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온몸의 감각이 아래로 몰려 발끝까지 저렸다. 녹스는 할리드의 머리를 더듬더듬 찾아 밀어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할리드는 입술을 들이밀고 쪽쪽 소리가 나도록 구멍을 빨다가 이내 밀어 넣은 혀로 아직 빠듯한 내벽을 핥아 냈다. 삼키지 않은 타액이 구멍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밀려나 바깥으로 넘쳤다. 녹스는 자신이 구멍을 조일 때마다 느껴지는 말랑한 살의 감촉에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발끝을 오므렸다가 펴길 반복하다 곧 발발 떨리는 허벅다리를 오므렸다. 하지만 그 사이에 자리한 할리드의 머리 탓에 완벽히 다리를 모을 수는 없었다.
“하, 핥지 마십, 흑-!”
녹스는 차마 할리드를 밀어내지 못하고 그를 향해 애원했다. 할리드는 그가 애원하든 말든 제 양껏 구멍을 빨고 안으로 타액을 밀어 넣었다. 빡빡했던 구멍이 풀어지고 내벽이 말랑해지는 듯하자 혀를 빼내고 고개를 든 뒤 안으로 다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녹스가 한 차례 풀고 이어 할리드가 혀로 쑤셔 놓은 젖은 구멍이 손가락을 쑥 집어삼켰다. 할리드는 그제야 만족스러운 그르렁거림을 흘리며 찌걱찌걱 소리가 나도록 손가락을 움직였다.
녹스는 신음을 흘리지 않기 위해 이를 꽉 물어야 했다. 하지만 정작 저번 관계 때 목소리가 듣기 싫다고 했던 할리드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손가락을 하나 더 밀어 넣고 찔꺽거리며 더 안으로 밀고 들어가 내벽을 더듬기 시작했다.
두 다리가 움찔거리며 반응하기 시작했다. 녹스는 고개를 젖히며 이가 시리도록 악물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몸이 움찔, 튀었다. 할리드는 그곳을 놓치지 않고 잔인하도록 꾹 짓눌렀다.
“아아, 아…!”
아프게 깨물었던 입술이 벌어짐과 동시에 허리가 벌벌거리며 휘었다. 녹스는 자신의 몸이 통제되지 않음을 느끼며 몸서리를 쳤다. 할리드는 잔혹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눈 가리고 그렇게 현실을 외면하겠다면 현실을 알려 주는 수밖에.”
네가 할 일은 내 아래에서 쾌락에 울고 보채는 것밖에 없다는 사실을. 할리드는 그 부분을 더 집요하게 눌러 댔다. 찌걱, 찔꺽. 젖은 소리가 연달아 울렸다. 손가락으로 안을 찔러 대는 움직임이 집요해질수록 할리드의 팔뚝엔 단단한 근육이 섰고 녹스의 몸은 견딜 수 없다는 듯 뒤틀렸다. 두 다리가 어떻게든 벗어나기 위해 그의 어깨에 발을 딛고 밀었지만 할리드의 몸은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도리어 앞으로 밀고 나가며 녹스가 느끼는 지점을 집요하게 찌르고 눌러 댔다.
“흐윽, 아아-!”
그리고 안이 확, 조여들었다. 녹스의 몸이 파드득 튀었다. 고개가 한껏 젖혀지며 온몸이 벌벌 떨려 왔다. 느끼는 지점을 눌렀을 때부터 서 있던 녹스의 것이 사정액을 한 움큼 내었다. 할리드는 그 순간에 손가락을 빼내고.
“흐아, 아. 흐윽-!”
단단하게 선 자신의 것을.
퍽!
