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화 (4/5)

같이 먹어요

“으읏, 응…….”

한참 입안을 헤집던 선재의 혀가 턱을 타고 목울대로 내려갔다. 코로 내쉰 거친 숨이 목덜미에 닿자 연오는 어깨를 움츠렸다. 간지러운 감각에 경미한 현기증이 일었다.

속옷 한 장만 걸친 몸뚱이에 닿는 가죽 소파의 차가운 감촉과 가슴을 뭉근하게 쥐는 뜨거운 손길에 정신이 아득해져 갔다.

“선재야. 으응, 그냥 바로…….”

칭얼거리는 소리가 튀어 나갔다. 술에 취한 것처럼 눈앞이 어룽거리고 배 속에서부터 묘한 열감이 퍼지는 게 딱 봐도 히트 사이클의 전조 현상이었다.

하얀 뺨과 목덜미, 귓불까지 발긋하게 달아오른 연오가 선재의 단단한 팔에 매달렸다. 벌거벗은 연오에 비해 선재는 셔츠의 단추 하나도 풀지 않은 채 완벽하게 옷을 갖춰 입은 상태였다.

비웃음 섞인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벌써부터 젖어서 보채는 거예요?”

“으, 흐으…….”

부끄러움에 뺨이 홧홧하게 달아올라 몸을 작게 뒤척였다. 선재는 연오의 쇄골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빙긋 웃었다.

“이렇게 헤퍼서 어떡해. 우리 형이 보면 실망하겠어요.”

“아……. 안 돼. 말하면 안 돼. 응?”

연오가 다급하게 고개를 저었다. 머릿속으로 누군가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던 탓이다. 그건 바로 선재의 형이자, 연오가 짝사랑하고 있는 친구인 태범이다. 짙은 눈썹의 잘생긴 얼굴을 떠올리자 연오의 얼굴이 아연해졌다.

아무리 엉덩이가 가벼운 연오일지라도 좋아하는 사람의 동생과 붙어먹는 건 양심에 찔리는 일이었다. 연오는 잠시 선재의 단단한 어깨 너머를 응시했다. 거실 서랍장에 놓인 큼지막한 가족사진 속에 나란히 선 형제가 보였다.

강태범, 강선재.

연년생인 형제는 놀랍도록 닮아있었다.

그러나 풍기는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웃음기 없는 얼굴의 태범이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냉미남이라면, 선재는 보다 더 유려하고 섬세하게 생긴 따스한 인상의 소유자였다. 상반되는 분위기였지만, 두 사람의 얼굴은 연오의 취향 그 자체였다.

연오는 다시 눈앞의 선재에게 시선을 돌렸다. 목덜미의 솜털이 바짝 설 정도로 잘생긴 얼굴을 보며 심란한 표정을 지었다.

“말 안 할 거지?”

“뭘요? 태범이 형이 없는 틈을 타서 나랑 씹질하려는 거?”

어두운 안색의 연오와 눈을 마주한 선재가 기다란 눈꼬리를 휘며 웃었다. 어딘가 묘하게 짓궂은 웃음이었다.

“형 얘기만 나오면 잔뜩 쫄아서는.”

“들키면 안 되잖아.”

소심하게 대꾸하는 연오를 보며 선재는 어이없다는 얼굴을 했다.

“그런 걱정은 옷 벗기 전에 했어야죠.”

“으응, 그렇긴 하지만……. 선재야, 오늘 태범이 안 들어오는 거 확실하지?”

“아마도요. 과 모임 때문에 오더라도 밤늦게 들어올걸요.”

“진짜지?”

“그렇다니까요.”

여유로운 선재의 웃음에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태범이 오지 않는다는 걸 재차 확인받았음에도 여전히 심장이 두근두근 불안하게 뛰었다. 연오는 지금 태범의 집에서 그의 동생과 뒹굴게 됐다는 배덕감에 몸 둘 바를 모르는 상태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양심을 짓누르는 죄책감은 거친 기세의 알파 페로몬에 곧 잊히고 말았다.

