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3화 (83/85)

희윤이 별안간 두 팔로 해승을 꽉 끌어안았다. 지금 제 감정은 미처 구조하지 못한 에스퍼들을 향해 갖는 죄책감인 줄 알았다.

그러나 해승이 저를 품에 안고 온기를 나누어 주는 걸 몸이 느낀 후 깨달았다. 제가 지금껏 가지고 있던 감정은 그들을 향한 게 아니라는 걸.

“다행이야, 정말. 네가 무사해서.”

해승은 마음 한구석이 뜨끈하게 젖어 드는 느낌에 눈을 감았다. 그도 지금에서야 알아챘다. 희윤이 저를 잃을까 두려워한 감정이 지금까지 남아 있었다는 걸.

깨달은 순간, 해승의 심장은 술렁거렸고 눈동자에는 참을 수 없는 희열이 맺혔다. 감정은 그대로 넘쳐흘러 희윤을 꽉 끌어안았다가 그의 미지근해진 입술을 덮치는 것으로 이어졌다.

움찔했던 희윤이 이내 얌전히 틈을 벌렸다. 안으로 해승의 열기가 밀려 들어왔다. 호흡이 얽혔다. 식었던 몸이 달아오르고, 어느덧 모든 감각이 해승에게로 집중되었다.

쿵.

힘이 빠진 희윤이 타일 벽에 등을 부딪쳤다. 등 뒤로 느껴지는 온도가 차가운 줄도 몰랐다. 그저 깊어지는 접촉과 몰려드는 치밀한 감각에 속절없이 끌려들어 갈 뿐이었다.

이상하게도 심장이 술렁거리고 몸이 들끓어 올랐다. 가이딩을 하는 것도 아닌데 점차 지금보다 더 해승이 노골적으로 움직여 주기를 바랐다.

“하아, 하….”

마침내 입술이 떨어졌을 때 희윤은 달아오른 숨만 가쁘게 뱉어 냈다. 해승이 짙어진 눈으로 희윤의 붉어진 눈가를 어루만지고, 뺨을 쓸었다.

“저도요. 우리가 각인하지 않은 탓에 제가 형의 감정을, 상태를 알아차리지 못해 얼마나 초조해했는지 몰라요.”

처음으로 들어 본 해승의 진심이었다. 그건 희윤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희윤은 다시금 두 팔로 해승을 끌어당겼다.

순순히 다가오는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좋아해. 해승아.”

생각지 못한 고백에 해승이 눈을 크게 떴다. 놀라는 그를 보며 희윤이 다시 한번 확고하게 말했다.

“정말로 좋아해.”

해승은 저를 덮쳐온 입술에 눈꼬리를 휘며 웃었다. 희윤을 꽉 끌어안았다. 격렬한 입맞춤이 한동안 욕실에서 계속 이어졌다.

* *

다음 날 점심, 해승과 희윤은 각인 커플과 만나기 위해 별장을 나섰다. 약속 장소는 바다가 보이는 식당이었다.

희윤과 해승이 안으로 들어가니 먼저 도착해 있던 고유정과 윤세나가 창가 자리에 앉아 있다 벌떡 일어났다.

“어서 오세요. 연희윤 에스퍼, 표해승 가이드.”

고유정이 살갑게 인사를 건네 왔다.

“어제는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인사도 못 나누고 헤어졌네요. 뒷수습까지 도와 드리려고 했는데…….”

“저희도 금방 돌아갔어요. 어차피 정리는 현장지원팀에서 하는 거라서.”

“아…….”

희윤이 낮게 탄성을 흘렸다.

“그럼 식사부터 할까요.”

사건과 관련된 화제를 돌리기 위해 해승이 종업원을 불렀다. 손님은 그들이 앉은 테이블뿐이라 주문한 음식이 금세 나왔다. 대화는 가벼운 주제로 어색하지 않게 이어졌다.

“두 분은 어떻게 만나신 거예요?”

식사가 끝나고, 각자 앞에 담백한 차와 간단한 디저트가 놓이고 난 후에야 희윤이 본격적으로 질문을 꺼냈다.

고유정과 윤세나가 서로를 바라보았다. 대답한 건 윤세나 쪽이었다.

“저희는 같은 동네에서 쭉 함께해 온 소꿉친구였어요.”

먼저 에스퍼로 각성한 건 고유정이었다고 한다. 그때 나이가 18살. 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윤세나도 며칠 후 가이드가 되었다.

워낙 가까운 사이여서 그랬을까. 둘의 매칭률은 70%이었다고 한다.

