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1화 (71/85)

잔잔한 클래식이 흐르는 바에 들어선 최관우가 안을 쓱 훑었다. 그러자 바 테이블에 홀로 앉은 남자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정소한 가이드?”

최관우가 가까이 다가가 이름을 불렀다. 남자가 몸을 돌렸다. 그러자 몇 번 본 적 있는 낯익은 얼굴이 나타났다.

“안녕하세요, 최관우 에스퍼.”

정소한이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최관우는 눈앞의 남자를 가만 내려다봤다. 중앙지부에서 친해진 에스퍼들에게 그에 대해 미리 알아본 게 있었다.

성격은 차분하고 상냥하며, 책임감 있고 성실하다는 것. 그리고 최근에는 연희윤과 페루에 파견 갔다가 표해승에게 굴욕적인 일을 겪었다는 소문도 들었다.

“네, 안녕하세요. 이런 자리에서 다 뵙네요.”

최관우가 정소한의 옆에 앉으며 고개를 까닥였다.

“흔쾌히 제 만남 받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뭘요, 그런 흥미로운 얘기를 흘리시니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있어야죠.”

최관우가 입꼬리만 늘려 웃으며 말했다. 날 여기까지 불러 놓고 마음에 드는 얘기가 안 나오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의미로 들렸다. 정소한은 긴장한 티를 내지 않으려 태연한 척 술을 들이켰다.

엘리베이터에서 희윤과 해승이 대화하는 걸 우연히 듣게 된 후, 어떻게 하나 고민하던 끝에 정소한은 우연히 최관우를 발견하고 눈을 번뜩였다.

가장 좋은 패가 눈앞에 있었다. 그래서 정소한은 앞뒤 가리지 않고 최관우에게 다가가 지금의 만남을 청한 것이었다. 그것도 최관우가 흥미를 느낄 만한 미끼를 던져서.

“물론이죠.”

“그래, 그럼 말해 봅시다. 나와 표해승 그리고 연희윤 사이에 내가 모르는 일이 있다니. 그게 뭡니까?”

자리에 앉은 지 몇 분 되지도 않았는데, 최관우는 다짜고짜 제 궁금한 것부터 물어 왔다.

“일단 한 잔 주문하고 얘기하죠.”

정소한이 바텐더에게 눈짓했다. 뜸 들이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아무것도 주문하지 않고 앉아만 있는 건 예의에 어긋난다 생각해 최관우는 메뉴판에 있는 술을 대충 짚어 주문했다.

“스트레이트로 드리면 될까요?”

바텐더의 질문에 최관우는 이번에도 대강 고개를 끄덕였다. 스트레이트 잔이 앞에 놓이고 호박색 술이 바닥을 채운 것을 확인한 최관우가 정소한에게 눈짓했다.

이제 말하라는 재촉을 알아들은 정소한이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인천지부장께서 당신과 표해승이 담당을 맺기를 간절히 바라는 걸 알고 있어요.”

“그런데?”

“이번에 전국대회를 기회로 삼아 표해승과 다시 매칭 테스트를 진행해 보려고 계획했다는 것도 알고요.”

“빙빙 돌리지 말고.”

대화를 질질 끄는 걸 좋아하지 않는 최관우가 스트레이트 잔을 손가락으로 톡 치며 말했다. 정소한은 그쪽을 힐끔 보고 속으로 욕했다.

‘누가 표해승 친구 아니랄까 봐, 성격도 똑같네. 이러니까 매칭률이나 상성이나 매번 안 좋게 나오는 거지.’

물론 표정으로 내색하지는 않았다. 정소한이 최관우를 이 자리로 부른 건, 희윤과 해승의 사이를 방해할 패로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니 대화를 잘 이끌어야 했다.

“우리 지부에 올 때마다 느껴지지 않았어요? 표해승 가이드가 연희윤 에스퍼한테 치근덕대는 거.”

최관우가 쓱 정소한에게 눈을 돌렸다.

“치근덕거려?”

“네. 그것 때문에 연희윤 에스퍼가 곤란한 일을 당한 게 한두 번이 아니죠.”

그런가? 최관우는 제가 만나 본 희윤과 해승을 머릿속에 떠올려 봤다. 확실히 해승이 막무가내로 구는 것 같기는 했다.

그래도 희윤의 표정을 보면…….

“그다지 싫어하는 것 같진 않던데.”

“그걸 어떻게 알아요?”

발끈했던 정소한은 실수를 깨닫고 얼른 표정을 바꿨다. 하지만 이미 속내를 최관우에게 다 들킨 후였다.

