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좋아할 만한 만찬을 준비했는데~]
과 모임이 끝날 때쯤 도착한 메시지였다.
뭔 개소리야. 뜻 모를 동생의 말에 태범이 인상을 찌푸리고 화면을 노려보았다. 예감이 썩 좋지 않았다. 답장을 위해 손을 들자 미리 선수라도 치듯이 여러 개의 메시지가 연달아 도착한다.
[히트사이클 온 정연오]
[어때?]
[씨발 페로몬 향 존나 꼴리네]
[얼른 박히고 싶어서 구멍이 벌렁벌렁거리나 봐]
[귀여워 죽겠다ㅎㅎ]
[같이 먹을 거면 집으로 오든가]
집이라고 콕 집어 위치를 알려주는 메시지의 뉘앙스는 권유가 아니라 도발에 가까웠다. 태범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 휴대폰을 부서뜨릴 것처럼 우악스럽게 쥔 태범을 본 동기가 슬쩍 눈치를 보며 물었다.
“야, 표정이 왜 그래. 눈에서 레이저 나오겠다. 애인이 바람이라도 났냐?”
마지막 말은 얼음장 같은 얼굴을 풀어주려고 농담처럼 덧붙인 거였으나 태범은 미간을 구긴 채 대답하지 않았다. 우습게도 절반은 맞춘 말이었다.
심상찮은 분위기를 감지한 이들이 태범의 주위로 우중우중 모여들었다.
“뭐야, 강태범 연애해? 너 오메가 싫어하잖아.”
“그랬음? 하긴 그러니 고백하는 애들 줄줄이 퇴짜를 놓았겠지.”
“어, 지난번에 걔 누구냐. 후배 하나가 대놓고 페로몬 흘리면서 유혹해도 안 넘어가던데.”
“미쳤네. 강태범 자제력 무슨 일이야.”
다들 태범의 연애 내력에 대해 한마디씩 말을 얹었다.
동기들의 말마따나 태범은 오메가를 싫어하는 알파라고 학교에 공공연하게 소문이 나 있었다. 과장된 소문은 아니었다. 잘생긴 얼굴 덕에 고백받는 건 일상이었고, 때로는 발정을 유도하는 페로몬으로 유혹하는 오메가들도 있었다. 그러면 태범은 정색하며 조신하지 못 한 사람은 싫다고 딱 잘라 거절하곤 했다.
그는 정말로 알파 페로몬에 시도 때도 없이 발정하는 쾌락에 약한 오메가들을 싫어했다.
분명 그랬는데.
태범은 평소와 달리 다급한 손길로 누군가의 연락처를 찾으면서 재킷을 걸쳐 입었다. 어차피 거의 끝나가던 모임이다. 동기들이 진짜 연애하는 거냐고 끈질기게 물어보는 것을 귓등으로 흘려들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야, 야. 대답은 안 하고 갑자기 왜 일어나.”
“뭐야. 강태범 뒤풀이 안 감?”
“어. 오늘은 먼저 간다.”
자신을 붙잡는 목소리를 뒤로 하고 태범은 미련 없이 체육관의 문을 열고 나갔다. 묵직한 걸음이 신경질적으로 복도를 울렸다. 전화 연결 신호음이 길게 이어졌다.
이 새끼가 진짜. 태범은 어이가 없다 못해 화가 날 지경이었다.
서슬 퍼런 분노의 대부분은 정연오를 향한 것이었다. 혹여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까 봐 최근에는 항상 옆구리에 끼고 다녔는데, 하필이면 빠질 수 없는 과 모임이 있는 날에 이런 사달이 났다. 먼저 보내지 말고 동방에서 기다리라고 할 걸 그랬나. 태범은 짜증스런 한숨을 내뱉었다.
연오가 저를 좋아한다는 것은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 모를 수가 없었다.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문득 시선이 느껴져 돌아보면 저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연오를 쉽게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오메가였다면 충분히 기분 나빴을 만한 불순한 시선이었음에도 녀석만큼은 예외였다.
하긴 처음부터 그랬다.
‘와아. 너 진짜 잘생겼다. 대학 와서 본 애들 중에 네가 제일 잘생겼어.’
동아리방에서 서로 통성명을 끝낸 다음 바로 이어진 말이었다. 태범은 눈웃음 짓는 오메가의 발갛게 달아오른 두 뺨에서 핑크빛 두근거림을 감지해냈다.
