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2화 (32/35)

  

도망가는 놈들 중 굳이 세 명이나 붙잡아놓고 대가리 박게 한 세 명은 내 물음에 똑바로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 역시 쌈짱은 뭔가 다르다고 일등으로 도망간 일주와 그 바로 밑 꼬붕으로 보이는 두 놈이 따라갔고, 나머지는 쫓아가려다 붙잡혔다. 석희와 이수와 태종이는 정말 무서운 얼굴로 그 셋을 끌고 가 인적이 드문 공원에서 머리를 박게 하고 발로 차가면서 잘못을 받아냈다. 고딩이 하라는 공부는 않고 이 시간에 노래방에서 사람 데려다 스트립쇼 시켰다며, 듣는 내가 다 부끄러웠다.

  

그리고 나는 석희 옆에 얌전히 있는 석현이에게 상황에 관해 물었지만 대답을 제대로 못 했다. 석희에게 머리를 얻어맞은 석현이는 꿇고 있던 무릎이 저리다고 두드려가며 훌쩍거린다.

  

결국 상황 설명은 내 옷을 들고 다가오는 태종이를 밀치고 옷을 입혀줬던 이수가 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이 씨발놈이 나한테 너 집에 갔냐고 물어보는 거야, 그래서 안 왔다고 설마 또 납치된 거 아니냐고, 간수를 어떻게 한 거냐고 나는 좋게 얘기 했어. 근데 이 씨발놈이 다짜고짜 쌍욕을 하잖아, 그래서 나와 보라고, 맞짱 까자고 그랬더니 알았데, 근데 지 일하는 중이라고 오래. 그래서 내가 거기 주소 받아서 찾아 갔어, 근데 이 씨발놈이 이 씨발놈이랑 같이 있는 거야! 와, 내가 빡이 안 도냐?”

“석희랑 있는 걸 봤다고?”

“아니면 여기 왜 있겠어! 더 웃긴 건 뭔지 알아? 이 씨발놈이 이 씨발놈한테 꽃다발을 주고 있는 거야, 그래서 내가 둘 다 존나 패버렸더니 둘이 막 달려들더라고, 신나게 싸우고 있다가 이 씨발놈이…….”

“좀 알아듣게 설명 해봐.”

“이 김종태 씨발놈이 이럴 때가 아니다, 일수부터 구하자, 쌈박질은 그 때 가서 하자, 그러더라고. 간만에 좀 제대로 된 말을 하는 구나, 해서 우리가 아무리 찾아봐도 니가 어딨는지 모르겠는 거야. 김종태 씨발놈이 이 씨발놈한테 혹시 니 동생이 데려간 거 아니냐고 그러니까 전화 해보더라고, 그랬더니 그 동생이 친구들이랑, 너랑 해서 노래방에서 노는 중이라는 거야. 빡쳐서 얼른 쫓아가서 이 새끼부터 두 댄가 때리니까 바로 울더라. 씨발, 니네 똑바로 않냐?”

  

머리 박고 있는 셋 중 하나가 땅을 손으로 짚자 이수가 발로 밀어 넘어뜨렸다. 그래도 그렇게 나쁜 짓은 안 했는데 너무 불쌍하다. 그냥 게임을 했을 뿐이고 내가 정말 게임을 못해서 옷을 벗은 거였다. 그만 하라는 뜻에서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이수를 떼어놓자 이수가 내 어깨에 팔을 올리면서 태종이를 노려본다.

  

사실 나는 이수만 보면 마지막으로 집에서 도망쳤던 때가 생각나 부끄럽다. 내 그시기까지 만진 놈인데 지금 그걸 따지기도 그렇고, 몸도 닿기 싫지만 어떻게 해서든 이수라도 달래서 보내야할 것 같다. 그래야 지금 심경을 석희에게 말을 해서 마무리를 짓던가 하지. 괜히 태종이를 보면서 발만 구르다가 이수의 팔을 잡아당겼다.