최관우는 ‘이것 봐라?’라는 의미를 담아 눈썹을 까딱이면서도 픽 웃었다. 이곳에 오기 전 들었던 성격과는 완전 다르지 않은가.

그런데 이상하게 그게 또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도리어 조금 흥미가 돋았다.

“아니에요. 연희윤 에스퍼가 착해서 티를 내지 않을 뿐이지 난처해하고 있다고요. 툭하면 쫓아오고, 간섭하고, 제멋대로 굴고.”

“뭐, 표해승이 다소 그런 경향이 있긴 하지.”

최관우가 거들자 정소한이 그것 보라는 듯 냉큼 입을 열었다.

“맞아요. 페루에서도……. 아, 최관우 에스퍼도 알죠. 제가 연희윤 에스퍼 담당이라는 것.”

최관우는 그렇다는 뜻으로 고개를 한 번 위아래로 움직였다.

“표해승이 페루까지 쫓아간 것도 알지.”

한마디 덧붙이자 정소한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때 일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화가 나는 모양이었다.

하긴 제가 책임지는 에스퍼를 다른 가이드에게 빼앗기다니, 자존심이 상하고도 남을 일이긴 했다.

“맞아요. 무단으로 와서는, 그것 때문에 저와 연희윤 에스퍼, 그리고 조 이사님까지 곤란하게 했죠.”

“그래서?”

“번번이 연희윤 에스퍼를 곤란하게 하는 걸 더는 두고 볼 수 없어요. 그래서 최관우 에스퍼에게 제안하고 싶습니다.”

“무슨 제안?”

어떻게 나가려고 저런 소리를 하는지 일단 들어나 보자는 심산으로 최관우가 심드렁하게 물었다.

정소한이 눈동자를 번뜩이며 입을 열었다.

“S급 가이드가 A급 에스퍼를 가이딩하는 건 맞지 않는 일이죠. 그러니 최관우 에스퍼가 표해승 가이드를 설득해 주세요.”

“표해승을? 내가? 어떻게? 그쪽도 알 텐데. 우리 지부장이 그렇게 기를 썼는데도 소득이 없었다는 걸.”

그뿐인가, 해승은 아예 제 에스퍼와 각인을 하겠다는 말까지 대놓고 했다.

“난 됐어. 딴 데 가서 알아봐요.”

최관우는 포기해야 할 건 확실하게 포기할 줄 아는 남자였다. 괜히 구질구질하게 매달려 봐야 자존심에 금밖에 더 가겠는가.

그러나 정소한은 생각이 다른 듯했다.

“최관우 에스퍼, 그렇게 여유 있는 상태 아니잖아요? 제대로 된 담당이 없어서 능력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요?”

위스키를 넘기던 최관우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글쎄. 그건 표해승이가 와도 마찬가지일걸. 그리고 그건 댁이 상관할 일 아니고.”

낮게 대꾸하는 최관우의 목소리엔 선을 넘지 말라는 경고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정소한은 알아차리지 못한 건지 계속 그를 건드려 댔다.

“가이드로서 에스퍼의 안정도를 걱정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뭐, 가이드가 에스퍼의 목줄이기는 하지. 근데 그게 절대적인 건 아니거든. 뭣보다 그 목줄이 표해승이라니.”

그건 이쪽이 더 사양이었다. 최관우는 다시금 위스키를 넘기며 인상을 썼다. 술이 생각보다 맛이 없었고, 대화 또한 영양가가 없었다.

“근데 정소한 가이드, 표해승이 그쪽이 그렇게 목매는 에스퍼랑 각인 준비하고 있다는 건 압니까?”

“그걸 최관우 에스퍼가 어떻게?”

최관우의 질문에 도리어 정소한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알겠어요? 표해승이 직접 말했으니 알지.”

“언제 말입니까?”

“시기가 중요합니까. 표해승이 그런 맘을 먹었다는 게 문제지. 이미 그쪽 지부장도 아는 사실이고, 승인도 됐어요.”

“저희 지부장님이요?”

정소한이 허탈한 투로 말했다. 설마 거기까지 갔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자신이 아등바등해야 이미 늦었단 소리였다.

“네. 그러니 포기해요, 정소한 가이드. 표해승한테 짜증이 나는 건 알겠지만, 시간 낭비니까.”

최관우가 맛없는 위스키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러다 눈을 반짝 빛내며 물었다.

“이봐요, 이왕 이렇게 된 김에 나랑 매칭 테스트 한번 해 보지 않겠습니까?”

