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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버린 남자의 노예가 되었다-17화 (17/158)

제17화

할리드는 자신의 가운을 헤치고 이미 반쯤 선 성기의 선단을 녹스의 입술에 문질렀다. 그의 눈은 이미 성욕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녹스는 입술에 닿는 선단의 말랑한 감각에 잠시 눈을 질끈 감았다 뜨곤 천천히 입을 벌렸다. 입을 벌리자마자 입 안으로 파고드는 좆대에 녹스는 미간을 찡그렸다. 할리드는 녹스의 사정을 조금도 봐주지 않고 곧장 머리채를 붙들고 목구멍 안쪽까지 제 것을 욱여넣었다.

“욱.”

“삼켜.”

할리드는 헛구역질하는 녹스의 머리채를 강하게 아래로 당겨 고개를 쳐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일자로 선 목 안쪽으로 더, 더 밀어 넣기 시작했다. 녹스의 눈가에 열이 몰렸다. 컥, 크읍. 억지로 침범한 좆대를 거부하는 목구멍이 몇 번이고 경련하며 조여들었다. 할리드는 그런 그의 거부 반응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쾌락을 좇아 말랑한 혀가 좆대를 비비는 감각에 느른한 숨을 내쉴 뿐이었다.

“컥…!”

“입 더 벌리고.”

이미 녹스의 턱은 벌어질 대로 벌어진 상태였다. 하지만 크기가 워낙 큰 터라 반도 들어가지 않았다. 할리드는 그것으로 만족할 생각이 없는지 녹스의 머리를 당겨 제 하반신에 더욱 바짝 붙였다. 녹스의 목울대가 파고든 좆대로 인해 부푸는 것이 보였다. 할리드는 그의 목울대를 쓰다듬으며 곧 머리를 두 손으로 붙잡았다.

“제대로 견디지 못하면 재미없을 줄 알아.”

그는 그 상태 그대로 녹스의 머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컵, 끄윽. 컥. 삼키지 못한 타액들은 입 밖으로 흘렀고 녹스의 얼굴은 숨을 쉬지 못해 점점 붉어졌다. 할리드는 그의 입 안으로 제 것을 박아 넣으며 숨을 몰아쉬었다. 끊어질 것 같았지만 연신 경련하며 성기를 받아 내는 목구멍이 기분 좋았다.

녹스가 견디기 힘들다는 듯 할리드의 무릎을 붙잡았다. 할리드는 얼굴을 구기며 그의 입 안으로 허리를 콱 들이박았다. 녹스의 눈이 반쯤 뒤집혔지만 할리드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찌걱찌걱, 쯔읍, 쩍. 한껏 벌어진 입 안에서 젖은 소리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할리드는 한참을 그의 목 안에 제 것을 치대다가 마지막에 녹스의 목구멍 가장 깊은 곳에서 파정을 맞았다. 녹스의 몸이 벌벌 떨렸으나 할리드는 사정이 끝날 때까지 머리를 놓아 주지 않았다.

“후….”

할리드는 자신이 만족한 후에야 녹스의 머리에서 손을 뗐다. 쿨럭, 케엑. 쿨럭. 좆대를 빼낸 후 녹스는 연달아 기침을 해 댔다. 삼키지 못한 타액과 정액 따위가 바닥을 더럽혔다. 할리드는 미간을 찡그리며 기침하는 녹스의 목 뒤에 발을 올렸다. 그리고 그대로 밟아 녹스의 머리를 바닥에 처박았다.

“핥아.”

“허억…. 헉.”

녹스의 눈가는 벌써부터 생리적인 눈물로 가득했다. 녹스는 벌게진 얼굴로 덜덜 떨며 고개를 끄덕였고 할리드는 그제야 발을 치워 주었다. 녹스는 천천히 바닥에 얼굴을 가까이 대었다. 그의 몸이 다른 의미로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이제 한 남자의 소유가 되어 그의 명령으로 바닥을 핥게 된 녹스는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두의 위에 군림하던 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주위가 어두워 녹스의 표정은 읽을 수 없었다. 그는 곧 혀를 내어 제가 흘린 할리드의 정액을 핥기 시작했다. 할짝대는 소리가 작게 울렸다. 할리드는 그가 정액을 다 핥을 때까지 그 꼴을 마음껏 구경했다.

“…쯧.”

통쾌해야 할 텐데 조금도 통쾌하지가 않았다. 그는 낮게 으르렁거림을 흘리며 녹스가 바닥을 다 핥고 고개를 든 후에야 그의 턱을 쥐어 제 쪽으로 돌렸다. 암녹색 눈은 벌써부터 지쳐 보였다. 뭉그러진 약간의 자존심. 남아 있는 줄 몰랐던 것들이 어둡게 죽어 가는 눈은 퍽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었으나 할리드는 그것이 제가 원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입매를 억지로 비틀어 올렸다.

할리드는 명령하는 대신 녹스의 팔을 억지로 잡아끌었다. 아, 작은 침음이 들렸지만 할리드는 망설임 없이 그를 침대 위로 던져 놓고 그가 단정히 입고 있는 옷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조끼와 셔츠를 뜯어내려다가 곧 녹스가 매고 있는 볼로 타이에 시선을 주었다. 할리드는 옷을 찢는 대신 그것을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남의 소유가 되니 무슨 기분이 들지?”

“…….”

“남들 머리 위에 있다 한순간에 바닥으로 처박힌 심정이 어떠하냔 말이야.”

“…….”

“대답해.”

그는 대답을 강요했다. 녹스의 입술이 달싹거리더니 곧 답을 내었다.

“…절망적입니다.”

“…….”

