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중퇴마비록-164화 (164/166)

“이틀 후에, 이마에 점이 있고 푸른색 댕기를 맨 나인이 세자 저하의 조반상을 들고 올 겁니다. 허나 그 아이가 나가게 두지 마시고, 제가 드린 이 수저로 밥과 국을 한 번씩 찔러 보십시오. 수저의 색이 변한다면 그 아이의 소행이니 그 아이의 뒤를 캐 배후가 누군지 알아보셔야 합니다. 만약 그 아이를 놔준다면 다음에는 더욱 찾기 힘들어집니다.”

“내일 있을 사냥에 나가신다면 준비된 말 대신 다른 말을 직접 고르십시오. 단, 그 말은 마르고 볼품없는 말이어야 합니다. 타고 나가시기 직전에 바꾸셔야 하며, 마부가 데려오는 말들은 타시면 안 됩니다. 그리고 공조 판서와 단둘이 숲속에 계시는 것을 피하십시오. 언제나 품에 작은 단도를 지니고 다니셔야 합니다.”

“대비마마께서 며칠 후 사고를 당하실 겁니다. 그러나 금방 회복하실 것이고, 그때 저하께서는 조정에 얼굴을 보이시면 안 됩니다. 저에게 오시면 그때 대비 마마를 위한 약재를 구해드릴 테니 그것을 들고 흐트러진 옷차림으로 직접 마마께 그것은 전해드리세요. 그리고 대비 마마와 산책을 하시고, 마마께서는 궁 오른쪽 가장자리에 있는 연못 다리를 건너려고 하실 겁니다. 그때 다리를 끝까지 건너지 마시고 저하가 먼저 땅에 발을 디디십시오. 그 뒤는… 저하의 호위무사들이 알아서 할 것입니다.”

문휘 세자가 영신을 찾아온 바로 며칠 후부터, 궁 안에는 <영진당榮進堂>이라는 이름이 붙은 별채가 생겼다. 세자가 어렸을 적 지내던 건물을 새로 정돈하고 새 팻말을 올린 것이었지만, 그곳이 원래 어린 문휘 세자가 지내던 곳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별로 없었다. 그곳은 궁 안에서도 쉽게 입구를 찾을 수 없는, 그러나 의외로 삼엄한 궁의 경비들을 거의 거치지 않고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곳이었다. 문휘는 열두 살 이후로 그곳을 떠났지만 여전히 그곳을 잘 관리하도록 했다. 입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궁녀들은 지나가면서 <영진당>이라고 붙은 그곳을 보며 이곳은 대체 무얼 하는 곳일까, 하고 궁금해하곤 했다. 담장이 높아 한 명이 밑에서 등을 받쳐주지 않는 이상 쉬이 담 너머를 건너다볼 수 없는 외진 곳이기는 했지만.

세자가 그곳을 다시 드나든다는 소식은 일파만파로 퍼지고, 조정의 관료와 신하들은 물론 어린 궁녀들도 모두 그곳에 대해 입방아를 찧기 시작했다. 윗분들이야 언제라도 입을 잘못 놀려다간 벼슬뿐 아니라 모가지까지 날아갈 수 있으므로 체통을 지켰지만, 재미없고 지루한 궁 안에서 저들끼리 몰래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그녀들이야 그럴 의무가 없었다. 그저 그녀들이 두려워할 것은 혹시라도 상궁들에게 들켜 회초리를 맞거나 심한 경우, 궁에서 쫓겨나는 일뿐이었다. 엄한 상궁마마 귀에 들어갈 새라 저마다 몰래 새들 마냥 조잘거리다가도 누군가 지나가면 입을 싹 다물곤 했다. 세자의 권위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는 것과 소문의 그 세자의 ‘조력자’가 누구인지에 관한 것이 어린 궁녀들이 제일 열을 올리는 주제였다.

“그거 들었어? 세자 저하가 그 영진당이라는 곳을 자주 가신다잖니? 그런데 거기서 어떤 여인이 나오는 것을 보았대!”

“뭐? 누가?”

“나도 지나가다가 들은 얘기인걸, 뭐.”

“예끼,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그래? 조금 작게 말해, 이것아! 그래서? 그 여인이 누구인지 안다니?”

“그거야 나도 모르지…… 하지만 왜, 나랑 같은 방 쓰는 명술 언니가 그러는데, 얼마 전에 영진당 근처에서 웬 가마가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고 하잖아. 그런데 그걸 나르는 장정들 태도도 그렇고, 가마도 그렇고, 누군가 몰래 남들 눈에 띄지 않도록 입궁했다는 것 아니야? 다른 곳도 아니고 그 영진당이라면 세자 저하 말고 누가 드나들겠니?”

