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화 (2/5)

연오는 정신이 없었다.

‘이런 삼자대면을 원한 건 아니었는데…….’

한참 동안 이어진 섹스에 연오의 몸은 두 사람에게 물고 빨린 흔적들로 가득했다. 하얀 몸뚱이를 거칠게 휘어잡는 손길 때문에 곳곳에 진한 손자국도 남아있었다. 아마 내일이면 멍이 들지도 몰랐다.

뭐…… 그래도 상관없다만. 연오는 몽롱한 눈을 뜨고 본능만을 좇았다.

눈앞에는 전라의 선재가 보였고, 뒤에서는 셔츠만 걸친 태범이 거친 숨을 뱉는 게 들렸다. 제 취향의 알파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니 온몸이 저릿할 정도로 쾌감이 일었다. 앓는 소리가 잇새로 샜다.

“우음……. 읏. 힉.”

지금 연오는 소파 아래에서 개처럼 엎드린 자세로 형제의 좆을 받아먹는 중이었다. 벌린 입으론 선재의 성기가 목구멍의 여린 부분까지 쳐들어왔고, 뒷구멍은 무식할 정도로 큰 태범의 좆이 처박히고 있었다.

“이 세우지 말아요. 더 크게 벌려요, 연오 형.”

“읍, 흐읏, ……큽, 읏!”

“자세 무너뜨리지 마. 네가 좋아하는 좆 처먹여주겠다잖아. 엉덩이 더 들라고.”

입 안이 헐도록 쑤셔짐과 동시에 아래가 빠른 속도로 헤집어졌다. 앞뒤로 치고 나가는 좆 때문에 작은 몸이 거세게 흔들린다. 이대로 가면 상체가 무너질 것 같았다.

“으, 읏, 읍! 크, 흣!”

지지할 수 있는 거라곤 앉아있는 선재의 허벅지가 유일했다. 연오는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양손으로 단단한 허벅지 살을 뜯을 것처럼 쥐었다.

“연오 형, 아 좋아요, 더 깊게 빨아봐요.”

“하아, 씨발 존나 조여 무네.”

두 사람은 연오가 느끼는 부분만을 골라서 괴롭혀댔다.

“허읍, ……흣!”

여러 차례의 절정으로 인해 성감이 오르는 속도가 빨랐다. 바짝 선 채로 덜렁이는 성기가 계속 배에 부딪혔다. 손으로 쥐고 흔들고 싶었다. 그러나 손을 뗄 수가 없었다. 허벅지를 움켜쥔 손가락 끝이 하얗게 질리고 있었다.

붉어진 연오의 성기 끝에 불투명한 액이 질척하게 맺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투둑, 툭.

바닥에 묽은 정액이 길게 쏘아졌다.

그와 함께 입 안도, 구멍 안도 여유 없이 바짝 수축했다. 윽, 누구의 것인지 모를 낮은 신음이 귓가로 내려앉았다. 곧이어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오메가의 목구멍과 내장을 축축하게 적시는 정액 때문에 연오는 마른 어깨를 마구 떨어댔다.

“허윽, 흐으, 흐…….”

연오가 선재의 좆을 뱉어내고 숨을 몰아쉬었다. 그제야 뒤에서 태범이 느릿느릿하게 성기를 빼낸다. 바닥으로 무너지듯이 상체를 떨구었다. 억센 손에 골반이 붙잡힌 터라 엉덩이만 허공에 들린 자세였다.

불편한 자세로도 잠시나마 쉴 수 있게 된 연오는 가만가만 호흡을 골랐다. 숨을 들이켤 때마다 정액이 역류할 것만 같다. 게다가 마킹하듯 들러붙는 알파 페로몬에 연오의 아랫배가 약하게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흐으읏, 어으…….”

한참 좆질을 해댄 구멍은 바로 닫히지 못했다. 구멍 안에 싸지른 정액이 주륵, 흘러내리는 느낌이 선연했다. 그 모습을 태범이 뚫어져라 쳐다보았고, 선재는 웃으며 연오의 입 안에 손가락을 넣어 입천장을 슬쩍슬쩍 문질러 댔다.

“뭘 그렇게 봐. 연오 형, 이제 허벌 구멍 다 됐나 보네.”

“우음, 아……. 흐으…….”

