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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버린 남자의 노예가 되었다-27화 (27/158)

제27화

펠티온은 의자의 등받이에 편안히 등을 기대었다. 이미 하의 위로 불툭 존재감을 내비치고 있는 것을 숨기려 들지 않았다. 녹스는 고개를 들어 황제가 입은 하의의 끈을 입술로 물었다. 황제는 녹스의 입술이 천천히 움직이는 꼴을 즐거이 구경했다.

녹스가 끈을 문 채로 가볍게 당긴 뒤 덜 풀린 매듭을 혀로 어렵사리 풀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의 작은 혀가 불툭 튀어나온 것을 문지르게 되었다. 펠티온은 느른하게 숨을 내쉬며 자신의 형제와도 같은 공작을 바라보았다. 할리드 비아의 얼굴은 무섭게 굳어져 있었다. 테이블 아래엔 아마 꾹 쥔 주먹이 있겠지.

‘참 솔직하지 못하다니까.’

황제는 그런 부분이 참 웃기다고 생각했다. 그를 형제로서 좋아하지만 이런 부분은 꼭 놀리고 싶어지는 게 문제였다. 그리고.

‘이 남자는 한 번쯤 안아 보고 싶었으니.’

제가 손해 볼 일은 없는 것이다. 펠티온은 입술로 천천히 자신의 앞섶을 풀어내고 있는 녹스 라이네리오를 바라보았다. 얼핏 비치는 암녹색의 머리카락. 떨리는 속눈썹.

그러고 보니 외모는 공작 부인을 많이 닮았었지. 황제가 그런 생각에 빠져 있을 때쯤, 녹스는 황제의 앞섶을 전부 풀었고 이제 속옷만을 남겨 둔 상태였다. 녹스는 황제의 피부에 입술을 붙이고 이를 살짝 세웠다. 그리고 곧 그것을 입에 물고 내렸다. 속옷을 내리기 무섭게 단단하게 선 것이 튕기어 나와 녹스의 뺨을 쳤다.

녹스는 속옷을 입술에서 놓고 잠시 그것을 바라보았다. 할리드와 비교해도 모자랄 것이 없는 크기였다. 할리드의 것이 전체적으로 두껍다면 황제의 것은 좆대의 가운데가 볼록하게 곡선이 져 있었다.

“입 벌려, 최대한 크게.”

황제는 어쩔 줄 몰라 하는 녹스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펠티온은 최대한 빨리 그의 입 안에 제 것을 처박고 싶었다. 녹스의 입술이 명령에 따라 천천히 열렸다. 그의 입은 턱없이 작았으나 황제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것을 전부, 욱여넣기 시작했다.

“읍, 컥….”

펠티온의 성기가 단번에 목 안쪽으로 처박히자 녹스의 숨이 엉키는 소리가 들렸다. 녹스는 입을 크게 벌린 채 겨우겨우 황제의 좆대를 받아 내고 있었으나 펠티온은 모자라는 듯 더욱더 안쪽으로 제 것을 들이밀었다. 녹스의 어깨가 파득 굳었다. 황제는 그의 머리카락을 살살 쓰다듬으며 투정하는 애완동물을 대하는 양 속삭였다.

“주는 건 잘 받아먹어야지?”

녹스는 올라오는 헛구역질을 참아 내기 위해 애썼다. 자연히 목구멍은 조여들었고 그 탓에 황제의 성기가 조금 밀려 나왔다. 펠티온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녹스의 눈가를 엄지로 문질렀다.

“좆도 제대로 물지 못하는 노예라니. 비아 공작 꽤 애물단지를 가지고 있군.”

할리드는 황제의 것을 물고 헐떡이는 녹스를 찌를 듯 바라보고 있었다. 녹스는 당장 펠티온의 좆대를 물고 있는 것에 허덕이느라 그의 시선을 눈치채지 못했다. 황제는 결국 혀를 차며 녹스의 머리를 두 손으로 쥐었다. 그리고 제 쪽으로 꾸욱 잡아 눌렀다.

“커억….”

