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녹스가 애원하는 눈빛으로 저를 보자 펠티온은 설핏 웃어 보였다. 그러고는 허리를 부드럽게 움직여 안을 치대기 시작했다.
힉, 흐윽. 녹스의 신음이 연달아 이어졌다. 펠티온은 녹스와 눈을 맞췄다. 그리고 그의 암녹색 눈 안에 가득 찬 절망을 읽어 냈다. 펠티온은 그것이 너무나도 만족스러웠다.
“그러니 잘 삼켜. 다른 놈들에게도 다리 벌리기 싫으면.”
녹스는 흑끅거리며 꽉 조이는 뒤의 힘을 풀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펠티온이 가장 깊고 굽은 곳을 귀두로 쿡 쿡 쑤셔 대 번번이 실패했다.
펠티온은 마치 장난을 치듯 허리를 뒤로 천천히 물렸다가 세게 퍽 소리가 나도록 좆대를 안으로 박아 넣었다.
녹스는 그때마다 허리를 벌벌 떨며 그에게 자비를 구걸했다. 펠티온은 훤히 드러난 녹스의 다리 사이를 바라보며 혀를 찼다.
“자비를 구걸하는 자치고는 지나치게 음란한데.”
“흐윽, 아…, 아닙….”
“봐, 이렇게. 천박하게 세워 놓고선.”
펠티온이 손을 내려 반쯤 서서 끄덕이는 녹스의 것을 툭 쳤다. 녹스는 그 작은 자극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신음을 흘렸다.
펠티온은 재미있다는 듯 녹스의 것을 바라보다가 곧 손으로 녹스의 것을 쥐어 잡곤 요도 입구를 엄지로 살살 문질렀다. 녹스의 성기 끝에서 탁한 프리컴이 울컥거리며 뱉어졌다.
“흐윽, 하….”
“지금 말하건대. 나보다 먼저 가면 재미 없을 줄 알아.”
녹스는 짧게 흐느꼈다. 억지로 몸 안으로 파고들어 원치 않는 고통과 쾌락을 떠안기는 그들이 내리는 명령은 하나같이 부당했다. 하지만 그 부당한 명령을 거부하지 못하는 자신이 이 자리에 있었다.
황제는 녹스의 성기에서 손을 떼고는 허벅지 양쪽을 제 옆구리에 붙여 쥐고선 다시 천천히 파도가 치는 것처럼 허리를 느릿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황제의 좆대의 곡선 덕에 구멍이 좁아 들었다 벌어지는 감각이 너무나도 선명했다.
녹스는 등 뒤로 묶인 손 탓에 시트마저 쥐어뜯지 못하고 그 자극을 고스란히 홀로 감당해야 했다.
느리게 밀고 들어와 안쪽 굽은 곳을 귀두로 틀어막듯이 꾹 누를 때마다 아랫배가 아파 왔다.
녹스는 아프다는 소리도 못 하고 앓는 소리만 흘렸다. 그리고 황제는 그럴 때마다 재롱을 피우는 애완동물을 보듯 내려다보았다. 할리드와는 또 다른 감각이었다. 녹스는 문득 할리드가 보고 싶어졌다.
“주, 주인, 님…. 흐윽, 아…!”
“감히 황제에게 안기는 중에 다른 남자를 찾다니. 그래도 꽤 충성스러운 노예가 아닌가. 공작.”
“…그렇습니까.”
녹스는 뿌옇게 흐려진 눈으로 고개를 돌려 할리드를 바라보았다. 할리드는 여전히 그 의자에 기대앉은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를 구경하는 관객처럼.
녹스는 자신이 그의 구경거리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자신은 그의 노예이다. 그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라면 그 무엇이든 해야 한다. 그것을 새로이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것이 다른 남자에게 다리를 벌려야 하는 일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주인이 원한다면.
할리드의 미동 없는 자세에 녹스의 눈빛에 체념이 어렸다. 펠티온은 그것을 기민하게 잡아내었다. 짧게 웃음소리를 내며 녹스에게 달콤하게 그리고 잔혹하게 속삭였다.