“뭐라고요?”

정소한이 어이없다는 시선으로 최관우를 봤다. 최관우는 도리어 뭐가 문제냐는 눈빛이었다.

“잘되면 그쪽도 좋고, 나도 좋고. 안 그래요?”

순간 정소한의 눈빛에 갈등이 스쳤다. 최관우도 망설임을 바로 알아차렸다.

“표해승도 못 한 S급 에스퍼를 담당할 기회가 흔치 않을걸요?”

표해승까지 언급하며 건드리자 정소한은 더더욱 흔들리기 시작했다. 최관우가 스트레이트 잔을 들어 정소한에게 내밀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자, 건배.”

정소한 역시 잔을 들었다. 쨍. 다소 날카로운 듯한 소리가 울려 퍼지며 술이 격하게 출렁거렸다.

‘S급 에스퍼를 담당한다고.’

그건 최관우의 말마따나 충분히 매력적인 제안이었다. 성공만 한다면, 저를 비꼬고 조소하던 직장 동료들에게도 통쾌한 복수가 될 것이다.

술을 넘기는 정소한의 눈동자가 결심으로 단단해졌다. 최관우가 그 모습을 보며 빙긋 웃었다.

“자, 그럼 다시 한번 건배.”

그렇게 둘은 비싼 위스키를 두 병이나 비워 냈고, 곧 정소한은 의식이 가물가물해지는 걸 느꼈다.

“있죠.”

테이블에 턱을 괸 자세로 정소한이 최관우를 바라봤다. 취기가 번진 눈은 아까보다 더 윤기가 흐르는 듯했다.

“나랑 올라갈래요?”

정소한의 시선이 천장으로 향했다.

“우리가 잘 맞는지 확인해 보게.”

정확히는 천장이 아니라 그보다 더 위 호텔 객실이었다. 최관우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그러다 이내 입꼬리를 길게 늘였다.

“좋지, 매칭 테스트만큼 중요한 게 상성이니까. 그럼 가 볼까?”

최관우가 곧바로 몸을 일으켜 정소한에게 손을 내밀자 정소한은 거절하지 않고 붙잡고 일어섰다. 둘은 그대로 라운지 바를 나와 호텔로 이동했다.

* *

밖으로 나오니 시원한 공기가 피부에 닿았다. 이제는 확실히 여름이 물러가고 가을이 다가오는 게 피부로 느껴졌다.

“좋다.”

고작 현관문만 나섰을 뿐인데도 희윤의 얼굴이 한결 편해졌다.

“형, 불편한 자리인데 내색 없이 함께해 줘서 고마워요.”

“아냐, 즐거웠어.”

희윤은 말없이 해승을 돌아보았다.

“네, 즐겁게 시간 보내 줘서 고맙다고요.”

해승의 능청에 희윤도 픽 웃었다. 해승이 아주 당연하다는 듯 희윤의 손을 끌어다 잡았다. 평소에도 조금 서늘하다 싶은 손을 마주 대니 기분이 좋아졌다.

희윤은 거절하지 않고 손가락 사이사이를 해승과 얽었다. 둘은 마주 잡은 손을 아이처럼 앞뒤로 흔들면서 정원에 만들어 둔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정원 산책은 휴가 때 해승과 바닷가를 거닐던 때를 생각나게 했다. 철썩이는 파도 대신 풀벌레 소리가 들리고, 쏟아질 것 같은 별 대신 주택가의 조명이 반짝반짝 빛나긴 했어도.

“좋다.”

희윤은 작게 웃으며 아까와 같은 감상을 흘려 냈다. 정말 그 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었다. 손에 닿아 오는 온기는 물론 좋아하는 사람과 나란히 걷는 이 순간이.

좋다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게 없었다.

“저도요. 형, 사랑해요.”

또 엉뚱한 타이밍에 고백하는 해승을 희윤이 물끄러미 올려다보았다. 해승이 빙긋 웃더니, 고개를 숙여 입술을 맞대 왔다.

짧은 입맞춤은 금세 떨어져 나가 오히려 희윤은 아쉬움을 느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떠올린 생각에 혼자 당황해 버렸다.

“너 아까 식당에서도 그렇고. 뜬금없이 그런 소리를 해.”

희윤이 시선을 피하며 핀잔했다.

“형은요?”

물론 해승은 그런 말에 신경 쓸 사람이 아니었다. 도리어 희윤의 귓가에 입술을 살짝 붙이며 귓속말을 하듯 작게 속삭였다.

“뭘.”