“이 정도론 어림도 없지. 아주 씹창 내놔야 더는 구멍 돌리고 다니지 않을 텐데.”

태범이 꽤나 진심인 것처럼 말을 내뱉었다. 몸을 흠칫 떤 연오가 입을 열었다.

“태, 버마, 으흐, 서, 읏, 재야…….”

손끝으로 말랑한 혓바닥을 긁고 있는 선재 때문에 발음이 죄 뭉개졌다. 그래도 애원조로 부르는 걸 용케 알아들은 태범이 연오의 하체를 바닥에 내려주었다. 뒤늦게 셔츠를 벗는지 사부작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선재는 정액을 모조리 삼킬 때까지 입 안을 농락하던 손가락을 빼내고 연오를 안아 들었다. 탄탄한 허벅지 위에 앉히고는 가쁜 숨을 뱉는 발긋한 얼굴을 제 가슴에 기대게 했다.

“연오 형, 벌써 지치면 어떡해요. 아직 재밌는 게 더 남았는데.”

“흐으……?”

“기다려 봐요.”

무슨 소린지 몰라 눈을 끔뻑이는데 탄력적이면서도 폭신폭신한 가슴근육이 뺨에 닿았다. 아, 기분 좋은 느낌. 만지고 싶다. 의식의 흐름에 따라 볼살이 꾹 눌릴 정도로 얼굴을 비벼댔다.

머리맡에서 선재가 가벼운 웃음을 터뜨렸다.

“진짜 남자 가슴까지 밝히네, 앙큼하긴. 내 가슴이 그렇게 마음에 들어요?”

“으응, 흐, 딱딱한데 부드러워, 응…….”

“그렇게 좋아하니까 젖이라도 주고 싶어지잖아요.”

선재가 옹골찬 근육 덩어리를 한 손에 억지로 모아 움켜쥐고 연오의 입에 물려준다. 짙은 색의 유두가 입술에 비벼졌다. 연오는 조금 고민하다가 혀를 내어 핥아보았다. 음, 별다른 맛은 안 나네.

그래서 단단하고 작은 살덩이를 이를 세워 잘근잘근 깨물었다. 예상외로 씹는 즐거움이 있었다. 연오가 유두를 입에 문 채로 웃었다. 이가 난 지 얼마 안 된 갓난아기라도 된 것처럼 앞니가 간지러운 기분이 들었다.

“아아, 깨물지 말고 빨아야죠.”

“흐, 쭈읍, 읏, 응…….”

“알파 젖인데도 맛있어요? 그렇게 빨아도 우유는 안 나올 텐데.”

선재가 젖 빠는 데 열중하고 있는 연오의 앞머리를 넘겨준다. 연오가 작게 콧잔등을 찡그렸다. 원하는 만큼 알파의 젖꼭지를 양껏 빨아보려고 쪽쪽거리자 금세 얼굴이 상기되었다. 유륜까지 삼켜 잘근거리며 정액으로 잔뜩 젖은 엉덩이를 선재의 허벅지에 슬금슬금 문질렀다.

간지러운 것은 앞니만이 아니었다. 부은 구멍에서 간질간질한 열감이 느껴졌다.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를 사정을 했지만, 열기가 쉬이 가시지 않았다. 칭얼거리는 소리가 신음처럼 뱉어졌다.

“음, 응, 흐, 나아……. 아!”

순식간에 머리채가 강한 악력에 의해 잡혔다. 연오의 야살스러운 행태를 지켜보던 태범이 성큼 다가온 것이었다. 머리칼을 뒤로 잡아당겨 입에 문 동생의 젖꼭지를 뱉어내게 하더니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왜? 구멍이 잠시 비었다고 아쉬워 죽겠어?”

“아파, 태범아…….”

“살살 좀 해라. 연오 형 놀라잖아.”

“그래서 넌 이제 빠지겠다고?”

“그럴 리가. 흐음, 이제야 같이 먹기 딱 좋은 상태가 됐는데.”

잠시 말없이 모종의 거래를 주고받은 형제의 시선이 연오에게 옮겨갔다. 입에 물고 있던 젖꼭지의 감각이 사라져 아쉬운 연오가 혀를 내어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피식 웃은 선재가 멍하니 눈을 깜빡이는 오메가를 제 배 위로 똑바로 눕혀 다리를 벌리게 했다. 가랑이 사이로 여전히 숨 쉬듯 개폐하는 구멍이 드러났다. 움찔거리는 그곳으로 선재가 좆을 들이밀었다.