“담당 가이드가 더 있긴 했지만, 워낙 나이 차도 많이 나고 미성년자라 출동할 일이 없어서 친해질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제 가이드는 오로지 윤세나뿐이라고 생각했다고 고유정이 쑥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그러다가 성인이 되기 얼마 전에 세나랑 진지하게 얘기를 했어요. 그때쯤 우린 서로를 향한 감정의 색도 달라졌고, 서로에 관한 생각도 더 깊어진 상태였으니까 각인을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하고요.”

“주변에서도 각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었나요?”

희윤이 묻자 고유정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처음엔 다들 부정적이었어요. 그때 저희 나이가 성인이 갓 되었을 때인데, 각인이라는 게 한 번 맺어지면 웬만하면 풀리지 않는 거잖아요.”

“그때 평생 들을 각인에 대한 부작용을 다 들은 거 같아요.”

고유정과 윤세나가 차례로 대답했다. 둘은 서로를 보며 생긋 웃었다. 희윤이 보기에도 두 사람 간의 애정이 깊은 게 느껴졌다.

“주변에서 그런 말을 하면 흔들릴 만했을 텐데 두 분 의지가 대단하셨네요.”

“난 안 흔들려.”

해승이 대뜸 대꾸했다. 그리고 희윤이 쳐다보자 생긋 웃으며 덧붙였다.

“그 정도 믿음도 없이 각인한다는 소리는 안 하지.”

그 말을 들은 고유정도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맞아요. 저도 그럴 때마다 점점 더 세나에 대한 제 마음이 확실해졌던 거 같아요.”

고유정이 말을 마치는 순간, 윤세나가 그의 손을 가져가 꼭 잡았다.

“그럼 성인이 되자마자 센터에 가서 각인을 시도한 거예요?”

“네.”

“맞아요.”

희윤이 다시 질문하자 이번에도 두 사람은 번갈아 가며 대답했다. 그 모습을 보던 희윤도 옆을 보았다. 이미 이쪽에 시선을 두고 있었던지 곧장 해승과 눈이 마주쳤다.

해승이 다정하게 웃으며 손을 뻗어 와 희윤의 손을 잡았다. 깍지를 껴 단단해진 결합에 희윤은 어딘지 모르게 안도감을 느꼈다. 눈을 돌렸더니 고유정이 씩 웃고 있었다. 어쩐지 민망한 기분이 든 희윤이 서둘러 입을 열었다.

“혹시 성공 당시 두 분의 마음이나 생각을 알려 주실 수 있으실까요?”

이건 네가 대답하라는 듯 윤세나가 고유정의 손을 살살 흔들었다. 그에 고유정이 헛기침하며 입을 열었다.

“평생 이 사람밖에 없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함께 할 거다. 만약 둘 중 하나의 목숨을 걸어야 할 일이 생긴다면, 반드시 내 가이드만은 살리겠다는 생각으로 했어요.”

꼭 제가 고백을 받은 것처럼 들려 희윤도 괜히 귀가 뜨거워졌다. 목이 마른 척 얼음이 가득 담긴 커피 컵을 들려다가 오른손이 해승과 이어져 있다는 걸 알아챘다.

해승은 멈칫하며 마주 잡은 손을 내려다보는 희윤을 보고 입꼬리를 쓱 올리며 유리컵을 밀어 주었다.

“마셔요, 형.”

희윤은 또 눈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부끄러운 티를 팍팍 내더니 슬그머니 해승이 준 컵을 들었다. 윤세나가 고유정에게 바통을 이어받았다.

“저도 그랬어요. 유정이에게는 나밖에 없다. 이번에도 실패하면 얘는 분명 스스로를 자책하겠지, 그렇게는 절대 안 돼 이런 절박함과 의지 덕분이라 해야 할까요?”

그런 부분이라면 희윤도 두 사람에게 지지 않았다. 해승은 제게 평생 함께하고 싶은 존재였으니까.

“나도 그런 건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데. 그럼 우린 한 번에 성공하겠죠?”

다시 또 해승이 희윤을 보며 말을 던졌다. 해승의 이런 면모가 의외였는지 고유정과 윤세나가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봤다.

“안 그래요, 형?”

해승이 희윤과 마주 잡은 손을 가져가 손등에 쪽 입을 맞췄다. 너무도 자연스러운 접촉에 희윤은 그 행동을 미처 막지 못했다.

“헉, 우리보다 더해.”