“무엇을 바랐나?”
“아…, 흐윽….”
“네가 그에게 꽤나 특별한 노예였을 거라는 생각?”
“힉…. 아…!”
“전혀.”
황제는 그 누구보다도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으나, 어조와는 달리 녹스의 허리를 붙잡고 슬금슬금 허리를 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퍽, 퍽, 살갗과 살갗이 빠르게 부딪히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녹스는 입술을 꽉 물었다가 신음을 터뜨리듯 뱉었다가 두 다리로 시트를 밀었다. 그리고 그 다리를 황제가 단단히 잡아 제 어깨 위에 올렸다. 휙 뜨게 된 허리, 훤히 보이는 자지를 품어 늘어난 구멍. 황제는 그것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그리고 좀 더 세게, 퍽! 안으로 제 것을 처박으며 말했다.
“임신할 수 있는 몸이었다면 아이를 품어 신분 상승이라도 꿈꿔 볼 수 있었을 텐데. 사내라서 아쉽게 됐어.”
황제의 허리는 점점 더 빨라져 이제는 폭력적으로 좆대를 그의 안으로 처박아 대고 있었다.
아흑, 힉, 히익. 녹스의 입에서 쉴 새 없이 신음이 터져 나왔다. 좆질에 따라 불툭, 불툭 부풀었다 가라앉는 납작한 배가 보였다.
녹스는 미칠 것 같았다. 안이 뜨거웠다. 눈앞이 흐렸고 이내 한 번 더 안쪽으로 황제의 자지가 세게 박히자 허리가 화드득 휘었다.
“아윽-! 아…!”
몸이 확 뒤틀리며 녹스가 벌벌 떨기 시작했다. 완전히 서지 못한 녹스의 성기가 정액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황제는 그 모습을 보면서도 좆질을 멈추지 않은 채 그에게 말했다.
“분명 나보다 먼저 가면 재미 없을 거라고 이야기했는데….”
펠티온이 실실 웃으며 말했다. 녹스는 아직도 허리를 밀어붙여 안쪽을 꾹 누르며 쑤시는 감각에 발발 떨어 댔다. 그가 하는 말이 이젠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황제는 그런 꼴을 보며 소리 내어 웃다가 좆대를 쑥 빼냈다. 파르륵, 녹스의 몸이 떨리고 축 늘어졌다.
황제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그의 몸을 돌려 눕혀 엎드리게 했다. 손이 뒤로 묶인 녹스는 엉덩이만 치켜든 채로 헐떡였다.
황제는 녹스의 등 위로 엎드려 그의 목을 받쳐 올렸다. 헉, 하고 녹스의 숨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황제는 그제야 할리드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노예가 잘못을 했는데 주인이 가만있어서야 쓰나.”
“……그렇지요.”
“이리 와서 벌을 줘야지.”
할리드가 천천히 느른한 맹수처럼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의 눈은 흉흉했다. 마치 녹스가 무언가를 크게 잘못한 것처럼. 녹스의 흐린 눈에도 푸른 눈의 빛이 선명히 보였다.
할리드는 침대 위로 올라와 황제가 받쳐 놓았던 녹스의 목을 쥐었다. 그리고 하의의 끈을 풀고 천천히 성기를 꺼내 들었다.
그의 좆대는 이미 흉흉할 정도로 힘을 받아 서 있었고 좆대 위로는 울퉁불퉁 튀어나온 힘줄마저 보였다. 녹스는 힘겹게 고개를 저으려 했지만 목을 잡힌 상태에선 그조차도 여의찮았다.
할리드는 녹스의 울대를 받쳐 쥐고 단단히 발기한 성기의 선단을 녹스의 입술에 비볐다. 이를 거부할 수 없는 녹스는 입술을 한 번 꼭 물었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입이 벌어지며 조금의 틈이 생기자 커다란 좆대가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콱 하고 허리를 들이밀어 녹스의 목구멍까지 침범했다. 쥐고 있는 목울대가 좆의 모양대로 부풀어 오르더니.