“밑구멍이 잘 벌어져 있네, 후…….”

방금 전에 사정을 한 성기는 심지를 잃고 조금 말랑해진 터라 뒷구멍을 다시 열어도 크게 아프진 않았다. 연오는 이물감을 익숙하게 받아들였다. 히트 사이클이 온 오메가의 구멍은 알파 좆으로 채워져 있어야 안정을 느끼는 것도 한몫했다.

“아, 좋아아…….”

어서 알파의 좆이 안을 가득 채워 주길, 아까처럼 온몸이 젖을 때까지 거칠게 움직여주길. 연오가 달큼한 숨을 터뜨렸다.

그러나 선재는 좆을 구멍 안에 끝까지 박아 넣기만 할 뿐, 연오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애가 탄 몸이 들썩거렸다.

“왜, 흐으, 왜 안 움직여줘? 으응?”

“움직여줄 순 있는데, 알파 좆 하나 가지곤 부족하지 않겠어요?”

살랑거리는 선재의 목소리에 연오가 고개를 기울일 때였다. 뒤에서 단단한 팔뚝이 제 허리를 감싸 안아 못 움직이게끔 고정했다. 그와 동시에 태범이 활짝 벌린 다리를 붙잡아 내리눌렀다. 두 사람에게 사지가 붙잡히니 정말 앞뒤로 갇힌 신세가 되었다.

현실감 없는 상황에 연오가 잠시 당황했다.

“어, 뭐, 하려고, 흣, 그래…….”

“네가 좋아하는 씹질해주려고 그러지. 왜 떨어, 연오야. 좆 두 개 처먹을 생각 하니까 기뻐서 주체가 안 돼?”

좆을 물고 있는 구멍이 벌렁거린다면서 손가락으로 틈새를 긁던 태범이 비죽 웃는다. 그러다 장난을 멈춘 굵직한 손가락이 주름을 파고들자, 삽입되어있는 선재의 성기 윗부분도 자연스레 함께 짓눌러졌다.

“아! 지, 진짜 해? 흐읏, 두 개 한꺼번에, 으응, 으?”

“아, 연오 형 좀 움직이지 말고…….”

예상치 못한 손가락의 진입에 몸을 들썩거리자 선재가 허리를 감싸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몸이 짜부라질 것만 같은데. 태범은 손가락 개수를 늘려 내밀한 장벽을 훑어본다. 이미 진탕 젖은 안이라 움직이기는 수월했다.

“어, 정연오. 오늘 원 없이 알파 좆 먹어봐. 질릴 때까지.”

말이 끝남과 동시에 손가락이 빠져나가고 연오의 눈에 보인 것은 핏줄이 흉흉하게 돋은 알파의 좆이었다. 선재의 좆보다도 굵다랗고 곧게 뻗은 태범의 성기는 사정을 했음에도 여전히 단단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어, 어어……. 잠깐!”

선재의 좆이 박혀있는 구멍에 태범의 좆이 다가오더니 조붓하게 닫힌 입구를 귀두로 꾹 밀며 진입을 시도한다. 연오는 놀란 숨을 삼켰다. 앞으로 두어 번 주욱 미끄러지던 귀두는 세 번째 시도 만에 구멍 안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녹진한 구멍이 한계치까지 벌어졌다.

“어, 흑, 이거, 잠깐, 아니, 아!”

원초적인 두려움이 앞섰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기대가 차오르기도 했다. 이미 한 번씩 맛보았던 형제의 좆은 경험해본 섹스 중 최상의 극락을 선사했다. 만약 두 개가 동시에 들어온다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절정을 느낄지도 몰라…….

두려움과 기대감을 담은 연오의 눈동자가 바삐 굴러갔다. 어느새 태범의 성기가 절반까지 들어온 상태였다. 온갖 액체로 범벅이 된 구멍 안에서 또다시 왈칵, 애액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그 순간, 태범은 오직 허리힘만으로 퍽, 쳐올려 성기를 끝까지 박아 넣었다.

“히익, 끄흑……!”

“하아, 생각보다 잘 열리네. 이거 이렇게 헤퍼서 어쩌지, 정말.”