  

“이, 이수야, 이제 됐으니까 그냥 돌아가, 나머진 그냥…….”

“뭔 소리야, 넌 이제 나랑 가야지.”

“뭐?”

  

나와 태종이와 석희가 이수를 바라보자 이수는 당연한 눈을 한다.

  

“이런 일까지 생겼는데 불안해서 어떻게 맡겨? 됐어, 이제 집에 돌아와. 내가 웬만한 건 거의 눈 감아 와 줬는데 이젠 안 되겠다. 이제 엄마 아빠한테도 이런 저런 일 다 말할 거니까 다시 들어와.”

“싫…….”

“씨발, 니가 뭔데 지랄이야, 좃만아!”

“좃…….”

“병신새끼야, 니가 나보다 더 좃만하거든?”

“키 말고 병신아, 니 좃이 좃만하다고!”

“개씨발, 좃이니까 좃만하…….”

“아, 그만 좀 해!”

  

괜히 이수의 다리를 발로 차면서 말하자 이수가 몸을 숙여 다리를 붙잡고 신음소리를 낸다. 그 꼴을 눈 여겨 보며 조금 고소해한 태종이는 얼굴 갈아엎고 나를 향해 도끼눈을 뜬다.

  

“따지고 보면 잘못은 니가 했잖아?”

“내, 내가 뭘.”

  

화내는 태종이는 항상 무섭기 때문에 눈을 돌렸더니 태종이가 큰 걸음으로 내 앞에 다가왔다.

  

“저 새끼들 쭐래쭐래 따라간 건 너 아니냐? 이 교복은 또 뭐고, 아침에 갑자기 돈 달라고 한 건 뭐였는데? 너 이러려고 나한테 차비 받아간 거냐?”

“씨발, 넌 갑자기 일수한테 지랄이야?”

“그럼 잘했다고 칭찬을 하리?”

“너는…….”

“남이수, 손석……. 이석희인가, 너도 잘 들어라. 나는 남일수 내 집에 들여놓으면서 인형처럼 이뻐하고 곱게 키울 생각 전혀 없어. 잘못을 하면 화를 내기도 하고 별 일 아니라도 같이 싸움도 해, 무슨 말인지 잘 알아먹었어? 니들처럼 개새끼 데려다 키우는 식으로 키울 생각 전혀 없다고! 밥상에서 제대로 안 먹고 깍두기그릇 들고 돌아다니다 이불에다 엎으면 이렇게 쥐어박고, 컴퓨터 제대로 안 끄고 자면 이렇게 쥐어박고, 말없이 교복 입고 고딩 애들이랑 어울려 다니면서 노래방에서 스트립쇼 할 때도 이렇게 쥐어박어! 난 그런 새끼야, 이딴 짓 한 번 했을 때마다 존나 때려야 직성이 풀려, 그러니까 니들은 내가 남일수 머리 쥐어박을 때마다 똥구멍 닫고 조용히 구경만 하면 되는 거야!”

  

태종이의 괴팍한 열변과 함께 세대나 얻어맞은 나는 할 말이 없었다. 따지고 보면 진짜 다 내가 잘못한 거다. 그냥 끝까지 태종이를 믿어주거나, 아예 이런 내기를 이용해 태종이를 가지고 노는 개수작을 처음부터 펼치지 않았어야했다. 내 방법이 전부 틀렸다. 석희에게는 진 작에 왜 내가 가진 것 하나 없는 태종이를 선택했는지 차근차근 가르쳐줬으면 되었다. 그러면 또라이가 아닌 이상은 다 이해하고 넘어갔을 거다. 그게 석희에게도, 나한테도, 태종이에게도 좋은 거다.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못 들고 있으니 태종이는 내 머리를 한 번 더 때린다. 그런 다음 귓방망이 두 대 더 갈기더니 화가 꽤 풀렸나, 가만히 있다. 그런 태종이를 이상하게 머리 박고 있던 놈들도, 심지어 석희에게 붙잡혀 훌쩍이던 석현이도 멍청한 얼굴로 구경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수나 석희의 얼굴을 올려다보자 둘도 멍청한 얼굴이다.