“아, 나 그 얘기 알아. 너희들 그거 알지? 세자 저하가 그간 부쩍 위세가 높아지셔서는, 신통방통하게도 그 분이 하는 일마다 족족 들어맞는다고 하잖아. 난데없이 저 먼 바닷가에 군을 보내라고 하질 않나, 조반상을 들고 갔던 나인 하나를 숙청하질 않나, 얼마 전에는 대비 마마를 해하려던 자객들을 잡았대!”

“뭐? 정말이야?”

“웬걸, 그런데 말이야, 처음에는 위에 어르신들도 다 이상하다고 했는데… 세자께서 보낸 해군이 주둔한 지 딱 엿 새가 지나던 날 오랑캐가 밤을 틈타 급습해서 마침 그것들을 싹 토벌하고, 그 나인을 고문했더니 사실 고것이 세자를 독살하려고 지령을 받았다는 거야. 그 뒤로 있던 세력들을 줄줄이 감자처럼 다 뽑아서 숙청하느라 요즘 궁 분위기가 뒤숭숭한 거 아니니? 게다가 그 자객들도 그 녀석들과 한 패였대. 공조 판서였던 김학술 어르신이 그 모의에 가담한 게 밝혀져서 내일 재판을 받는대!”

“세자 저하께서는 아주 믿음직한 조력자를 구했다고 하셨다는데…… 정말 신기할 일이야. 어쩜 그렇게 족집게처럼 모든 걸 맞춘담?”

“그러게나 말이야. 아휴, 참… 그렇게 잘 맞추는 분이시면 내 앞날도 좀 봐달라고 하고 싶네.”

“왜? 그 유생 나으리와 잘 안 되어가는 모양이지?”

“어머머, 입단속 좀 해, 이것아! 아주 동네방네 소문낼 일 있어?”

소녀들이 토닥거리며 싸우고 수다를 떠는 동안, 그녀들이 있는 빨래터 근처에 누군가가 몸을 숨기고 있었다. 한참 후 궁녀들이 빨랫감을 챙기고 줄줄이 들어가는 것까지 주의 깊게 관찰한 그는 조용히,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갔다.

영신은 경대 안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언제나 익숙한 자신의 눈과 코, 입, 턱과 가지런히 땋아 내린 윤기나는 흑색의 머리칼이 흰 저고리 위로 흘러내려 있었다.

“……”

한참을 그대로 경대 안에 비친 자신의 얼굴만 쳐다보던 그녀는 문밖에서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것을 눈치채고 고개를 들었다. 아니, 아니다. 그저 나뭇가지였던 것 같다. 바람이 불어 마당에 있는 나무가 흔들리고, 그 나뭇가지와 잎이 흔들려서 잠시 문 앞에 어른거렸던 것뿐이다.

“…거기 누가 있는 것이냐?”

그러나 영신은 그림자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마치 그림자가 자신을 보고 말을 걸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언제나 보이던 것들이 장난질을 치는 것일 수도, 아니면 정말 그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보고 하는 착각일 수도 있었다. 후자가 아니라도 차라리 전자가 나았다. 영신은 어려서부터 그것들이 일부러 영신을 놀라게 하고 장난을 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물론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에는 절대 익숙해질 수 없었지만.

하지만 그동안의 경험 상 차라리 그렇게 장난을 치려고 사람을 놀라게 하는 편은 오히려 다루기 쉬웠다. 그저 장단에 맞춰주고 조금 ‘놀아주면’ 끝나는 것들이었다. 조금 더 악질적인 녀석들도 있기는 했지만 언제든지 영신은 그것들보다 위에 있었다. 정 일이 심각해지면, 비록 그게 영신이 하고 싶지 않은 방식이더라도, 그냥 처리해버리면 됐다. 그러고 나면 기분이 무척 나빠지고 며칠간은 몸이 좋지 않아 앓아눕기도 다반사지만, 어쨌든 해결 방법은 있었다.