화를 집어삼킨 목소리가 귓가에 쟁쟁했다. 하지만 연오는 구멍이 한계까지 확장되는 감각에 진저리칠 뿐이었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과한 감각이었다. 알파들의 숨소리가 짐승의 숨소리처럼 거칠어졌다.

발정을 유도하는 알파 페로몬을 뭉텅뭉텅 삼키자 붉게 부푼 육벽이 가려워 참을 수가 없었다. 좆을 끝까지 집어삼키고 가만히 꿰뚫린 채로 있는 것도 고역이었다. 쾌락의 잔해가 남은 몸뚱이가 다가올 거친 쾌락을 기대하며 발발 떨리고 있었다.

“응, 흐, 안에, 좀 더 긁어줘…….”

“사람 홀리는 여우 새끼가 따로 없네.”

태범의 한쪽 눈썹이 위로 들렸다. 아직 완전히 세우기 전인 선재는 연오를 그대로 안고만 있었고, 이미 딱딱하게 발기한 상태인 태범이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빡빡하긴 했지만, 내벽을 타고 흐른 애액이 태범의 좆에 닿아 윤활제 역할을 톡톡히 도왔다.

“흐으응, 으읏, 으, 흣……!”

곧은 모양의 성기가 빠져나갈 때마다 구멍의 시뻘건 속살도 함께 딸려 나갔다. 아릿함에 연오가 이를 악물었다. 구멍 안에서 좆 기둥끼리 서로 슥슥 문질러지면서 자극이 오는지 선재도 간헐적으로 한 번씩 허리를 쳐올렸다.

퍼억, 퍽, 퍽.

이때까지의 섹스는 지금을 위한 전초전이었다는 듯이 두 사람의 허리 짓이 점점 난폭해져만 갔다.

“씨발, 힘 좀, 풀어봐, 정연오.”

“어, 흐윽! 아! 죽을, 거…… 같아, 윽!”

단단하게 모양을 갖춘 두 개의 좆이 번갈아 엇박으로 치고 들어오는 바람에 구멍이 뒤집힐 것만 같다. 손가락과 발가락이 절로 곱아들었다. 타이밍이 안 맞아 동시에 들어올 때면 한 번에 드드듯, 밀려 올라가 내장이 찌그러지는 느낌까지 들었다.

“좆 두 개나 넣어주니까 좋죠? 더 헤집어 줄까요?”

“잠시만, 으흑, 아, 멈춰줘, 아!”

세포 하나하나가 예민하게 기립했다. 아래를 헤집는 감각에 그득 차오른 눈물방울이 유순한 눈꼬리를 타고 흘러내렸다. 잠시 멈춰달라고 외쳤지만 제멋대로 구멍을 들쑤시는 건 형제가 똑같았다.

“학, 아, 그, 그만! 태범아……!”

턱턱, 몸이 부딪힐 때마다 태범의 탄탄한 아랫배에 연오의 동그란 고환이 짓눌렸다. 요의와 비슷한 감각이 치달았다. 과한 자극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연오가 팔을 아래로 뻗었다.

그러나 거구의 알파는 한 치도 물러섬이 없었고, 선명하게 갈라진 복근만이 연오의 손에 닿았다. 마치 돌덩이 같았다.

평소에 옷을 갈아입는 태범을 훔쳐볼 때마다 만져보고 싶었던 부위였다. 무의식중에 문지르듯 근육을 더듬어대자, 태범이 픽 웃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어 눈을 마주했다. 눈썹을 구긴 그는 한껏 사나워져 있었다.

“하, 씹.”

연오의 가는 손가락을 붙잡아 좆 두 개를 물고 있는 구멍에 갖다 댄다. 주름 하나 없이 너무도 팽팽하게 벌어진 입구가 낯설었다. 화를 억누른 듯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왜? 좆 두 개로도 모자라서 네 손가락까지 넣고 싶어?”

“으윽, 읏, 안 돼, 아, 학, 찢어져……!”

“네 구멍, 씨발. 욕심 많아서 안 찢어져. 오히려 좋아할걸. 좆 두 개 물고 있는 거, 보고도 몰라?”