그걸 보며 막연히 앞으로 또 귀찮아지겠군, 생각했다. 그러나 매번 내뱉는 거절의 멘트를 연오에게 쓸 기회는 없었다. 당연한 수순으로 고백을 할 거란 예상과 달리 연오는 끝까지 제 마음을 고백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후로도 눈을 반짝 빛내며 ‘널 좋아해!’라고 이마에 대문짝만하게 써 붙인 사람처럼 굴며 스스럼없이 호감을 표시했지만, 끝끝내 ‘좋아한다.’ 말 한마디는 없었다.
그게 제법 흥미로워 곁에 두기 시작했다.
동아리 모임 때마다 찰싹 붙어 앉아 쫑알쫑알 입을 놀리는 연오가 가끔 귀찮기는 했지만, 굳이 떼어놓지는 않았다. 싹싹하고 애교 많은 성격이 싫진 않았다. 그러니까 직접적으로 고백하지만 않는다면, 좋은 ‘친구’로 둘 마음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러나 늘 그렇듯 마음먹은 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는 게 문제였다.
그날은 유독 컨디션이 좆같은 날이었다. 야간 훈련까지 마치고 나자 몸 상태는 엉망이었다. 평소 잘 갈무리하던 페로몬도 난폭하게 날뛸 기세였다. 그래서 밤늦은 시각, 잠시 쉬었다 가기 위해 동아리방으로 향한 것이다.
태범은 당연히 사람이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하고 벌컥, 문을 열었다. 그러나 불 켜진 동아리방 구석의 간이침대에 누군가 누워있는 게 보였다.
가까이 가서 보니 연오였다.
“겁도 없이 동방에서 혼자 잘도 처자네.”
고개를 내려 자는 얼굴을 확인했다. 종일 태범의 기분을 저조하게 만든 일등 공신이 평온한 얼굴을 한 채 잠들어 있었다. 얼굴에서 시선을 내리자 무방비하게 드러난 흰 목덜미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숨을 내쉬느라 울대가 작게 오르락내리락한다. 그 순간 코끝을 스치는 향이 거슬렸다. 자신이 알고 있는 연오의 체향은 아니었다. 저절로 미간이 좁혀졌다. 미약하지만 그건 낯선 알파의 페로몬이었다.
태범은 낮에 우연히 듣게 된 이야기가 떠올랐다.
‘걔가 좀 여기저기 흘리는 타입이라.’
‘조금만 잘해줘도 쉽게 다리 벌려주잖아. 일학년 때 과대랑 화장실에서 떡치다가 걸린 적도 있다던데.’
‘그럼 이번에 복학생 선배랑 모텔 갔다는 것도 사실이야?’
정연오를 둘러싼 질 나쁜 소문들.
사실이 아닐 거라 여기고 흘려들었던 말이다. 허나, 이렇게 알파 페로몬을 묻히고 있는 걸 보면 그저 헛된 소문이 아닐지도 몰랐다. 불쾌한 감정이 태범의 눈에 가감 없이 떠올랐다. 몸에 열이 들끓는 기분이다.
앞에선 자신을 좋아하는 것처럼 볼을 붉히더니, 뒤에선 앙큼하게 다른 알파들이랑 놀아나? 곤히 잠든 연오를 깨우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내달렸다.
“……우음.”
그때 몸을 작게 뒤척인 연오가 입술을 살짝 벌리는 게 보였다. 평소에도 쉬지 않고 재잘거리던 입술은 자는 와중에도 쉼 없이 오물오물 움직이고 있었다. 꿈속에서 누구와 수다를 떠는 건지, 아니면 무언가를 먹느라 바쁜 건지.
혹시 저 페로몬을 묻힌 알파 새끼의 좆이라도 빠나?
희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시커먼 알파 좆을 잡고 도톰한 입술로 삼킬 연오를 상상하자 기분이 바닥을 쳤다. 태범은 커다란 손바닥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집으로 가는 게 낫겠단 판단이 들었다.
그렇게 몸을 돌리는 순간이었다.
“으음, 태범아…….”
미약한 숨소리와 섞여 나온 제 이름이 발목을 붙잡았다.
“…….”
뒤돌아보자 언제 태범을 불렀냐는 듯 고요한 얼굴이 보였다.
“잠결에 사람 홀리고 있네, 이게 또.”
