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화 (11/28)

11. 

어느 새 입학한지 한 달이 지났다. 

나는 어엿한(?) 학생회 임원으로 시간이 나면 언제나 학생회실로 갔다. 

교실 정도의 크기에 산뜻한 디자인... 

거기다 임원들만 들어갈 수 있어서 편안하기까지... 

솔직히 교실보다 학생회실이 더 낫다. 

"안녕하세요~~~" 

"여어, 수빈이 왔구나? 오늘도 예쁘네?^^" 

"하하하... 고마워, 운진이 형." 

언젠가 우리 누나들에게 '운진이 형 바람둥이지?'라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러자 누나들은 내 말에 0.1초만에 대답해줬다. 

'응.' 

끄덕끄덕... 

그나마 지금은 많이 나아진거라나? 

애인이 있으니까 본격적인 작업은 안들어간다고... 

누군진 몰라도 정말 능력있는 애인이다... 라고 생각했다. 

저런 바람둥이를 잡다니... 

내 말을 듣던 누나들은 배를 잡고 웃는 것이었다. 

(그 하빈이 누나까지!!!) 

누나들 말로는 그 애인을 잡은 건 운진이 형이라는데...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누군지 가르쳐주지는 않는다. 

누굴까? 혹시 나도 아는 사람일까? 

내 질문에 누나들은 의미심장한(!!) 미소만을 지을 뿐이었다. 

학생회 사람들은 참 재미있다. 

별난 사람들만 모여있다더니 정말 그대로였다. 

그래서 오늘은 학생회 임원들을 간단하게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우선 우리학교 남자 학생회장이자 나의 사촌형인 한유빈. 

유빈이 형은 항상 생글생글 웃고 다닌다. 

늘 친절하고 상냥해서 꽤나 인기가 좋다. 

그렇지만 유빈이 형은 일편단심 지나 누나다... 

내가 알기로는 거의 10여 년전부터 지나 누나를 짝사랑했다고... 

정말 지극정성이다. 

그 생글생글 공격에 어느 누구도(심지어 선생님들까지) 유빈이 형에게는 심한 말을 못한다. 

그것도 하나의 기술이라면 기술일까...ㅡㅡ;;; 

그리고 여자 학생회장인 우리 큰누나 한다빈. 

첨에 누나가 학생회장이라는 말을 듣고 기절하는 줄 알았다. 

집에서는 전혀 그런 얘기를 안했었는데... 

왜 나한테 숨겼냐고 따져 물으니까 숨긴 적은 없었단다... 

다만 말을 안했을 뿐이지... 

그게 그거 아닌가? 

다음으로는 남자 부회장과 여자 부회장인 지노 형과 지나 누나. 

쌍둥이 부회장 남매로 유명하다고... 

한 때 방황했다는 지노 형을 지나 누나가 바른 길로 인도했다고 하는데... 

운진이 형은 그때 얘길 하면서 왜 그렇게 치를 떨든지...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봐도 대답은 없었다... 

무슨 비밀들이 그리 많은지, 원... 

그리고 지나 누나와 유빈이 형은 교내 베스트 커플 1위라고... 

하긴, 내가 봐도 잘 어울리니까... 

지노 형도 애인이 있다고는 하는데 누군지는 안 가르쳐준다. 

정말 비밀도 많지... 

다음으로는 총무 운진이 형. 

성격이 좋다고 해야할지, 능글맞다고 해야할지... 

정말 알 수 없는 사람이다. 

그야말로 마이페이스!!! 

자기 멋대로 무조건 일을 처리한다. 

그리고 그 뒷처리를 하는 다른 사람들은 운진이 형만 보면 이를 간다. 

그래도 모두들 운진이 형한테 꼼짝 못하는 거 보면 돈의 위력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이번에는 선도부장인 민석이 형. 

민석이 형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교문 앞을 항상 평정한다. 

선생님들도 형만큼 교문 앞 정리를 잘하지 못한다고... 

역대 선도부장 중 최고라는데... 

역시 내가 봐도 멋지다니까^^ 

그리고 우리 작은누나인 한하빈. 

꽤나 내성적이라서 이런 활동은 못할 줄 알았는데 그래도 제법 잘하고 있는 것 같다. 

그나마 학생회 임원들은 친하게 지내서 스스럼이 없다나? 

너무 내성적이고 겁이 많아서 다른 사람들도 작은누나에게만큼은 모두 친절하다. 

작은누나 앞에서는 절대 큰소리도 잘 내지 않으니까... 

아, 우리 작은 누나는 학습부장이다.(뭐하는 건지는 잘 모르지만...) 

여기까지가 3학년 임원들이고 다음은 2학년들. 

우선 나와 같은 서기를 맡고 있는 이진후 형. 

이 사람은 정말 특이하다, 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나는 회의록을 정리하고 진후 형이 판서를 하는데... 

무슨 추상화 그리는 줄 알았다. 

글씨가... 장난이 아니었다. 

나한테 서기 부탁한 이유가 다 있었어...ㅡㅡ;; 

어느 날은 갑자기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고 나타나서 민석이 형한테 걸려 두들겨 맞기도 하고... 

그 다음날 바로 머리 삭발을 하고 온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모자를 쓰고 다닌다.)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나... 

또 창문 밖으로 맘에 안드는 선생이 지나간다고 화분을 떨어트리려는데... 

말리느라 고생했다... 

이외에도 많은 일이 있었지만 하나하나 다 열거하려고 하니 3박4일동안 얘기해도 모자랄 것 같다. 

(한달동안 있었던 일만...) 

이 사람이 무슨 짓을 하든 그냥 신경끄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는 것을 만난지 1주일만에 깨우쳤다. 

그리고 미화부장의 황지영 누나... 

이 누나는 굉장히... 무섭다... 

왠지 지영 누나의 뒤로는 항상 검은 안개가 따라다닌다...ㅡㅡ;; 

그리고 가끔씩 지노 형과 운진 형을 향해서 씨익 웃기도 한다. 

요새는 나와 민석이 형이 함께 있으면 그런 웃음을 짓기도 하던데... 

그 웃음은 볼때마다 소름이 쫙 돋는다. 

제멋대로인 운진이 형도 지영이 누나한테만큼은 꼼짝도 못한다. 

이런 사람이 미화부장이라니... 놀라울 뿐이다. 

(학생회실 인테리어 담당이기도...) 

2학년 임원은 단 2명... 

이 학교는 3학년이 거의 주도를 한다고 봐도 된다... 

그리고 유일하게 1학년인 나... 

이렇게 10명이 학생회 임원이다. 

그 외의 간부들로는 학교 동아리 회장 7명과 각 반 반장, 부반장들... 

그렇지만 이 사람들은 회의때만 참석하고 평소에는 학생회실에 마음대로 들어올 수 없다. 

어떻게보면 학생회 임원들은 특별한 건지도... 

정말 개성이 다양한 이 9명(나는 제외.)의 사람들이 트러블없이 학생회 운영을 잘 하는 걸 보면 

역시 엘리트는 엘리트다...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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