  

설마 하는 심정으로 돌아본 태종이는 놀랍게도 울고 있었다. 애처럼 엉엉 우는 건 아니었지만 눈물을 뚝뚝 흘리는 모습에 굉장히 놀라우면서도 울컥거렸다.

  

“씨발, 난 니가 무슨 일 당한 줄 알고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문 딱 여는데 니가 벗고 있어서 존나 놀랐잖아, 씨발새끼야! 여기서 니가 제일 개새끼야, 왜 그딴 고딩새끼들이랑 붙어먹는 건데? 너 그런 새끼였냐, 씨발새끼야?”

“아니, 이건…….”

“왜, 나로는 부족해서 그래? 그럼 미리 말로 하지 그랬냐, 내가 지진아도 아니고 못 알아먹을 것도 없는데…….”

“잠깐, 종태야, 그게 아니라…….”

  

어느새 친근하게 말까지 놓고 대하는 석희를 보고 또 놀랐다가 그런 석희의 손을 뿌리치는 태종이를 돌아봤다.

  

“놔, 씨발 부자새끼야! 남일수, 내가 그렇게 재밌냐, 웃겨? 씨발, 웃기기야 하겠지, 존나 굴려먹게 생겼는데 존나 쌩초보였잖아, 속으로 존나 웃었지? 아, 내가 왜 이딴 개거지새끼랑 해야 되나, 고딩새끼들도 이거 보단 낫겠네, 그 생각했지?”

“씨발, 아니라고!”

  

냅다 발을 굴려서 태종이의 턱을 머리로 들이받았다. 덕분에 뒤로 넘어가는 것을 석희가 받았고, 이게 뭔 짓이냐고 이수가 내 몸을 잡아챘다. 태종이 우는데 따라 펑펑 우는 내가 다시 태종이에게 가려고 하자 이수가 내 몸을 조여 못 가게 한다. 그래서 반항을 했더니 어느 정도 풀어줬다.

  

막상 몸이 풀리고 나니 무서울 정도로 친근해 보이는 태종이와 석희 사이를 못 파고들겠다. 괜찮으냐고 태종이의 몸을 제대로 일으켜 세워주는 모습이 진짜 눈물 나게 잘 어울려 보인다. 태종이는 저런 놈하고 눈이 맞았어야 했다. 나 같은 개새끼보다 저런 놈하고 눈이 맞았다면 훨씬 자주 웃고 호강하면서 지냈을 거다. 그래서 너무 화가 난다. 태종이를 종태라고 부르는 석희 때문에 배신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내기고 뭐고 간에, 나는 질투에 미쳐서 그만 얼굴을 감싸는 동시에 쓰러졌다.

  

쓰러져 흐느끼기 시작하는 내 쑈에 태종이가 놀라서 내게 다가와 얼굴을 살피려고 한다. 나는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진짜로 서러워 우는 감정을 이용해 석희를 가리켰다.

  

“이거 다 석희가 꾸민 일이야!”

  

턱이 까져서 피가 흐르는 태종이를 보다가 놀라서 울컥했지만 일부러 모른 척 태종이 품에 파고들어갔다.

  

“내가 태종이 너하고 붙어먹는 꼴 못 본다고 우리를…….”

“무슨 소리야, 그게 아니라 사실 널 꼬실 수 있느냐 아니냐로 내기 했는데…….”

“다 내 잘못이야, 나 더 때려, 태종아!”