“컥, 끅….”
제대로 숨을 쉬기 힘들어 헐떡거리는 녹스의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할리드는 녹스의 사정을 봐주지 않고 머리채를 쥐어 올린 채 허리를 치받기 시작했다. 컥, 윽, 끕. 녹스의 몸이 눈에 띄게 벌벌 떨리기 시작했다.
펠티온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녹스의 뒷구멍에 깊게 박아 넣은 좆을 뒤로 빼었다가 강하게, 푹 처박았다. 가늘게 떨리는 몸은 어떻게 해서든 버티려 노력하는 것 같았지만 뒤에서 치받고 앞에서 처박아 대니 녹스의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흔들렸다.
녹스가 숨을 쉬지 못해 온몸을 바들바들 떠는 동안 두 남자는 그의 입과 구멍에 제 좆대를 처박기에 바빴다. 할리드는 점점 풀리다 못해 뒤집어질 것 같은 녹스의 눈을 들여다보면서도 그 좁은 목구멍에 성기를 처박기를 멈추지 않았다.
“……!”
그리고 어느 순간 바르르, 녹스의 몸이 튀었다. 척추 아래서부터 올라오는 고통에 가까운 쾌락에 헐떡이고, 목구멍을 틀어막아 제대로 숨 쉴 수 없어 괴로워하는 사이, 녹스는 머릿속이 하얗게 물드는 것을 느꼈다.
그들은 자신을 몰아붙인다. 자신이 견딜 수 없는 곳까지. 반쯤 뒤집어져 있던 녹스의 눈이 크게 뜨였다. 찌릿하게 올라오는 감각에 구멍이 가득 조여졌다.
그의 좆 끝에서 묽은 액체가 쪼르륵 떨어졌다. 다시 한번 가 버린 몸을 보며 펠티온이 인상을 찡그린 채 웃었다.
“가지 말라고 했건만 질질 싸 대는군.”
힘을 풀 줄을 모르고 물기만 하면서 말이지. 그는 그 말을 이으며 이미 가 버린 녹스의 구멍 안을 억지로 비집으며 좆대로 계속해서 쑤셨다. 녹스가 퍼득거리며 몸부림쳤지만 목을 잡힌 이상 그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벌벌 떨리는 몸을 억지로 내리누르고 쑤셔 대니 흰 어깨뼈가 모였다 풀리는 게 어떻게 해서든 이 쾌락을 거부하고 싶다는 몸짓이 보였다.
펠티온은 그 모습을 보며 안으로 더, 굽은 곳까지 깊게 좆대를 처박아 선단이 빠듯하게 조이는 감각을 즐겼다. 그리고 이미 턱 끝까지 차 있던 사정감이 터지는 순간 미간을 찌푸리며 인상을 썼다.
“하아….”
펠티온이 가장 깊은 곳에 제 것을 싸지르고 천천히 좆대를 빼냈다. 그의 구멍이 조그맣게 벌어져 있었다. 그 사이로 안에 싼 정액이 뚝뚝 떨어졌다.
펠티온은 그 모습이 만족스러운지 피식 웃으며 손가락으로 떨어지는 정액을 훑어 다시 그것을 구멍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할리드는 다른 남자의 좆을 품은 채 두 번이나 가 버린 것도 모자라 그 정액까지 품게 된 녹스를 서늘하게 내려다보며 쥐고 있는 울대를 손아귀로 졸랐다.
녹스의 눈에서 기어코 눈물이 후드득 떨어졌다.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안쓰러울 만도 하건만 할리드는 목 깊숙이 박은 좆을 빼 주지 않았다. 녹스가 눈을 질끈 감자 고여 있던 눈물들이 뺨을 잔뜩 적셨다. 녹스는 할리드의 음모가 닿을 정도까지 좆을 삼킨 채 움직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