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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금지 채선배 찔러나 보기-108화 (108/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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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화.

- 프로미스 인 미드나잇(2)

대체로 그랬기 때문이었다.

과연 뭘 준비했길래 저 강아지가 저렇게 안절부절못할까. 궁금하지만 물어보면 안 되겠지?

드디어 정체 구간을 벗어났다.

주원은 싱긋 웃으며 차의 속력을 높였다.

주원 역시 도혁 몰래 숨기고 있는 꿍꿍이가 있었다. 며칠 전부터 고심해서 비밀 선물을 고른 것이다. 그래서일까, 주원은 도혁이 숨기고 있다면 그게 뭔지 더욱 궁금했다.

설마 나랑 똑같은 생각을 하지는 않았겠지? 비밀 선물 증정식이라든가…….

저 녀석 성격상 기발한 물건을 준비했을 것 같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케이크 사건처럼 손수 만든 정성스러운 선물을 가지고 왔을 수도 있다. 궁금해지는데……?

주원이 생각에 잠긴 사이, 차는 나아가 숙소 앞에 도착했다. 자정에 거의 가까운 시각이었다.

“너무 좋다. 사진보다 훨씬 크고 멋있네.”

주차장을 찾아가기 위해 부지 전체를 돌면서 주원은 순수하게 감탄했다. 리조트 건물은 유럽풍으로 디자인되어 있었는데, 세 개의 동 모두 빠지지 않는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진짜 비쌌겠는데?”

“제가 누구예요. 애인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죠.”

도혁이 트렁크에서 짐을 꺼내는 주원에게 은근슬쩍 다가와 뽀뽀를 시도했다. 주원은 주변을 둘러보고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다음 도혁의 뺨에 입술을 찍어 눌렀다.

“그래. 내 애인 대단하다.”

“아, 형이 좋아해 주니까 저 너무 행복해요.”

도혁이 주원이 얼굴을 감싸고 쪽쪽 뽀뽀했다.

“이러다가 해 넘기겠다. 그만하고 체크인하러 가야지.”

“아, 맞네. 우리 형 생일 축하해 줘야지. 얼른 가요!”

두 사람은 캐리어를 가지고 로비로 올라갔다. 로비 역시 으리으리하고 고급스러웠으며, 대기 소파가 웬만한 침대만 했다.

도혁이 체크인을 하는 동안 기다리면서 주원은 몇 번이나 피식거렸다. 리조트라면 주원도 여행으로 몇 번 와 본 적이 있지만, 이곳은 신축이라 그런지 고급 브랜드라 그런지 몰라도 화려함이 남달랐다.

이도혁, 힘 좀 썼네. 그럼 이 형님이 좋은 선물로 보답해야지.

“형, 다 됐어요. 최고층이래요.”

“응. 얼른 가자.”

도혁이 앞장서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최고층 버튼을 누르자 엘리베이터는 천천히 위를 향해 올라갔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내부 구경을 하며 이곳저곳 시선을 주는 주원과 달리, 도혁은 서서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마치 할 말이 있는데 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끙끙대는 표정의 도혁에게 주원이 말을 걸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그러자 도혁이 강아지 같은 눈망울을 하고서 주원을 바라봤다.

“실은 저… 형이랑 키스를 몇 시간째 못 했더니 죽을 것 같아요. 그런데 엘리베이터가 너무 느려 가지고 속이 터져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도혁이 대답하자 주원은 황당함에 말을 잃었다.

“진짜야? 너 얼굴 심각해 보이는데.”

“도착했다!”

죽을 것만 같다는 그 말이 진짜였는지 도혁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주원의 손목을 잡아끌고 뛰었다. 냅다 달리는 도혁의 속도가 엄청났다.

“이도혁! 천천히 좀 가.”

“안 돼요!”

도혁은 캐리어를 끌고 가다 못해 거의 허공에 날리며 뛰어갔다. 정신없는 와중에 방을 찾아 카드키를 갖다 대고, 문이 열리자마자 그대로 주원을 벽에 몰아붙였다. 주원이 숨을 고를 새도 없이, 바로 입술을 덮쳤다.

“읍……!”

주원의 숨결을 틀어막듯이 키스가 시작되었다. 벽과 도혁 사이에 빈틈없이 낀 주원은 아무런 반항도 할 수 없었다. 명색이 국가대표 주장이었지만, 흥분한 도혁의 완력을 이겨 내는 건 무리였다. 도혁은 손등에 핏줄이 불거질 정도로 힘을 꽉 주고 주원의 양 손목을 머리 위로 결박했다.

“도, 도혁아… 조금만 천천히.”

너무도 숨이 모자라 헐떡이며 주원이 빌어 보았지만, 도혁의 귀에는 아무것도 전달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도혁은 주원의 입술을 빨아들이고 질척하게 여운을 남기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았다.

급박하게 시작된 키스는 서로의 열기로 서로를 완전히 녹일 때쯤 마무리되었다.

“하아…….”

겨우 풀려난 주원은 죽다 살아난 사람처럼 숨을 몰아쉬었다.

“사랑해요.”

“사랑하는 건 좋은데, 죽이지는 마. 나 방금 질식사할 뻔했으니까.”

“미안해요. 너무 좋아서.”

“이번엔 내 차례야.”

주원이 도혁의 입술을 찾아 진하게 입을 맞췄다.

“형.”

두 사람 다 행사장에서 갓 빠져나와 이곳에 온 것이라 정장 차림이었다. 도혁은 주원의 넥타이를 거칠게 풀어 헤치고 그의 드러난 목덜미에 입술을 묻었다. 강한 자극에 주원이 도혁의 등에 손을 두르며 그를 꽉 껴안았다. 도혁이 주원의 품을 파고들며 애정 행각을 벌이려는 순간, 주원이 퍼뜩 정신을 차렸다.