단번에 밀어 넣었다. 허리가 둥글게 떴다. 덜덜 떨리는 발끝이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할리드는 콧잔등을 와락 찡그리며 경련하듯 조여 대는 안쪽으로 제 좆대를 꾸역꾸역 욱여넣었다. 그리고 굽은 그 끝에 닿았을 때 녹스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꺽꺽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사정을 봐줄 할리드가 아니었다. 그는 제 쾌락을 좇아 경련하며 좆대 모양으로 조여드는 내벽에 깊게 묻었던 제 것을 천천히 꺼냈다. 내벽의 살이 좆대에 들러붙는 감각에 할리드는 낮게 그르렁댔다. 그리고 다시 한번 더 퍽 소리가 나도록 안으로 성기를 처박았다. 녹스는 히끅, 소리를 내며 바르작댔다. 반대로 할리드의 목 안에선 만족스러운 으르렁거림이 들렸다.
“히윽, 흐아…!”
안으로 치받는 속도는 느렸지만 녹스의 배 속을 짓이기기에는 충분했다. 녹스는 안을 더욱 바짝 조였고 할리드는 힘을 빼라는 듯 다시 한번 짜악, 소리가 나도록 엉덩이를 내리쳤다. 하지만 녹스는 눈이 반쯤 풀린 채 안을 화득, 더 조여 냈다. 할리드가 욕을 짓씹었다.
“씨발, 할 줄, 아는 거라곤 무조건 조여 대는 것, 밖에 없어선….”
노예라면 제대로 주인님을 만족하게 할 줄 알아야지. 그런 의미였다. 그는 결국 안쪽 가장 깊은 곳에 제 성기를 박아 넣고 잠시 기다렸다. 경련하는 내벽이 멈출 때까지 기다리는 건 고역이었으나, 이렇게 조이기만 한다면 제대로 즐기기가 어려웠다. 녹스는 그사이 뒤섞였던 숨을 어떻게든 찾아 내쉬었다. 하으, 하. 아직 밭은 숨이었지만 확실히 정돈되어 가고 있었다. 할리드는 눈을 가린 그를 내려다보았다. 눈가가 벌써 젖어 있었다. 가학심이 뱃속에서 드글드글 들끓었다. 할리드는 허벅지를 쥐었던 손을 놓고 한 손으로 그의 턱 아래를 받쳤다. 그리고 천천히 좆대를 빼내어 퍽, 하고 다시 처박았다.
“컥!”
자연스럽게 그의 목 아래가 조여들고 겨우 내 풀렸던 안은 다시 빠듯하게 조여왔다. 할리드는 그 안을 좆대로 헤집으며 허리를 움직여 댔다. 퍽, 퍽, 퍽, 빠르게 움직여 피부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했다. 찌극, 찌극, 타액으로 적셔진 구멍은 좆대를 우물우물 씹으며 음란한 소리를 내었다.
녹스는 자신의 턱 아래, 목을 누르는 손목을 꾹 잡았다. 컥컥대는 소리가 연달아 들렸지만 할리드는 조금 더 세게 허리를 들이박을 뿐이었다. 끅, 숨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려도 할리드는 멈추지 않았고 녹스는 눈이 뒤집힐 것 같은 고통 아래서 어떻게든 정신을 붙잡기 위해 할리드의 팔을 할퀴었다. 살기 위한 몸부림에 가까웠다.
“…하아.”
몸뚱어리 두 개가 부딪히는 와중에 숨넘어가는 소리가 먼저 들렸고 곧이어 할리드의 느린 숨소리도 들렸다. 그는 제 좆대를 우물거리며 씹어 대는 내벽이 숨이 막혀 확 조여들자 천천히 목을 잡고 있던 손을 떼었다. 숨을 크게 들이켜며 쿨럭거리는 녹스의 배가 오르락내리락하며 안을 조였다 풀자 그는 녹스의 허벅지를 더 크게 벌리고 어린아이 팔뚝만 한 것을 안으로 푹 박아 넣었다. 녹스가 비명 같은 소리를 내었다. 꺽꺽거리며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자에게 좆을 박아 넣고 빠르게 좆질을 해 대었다.
찌극 찌극, 퍽.
“아흑! 아, 흐윽-!”