태범의 말처럼 손끝에 정액 거품이 인 두 개의 성기가 닿았다. 화들짝 놀란 연오가 헉, 소리를 내며 태범의 손아귀에서 손을 빼냈다. 순진한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두 개의 좆이 우위를 선점하듯 번갈아 연오의 좁은 구멍 안을 파고들어 진창을 만들고 있었다.

“그러게요, 흣. 자지에 살점 들러붙는 것 좀 봐……. 하아, 좋아. 씹구멍으로 좆을 어디까지 받아먹고 싶은 거예요, 연오 형?”

선재가 연오의 어깨에 잇자국을 남기며 물었다. 대답 대신 농익은 오메가의 페로몬이 넘쳐흘렀다. 알파의 생좆으로 속살을 긁어내릴 때마다 아찔한 감각이 등허리를 전율케 했다.

금방이라도 눈이 뒤집힐 것 같았다.

“으읏, 흐, 나아, 어떠, 어떻게 좀……!”

“하아, 정연오. 나 봐.”

“응, 어, 흐윽!”

“나랑 하는 씹질이, 좋아?”

거세게 성기를 밀어 넣던 태범이 뜬금없이 물었다. 낮게 긁는 목소리에 열기가 가득했다. 연오가 눈물이 엉긴 속눈썹을 파들거리자 엄지로 문질러 닦아주는 손길이 제법 다정했다. 잘게 몸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연오는 부끄러움에 슬쩍 눈을 피했다.

“흣, 흐아……. 아, 흐으!”

수줍어하는 얼굴에 뽀뽀를 한 선재가 ‘저 괴팍한 성격. 또 시작했네.’라고 중얼거리는 게 또렷하게 들렸다. 연오의 눈가가 다시금 발개졌다.

태범은 이죽거리는 동생을 가볍게 무시하고 연오의 유두를 꼬집어 비틀었다.

“아, 앗! 아, 아파……!”

“좋아한단 말은, 왜 못 해? 후, 맨날 변태처럼 훔쳐보기나 하고.”

“흐윽, 헉, 보는 거 알고 있, 아니, 그거야 태범이 네가, 으읏! 아! 좀!”

발정기라 잊은 줄 알았던 수치심이 불쑥 끼어들었다.

좋아한다고 말하면 오메가를 싫어하는 태범이 당연히 거절할 것이고, 그렇다면 앞으론 친구로도 옆에 있을 수가 없게 된다. 그럼 저 잘생긴 얼굴을 영영 볼 수 없을 테니까……. 말도 못 하고 혼자 끙끙댄 거였는데!

마음 같아선 따박따박 말을 늘어놓고 싶었지만, 입 밖으로 나가는 소리라곤 죄다 신음투성이라 연오는 차마 입을 뗄 수 없었다. 그런 연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태범은 연오를 극한까지 몰아세우며 대답을 종용했다.

빠른 속도로 안을 짓쳐오는 좆 때문에 원하는 대답을 내놓지 않으면 아랫구멍이 큰일 날 성싶었다.

연오가 다급하게 고개를 들어 올렸다.

“어, 흑, 응, 좋아, 태범아, 좋아해! 아, 학 그러니까, 허윽!”

“……하. 이제야 좋아한다고, 고백하네, 정연오.”

무서울 정도로 사납게 얼굴을 굳힌 태범이 눈앞에 있었다. 마치 흥분한 한 마리의 맹수 같았다. 지나치게 잘생긴 얼굴에 허리께가 쾌감으로 징 울렸다. 연오는 떨리는 입술을 열어 태범에게 좋아한단 말을 연방 뱉었다.

“읏, 흐……. 아, 좋아. 태범, 아, 흐응, 좋아! 앗!”

“아주 지랄 났네, 둘이서.”

뒤에서 하, 어이없단 숨을 짧게 뱉은 선재가 과격하게 구멍 안을 쳐올렸다. 정확하게 선단이 극점에 문질러졌다.

“아악! 헉, 어, 그, 하읍, 선재야, 안 돼!”

“후으, 뭐가 안 돼요.”

발정액으로 잔뜩 달궈진 구멍 안이 좆질로 인해 더 예민해지고 있었다. 몸 전체가 성감대가 된 기분이었다. 어딜 찔러줘도 쉽게 흥분했다. 이어지던 고백이 끊겨 짜증이 났는지 태범의 허리 짓도 가차 없었다.

