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화
“담고 있지만 말고 빨아.”
녹스는 입이 작은 터라 담고 있는 것만 해도 힘겨울 걸 뻔히 알면서도 할리드는 차갑게 명령했다.
녹스는 더 조여지지도 않는 목구멍에 힘을 주며 그의 것을 조금씩 빨기 시작했다.
쭙, 쭙. 혀를 움직이며 볼이 패도록 그것을 빨자 삼키지 못한 타액들이 턱을 타고 흘렀다.
할리드는 그제야 쓸 만하다는 듯 머리채를 쥐고 있던 손으로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펠티온이 친절하게도 좆 빠는 것에 집중하라는 듯 녹스의 허리를 침대 위에 내려 앉힌 뒤 그의 등을 쓰다듬으며 녹스의 뒷 머리채를 잡고 살살 흔들기 시작했다.
“더 세게 빨아. 옳지. 목구멍 완전히 열고.”
녹스는 그의 말을 따라 최대한 목구멍을 열고 할리드의 좆을 토할 정도로 깊게 받아 냈다.
그의 목울대가 일렁이는 게 보였건만 할리드는 눈물에 잔뜩 젖은 녹스의 얼굴을 보며 천천히 자신의 호흡이 가팔라지는 것에만 집중했다.
목구멍 안쪽에서 꽉 조이는 귀두가 압박될수록, 펠티온이 녹스의 뒷 머리채를 잡고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좆대가 훑어지는 감각에 할리드의 것은 점점 더 부풀었다.
“흐끅, 웁.”
녹스가 뒤로 묶인 손을 뒤틀었다. 끈을 끊으려는 것이 아니라 숨이 막혀 나오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펠티온은 그의 두 손목을 큰 손으로 붙잡고 목 뒤에 입 맞췄다.
“얌전히.”
끅, 녹스의 입에선 대답이 나올 수 없었다. 할리드는 이제 허리를 치대기 시작했다. 녹스의 얼굴은 더 이상 젖을 곳도 없을 만큼 눈물로 얼룩져 있었고 할리드는 그 얼굴에 아랫배가 뻐근하다 못해 아프다는 걸 느꼈다.
그래, 내가 보고 만족해야 하는 모습은 이런 것이다. 괴로움에 몸부림치고 눈물로 흠뻑 적신 얼굴이 일그러지는 그런 모습…. 그걸 보기 위해 난 그를 가졌다.
비뚤어진 소유욕이 할리드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할리드는 그의 입 안으로 빠르고 세게 제 것을 밀어 넣기 시작했다.
헉, 헉. 이제 슬슬 사정감이 치밀어 오르기 시작한 할리드의 입에서 가쁜 숨이 튀어나왔다. 녹스의 눈은 점점 뒤집히며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것을 표하고 있었으나 할리드는 그의 머리를 두 손으로 콱 잡아 가장 안쪽으로 좆대를 푹 처박았다.
“후….”
그리고 목구멍 가장 안쪽에 파정을 맞았다. 좆을 휙 빼내자 녹스가 거친 기침을 뱉으며 침대 위로 고꾸라졌다. 아래와 달리 이미 목구멍 안쪽으로 넘어가 버린 정액이 흘러나오진 않았다. 헐떡거리는 녹스를 내려다보며 할리드는 무언가 가슴 한쪽이 뻑적지근한 것을 느꼈지만, 이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인간으로서의 취급을 배제하고 오로지 성노예로서 대우하는 것. 배려 따윈 바랄 수 없으며 원하지 않는 것이라도 무조건 받아들여야만 하는 그런 존재. 할리드는 녹스를 그런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헐떡이며 침대 위로 쓰러진 녹스를 보며 펠티온이 천천히 침대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협탁의 서랍을 열어 연초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할리드에게 필요하냐는 듯 내밀었다. 할리드는 고개를 저었고 펠티온은 자신의 옷을 추스른 후 연초를 물고 성냥으로 끝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할리드가 앉아 있었던 의자를 침대 쪽으로 틀어 다리를 꼬고 앉았다.