태범이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였다. 촉촉해 보이는 입술이 움직이는 걸 보니 문득 질 나쁜 충동이 일었다.
이게 또, 어디서 다른 알파들을 홀리고 다니진 않을까. 발정이 나서 걸레처럼 함부로 뒷구멍을 내돌리고 다니진 않을까.
한숨 소리와 함께 조용한 동아리방에 간이침대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낭창한 몸뚱이 위로 태범이 올라타자 눈을 감은 흰 얼굴에 그림자가 짙게 졌다.
제집에서 몇 번 재울 때도 느낀 거지만, 연오는 한번 잠들면 쉽게 깨지 않는 편이었다.
느긋하게 허리를 세우고 자세를 잡았다. 거추장스러운 연오의 티셔츠를 위로 잡아 올리자 판판한 가슴과 자그마한 귀여운 유두가 보였다. 운동복 하의를 끌어 내린 태범은 반쯤 발기한 검붉은 성기를 꺼내 슥슥, 문지르기 시작했다.
탁, 탁.
느슨하던 손짓을 빨리하며 결벽적으로 억제하던 페로몬을 풀었다. 학교 사람들은 태범의 페로몬을 한 번도 맡은 적이 없었다. 그러니 연오의 몸에 마킹을 하더라도 그 페로몬의 주인이 태범인지는 모를 것이다.
“하아, 씨발…….”
어느새 선액을 뚝뚝 흘리는 좆으로 마른 배와 옴폭 파인 배꼽, 그리고 단단해진 작은 유두와 말랑한 겨드랑이까지 한 군데도 빼놓지 않고 꼼꼼하게 마킹을 했다. 알파의 묵직한 페로몬이 덮치듯 연오를 둘러쌌다.
태범은 무릎걸음으로 연오의 얼굴 앞에 도착했다. 탄탄한 근육의 제 허벅지 사이에 새하얗고 말간 얼굴이 자리한 게 꽤나 선정적이다. 태범은 완연하게 모양을 갖춘 성기를 결 좋은 머리카락부터 단정한 이마, 흰 뺨, 오뚝한 콧대를 지나 작게 달싹거리는 입술 위로 문질렀다.
“흐응…….”
잠결에 입이 살짝 벌어진다. 얕은 신음과 함께 태범의 페로몬에 감응하듯 달큼한 향이 퍼져 나오고 있었다.
“이건 태생이 야한 건지, 아님 닳고 닳아서 그런 건지.”
“응, 흐…….”
반응을 봐선 분명 아다는 아니었다.
쯧, 혀를 찬 태범이 단단하게 부푼 좆을 벌어진 입술 틈새로 슬며시 집어넣었다. 두툼한 귀두를 머금은 입술이 크게 벌어졌고, 태범은 멈추지 않고 좆을 더 밀어 넣었다.
절반이 채 못 담긴 살기둥을 여린 혓바닥에 문지르니 혀가 움찔움찔 기둥의 선단을 감싸온다. 연오는 잠결임에도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처럼 좆을 쭙, 쭈웁, 맛있게 빨아 먹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흐, 흣, 읍…….”
점차 숨쉬기가 힘든지 콧소리가 조금씩 거칠어진다. 자연스레 침과 함께 프리컴이 목울대로 넘어가는 게 느껴졌다. 비릿한 냄새에 연오가 콧잔등을 작게 찡그렸다. 가지런한 속눈썹도 따라서 흔들렸다.
태범은 문득 곱게 감긴 연오의 눈이 뜨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을 볼 때마다 반짝 빛나던 까만 눈동자를 떠올리자 아랫배가 훅 당기는 느낌이다. 깨도 상관없다는 듯 빠른 손짓으로 좆을 훑다가 울컥, 터지는 정액을 연오의 입 안 가득 싸주었다.
쏟아낸 정액을 꿀꺽꿀꺽 잘도 삼킨다. 태범이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좋다며.”
“흐, 읏, 으음…….”
“그러니까 어디 가서 싸게 굴지 마, 정연오.”
치받는 분노와 배신감, 애욕이 섞인 목소리가 동아리방에 나직이 울려 퍼졌다. 말캉한 혓바닥 위를 짓누르던 좆 끄트머리가 이내 축축한 입 안에서 빠져나왔다.
“알아들어?”
정액과 침으로 번들거리는 성기로 하얀 뺨을 툭툭 치며 태범이 속삭였다.