성감을 증폭시키는 페로몬에 휩싸인 연오는 얕은 신음을 흘리며 하체를 바르작거렸다. 선재는 한쪽 입꼬리를 끌어올리고 질척하게 젖은 속옷 안으로 손을 쑥 집어넣었다. 그러자 연오의 다리가 반사적으로 오므라들었다.

가랑이 사이에 갇힌 제 손을 불만스럽게 내려다보던 선재가 나지막이 속삭였다.

“벌려요. 아다도 아니라면서 왜 그래요.”

“어, 노, 놀라서…….”

연오가 긴장해서 오므렸던 허벅지를 다시 천천히 열었다.

느린 동작에 짧게 혀를 찬 선재는 곧장 연오의 속옷부터 벗겨냈다. 그리고 큰 손으로 성기를 쥐어짜듯이 위아래로 쓸어내렸다. 색이 연한 성기는 거센 악력에 금방 붉게 부풀어 올랐다.

탁, 탁, 탁.

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좆 끄트머리에 진득한 액체가 방울방울 맺혔다. 연오가 급하게 숨을 헐떡였다.

“후으, 앗……!”

동시에 기다란 손가락 두 개가 쉴 틈을 주지 않고 구멍 안으로 침범했다. 동그란 엉덩이에 절로 힘이 들어간다. 선재는 달래려는 듯이 검지와 중지로 가위질하며 물기 어린 틈새를 끊임없이 벌려댔다. 구멍은 빠듯하게 손가락을 물어 당기면서도 움직이기 수월하게 미끌미끌한 액체로 젖어 들었다.

“풀어줄 것도 없겠어요. 존나 축축해서 바로 좆질해도 되겠다, 그쵸?”

장난기 섞인 목소리에 연오가 선재를 삐죽 흘겨보았다. 원래도 금방 젖는 편이었지만, 제 취향의 얼굴 때문인지 오늘따라 젖는 속도가 유독 빠른 것 같다.

희롱하듯 구멍을 늘리던 손길이 사라지고 이내 달칵, 바지 버클이 풀리는 소리가 났다. 소리를 따라 고개를 숙이자, 지퍼만 끌어 내려 발기한 성기를 꺼내 쥔 선재가 보였다.

“……와아.”

연오는 저도 모르게 탄성을 뱉었다. 핏줄이 흉흉하게 돋은 성기가 놀라울 정도로 컸던 탓이다. 힘을 받아 왼쪽으로 살짝 휜 알파의 불그죽죽한 좆. 저 두툼한 살덩이가 뒤를 뚫고 들어와 내벽을 거세게 문지르면 얼마나 황홀할까.

기대감에 찬 연오의 눈빛을 읽은 선재가 피식 웃었다.

“아주 입에서 침 흐르겠네. 알파 좆만 봐도 좋아죽어요?”

“하으…….”

“이러면서 안 밝힌다고 내빼기나 하고.”

벌름거리는 구멍을 귀두로 뭉개듯이 꾹 누르는 바람에 몸이 경직됐다. 연오가 눈을 빠르게 깜빡였다. 좁은 구멍을 비집어 여는 감각이 선명하다. 그리고 이내 움찔거리는 내벽을 밀며 들어오는 날것의 성기가 또렷하게 느껴졌다.

“아, 아아, 흑!”

“씹, 존나 잘 들어가네.”

욕지거리와 함께 단번에 뿌리 끝까지 콱, 성기가 처박혔다.

구멍 안이 순식간에 조여들며 둔중한 쾌감이 허리께를 울렸다. 적응을 기다리며 연오가 잠시 숨을 참았지만, 선재는 기다려 주지 않았다. 단단한 좆기둥이 내벽을 잔뜩 긁으며 뒤로 물러났다가 다시 앞으로 퍽, 치고 들어오길 반복했다.

“으흑, 아, 잠깐, 마안!”