고유정이 기막힌 듯 말한 후에야 해승이 남들이 보는 앞에서 제 손등에 키스했다는 걸 인지한 희윤의 얼굴이 당황으로 붉어졌다.

“그럼, 지금 각인한 지 얼마나 된 거예요?”

희윤은 다시 한번 낯부끄러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얼른 질문을 꺼냈다.

“5년이요.”

20살에 각인하고 5년. 고유정과 윤세나의 나이를 생각하면 길다면 긴 시간이었다. 그랬기에 염려되는 부분도 있었다.

“후회한 적은 없었어요?”

“왜 없겠어요. 유정이가 가끔 어린애처럼 자기 안정도 생각도 안 하고 무모하게 굴 때마다 내가 왜 이런 철없는 애랑 각인했을까 생각했죠.”

희윤이 질문하자 윤세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대꾸했다. 그러자 고유정도 지지 않겠다는 듯 얼른 입을 열었다.

“저도요. 윤세나가 저렇게 얄미운 소리 할 때마다 더 어른스러운 가이드랑 해야 했는데 후회해요.”

둘은 서로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희윤에게는 그것조차 서로를 향한 믿음의 상징처럼 보였다.

“그래도 돌이켜 생각하면 역시 각인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항상 절대적으로 내 편이 되어 줄, 날 책임져 줄 가이드가 있는 거니까.”

고유정이 따뜻한 표정을 지으며 윤세나의 손을 토닥였다. 말투뿐만 아니라 눈빛에서도 제 가이드를 믿고 있다는 게 확실하게 느껴졌다.

“저도 그래요. 믿기에 그 위험한 괴물체와의 전투에서 앞장설 수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고 대견해요. 그리고 솔직히 제가 아니면 누가 이 사고뭉치를 감당하겠어요.”

윤세나도 새침하게 말했다. 어딘지 모르게 그 얼굴이 해승과 조금 닮아 보였다.

“어쨌든 정말 중요한 건 서로를 향한 마음이고요. 그보다 필요한 건, 타이밍 같아요.”

“타이밍요?”

“네. 서로에게 애틋한 건 누구나 마찬가지잖아요. 그런데 여기서 각인을 하려면 그걸 위한 주파수라고 해야 할까. 이게 잘 통해야지 이루어져요. 나중에 알고 보니 저도, 세나도 그 순간 지금이라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더라고요.”

그날은 유독 느낌이 좋았다고 했다. 처음 각인에 실패하고 두 사람은 왜 그랬는지 원인을 찾으려고 하루를 꼬박 보냈다.

하지만 사실 이유를 알아내는 건 쉽지 않았다. 서로 애정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마음가짐이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성공과 실패는 결국 타이밍이라는 소리였다.

“그 전날까지도 밤새 어떻게 할까 고민했거든요. 근데 아침에 눈을 떴더니 갑자기 느낌이 딱 온 거예요. 오늘 하면 성공할 거다.”

고유정은 곧바로 윤세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장 오라고. 뭔가 느낌이 좋다고. 그랬더니 윤세나도 그때 이미 고유정에게 향하고 있었다고 했다.

“세나랑 겹친 몸을 떼는데 느낌이 왔어요. 아, 성공했구나. 내가 세나에게 결속되었구나. 그런 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요?”

희윤의 물음에 고유정은 바로 대답을 잠시 미루고 허락을 구하듯 윤세나를 바라봤다. 그러자 윤세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흰 각인이 성공하자마자 곧장 반응이 왔어요.”

“반응요?”

“네.”

고유정이 돌연 팔을 걷어붙였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희윤의 눈이 동그래졌다. 어깨가 보일 정도로 완전히 올라간 소매 끝에서 희윤은 검붉은 문신을 발견했다.

“그건…….”

아니, 문신이라기보단 문양 같다고 할까?

“네임이에요.”

희윤의 의문 섞인 시선을 본 고유정이 확신을 심어 주듯 강한 투로 말했다.

“이게 네임이군요…….”

희윤이 다시 한번 신기한 눈으로 고유정의 어깨에 새겨진 신비한 문자를 살펴봤다. 보통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면 상대의 이름이 새겨져 있던데, 이건 그냥 문양처럼 보였다.

“근데 이름은 아닌 것 같은데.”

“이름 맞아요. 다만 암호처럼 해석이 필요한 형태로 생긴 거죠.”

“아…….”

네임은 인터넷이나 미디어 매체를 통해서만 접해 본 희윤은 그저 신기하다는 듯 고개만 끄덕였다.

“그럼 그쪽은?”