두 개의 성기가 들락거릴 때마다 마른 뱃가죽이 울룩불룩 솟았다가 꺼지기를 반복했다. 기괴한 모양새에 덜컥 겁이 난 연오가 제 손으로 배를 가리려고 했다. 그러나 손바닥 아래에서 흉포한 좆의 윤곽이 번갈아 만져지는 탓에 오히려 더 곤욕스러워졌다.

“아흐, 윽, 아, 아!”

“하아, 좋아죽네, 좋아죽어…….”

태범이 피식 조소를 흘렸다. 연오는 눈물을 어룽어룽 매달고 자신을 덮치는 쾌감에 도리질을 쳐댔다. 내벽이 술을 쏟아부은 것처럼 화끈화끈했다. 빠른 속도로 극점만을 공격하는 바람에 무르익은 과육 같은 몸뚱이가 금방이라도 으깨질 것 같았다.

사정감이 치달은 몸이 제멋대로 떨리기 시작했다. 실낱같이 남아있던 이성과 수치는 일시에 사라져버렸다.

“어, 응, 거기! 앗, 더, 더해줘, 태범아……. 나 쌀 거, 같아, 아윽!”

과히 폭력적인 쾌감이었다. 사정과는 다른 배뇨감이 솟구쳤다.

하얀 액체를 픽픽 내뱉던 좆 끄트머리에서 터진 투명한 물이 투두둑, 포물선을 그리며 배에 떨어졌다. 선재가 작게 감탄하며 기다란 손가락으로 연오의 성기를 톡, 튕기자 태범의 아랫배에까지 물이 튀어 올랐다.

“읏, 아으……. 흐응, 흐, 악……!”

“그렇게 좋았어요? 눈 풀린 거 봐, 존나 야해.”

“정연오, 우리 아직 싸지도 않았는데, 먼저 갔어?”

귀가 웅웅 울렸다. 못 견디게 좋았다. 배 속 어딘가가 고장이 나 버린 건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로…….

튼실한 살덩이 두 개를 조여 문 결합 부위가 빈틈없이 꽉 다물렸다. 자신을 가득 채운 충족감에 자꾸만 탄성이 터지고 페로몬 조절이 되질 않았다.

“안, 그, 하으, 허억, 제발……!”

태범과 선재도 절정에 다다랐는지 허리 짓에 속도를 올렸다. 한껏 좁아진 통로를 억지로 벌리고 들어오는 통에 몸의 모든 감각이 아랫구멍으로 몰렸다.

죽을 것만 같았다. 거친 몸짓에 꺼덕거리는 성기에서 계속 물이 터졌다. 두 사람이 강하게 쑤셔 박을 때마다 찰박대다 못해 철벅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흐윽, 나 방금 가, 가서, 으응, 배가 아픈, 헉, 아, 앗!”

연오가 침을 뚝뚝 흘리며 두 사람에게 애원했다. 쾌락의 여진으로 떨고 있는 부푼 내벽에 형제가 동시에 좆을 깊게 처박았다. 그리고 극점을 짓누른 상태로 하반신을 잘게 흔들었다.

“나, 하으, 하, 우욱, 큿!”

곧 숨이 넘어갈 것처럼 할딱거리는 연오가 형제의 눈엔 퍽 귀여워 보였다.

태범이 입 밖으로 나온 새빨간 혀를 힘 좋게 빨아 당겼다. 양쪽 유두를 꽉 꼬집는 손길은 덤이었다. 덕분에 산소가 턱없이 모자란 연오의 머릿속은 점차 뿌옇게 변해갔다.

선재는 텅 비어 말랑해진 고환을 둥글리며 마지막 한 방울까지 쥐어짜고자 했다. 지나친 오르가슴으로 잘게 떨리던 눈이 결국은 뒤집혔다. 한계치에 도달한 연오는 배 속 깊숙한 곳에서부터 뜨거운 애액을 왈칵 터뜨렸다.

알파의 좆물을 죄다 뽑아낼 기세로 구멍이 꽈악 오그라들었다. 앞뒤로 태범과 선재의 낮은 신음이 터져 나왔다.

“후으.”

“윽.”

구멍 안에서 쏟아지는 뜨뜻한 물세례를 당한 두 개의 살기둥이 내벽을 향해 거칠게 정액을 쏘아 올렸다. 만족스럽다 못해 넘쳐흐를 만큼 많은 양이었다. 함부로 배 속을 긁어대던 성기들이 사출을 끝내자 일시에 빠져나갔다.