연오는 선재의 어깨를 부여잡고 속도를 늦추려고 낑낑거렸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연오가 저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때마다 선재는 허리를 들어 구멍 안으로 다시 좆을 콱콱 때려 박았다. 몸이 소파에 파묻힐 정도로 강한 속도에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아, 선재, 아, 흐응, 앗……!”

결국 자지러지는 소리와 함께 허리가 파드득 튀었다. 기대했던 대로 아픔보다는 쾌감이 더 크다. 찌릿한 감각이 전신을 휘감는다. 당겨진 히트 사이클을 알리기라도 하듯 달큼한 오메가 페로몬이 팡팡 터졌다.

“냄새 한번 기가 막히네, 씨발.”

선재가 이를 으득 물었다. 육욕을 돋우는 매혹적인 체향에 밝은색의 눈동자가 흥분으로 흐려졌다. 단단히 성난 기세의 알파를 보며 연오는 저항을 멈추고 눈물에 젖은 눈꺼풀을 떨며 입만 겨우 벙긋대고 있었다.

순종적인 태도가 도리어 알파를 미치게 만드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거친 숨을 한 번 삼킨 선재는 그대로 양 오금을 쥐고 연오의 다리를 높게 들어 올렸다. 낭창한 허리가 뻐근할 정도로 둥글게 접혔다. 이내 성기를 꾹 조여 물고 있는 오메가의 구멍이 허공에 훤히 드러났다.

“나 혼자 보기 아까운 광경이네요. 존나 야해요, 형.”

“조, 조금만, 아, 천천히……!”

“밑구멍은 빨리 찔러주는 걸 좋아하는 것 같은데요?”

선재가 힘껏 허리 짓을 하자, 녹진하게 풀린 구멍으로 좆이 부드럽게 쑥쑥 밀려들었다. 살이 부딪힐 때마다 찰박대는 물소리가 요란하게 울린다. 그렇게 젖은 둔부를 치며 길게 들어온 성기가 구멍 깊숙이 위치한 내벽의 부푼 점을 제대로 짓이겼다.

“아니, 흐으응, 거기이, 헉!”

연오의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몸이 결박된 채로 극점을 연달아 빠르게 자극당하는 바람에 연오는 엉덩이를 들썩이며 요분질을 칠 수밖에 없었다.

오갈 데 없는 발가락 끝이 곱아들고 아랫구멍이 바짝 조였다가 풀리기를 반복했다. 조금만 더 자극당하면 금방이라도 쌀 것만 같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연오는 끝내 사정에 다다르지 못했다.

눈앞에 둔 파정의 순간을 앗아간 것은 갑자기 울리기 시작한 벨소리 때문이었다. 깜짝 놀라서 토끼 눈이 된 연오는 거실 테이블에 올려둔 제 휴대폰으로 황급히 시선을 옮겼다.

화면을 확인한 하얀 얼굴이 쩍 굳었다.

이런, 미친……!

발신인은 강태범이었다.

예상치 못한 이름의 등장에 당황한 나머지 연오는 허둥지둥 발버둥을 쳤다. 연결된 몸이 들썩거리자 선재가 눈썹을 구겼다.

“집중 안 하고 계속 어딜 봐요.”

“저, 저기, 아, 전화!”

“전화가 뭐요.”

“태, 태범이 전화가, 응, 흐, 태범이가!”

연오는 맹렬한 기세로 울리는 휴대폰과 제 위에서 열렬히 추삽질을 이어가는 선재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당황했는지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였다. 그러나 선재의 얼굴은 위기감은커녕 짜증만 서려 있을 뿐이었다.

그는 벨소리를 배경음 삼아 허리를 털면서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연오를 꾸짖었다.

“씨발, 구멍에 좆질해주고 있는 건 난데, 왜 형만 찾아요?”

“아, 거기 문지르지, 마아, 흑!”

