우의 귀두를 둥글게 문지르다, 바짝 올라붙은 고환을 주무르며 쉼 없이 움직이던 순간이었다.
“읏!”
힘없이 다리를 벌려주고 있던 연우가 눈을 번쩍 떴다. 다시 한번 차헌이 허리를 쳐올리고, 같은 부위를 자극당한 연우는 작게 신음하며 허리를 비틀었다. 눈이 마주치자, 그게 신호탄이라도 된 것처럼 차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굵은 성기가 뒤를 벌리며 파고들 때는 견딜 만했지만, 내벽을 긁으며 나가는 감각에는 숨이 턱턱 막혔다. 차헌 역시 달라붙는 내벽에서 억지로 성기를 뽑아낼 때마다 차오르는 사정감을 억눌러야 했다.
“헌아, 헌아, 나… 나 만질래.”
차헌의 손 위로 제 손을 겹친 연우는 정신없이 성기를 문질렀다. 그 박자에 맞춰 허리를 쳐올리던 차헌의 턱에 힘이 들어갔다. 차헌은 연우를 들어 올려 제 위에 앉히며 있는 힘껏 끌어안았다. 고환까지 밀어 넣을 듯 박아넣은 차헌은 연우의 귀를 깨물었다.
한계까지 부푼 풍선이 터진 듯한 해방감과 함께 차헌의 손에 사정한 연우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차헌 역시 연우의 속에 사정한 채 숨을 몰아쉬었다. 아직 죽지 않은 성기가 연우의 안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