  

어리둥절해하는 태종이는 나와 석희를 번갈아본다. 석희는 내기 때문이라고 열심히 열변을 토하지만 나는 계속 모든 게 석희가 꾸민 일이라고 석희를 손가락질하면서 울었다. 이수 역시 우왕좌왕 하다가 어느새 도망가고 없는 고딩 애들 때문에 주변을 마구 둘러보면서 없어진 석현이까지 찾으러 뛰어갔다. 분명 셋이 도망간 거다. 지금 내가 진심으로 서러워 울고 있다면 이런 상황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텐데 태종이 품에 안겨서 별의 별 것들에 신경을 다 쓰고 있다. 분명 석현이는 일주 찾아 간 거겠지.

  

나를 세게 끌어안는 태종이는 생각보다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석희에게 말했다.

  

“이 일은 나중에 따지고, 오늘은 그냥 돌아가라.”

  

어쨌든 잘못한 건 잘못한 거다. 석희도 그 부분은 인정했을 거다. 뜻하지 않게 모든 걸 다 뒤집어쓰게 되었지만 그 부분은 나중에 따져보기로 하고 오늘은 일단 돌아가자는 말에 찬성한 것 같다. 나를 보고 잘 짓지 않은 웃음까지 지어줘 가며 돌아가는 석희를 보면서 진짜 미안한 생각뿐이다. 같이 잘못해놓고 이렇게 뒤집어씌우다니, 나중에 미안하다고 빌어야겠다.

  

오늘 별 일이 너무 많아서 그런가, 태종이의 품이 너무 기분 좋게 느껴진다. 눈시울까지 붉혀가며 개새끼처럼 태종이의 냄새를 맡고 있으니 태종이도 내 머리에 제 볼을 비빈다. 이런 행동이 날 더욱 기분 좋게 만든다. 너무 좋아서 맞대고 비비자 갑자기 눈앞이 번쩍한다. 내 뒤통수를 때린 태종이의 매운 손 때문이다, 그 만큼 때렸으면 됐지, 또 때린다.

  

품에서 빠져나와 머리를 문지르면서 반항적인 눈을 하자 태종이는 놀랍게도 웃고 있다. 울다가 웃으면 털 난다는데.

  

“너 그짓말했지.”

“뭐, 뭐?”

“손석……. 아니, 이석희가 다 꾸민 일이라며, 그거 그짓말이지?”

“내, 내 말을 못 믿겠다는 거야?”

“내가 너하고 얼마나 오래 부대끼고 살았는지 아냐? 이젠 목소리만 들어도 그짓말인지 아닌지 딱 알아.”

“어떻게?”

“어떻게냐니.”

  

태종이는 어깨를 으쓱했다.

  

“사랑의 힘.”

  

내 얼굴 구려지는 걸 보면서 진짜 썰렁해진 태종이는 머쓱하게 웃는다. 석희랑 붙어먹더니 진짜 사람이 이상해졌다. 얼른 태종이에게서 떨어졌더니 태종이가 내게 다시 붙어 와서 나를 팍 끌어안았다. 진짜 닭살 돋고 짜증나서 죽을 것 같다. 태종이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올 줄이야.

  

입을 태종이 목에 문대가면서 등을 쓰다듬으니 태종이도 내 머리를 쓸어내리면서 허리를 조인다. 그러고 보니 태종이는 일하다가 뛰쳐나온 거네, 어쩌다 날 찾았었지? 내가 없어진 건 어떻게 한 거지? 이상한 기분이 더 들기 전에 몸을 떼서 태종이를 올려다보자 태종이는 반쯤 벙벙해진 얼굴로 나를 내려다본다. 목에는 벌건 자국이 났다. 진짜 섹시해졌다.

  

“사실 니가 석희 만나는 게 너무 질투 나서 그랬어.”

“내가 바람 필까봐 미리 핀 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미행하려는데 마땅히 입을 게 없어서 교복 입고 미행하다가 놓쳐서……. 걔네들 중 한 명이 저번에 내가 깍두기 뒤집어 씌웠던 애였거든, 걔가 자기네 학교 쌈짱 만나주면 데려다 준데서 갔더니…….”

“갔더니?”

“끝말잇기 해서 지는 사람 옷 벗기 하자고…….”