선재가 프리컴을 찔끔거리는 연오의 귀두를 엄지로 세게 문지르고 있었다. 아래를 헤집는 속도 역시 줄이지 않았다. 어쩐지 벌을 주는 듯한 몸짓에 느슨히 풀려있던 근육이 수축하며 내벽이 훅 쪼그라들었다.

때마침 귓가를 때리던 벨소리가 그쳤다.

번쩍번쩍 눈앞이 튈 정도로 느끼는 와중에도 연오는 급격하게 밀려오는 안도감에 힘겨운 숨을 몰아쉬었다. 일시에 집 안이 조용해지니 서둘러 사정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연오는 손을 들어 제 성기를 쥔 선재의 팔뚝을 살살 긁었다.

그러나 바짝바짝 애가 탄 연오와 반대로 선재의 움직임은 점차 느려졌다.

“으흑, 거기 제발, 아, 하아…….”

애원하며 매달리는 순간이었다. 전화가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연오는 또 한 번 놀라 어깨를 들썩거렸다. 서둘러 고개를 치켜들고 확인하니, 심지어 제 휴대폰도 아니었다. 소파 팔걸이에 놔둔 선재의 휴대폰이 울리고 있었다.

발신인은 이번에도 역시나, 강태범. 아무래도 감이 좋지 않다.

선뜩한 기분에 휩싸인 연오가 다시 몸을 뒤척였다.

“아, 움직이지 좀 마요. 제발 싸게 해 달랬으면서.”

“너, 너도 전화 오잖아. 읏, 태범이……!”

“알파 좆 하나 가지곤 부족해요? 하아, 형 좀 그만 찾고, 내 이름이나 불러요.”

울리는 전화를 무시하고 선재는 커다란 손으로 연오의 둔부를 터뜨릴 것처럼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 다시 사정없이 아랫구멍을 헤집기 시작했다. 끈질기게 배 속을 괴롭히는 감각에 더운 열기가 지글지글 끓어오른다.

애달프게 선재의 팔뚝을 쥔 연오의 손끝에 점차 힘이 실렸다.

“아, 어떡, 선재, 야, 아, 좋아, 히윽!”

지나친 쾌감에 녹아버린 뇌는 더 이상 사고하기를 거부했다. 이젠 아무래도 좋았다. 구멍을 빠듯하게 채우는 알파의 좆만 있으면 뭐든 상관없었다. 좋아, 거기, 좀 더, 만을 연신 외쳐댔다. 잔뜩 벌어진 입가로 침이 질질 흘렀다.

전화 벨소리가 멎은 줄도 모르고 연오는 조심성 없이 교성을 내질렀다. 그때,

벌컥.

현관문이 열리고 묵직한 발소리가 들린 것이다.

“강선재.”

어딘가 익숙한 목소리가 교성으로 가득 찬 공간에 끼어들었다. 소리를 인지하자 뒤이어 습한 공기를 가르고 날 선 알파 페로몬이 들이닥친다. 따끔할 정도로 강한 기운에 연오는 몸을 화드득 떨어야만 했다.

“정연오?”

화를 꾹꾹 눌러 담은 듯 끝이 약간 올라간 목소리가 전보다 가까이서 들렸다.

누가 날 부르는 거지? 무슨 일이지? 초점을 잃은 두 눈을 멍하게 깜빡이며 연오는 상황을 파악하려고 애썼다. 여기가 어디더라. 아아, 태범이네 집이었지. 그렇다면 지금 집에 올 사람이라곤 한 명뿐인데…….

덜컹거리는 몸 때문에 한 박자 늦게 숨을 들이켰다. 연오는 삐걱거리는 움직임으로 현관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지금 뭐 하냐, 정연오.”

딱딱하게 굳은 표정의 제 친구와 눈이 마주쳤다. 두 다리가 바짝 들린 채 연오의 몸은 여전히 흔들리고 있었다. 낭패감 가득한 얼굴로 연오가 입술을 감쳐물며 신음을 삼켰다. 태범의 눈매가 점점 매서워진다.