두 사람의 대화를 가만 듣고 있던 해승이 윤세나에게 시선을 던졌다.

“전 보여 드릴 수 없는 곳에 있어서요.”

윤세나가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슬쩍 가슴에 올린 손을 보고 희윤이 당황해서 눈을 굴렸다. 그러나 귀가 빨갛게 변해 있어 그걸 발견한 고유정과 윤세나가 서로를 보며 씩 웃었다.

“고마워요.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셔서요. 각인을 어떻게 해야 하나 참 막연했는데, 이제 조금 마음이 놓이는 것 같아요.”

길고 긴 대화를 끝낸 후, 희윤이 고유정과 윤세나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도움이 됐을지 모르겠어요.”

윤세나가 희윤에게 마주 고개를 숙이며 먼저 답했다. 이어 고유정도 슬그머니 입을 열었다.

“그리고 사실 저 연희윤 에스퍼님께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들어주실 수 있으세요?

그러더니 슬쩍 해승의 눈치를 보았다.

‘무슨 부탁을 하려고 해승을 신경 쓰지?’

희윤도 제 옆자리에 시선을 돌렸다. 눈을 마주치니 해승은 그저 생긋 웃기만 했다. 어쨌든 뜬구름 같던 각인 시도에 고맙게도 도움을 준 상대를 위해 희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 들어줄 의사가 있었다.

"네. 제가 할 수 있는 거라면요."

짧고 담백한 대답에 고유정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대체 뭘 말하려고 저러나. 이쯤 되니 해승도 조금 궁금해졌다.

그때 고유정이 품에서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냈다. 뭔가 했더니 잘 접힌 종이 한 장과 볼펜이었다.

“연희윤 에스퍼님! 사인 좀 해 주세요.”

희윤을 보는 고유정의 눈동자가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반짝반짝 빛났다. 그 옆에 앉아 있던 윤세나는 이럴 걸 예상했다는 듯 손바닥으로 입을 막고 고개를 슬쩍 돌렸다. 아마 막힌 입 안쪽에는 웃음이 흘러나오고 있을 것이다.

“사인요?”

내가 지금 제대로 들은 게 맞나. 생각지도 못한 말에 희윤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네. 사실은 제가 연희윤 에스퍼님 팬이라서요.”

“팬…….”

무슨 연예인이라도 되는 듯 쳐다보더라니. 그런 거였나. 해승이 피식 실소를 흘렸다.

“정말 꼭 뵙고 싶었습니다. 안효정 에스퍼가 두 분이 부산에 온다고 말했을 때, 우연으로라도 마주치게 해 달라고 얼마나 빌었는지 몰라요. 만나게 되면 꼭 인사드리고 사인도 받고 싶었어요. 부탁드립니다!”

꼭이라는 말을 두 번이나 붙일 정도로 간절했는지 고유정은 열성적인 눈빛을 쏘아 댔다. 부탁이라더니. 희윤이 들어주지 않으면 해 줄 때까지 매달릴 기세였다.

“고유정. 연희윤 에스퍼 당황하잖아. 진정 좀 해.”

고개를 돌리고도 한참을 웃던 윤세나가 고유정을 달랬다.

“제가 사인이랄 게 딱히 없어서요.”

그래도 괜찮냐는 뜻으로 물었는데 고유정은 뭐든 상관없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연희윤 에스퍼님 이름 석 자만 적혀 있어도 됩니다.”

희윤은 고유정의 요청대로 또박또박 제 이름을 종이에 적었다. 정말 사인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정직한, 딱 희윤다운 글씨로 이름이 쓰였다.

“형, 이왕 쓰신 김에 응원 메시지도 적어 주세요.”

해승의 조언에 막 볼펜을 내려놓으려던 희윤이 멈칫했다. 슬쩍 눈을 들어 맞은편을 보니 고유정이 잔뜩 기대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응원 메시지라니.”

이런 상황 자체가 처음인 희윤이 한숨을 쉬며 난처해하자 해승은 어렵지 않다는 듯 예시를 들어 주었다.

“일 열심히 하라거나 책임감 있는 에스퍼가 되라거나?”

희윤은 해승을 흘겨봤다가 그가 능청스럽게 어깨를 으쓱이는 모습을 보고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해승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 법했다.

희윤은 시선을 거두고 해승이 알려 준 대로 내용을 추가했다. 다만 ‘책임감 있는’이라는 수식은 붙이지 않았다. 그건 이능력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사명이었으니까.

고유정 에스퍼. 앞으로도 멋진 활약 보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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