녹스의 목 안에서 괴로운 듯한 소리가 울렸다. 펠티온은 녹스의 상태를 조금도 신경을 쓰지 않은 채 제 것을 꾹 밀어 넣고 느리게 숨을 내뱉었다. 목구멍에 걸린 귀두가 꽉 조여져 절로 아랫배가 뻐근해졌다. 녹스의 눈가는 벌써 열이 몰려 붉어져 있었고 황제는 잘 물었다는 듯 그의 뺨을 툭툭 치며 칭찬했다.

“이렇게 잘 물 수 있는 걸 왜 빼고 그러나.”

그 말과 함께 황제는 녹스의 머리를 잡고 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컥, 끅, 욱. 녹스의 몸이 가늘게 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녹스의 머리를 붙잡은 펠티온은 제멋대로 녹스의 목구멍에 성기를 처박기 바빴다. 뒤로 묶인 손의 손가락이 곱아들었고 붉게 물든 눈가에선 기어코 옅은 눈물이 비쳤다.

“다행히 이를 세우진 않는군.”

펠티온은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녹스의 머리를 꾹 누른 채 칭찬했다. 하지만 녹스는 그 칭찬을 들을 정신이 없었다.

숨이 막혀 벌벌 떠는 녹스의 머리를 꾹 눌러 쥔 채 펠티온은 천천히 속으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녹스가 숨이 막혀 괴로워하는 것을 보며 펠티온은 입맛을 다셨다.

하나, 둘, 셋, 넷. 속으로 천천히 숫자를 세다 보면 녹스의 눈이 반쯤 뒤집히는 게 보였다. 그렇게 서른.

서른을 세고 난 후 펠티온은 손을 놓아주었다. 녹스가 황제의 좆대를 뱉어 내며 쿨럭쿨럭 거칠게 기침하기 시작했다.

삼키지 못한 타액이 턱을 타고 흘렀으며 붉게 물든 눈가엔 물기가 가득했다. 펠티온은 그런 녹스를 느긋하게 내려다보며 짧게 웃음소리를 냈다.

“윗 입은 영 못 쓰겠어.”

황제는 정신을 못 차리는 녹스를 내려다보며 발끝을 까닥였다. 한참 기침을 하던 녹스가 겨우 숨을 갈무리했을 때, 황제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녹스의 팔뚝을 잡아챘다. 녹스의 눈이 크게 뜨였다. 펠티온은 그런 녹스를 질질 끌고 가 침대 위로 내팽개쳤다.

“윽….”

“부디 아랫 입은 쓸모가 있기를 바라지.”

펠티온이 녹스의 나신 위로 올라타며 부드럽게 말했다. 녹스는 고개를 저으며 시트를 붙잡고 뒤로 물러나다 애원하듯 할리드를 바라보았다. 마치 어떻게 해 달라는 양. 여기서 구해 달라는 것처럼.

하지만 할리드는 의자에 기대앉은 채 그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 푸른 눈, 그 시선만이 찌를 듯 저를 주시할 뿐 아무런 행동도 말도 없었다.

녹스는 생각했다. 아, 이래서 황제가 처음에 주인의 허락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했구나.

이건 그가 허락한 행위구나.

녹스는 손끝이 덜덜 떨리는 것을 느꼈다. 할리드가 아무리 저를 미워해도 이런 짓까지 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그는 차라리 어리석은 것에 가까우리라. 녹스는 떨리는 목소리로 펠티온을 불렀다.

“폐, 폐하….”

“흐음, 그래. 왜 부르지?”

황제가 녹스의 다리를 벌려 잡으며 다정스레 물었다. 녹스는 제 주인이 아닌 타인에게도 다리를 벌려야 한다는 사실에 온몸의 피가 빠져나가는 것 같은 감각을 느꼈다.

“부디, 자비를….”

펠티온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은 것처럼 웃었다.

“하하, 자비라.”

펠티온은 녹스의 타액으로 잔뜩 젖은 제 좆대를 녹스의 구멍에 가져다 댔다. 다정한 애무 한 번 없이 오로지 자신의 쾌락만을 좇는 자의 행동이었다.