녹스는 더 이상 신음을 삼킬 수 없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허벅지를 잔뜩 벌린 채 할리드가 허리를 치대는 대로 비명 같은 신음을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그, 만…! 아아, 제발…!”
녹스는 벌써 한계에 닿아 있었다. 할리드는 그를 손쉽게 한계에 닿게 했다. 구멍은 빠듯하게 벌어져 있었고 배 속에 담은 좆대는 가장 깊은 곳까지 밀고 들어왔다. 히윽, 헉. 급히 들이마시는 숨소리가 들렸다. 할리드는 그런 녹스의 모습에 입이 바싹바싹 마르는 것을 느꼈다.
“더, 울어.”
할리드는 녹스의 신음을 듣고 싶어 하는 제 모습을 잠시간 눈치채지 못했다. 그래서 그의 입술 사이로 엄지를 비집어 넣고 할딱이는 그의 혀를 지그시 눌렀다. 그리고 허리를 뒤로 뺐다가 안으로 좆대를 천천히 밀어 넣었다. 안을 느긋하게 밀고 들어가자 내벽의 주름 하나하나가 귀두에 툭툭 걸렸다. 녹스는 그 감각에 벌벌 떨며 허리를 뒤틀었지만 할리드는 그 감각이 좋아서 허리를 둥글게 움직였다. 배 안의 윗면을 지그시 누를 때 녹스는 숨도 멈추고 허리를 떨다가.
“아아…!”
한 번 더 정액을 싸지르며 절정에 닿았다. 할리드는 설핏 미소지으며 찰박찰박 소리가 나도록 옅게 좆을 치대며 물었다.
“고작 두 번 만에 사내 좆 맛을 알아 어떡해.”
“아, 아니, 아닙…. 힉!”
“아니기는.”
“주인, 주인, 니임…. 그마, 그만….”
“끝나려면 멀었어.”
실제로 할리드는 아직 한 번도 사정하지 않았다. 내벽이 아프도록 박아 놓고도 아직 절정에 닿지 않았다는 사실을 녹스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녹스는 더듬더듬 허공을 짚어 할리드의 팔을 붙잡았다. 할리드는 혀를 쯧 차고는 그의 허리를 받쳐 안았다. 그리고 그대로 제 위에 올리며 뒤로 누웠다.
“아흑…!”
갑자기 배 안쪽 더 깊은 곳까지 푹 파고드는 감각에 녹스가 바르르 떨며 신음을 내질렀다. 녹스는 좆에 꿰여 어쩔 줄을 몰라 하며 허리를 들썩였는데 그 꼴은 할리드의 위에서 요분질을 치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할리드는 그 모습을 만족스럽게 보며 그의 엉덩이를 툭툭 건드렸다.
“두 번.”
“흐으….”
“두 번이다. 날 만족시키면 그만둬 주지.”
두 번, 이라는 말에 녹스가 고개를 들었다. 그는 땀인지 식은땀인지 모를 것에 온통 젖어 있었다. 할리드의 기억 속에서 항상 단정했던 머리는 엉망으로 헝클어져 있었고 잘 단련되어 납작한 배 속에는 제 것을 품고 있었다. 좆 모양대로 살짝 부푼 배는 그 무엇보다도 보기 좋았다. 할리드는 배부른 맹수처럼 허리를 툭 하고 쳐올렸다. 화드득, 튀는 녹스의 몸,
“어서.”
녹스가 그의 배를 짚고 허리를 들어 올렸다. 좆대가 얼마나 긴지 허리를 올려도, 올려도 꿰어진 것이 빠져나오질 않았다. 녹스는 허리를 들다가 결국 포기하고 천천히 허리를 내렸다. 느긋이 배를 압박해 오는 좆대가 치가 떨리도록 저를 괴롭히고 있었다. 흐으, 하아. 그의 숨이 천천히 차오르기 시작했다. 좆대가 안으로 두어 번 파고들 때마다 온몸에 오한이 든 듯 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