도혁의 등 너머로 커다란 벽시계가 보였기 때문이었다.

“도, 도혁아. 자정! 자정!”

“헉, 진짜요?”

그 말에 도혁도 이성을 되찾았는지 주원에게서 후다닥 몸을 떼고 뒤돌아 시계를 봤다.

“현관에서 새해를 맞이할 수는 없죠. 얼른 들어가요.”

“어, 빨리 들어와.”

둘은 짐을 내팽개쳐 두고 서둘러 객실 안으로 들어왔다. 호화로운 거실을 가로질러 소파에 앉으니 도혁이 미리 리조트 측에 준비해 둔 와인과 과일이 세팅돼 있었다. 아름답게 빛나는 생일 케이크도 함께였다.

“언제 이런 걸 또 준비했어.”

“형 생일이니까 준비해야죠.”

도혁이 싱긋 웃으며 와인 병을 열었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앉은 두 사람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밝았다.

“형. 올해 함께해 줘서 고마워요. 내년에도 우리 꼭 같이 생일 보내요.”

도혁이 주원의 잔에 와인을 따르며 말하자, 주원이 눈썹을 찡긋했다.

“내년만?”

“아뇨, 아뇨. 그럴 리가요. 그다음 해도, 또 다음 해도 계속 같이 있어야죠.”

도혁이 손사래를 치며 애써 부정했다. 그 모습이 귀여워 주원은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어, 벌써 11시 58분이에요! 얼른 잔 채워야겠다.”

“따라 줄게.”

주원이 도혁의 잔에 와인을 채워 주었다. 잔을 부딪치자 챙, 하고 맑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 맞다. 체크인할 때 직원분이 그러던데요. 새해맞이 불꽃놀이 때문에 좀 시끄러울 거라고.”

“불꽃놀이?”

“네. 우리 객실에서 아주 잘 보일 거라고 그랬는데, 한번 봐 봐요.”

도혁과 주원이 잔을 들고 일어나 창가로 걸어갔다. 아직은 어두운 밤하늘, 창밖에는 고요함만이 가득했다.

“어디, 시작하나 볼까.”

“어……! 저기 봐요! 불꽃이다!”

도혁이 가리키는 곳에 선명하고 환한 불꽃이 피어났다. 두두두, 소리와 함께 나머지 불꽃도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펑펑, 소리가 터져 나가며 밤하늘이 붉고 파란 불꽃으로 물들었다.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 가까이 다가와 넋이 나갈 만큼 아름다웠다.

“와, 멋있어.”

주원은 불꽃놀이를 오랜만에 봤다. 도혁과 사귄 지도 몇 달 됐지만 하루 종일 운동만 하느라 불꽃 축제도 건너뛰었었다. 이렇게 불꽃을 도혁과 함께, 그것도 생일이라는 특별한 순간 맞이할 줄은 몰랐다.

주원의 눈동자가 색색의 향연을 눈에 담는 동안, 도혁은 그 옆에서 주원을 말없이 바라봤다. 그의 눈동자처럼 아름다운 건 이 세상 어디를 뒤지고 다녀도 발견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형, 생일 축하해요. 그리고 사랑해요.”

도혁이 주원의 입술을 찾아 가볍게 입 맞췄다. 주원이 씩 웃으며 도혁에게 입맞춤을 돌려주었다.

“나야말로 사랑해. 고맙고.”

도혁이 주원의 얼굴을 끌어다가 입 맞췄다. 창밖에서 불꽃이 터지는 동안 두 사람의 키스는 점점 깊어만 갔다.

도혁이 주원을 이끌고 방으로 향했다. 주원을 붙든 손길이 단단했다.

“이리 와요, 당장.”

주원의 허리를 감싸 안은 도혁이 입술을 떼지 않고 속삭였다.

“천천히 가.”

“천천히? 안 돼.”

도혁은 주원을 거의 들어 올리다시피 하며 방으로 끌고 갔다.

“왜 이렇게 힘이 센 거야.”

“좋잖아요. 형도 이득 아닌가?”

“이 자식이.”

도혁이 주원의 등을 찰싹 쳤으나, 도혁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주원을 번쩍 들어 제 어깨에 둘러메기까지 했다.

“으아, 놔줘!”

“한참 있다가 놔줄 거예요.”

도혁은 거침없이 방문을 열어젖혔다. 주원을 유혹할 향기를 흘리자, 주원의 몸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오메가도 아닌 알파의 향에 이렇게 민감하게 군다는 게 수치스러우면서도 흥분감을 돋웠다.

“도혁… 이도혁, 진짜 나쁜 새끼.”

“제가 뭐가 나빠요. 형이야말로 나빠요. 이렇게 좋은 냄새 풍기고.”

도혁이 주원을 침대에 내려놓았다. 주원이 반항할 틈도 없이 그 위를 덮치며, 도혁은 입꼬리를 비스듬하게 올렸다. 긴 밤의 예고였다.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 주원은 답답함에 숨을 쉬기 힘들어 잠에서 깨어났다. 그러자 가장 먼저 눈앞에 들어온 것은 도혁의 가슴이었다. 게다가 도혁은 너무 심할 정도로 자신을 꽉 끌어안고 자고 있었다. 팔뚝이 얼마나 굵고 무거운지, 한 체격 하는 주원마저도 견뎌 내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무거워 죽겠네.”

팔뚝을 치워 내려 해도 그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직 쉼터. SHu 제작. 공금. 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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