“으응…….”
연오의 얼굴이 잠깐 찡그려졌다가 다시 유순한 평소의 얼굴로 돌아왔다. 그제야 태범은 만족스러운 듯 피식 웃었다. 제 페로몬과 정액으로 절여진 연오를 보니 묘한 충족감이 들었다. 바깥은 여전히 깜깜한 밤이었다.
동이 터오는 새벽녘까지 이런 마킹이 몇 차례나 더 이어졌다.
다행히 그날 이후 알파 페로몬을 묻혀 오는 일 따위는 없었다. 그럼에도 어디 가서 천박하게 알파 좆을 구걸하고 다니진 않을까 걱정이 된 태범은 잊을만하면 연오의 몸에 제 페로몬으로 마킹을 해두곤 했다.
하지만 그렇게 단속을 했는데도, 결국…….
“아, 태범, 아, 보지 마, 싫어, 보면 안…… 아앙!”
보란 듯이 다리를 벌리고 동생의 좆을 받으면서 제 이름을 부르는 연오가 어처구니없었다. 게다가 더 가관인 것은 수치와 쾌락에 허덕이는 와중에도 제 얼굴을 흘긋대고 있다는 거였다.
태범은 진지하게 고민에 빠졌다. 숱한 마킹으로도 소용이 없는 거라면, 도대체 이 씹질에 환장한 오메가를 어떻게 하면 얌전하게 만들 수 있을까…….
동생의 페로몬과 체액에 젖은 연오를 내려다봤다. 마른 뱃가죽 위로 좆 윤곽이 드러날 정도로 박히고 있으면서도 더 큰 쾌락을 원하는지 윤곽이 불거진 곳으로 손을 가져가 문지르려고 한다.
천박할 정도로 음탕한 행태에 태범이 인상을 찌푸렸다. 타악, 작은 손을 쳐내자 연오는 끙끙 앓는 소리로 울어댔다. 하여간에 욕심도 많지. 뭐, 더 느끼고 싶다면 도와주면 그만이었다.
말랑한 배를 살살 문질러주다가 성기의 선단이 느껴지는 배꼽 아래를 꽉 눌러주었다. 연오의 몸이 덜덜 떨리며 게게 풀린 눈이 뒤로 넘어가는 게 보였다. 그리고 이게 씨발, 아래로도 왈칵 애액을 지렸다.
뜨끈한 체액으로 동생의 사타구니가 젖어가고 있었다. 자신이 뒷구멍으로 쌌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원하는 만큼 잔뜩 느껴 기분 좋은 얼굴이 몽롱해 보인다. 그 모습에 태범은 속으로 한숨을 쉬고 인정해야만 했다.
이렇게 야한 오메가를 조신하게 만들기는 글렀다고…….
딱딱하게 굳은 태범의 표정을 확인한 선재가 구멍에 처박힌 좆을 빼내고 연오를 소파에 뒤집어 눕혔다. 힘없이 자꾸만 아래로 무너지려는 엉덩이를 세우게 하더니 기다란 손가락으로 엉덩잇살을 억지로 벌린다.
가쁜 숨을 내쉴 때마다 젖은 구멍이 뻐끔거리고 있었다.
“어때, 크림 파이. 먹음직스럽지? 내 걸로 넓혀놔서 형 좆도 잘 받아먹을걸.”
선재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연오의 뒷구멍에서 체액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동생의 정액과 방금 연오가 싸지른 애액이 혼탁하게 섞인 유백색의 묽은 액체들.
이를 으득 문 태범이 강한 힘으로 반대편 둔부를 찌그러트릴 것처럼 움켜쥐었다. 아랫배를 쥐고 몸을 작게 만 연오가 울먹이는 소리로 말했다.
“으응, 하지 마, 배 속이, 흣, 가려워서…….”
“그래서 좆으로 긁어줬음 좋겠어?”
“으응, 흥, 으응, 읏……. 좆으로, 응, 제바알…….”
히트 사이클이 어느덧 절정에 이르렀다. 제대로 발정이 난 오메가가 고양이처럼 골골거리며 페로몬을 내뿜어댔다. 태범의 짙은 눈동자가 깊게 가라앉았다.
“하아, 네가 알파 좆을 그렇게 밝히는데, 내가 어쩌겠니.”
그렇게 좋아하는 씹질이라도 실컷 해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