따듯한 숨결이 닿은 희윤의 귀가 잘게 떨렸다.

“전 틈만 나면 표현하고 싶은데…….”

희윤이 모른 척 묻자, 해승에게 침울해하는 듯한 답이 돌아왔다. 힐끔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그 덕에 해승의 입술이 희윤의 귓바퀴를 반쯤 훑고 말았다.

생각도 못 한 감촉에 희윤이 화들짝 놀라 몸을 뒤로 빼려 했다. 그러다 해승의 발이 뒤에 다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결국 밟고 말았다.

“아.”

짤막한 신음이 터졌다.

“미안!”

사과한 희윤이 서둘러 몸을 빼내려 했지만 그마저도 실패한 탓에 균형을 잃고 말았다. 비틀거리는 희윤의 허리에 해승이 재빨리 팔을 감았다.

묘하게 안긴 듯한 자세가 된 희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해승의 얼굴이 바로 지척에 있었다.

저를 뚫어지도록 내려다보는 검은 눈동자와 마주친 순간, 희윤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감하고 눈을 꾹 참았다.

“희윤 형.”

그런데 돌아온 건 웃음기 담긴 부름이었다. 희윤은 슬며시 눈을 떴다. 그러자 사람을 홀릴 듯 매혹적으로 웃는 해승이 보였다.

분명 밤인데. 빛이라고는 바닥을 비추는 조명이 전부인데, 이상하게도 희윤에게는 그 미소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는 듯했다.

꼴깍.

희윤의 목울대가 움직이던 그때, 해승의 얼굴이 불쑥 다가왔다. 희윤이 미처 눈꺼풀을 닫을 새도 없이, 그대로 두 입술이 마주 닿았다.

찌륵. 찌륵. 찌르르.

어디선가 풀벌레 우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다. 그보다는 쿵. 쿵. 뛰는 제 심장 박동이 더 크게 느껴졌다.

희윤은 뒤늦게 눈을 감았다. 그러자 접촉은 더 깊고 집요해진 것 같았다. 아니, 기분 탓만은 아니었다.

해승이 희윤의 모든 것을 다 가져가겠다는 듯 거침없이 굴고 있었다. 뜨겁고 물컹한 살덩이가 안쪽 곳곳을 거침없이 휘젓고 다녔다.

희윤의 감긴 눈꺼풀이 바르르 떨렸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해승의 팔을 꽉 움켜잡는 것뿐이었다.

“하아, 하. 하…….”

입술이 떨어졌을 때, 희윤에게 거친 숨이 터져 나왔다. 해승은 손등으로 제 입가를 훔치고 엄지로 희윤의 아랫입술을 쓱 문질렀다. 젖은 손가락을 입 속에 가지고 가는 걸 보며 희윤의 눈이 커졌다.

“뭐, 뭐!”

어찌나 놀랐는지 희윤은 제대로 따지지도 못했다.

“이제 이 정도는 태연하게 생각할 때 됐잖아요, 형.”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절대 동의할 수 없었다.

“아직 아니에요? 하지만 우리 키스도 몇 번이나 했고, 전 형의 몸 여기저기를 이미 봤…….”

“으악, 하지 마!”

천연덕스러운 해승의 말을 태평하게 들을 수 없었다. 희윤은 비명을 지르며 얼른 손바닥으로 민망한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지껄여 대는 입을 막아 버렸다.

“야!”

하지만 곧 희윤은 질색하며 손을 뗄 수밖에 없었다. 해승이 혀를 내밀어 희윤의 손바닥을 핥았기 때문이었다.

“형, 우린 분명 한 번에 각인할 거예요.”

얼굴이 붉어진 채 노려보는 희윤에게 해승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봐야 얄밉고 황당한 녀석이라는 감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무슨 헛소리야.”

“정말로. 장담해요.”

해승의 입 안에서 나온 붉은 혀가 입술을 위아래로 천천히 훑는다. 희윤은 어쩐지 시선을 뗄 수 없었다. 해승이 눈꼬리를 부드럽게 휘면서 말을 이었다.

“형이랑 이렇게 교감이 잘되는데. 우리가 실패할 리가 없잖아요.”

왜 그 말에 또 온몸이 더워지는지 모를 일이다. 희윤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벌떡 몸을 일으켰다.

해승은 소리 없이 웃으며 희윤의 뒤를 설렁설렁 따랐다. 그들이 사라진 자리, 마치 별 무리처럼 어여쁜 반딧불이 몇 마리가 총총 날아들었다가 꿈결처럼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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