“그대에게 자비라는 말이 어울리기는 하던가?”

“…….”

녹스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자 펠티온은 그의 몸을 눌러 잡고 단박에 마른 구멍 안에 제 것을 박아 넣었다.

“아흑-!”

녹스가 휙 고개를 젖혔다. 타액으로 적셨다고는 하나 그 큰 것을 단번에 받아 낼 수 있을 리 없었다. 황제는 겨우 삼 분의 일쯤 들어간 좆대를 보며 미간을 찡그렸다.

“조이기만 할 줄 아는군.”

펠티온은 녹스의 몸을 억지로 눌러 잡고 목구멍에 제 것을 들이밀었을 때처럼 억지로 속을 가르고 들어갔다. 벌어진 녹스의 다리가 벌벌 떨렸다. 허리가 뒤틀리고 억지로 눌린 어깨가 굳었다. 녹스는 고통을 참으며 숨을 헐떡댔다.

펠티온은 그런 그의 얼굴을 보면서 약간의 즐거움을 느꼈다. 그 어린 날, 자신에게 굴욕을 주었던 그 고고했던 남자가 제 아래에서 다리를 벌리고 제 좆을 받아 내고 있다는 사실에.

펠티온은 천천히 허리를 앞뒤로 흔들며 안으로 더욱더 파고들었고 녹스는 중앙이 볼록하게 두꺼워 밀어 넣으면 넣을수록 점점 더 벌어지는 구멍에 공포를 느꼈다.

“더, 더 안 들어 갑…!”

“안 들어가기는.”

윗 입은 영 쓸모가 없더니 아랫 입은 엄살이 심하다며 펠티온이 허리를 꾸욱 눌러 붙였다. 가운데가 볼록하게 두꺼운 모양의 특성상 중앙 부근을 넘어가자 펠티온의 좆대가 안으로 쑥 들어가 가장 깊은 굽은 곳에 닿았다.

“흐윽-! 아으…!”

녹스는 제 안에 꽉 찬 좆대를 느끼며 바르작거렸다. 펠티온은 제 것을 다 밀어 넣은 후에야 숨을 내뱉으며 볼록 튀어나온 녹스의 아랫배를 가만히 눌렀다.

“아, 아프…. 헉….”

“이렇게 좁아서야….”

펠티온은 녹스를 한심하게 내려다보며 허리를 천천히 뒤로 물렸다. 펠티온이 허리를 물리면서 다시 중앙 부근이 천천히 구멍을 벌렸고 녹스는 이를 견디지 못하고 몸부림을 쳤다. 펠티온은 그런 녹스를 가만히 관찰하듯 지켜보다 이내 말했다.

“어떻게, 제 주인의, 좆을 받아먹겠다고.”

한 음절 음절이 끊어질 때마다 펠티온은 녹스의 안에 제 것을 철썩철썩 박아 넣었다.

“아흑! 아아-! 힉…!”

녹스는 그때마다 경련하며 몸을 뒤틀었다. 하지만 펠티온의 손에 잡혀 눌린 몸은 그의 품 안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녹스가 비명처럼 신음을 흘려도 황제는 다시 한번 가장 안쪽까지 좆대를 쿡 눌러 박고는 허리를 가볍게 돌렸다.

“아으으…!”

녹스의 허리가 파드득 튀었다. 내벽을 긁어 대는 감각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펠티온은 녹스의 반응 하나하나를 눈에 새길 듯 바라보며 형편없는 그의 모습을 비난했다.

“고작 이거 가지고 우는 소리라니.”

펠티온이 곧 녹스의 두 발목을 잡고 녹스의 다리를 최대한으로 벌렸다. 허벅지 안쪽이 뻐근할 지경이었다. 녹스가 두려운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자 펠티온은 다정스러운 목소리로 협박하기 시작했다.

“내 자랑스러운 기사단을 불러 그 전부의 좆을 먹게 하면 좀 쓸 만한 구멍이 될까.”

녹스는 고개를 마구잡이로 저었다. 펠티온은 그것이 마치 농담인 듯 뱉었지만, 결단코 농담이 아니라는 걸 잘 알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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