정말로 사람 신경을 긁는 쪽은 바로 이런 경우였다. 똑똑히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경우. 머리통이든 바닥에서 팔이나 손이 솟아 발목을 잡든, 하다못해 마당에서 거꾸로 선 채 콩콩 뛰어다니는 것들이어도 그저 모습을 보이면 그때부터는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스스로도 자신의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것, 자신이 본 것이 정말로 맞는지, 내가 본 게 실제로 있는 것인지 스스로 몇 번이고 의심하다 보면 그건 정말로 상황이 나빠지곤 했다. 그런 적이 몇 번 있었다. 영신도 힘을 쓰지 못하고 말려들어 영영 돌이킬 수 없기 직전까지 갔었던 적이. 하지만 그건 어릴 때 일뿐이다. 그러니까… 그건 내가 아직 어리고 약해서 그랬던 거야. 그래, 어머니와 아버지가 돌아가신 건 내가 약했기 때문에……

그 순간 다시 문밖에서 딸랑, 하고 방울 소리가 났다.

그와 동시에 영신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쿵쿵거리는 소리가 나도록 걸어가 문을 훤히 열어젖혔다. 마당은 텅 비어 있었고, 달그림자만이 쓸쓸하게 드리워져 있었다. 그래… 그냥 달빛에 비친 그림자였던 거야. 영신은 조금 힘이 빠진 듯 팔을 늘어뜨리고 마당을 둘러보았다.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었다. 작은 장독대와 돌담, 풀 몇 포기, 마루 밑 댓돌에 놓인 자신의 신발까지. 천천히 마당을 둘러보던 영신은 몸을 돌려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무언가 기시감을 느끼고 다시 고개를 돌렸다.

마당에는 나무가 없었다.

그제야 영신은 며칠 전, 머슴 하나가 자꾸만 이 나무 밑동이 썩어 벌레가 꼬인다며, 영신의 처소가 있는 마당 나무를 베어버린 것이 생각났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나무였지만 영신은 알아서 하라며 손을 내저었다. 그때의 그 도끼질 소리가 시끄러웠다는 것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왜 나는 나뭇가지가…… 그림자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 걸까……

그리고 영신의 뒤에서, 다시 한번 방울 소리가 들려왔다.

영진당에는 규칙이 몇 개 있었다.

첫째, 문휘가 허락하지 않는 한 그 누구도 마음대로 들어와서는 안 된다. 오직 그가 지시할 때만, 간단히 차나 간식을 담은 소반만 두고 갈 어린 궁녀 한 명이면 되었다.

둘째, 영신은 마음대로 출입할 수 있다. 단, 문휘에게 알리지 않고 혼자 출입하는 것은 안 된다. 원칙적으로 영진당은 영신을 위해 문휘가 마련한 공간이지만 그것은 단지 남들의 눈에 그녀의 모습이 쉽게 띄지 않게끔 하기 위함일 뿐, 어디까지나 궁의 영역 안에서 영신은 문휘에게 알리지 않고 마음대로 다닐 수는 없다.

셋째, 안에서 일어난 모든 것은 외부에 절대로 발설해서는 안 된다. 영신과 문휘는 물론이고, 아무리 어린 궁녀라도 안에서 보고 들은 것은 절대로 다른 이에게 말하면 안 된다.

그리고 그 외 자잘한 몇 가지.

영신은 새로 정돈된 영진당을 처음으로 마주했던 날을 기억했다. 문휘 세자가 무사들을 이끌고 영신을 찾아온 날부터, 영신은 그에게 기꺼이 자신의 힘을 빌려 그를 돕기로 약속했다. 오로지 순수한 마음으로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꽤나 날카로웠던 첫 대면과는 달리 영신은 시종일관 담담하고 얌전한 태도로 문휘가 묻는 것에는 무엇이든 대답해 주었다. 가끔 바로 알 수 없는 것들은 며칠만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런 그녀를 믿고 문휘도 물러가면, 정말 약조한 며칠 후에 영신은 문휘에게 다시 답을 알려주었다. 그는 영신의 말을 믿고 때를 가려 적당히, 아주 유용하게 상황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가히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며 주변인들은 혀를 내두르곤 했지만, 그것은 정말 말 그대로였다.

다른 이들의 눈도 있던 지라 영신의 집에 자꾸 들락거릴 수 없으니 문휘는 궁 안에 공간을 마련해 주겠다고 했다. 정말로 엿새가 지난 후 아침, 궁에서 사람들이 나와 영신의 집 앞에서 대문을 두드렸다. 척 봐도 한자리씩은 하는 신하들인 모양이었는데, 아마 다들 태국을 아는 자들인 듯했다. 그들은 가마를 준비해왔고 영신을 궁으로 데려갔다. 차마 왕의 부름을 받고 가는 아씨의 앞길을 막을 수는 없었기에 유모는 언짢음과 불안을 숨기지 못하고 먼저 안으로 들어가 버렸지만, 뭣 모르는 어린 몸종들과 하인들은 우리 아씨가 드디어 말로만 듣던 세자의 간택을 받아 입궁이라도 하는 것이냐며 부산을 떨었다. 물론 영신은 그 날 해가 지기 전 바로 집으로 돌아왔지만.