이번엔 할리드 쪽이 침묵했다. 기분이 좋아야 했다. 할리드, 자신이 그에게 버려지고 나서 얼마나 절망적이었는지. 백 대의 매를 맞고 쫓겨나 다시는 그를 볼 수 없다는 사실에 그리고 그에게 배신당했다는 사실에 사흘 밤낮을 울었던 자신을 떠올린다면 분명 그래야 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기분이 유쾌하지 않았다. 할리드는 곧장 그의 조끼와 셔츠를 거칠게 뜯어냈다.

툭, 뚜둑. 단추들이 침대를 굴렀고 할리드는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당장 옷 벗어.”

녹스는 그를 위해 뒤를 푸는 노고까지 들였으나 그의 앞에서 스스로 옷을 벗는 건 쉽지 않았다. 오늘 받은 옷의 단추가 곧바로 뜯어져 안타까운 기분만이 들 뿐이었다. 마치 상황을 회피하듯이. 녹스는 시선을 옆으로 굴렸다. 떨어진 단추가 보였다. 그의 얼굴엔 아직도 뺨을 맞아 생긴 멍이 남아 있었으나 명령을 곧바로 수행하지 않는 녹스의 행동에 할리드가 다시 한번 손을 올렸다.

짜악-!

녹스의 고개가 돌아가고 같은 곳을 맞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녹스는 신음 한 번 내지 않고서 혀로 입 안이 다시 터진 것을 확인했다.

“내가 두 번 말하게 만들지 마.”

녹스는 그의 아래에 깔린 채 엉망이 된 셔츠와 조끼를 벗었다. 볼로 타이를 빼내고 하의의 단추를 풀고 다리를 빼내니 속옷만이 남았다.

그의 맨몸엔 어제 할리드가 만든 수많은 손자국과 잇자국이 남아 있었다. 할리드는 그 몸을 핥듯이 바라보다가 참지 못하겠다는 듯 그의 허벅지를 잡아 올려 속옷을 벗겨 냈다.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목 안에서 연달아 울렸다.

할리드는 녹스의 다리를 벌리고 그사이에 제 단단한 허리를 들이밀었다. 아직 이른 저녁이었다. 하지만 할리드는 그 사실을 조금도 의식하지 않은 채 곧장 녹스의 몸을 손안에 쥐기 시작했다.

꽉 잡힌 허벅지가 아팠다. 녹스는 자신의 몸을 터뜨릴 듯 힘을 주는 할리드를 올려다보며 얼굴을 가렸다. 그가 저번 관계에서 자신의 목소리가 듣기 싫다고 말한 탓도 있었다. 어쩌면 지금 이 상황에 대한 회피 기제일지도. 녹스는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할리드는 어떻게 생각한 것인지 어제와 똑같이 얼굴을 가리는 녹스를 보며 헛웃음을 쳤다.

“노예 주제에 주인 얼굴을 보기 싫다 그건가?”

“…그게, 아니라.”

할리드는 녹스의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 그는 가운 끈을 잡아당겼다. 그리고 그걸로 녹스의 눈을 가렸다. 녹스는 숨을 멈췄다. 자신이 처음 저택에 끌려 왔던 순간과 어제의 고통스러웠던 관계가 떠올랐다. 꽉 당겨 묶은 끈 때문에 눈언저리가 아팠다. 녹스는 이를 꽉 깨물었다. 희미하게 보이던 할리드의 얼굴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오로지 어둠뿐이었다.

눈이 가려지고 몸이 확 당겨졌다. 녹스는 다리 사이에 딱딱하게 와 닿는 것에 몸을 굳혔다. 이제 또 저것이 제 안으로 들어올 거란 사실에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쾌락보단 고통이 더 컸던 경험 탓에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녹스가 몸을 굳히기가 무섭게 무언가 구멍 안을 밀고 들어왔다. 빡빡한 구멍을 억지로 밀고 들어온 것은 할리드의 손가락이었다. 녹스는 흠칫거리며 몸에서 힘을 빼려 애썼다. 하지만 긴장한 몸은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았다.

“씹, 좁기만 해 가지고.”

할리드가 욕을 짓씹었다. 그리고 억지로 두 번째 손가락을 욱여넣었다. 녹스의 허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아직 마른 구멍은 손가락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꽉 조여 오며 밀어내기만 했다.

녹스가 어설프게 풀어 놓아 피를 보지는 않겠지만 고작 그 정도일 뿐이었다. 결국 손가락을 빼낸 할리드는 쯧, 혀를 차고 그의 허벅지를 더 들어 올려 구멍이 드러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곧 물컹한 감각과 함께 숨결이 뒤에 닿았다. 녹스는 화드득 놀라 다리 사이를 파고든 머리를 찾기 위해 허공을 더듬었다.

“자, 잠깐…!”

“가만히, 있어.”

짜악-!

피부를 내려치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이번엔 뺨이 아닌 둔부 위였다. 엉덩이를 얻어맞은 녹스가 입도 벌리지 못하고 몸을 떨었다. 둔부의 아픔뿐 아니라 뒤에 닿아 오는 말랑한 혀의 감각에 등허리로 소름이 올랐다.

“하, 하지 마….”

“마세요.”

“마, 마세요….”

구멍 위로 속삭이는 감각에 척추 아래서부터 찌릿하게 무언가 올라왔다. 녹스는 그 감각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다리를 버둥거렸다. 하지만 할리드의 손에 꽉 쥐인 허벅지는 잘 움직여지지 않았다. 녹스가 일반적인 성인 남성의 힘을 훌쩍 뛰어넘는데도 그러했다.

“흐윽-!”

혀는 눅진하게 구멍 주위를 맴돌았다. 타액을 담뿍 내어 적시고 연약한 주름 근처를 혀로 하나하나 매만지는 듯했다. 그리고 그것이 입구를 잔뜩 적시고 안으로 들어왔을 때 녹스는 파드득 몸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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