현관을 등지고 선 채로 동생과 붙어먹고 있는 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그러다 이내 거실로 성큼성큼 걸음을 내디딘다. 흐릿한 시야로 다가오는 거구의 알파를 보며 연오는 이유 모를 흥분에 몸을 파르르 떨었다.

공기 중에 섞인 두 알파의 페로몬을 들이마실 때마다 황홀감으로 목구멍이 막히는 기분이다.

“읍, 끄, 흣…….”

연오는 신음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 모습을 내려다보며 입꼬리를 비뚜름하게 올린 선재가 잠시 허리 짓을 멈추고 뒤를 돌았다.

그렇게 형제가 서로를 마주했다.

“어, 형 왔어? 생각보다 빨리 왔네.”

“씨발, 이따위로 메시지 남겨놓고 뭐? 생각보다 빨리 와?”

태범이 짜증스럽다는 듯이 짙은 눈썹을 들어 올렸다.

“나 혼자 먹기는 아쉽잖아. 형이 공들인 건 알겠는데, 맛있는 건 같이 먹을 줄도 알아야지. 형도 허락, 아……. 연오 형. 그만 좀 조여요.”

나긋나긋하게 말을 잇던 선재가 자꾸만 움찔거리며 조이는 연오의 구멍이 거슬렸는지 인상을 찌푸렸다.

두 알파의 시선이 동시에 벌름거리는 오메가의 구멍으로 향했다. 허리 짓을 멈춘 사이 조금 빠져나간 두툼한 살기둥을 아랫구멍이 조금씩 물어 당기는 중이었다. 발정의 열기를 해소하기 위한 간절한 몸짓이기도 했다.

피식 웃은 선재가 다시 상체를 내렸다. 자연스럽게 아래로 하중이 실리자 연오의 입에서 억눌린 흐느낌이 터졌다.

“응, 으흑!”

“태범이 형 보니까 좋아요? 아주 좋아서 씹구멍이 좆 물고 놔주질 않네.”

소파와 단단한 몸 사이에 갇힌 연오가 아니라고 항변하듯 도리질을 쳐댔다.

아니긴. 딱 먹기 좋게 무르익은 상탠데, 지금. 나른한 목소리로 선재가 연오의 귓가에 속삭였다. 간지럼을 잘 타는 하얀 몸뚱이가 부르르 떨린다. 선재는 길고 묵직한 살덩이를 내벽 깊숙이 파묻고는 보란 듯이 빠르게 허리를 털었다.

“하, 흐읍, 너무, 아……!”

참으려 했던 신음이 결국 크게 터졌다. 달콤한 쾌감이 머리 꼭대기까지 차올랐다. 재킷을 벗고 소파에 앉은 태범은 두 사람의 농탕질에 하, 어이없다는 숨을 뱉었다. 매끄럽게 뻗은 연오의 두 다리가 달랑이는 것을 보며 잘생긴 미간이 한껏 구겨진 상태였다.

배 속이 알파 좆으로 긁히느라 정신이 없는 연오는 몸을 비틀다가 뒤늦게 놀란 듯 눈을 키웠다. 까칠하다 못해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선 굵은 미남의 얼굴이 가까워도 너무 가까웠다. 게다가 태범이 앉은 자리에선 선재의 두꺼운 성기에 꿰뚫리고 있는 아랫구멍이 가감 없이 보일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고는 부끄러움에 못 견뎌 연오가 울면서 소리쳤다.

“아, 태범, 아, 보지 마, 싫어, 보면 안…… 아앙!”

연오의 울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선재는 무자비하게 허리 짓을 했다.

이런 꼴을 보이면 안 되는데……. 태범이 어서 나가줬으면 하다가도, 한편으로는 쾌락에 허덕이는 자신을 계속 지켜봤으면 하는 이상야릇한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의 시선에 몸이 불에 덴 것처럼 화끈거렸다.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눈을 감았다 뜰 때마다 제 취향인 얼굴이 번갈아 어른거리고 있었다.