“이제 좀 그를 어떻게 취급해야 하는지 알았나?”
“마음이 잡혔습니다.”
“그럼 됐어. 노예 따위에게 사랑스러움을 느낀다는 게 말이 되나.”
할리드가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그것은 자네 거야. 그리고 존중할 가치가 없는 것들 중 하나지.”
할리드는 그사이 자리를 바꿔 헐떡이고 있는 녹스의 몸을 뒤집었다. 침대에 눕게 된 녹스는 흐려진 눈으로 할리드를 바라보았다.
그가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때, 할리드는 녹스의 다리를 벌리고 그 사이에 자리 잡았다. 녹스가 흠칫, 눈을 뜨며 무릎을 당겼으나 골반을 잡아 제 쪽을 잡아당기는 할리드의 손힘이 더욱 강했다.
“다리 더 벌려.”
녹스는 뒤로 묶인 손 탓에 도망가지도 못해 간절하게 빌 수밖에 없었다.
“제, 제발 시, 시간을….”
조금만 쉴 수 있게 시간을 달라며 비는 녹스의 얼굴엔 눈물이 가득했다. 하지만 할리드는 가차 없이 손을 들었다.
짜악-!
녹스의 뺨이 왼쪽으로 돌아갔다. 충격으로 인해 시트 위로 눈물이 후드득 떨어졌다. 할리드는 녹스를 그저 차가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누구든 좆만 넣어 주면 좋다고 싸질러 대는 놈이 말이 많군.”
흐윽, 헉. 녹스는 말 대신 가쁜 호흡을 뱉어 냈다. 할리드는 그대로 그의 골반을 잡고 제 쪽으로 당겨 조그맣게 벌어진 구멍 안으로 제 것을 단번에 쑤셔 박았다.
“……!”
녹스의 허리가 휙 휘었다. 내벽은 좆 모양 그대로 들러붙었고 안쪽은 이미 펠티온이 한 차례 싸 놓은 탓에 축축했다. 할리드는 그것에 미간을 찡그리며 연달아 퍽, 퍽 소리가 나게 녹스의 구멍 안으로 성기를 처박았고 녹스는 몸을 뒤틀며 신음을 내질렀다.
“아흑! 아-! 흐아…!”
배려라곤 조금도 없는 움직임이었다. 펠티온은 연초를 문 채 그 장면을 즐겁게 바라보았다. 두 남자 밑에 깔아뭉개져 망가져 가는 녹스의 모습을 눈 안에 하나하나 담기 위해서.
* * *
“아아-! 흐으…. 힉!”
녹스의 비명 같은 신음이 연달아 터졌다. 빠르게 그의 속을 쑤셔 대고 있던 할리드가 퍽, 소리가 나게 좆을 밀어 넣었다. 펠티온은 녹스의 머리맡에 앉아 흐트러진 그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고 있었다.
도리질 치며 쾌락과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녹스와 다르게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펠티온의 손짓은 느리고 다정스럽기만 했다.
“히끅, 흑…!”
그리고 다시 한번 할리드가 그의 안에 사정했다. 펠티온과 번갈아 가며 안을 쑤셔 대느라 구멍은 가맣게 벌어져 있었고 그 사이로 가득한 정액이 꿀럭꿀럭 기어 나오고 있었다. 할리드는 후, 한숨을 내쉬며 허리를 물렸다.
녹스가 축 늘어진 채 숨을 헐떡이며 눈을 감았다. 눈을 스스로 감았다기보단 기절 직전에 가까울 것이다. 하지만 펠티온은 그것을 봐주지 않았다. 아직 자신들이 완벽히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느긋하게 걸어 자신들이 마시고 있던 술병을 가지고 왔고 곧 그의 입에 쑤셔 넣어 억지로 술을 넘기게 했다.
“큽, 쿨럭-!”