“니는 다 졌고?”

“응.”

“병신새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병신소리에 고개를 못 들고 있자 또 한 마디 한다.

  

“고딩 앞에서 그게 뭐 하는 짓이냐, 에유……. 쪽팔린 줄이나 알아라.”

“누군 하고 싶어서 했냐?”

“그럼 왜 했는데.”

“몰라, 그냥 분위기가…….”

“봐봐, 이러니까 니가 병신이라는 거야. 에유, 병신새끼.”

“그만 해라.”

“병신새끼야, 자, 이걸 봐봐. 이게 뭔지 아니?”

  

눈앞으로 흔들어 보이는 핸드폰을 멍청하게 바라보자 태종이가 그걸 냅다 내 머리에 신경질적으로 집어 던진 다음 큰 소리를 낸다.

  

“핸드폰이 있으면 전화 좀 처 받으라고! 배터리 충전 꼬박꼬박 새벽마다 왜 해주냐, 내가 씨발, 왜 해주냐고! 머리가 있으면 생각을 좀 하고, 핸드폰이 있으면 전화를 좀 해, 좃찐따새끼야!”

  

아, 맞다.

  

생각해보니 내게 핸드폰만 있었으면 이런 상황까지 안 갔을 거다. 내 머리 맞고 떨어진 핸드폰을 주워보니 전화만 20통 가까이 와 있다. 문자는 태종이 특유의 욕이 가득해서 열어보기가 겁난다. 너무 쪽팔리고 부끄러워서 멍청하게 실실 쪼개니 또 왜 쪼개냐고 뭔가 줄 같은 걸 내 얼굴에 집어 던진다. 목걸이 같은 건데 아무리 봐도 핸드폰 목줄로만 보인다.

  

그걸 가리키는 태종이는 식식거리면서 말한다.

  

“핸드폰은 이제 니 분신이다. 그거 3미터 이상 떨어뜨릴 때마다 나한테 디지게 맞는 거야, 알았어?”

  

말은 그렇게 해도 목줄까지 사다준 게 고마워서 태종이 팔에 들러붙자 일하는 도중에 말도 안 하고 나와서 자기도 돌아가면 디지게 맞는다고 한숨을 푹푹 쉰다. 그래서 대신 맞아준다고 했더니 됐다고 그런다. 안 그래도 고수입에 좀 더 편한 자리가 있어서 생각해보는 중이라고 한다. 신기해서 그게 뭐냐고 그랬더니 그런다.

  

“그 손석……. 이석희 그 새끼 가정부 필요하다고 생각 있으면 전화 달래, 지금 버는 거에 다섯 배에서 열 배까지 더 쳐주겠다고 그러네. 변태새끼들만 우글거리는 데라 좀 꺼리긴 하지만 그 정도 버는데 한 번쯤 대주는 것도 괜찮지 않을…….”

“안 돼, 절대 안 돼!”

  

개목걸이에 빨간 빤쓰만 입고 쌀을 씻는 태종이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내가 빨리 일자리를 구하든지 해야지, 불안해서 못 살겠다. 태종이는 장난이라며 내 허리를 찌른다. 사람을 아주 들었다 놨다 하는데 뭐 있다.

  

문득 갑자기 뭔가가 생각나서 태종이에게 물었다.

  

“근데 이수 어디 갔어?”

“몰라, 거기다 놓고 왔나. 난 빨리 일이나 하러 가야지.”

“난 이수랑…….”

“됐어, 집이나 가. 불안하니까 집에다 너 박아놓고 와야겠다.”

“내가 무슨 물건이야?”

“니가 오늘 고딩새끼들 하고 노래방만 안 갔어도 내가 이러진 않았을 거다.”

“알았어, 닥칠게. 그러니까 너도 가정부는 포기해.”

“그건 좀…….”

“뭐가 좀이야?”

“솔직히 아깝잖아.”

“개새끼…….”

  

진짜 불안하다. 로또라도 질러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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