“진짜 싫은 거 맞아? 정연오, 지금 내 얼굴 보고 꼴린 것 같은데.”

낮게 가라앉은 태범의 목소리에 조소가 섞였다.

연오는 끝내 대답하지 못했다. 진짜 얼굴을 보고 꼴린 것인지 마른 뱃가죽이 빳빳하게 당기는 기분이 들었다. 연오가 태범의 말을 부정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게 못마땅했는지 선재가 작게 씨발, 욕을 지껄이고는 허리 짓에 박차를 가했다. 곧 한계였다.

“선재야, 멈춰, 잠깐, 흐윽, 태, 태범아, 아앗!”

두꺼운 귀두가 느끼는 부분을 마구 문지르자 한계에 다다른 성기가 터질 듯 아파졌다. 활짝 열린 안쪽의 허벅지 살이 파르르 떨리는 게 보였다. 이내 저릿한 쾌감이 휘몰아쳤다. 사지가 짓눌려 옴짝달싹 못 한 채로 절정을 맞았다.

“히으윽…….”

푸슛, 푸슛. 허리가 잘게 떨리며 얄팍한 가슴 위로 정액이 길게 튀었다. 이때껏 참고 참은 사정이었다. 지나친 성감으로 인해 몸이 떨리고 호흡이 자꾸만 흐트러졌다.

“좆물 싸지르는 것도 예쁘네, 씨발.”

힘이 빠진 연오의 다리를 놓아준 선재가 혀로 입술을 훑었다.

그 순간 뼈마디 굵직한 태범의 손가락이 빠르게 오르락내리락하는 희멀건 가슴팍에 닿았다. 서늘한 온도에 몸이 흠칫 떨렸다. 연오가 놀라든 말든 태범은 아래로 정액을 흘려보냈다. 그리고 느릿느릿한 손길로 판판한 살가죽에 뜨뜻한 체액을 넓게 펴 발랐다.

“그러게, 정연오.”

“응, 으, 흐윽…….”

대답 같은 신음이 흘렀다. 연오의 골반을 틀어쥐고 선재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사정 직후라 예민한 감각에 눈이 번쩍번쩍 튀었다.

너무 느껴 오히려 아플 지경인 배를 감싸려고 손을 들자 타악, 매서운 태범의 손길이 연오의 손을 쳐낸다. 대신 서늘한 제 손으로 아랫배를 둥글게 문질러주었다. 큰 효과는 없었다. 여전히 배 안이 저릿저릿했으니.

선재의 좆이 드나들면서 아랫배가 작게 불룩불룩 솟아오르는 것을 흥미롭게 보던 태범이 문득 배꼽 아래로 손을 옮겼다. 연오는 뭘 하려는 것인지 몰라 멍하게 그것을 바라보기만 했다. 동생의 귀두가 있을 위치를 가늠하던 커다란 손바닥이 이내 축축한 연오의 배를 꽉 눌러버렸다.

“윽, 끄, 흡!”

“크읏.”

육벽 안이 좆을 물어뜯을 것처럼 수축했다. 배 속을 터트릴 것만 같은 압박감을 느낀 건 연오뿐만이 아니었는지 내밀한 안쪽에서 울컥 정액이 터지는 게 느껴졌다. 안 그래도 물 많은 구멍 안은 애액과 좆물이 섞여 넘쳐흐르기 일보 직전이었다.

두 사람의 가쁜 숨소리를 들으며 태범이 여상하게 말을 이었다.

“네가 하다 하다 내 동생이랑도 붙어먹는구나.”

어조는 평소와 같았지만, 목이 타는 사람처럼 탁하고 거칠게 갈라진 목소리였다. 애가 탈 정도로 낮은 저음이 무척이나 섹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락을 맛본 연오의 두 뺨이 다시 발그레하게 달아올랐다. 사정을 했지만 여전히 몸 안이 뜨거웠다.

눈앞이 빙글빙글 어지럽게 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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