독한 술이 목구멍에 부어지자 녹스가 기침하며 콜록거렸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녹스의 눈이 반쯤 뒤집혔다. 할리드는 다시 한번 손을 들어 그의 뺨을 내리쳤다.
짜악-!
“정신 차려.”
이미 여러 대 얻어맞은 뺨이 발갛게 부어 있었다. 손자국마저 선명했다. 펠티온은 실실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할리드를 보며 말했다.
“잘하는군.”
“칭찬입니까?”
“칭찬이지.”
할리드가 비운 자리를 다시 펠티온이 차지했다. 겨우겨우 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녹스는 도리질을 치며 울었다.
“제, 흐끅, 제발…, 그마, 안. 해 주 십….”
하지만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펠티온의 좆이 정액 가득한 구멍으로 파고들었다. 단번에 굽은 곳까지 치고 들어간 좆대에 녹스가 비명같이 신음하며 허리를 띄웠다.
뜬 허리가 바들바들 떨리는 것과 납작한 배 위로 그대로 볼록 튀어나온 모양을 바라보며 펠티온이 그 아랫배를 꾹 눌러 비볐다.
“흐으윽…!”
녹스가 괴롭다는 듯 바르작거렸다. 이제 체력이 다해 몸부림칠 기력조차 없었다. 히윽, 학. 흐윽. 녹스의 입에선 가쁜 호흡과 신음만이 새어 나왔다. 펠티온은 개의치 않고 안으로 좆을 빠르게 치받기 시작했다.
“흐으아-! 하윽! 앗, 아…!”
녹스의 목소리는 이미 다 쉬어 있었고 펠티온과 자리를 바꾸어 머리맡에 앉은 할리드는 녹스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젠 절망마저 사라지고 순수히 복종해 흔들리기만 하는 그의 얼굴을.
“…….”
속이 시원해야 하는데, 그렇질 못하다. 할리드는 그것이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신음하는 녹스에게서 눈을 떼어 잠시 테라스를 바라보았다.
투명한 테라스 커튼 너머로 희미하게 밝아오는 새벽하늘이 보였다. 할리드는 그 새벽빛을 보며 헛웃음을 쳤다. 그의 느린 생각 위로 계속해서 녹스의 신음이 떨어졌다. 할리드는 새벽빛을 바라보다 말고 녹스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곧 그의 머리를 제 무릎에 뉘고 제 큰 손으로 눈을 가렸다. 녹스가 흠칫거리는 게 느껴졌다.
“천천히 숨 쉬어.”
“흐윽, 하….”
“폐하의 좆이 어디까지 들어왔는지 말해 봐.”
“히윽, 흐끅, 폐, 폐하의 것이….”
그 말에 펠티온이 다시 한번 허리를 쿵 박아 왔다. 녹스가 자지러지듯 비명을 지르고 이내 다급하게 입을 다시 열었다.
“폐, 히윽, 폐하의 좆이 너, 너무 깊게….”
“깊게 어디.”
“뒷구멍 아, 안, 흐윽. 안에에….”
내장을 꿰뚫을 것 같이 깊게 들어온 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녹스가 벌벌 떨며 뒤를 조였다. 펠티온은 어쩔 줄 몰라 하는 녹스의 모습이 귀엽다고 생각하며 할리드의 말에 덧붙였다.
“안, 어디?”
그리고 아랫배를 꾹 누르며 훑어 올라가더니 볼록하게 튀어나온 뱃가죽 가장 위를 손끝으로 문질렀다.
“여기?”
“예, 예…. 아흐! 아아아-!”
녹스가 긍정하자마자 펠티온이 좆을 다시 세게 처박기 시작했다. 할리드는 신음하는 녹스의 입술을 벌리고 손가락을 두 개 밀어 넣었다.
“빨아.”
“흐윽, 끅.”
녹스는 어떻게든 입 안에 들어온 할리드의 손가락을 빨아 댔다. 배운 대로 볼이 홀쭉해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