연오가 몸서리를 치며 비명을 질렀다.

“흐, 아악!”

아랫구멍이 뻥 뚫린 것만 같다. 한순간에 구멍 안이 비어버리자 우유가 쏟아지듯이 정액이 흘러넘쳤다. 숨 쉴 때마다 배 속을 가득 채운 좆물이 꿀렁꿀렁 샜다. 부글부글 거품이 인 좆물 덩어리가 묽은 생크림처럼 보이기도 했다.

“허으, 윽……. 흐윽…….”

선재는 연오를 소파에 바로 눕혀 다리 한쪽을 잡아들었다. 바로 닫히지 못하고 벌렁거리는 구멍 안으로 시뻘건 속살이 너무나도 잘 보였다. 온통 유백색의 액체로 젖은 채였다. 태범은 곧장 자리를 떴는지 가물가물한 시야 안에 없었다.

“같이 먹으니 좋았죠? 와, 안에서 엄청 쏟아진다.”

“으응, 후으……. 조, 좋아아…….”

“구멍이 제대로 씹창 났네. 주먹도 받아먹겠어요, 아주.”

선재가 휑한 아랫구멍에 손가락을 넣었다 뺐다 장난질을 치며 키들거렸다. 이미 주먹보다도 큰 성기를 받아먹은 구멍이었다. 과한 감각에 장시간 노출된 몸은 여전히 쾌감 속에 있었다. 밭은 숨을 내쉬느라 바쁜 연오는 선재의 손장난을 만류하지 못했다.

그때 물컵을 들고 나타난 태범이 짙은 눈썹을 구기며 다그쳤다.

“정연오, 힘줘서 구멍 닫아야지. 다 흐르잖아.”

“으, 응. 우으, 끙…….”

태범의 지적에도 엉덩이는커녕 팔다리에도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 사지를 아무렇게나 늘어뜨리고 쌕쌕 숨만 쉬는 게 다였다.

선재는 좀 쉬게 내버려 두라며 연오의 다리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짜증스럽게 연오를 안아 드는 태범을 향해 짓궂게 말을 걸었다.

“역시 셋이서 먹는 게 제일 재밌을 거 같더라. 연오 형도 좋았대. 나도 만족스러웠고.”

“강선재. 다음이 있을 거 같아? 이제 정연오 안 나눠 먹어.”

“과연 그럴까. 연오 형, 어디 가서도 이런 쾌락은 못 느낄 텐데. 다른 알파랑 하려면 좆 세 개는 넣어줘야 분수 칠 수 있을걸. 이제 하나 가지곤 심심해서 못 하지.”

“좀 닥쳐라.”

공연히 시비를 거는 선재를 무시하고 태범은 연오의 뒤통수를 한 손으로 고정하고 물을 넘겨주었다. 오랜 시간 우느라, 싸느라 수분이 부족할 연오에 대한 배려가 담긴 다정한 손길이었다.

물을 여러 번 천천히 나눠 마시는 연오는 초점이 잡히지 않는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고 있었다. 우는지 웃는지 모를 정도로 헤벌린 입매나 쌕쌕 숨을 내쉬는 앙증맞은 코끝, 그리고 발개진 눈가가 알파의 마음을 동하게 만들었다. 태범이 포만감 섞인 느른한 숨을 내쉬었다.

“이 정도로 씹구멍 조져놨으면 이제 딴생각은 못 하겠지.”

“뭐, 그건 두고 보면 알겠고.”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혔다.

그러나 이어질 팽팽한 신경전을 끊은 것은 설탕에 절인 듯 다디단 향이었다. 페로몬을 따라 두 시선이 연오에게로 향했다. 벌름거리는 구멍에 제 손가락을 넣어 스스로 조이고 있는 음란한 오메가가 보였다.

“후으, 으…….”

연오는 혹여 진짜 안 닫히면 어쩌나 걱정스러운 마음에 벌인 짓이었지만, 발정기의 알파 눈엔 야살스럽게 유혹하는 걸로밖엔 보이지 않았다. 서서히 닫히기 시작하는 구멍에 태범과 선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형제에게 밤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었다.

<같이 먹어요>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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