“이게 다… 무엇입니까?”

“무엇이 말인가?”

영신은 예의상 쓰고 있던 쓰개치마를 내팽개치고는 세자를 올려다보았다. 성격이 나쁜 줄은 알았지만 정말 장단을 맞춰주기 힘들군. 세자가 농담을 던지며 턱짓하자, 옆에 서 있던 무사 한 명이 그녀의 쓰개치마를 단숨에 주워들었다. 영신은 어이가 없다는 듯 눈앞의 건물과, 그 주변을 한 번, 그리고 세자를 한 번 쳐다보았다. 널따란 마당과 뒤에 딸린 정원, 그리고 담 너머로 우거진 작은 숲은 소담하면서도 완벽하게 아늑한 공간을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정말 고요하고 단정한 곳이었고, 어디선가 새가 지저귀는 소리마저 들릴 만큼 차분한 공간이었다. 그곳의 이름은 사라지고 이제 새로 칠한 ‘영진당’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었지만, 이곳이 원래 문휘가 어릴 적 기거하던 곳이라는 것쯤은 영신도 알고 있었다. 아니, 세자가 지낸 곳이었다는 사실은 그녀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가 이토록 기분이 상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런 곳을 아무리 쓸고 닦는다 한들, 새로운 공간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아실 텐데요.”

“그러니 자네가 이곳에서 지내달라고 하는 걸세. 약속하지. 이 근방에는 아무도 허락 없이 들락거리지 못하게 할 것이고, 원한다면 정말로 먹고 자고 해도 상관없어.”

“싫습니다.”

“그래, 그러면 잠은 자택에서 자고… 아무튼 우리의 회동을 위해서라면 아무 곳에서나 만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니… 그래, 원하는 책이나 물건을 가져다 두어도 좋고.”

“싫습니다.”

“하하, 그래, 물론 내가 어릴 때 지내던 곳이니 부담스러울 수는 있네. 하지만 그럴 필요 없어. 여기서 산 건 열두 살까지 만이고, 그 뒤로는 이 곳으로 일절 발길을 하지 않아 거의 비어있었으니. 궁 안을 마음대로 돌아다니면 불명예스러운 소문이 날 게 뻔하지 않은가. 그건 나도 피차 사양이야. 우리는 어디까지나 좋은 벗이니 말일세.”

영신은 대답하기를 그만두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남자의 협박에 순순히 넘어간 과거의 자신이 멍청했던 것 같다. 이제 와서 물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지만 아무리 신기라고는 쥐뿔만큼도 없는 사람이라고는 해도, 어찌 이런 곳을 다시 일으켜 세워 이름까지 새로 붙이고 사용하겠다고 할 수 있느냔 말이다. 영신은 대답 대신 입을 다물고 가만히 세자의 눈을 쳐다보았다. 그의 뒤로 선 무사와 신하들의 수는 너무 많았다. 하긴, 여기는 사대문 안, 그것도 궁의 가장 안쪽 깊은 곳에 있는 별채. 게다가 왕의 후대로 책봉된 세자가 마음대로 한 명의 동행도 없이 돌아다닐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주변에 그의 신하들이 없고, 오직 그와 단둘이었다면 보는 눈이 없는 틈을 타 발이라도 걸어 넘어트리고라도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키만 크지 얼굴도 허여멀건 하고 비실비실해 보이는 게, 잘만 하면 내가 싸움을 걸어도 가능성이 있을 것만 같은데 말이지. 저 얄미운 얼굴에 꿀밤을 콱 때려주면 기분이 좀 풀릴 텐데. 영신이 터무니없는 고민에 빠진 동안 문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그러나?”

“……이곳에서 열두 살까지 지내신 게 맞습니까?”

“그렇네만?”

“…당신도 참…… 신경이 여간 쇠줄 같은 게 아니군요.”

문휘가 무슨 뜻이냐는 듯 웃는 얼굴로 눈을 깜박이자, 영신은 한숨을 길게 내쉬며 손을 내저었다.

“다른 신하들은 이곳. 제가 발로 그어놓은 이 선을 넘지 말게 하십시오. 당신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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