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휴우...
집에 와도 심란한 건 마찬가지...
씨잉...
민석이 형 나빴어...
나를 그렇게 무시하다니...
형... 미오...
아까 잠을 많이 자서 잠도 오지 않는다...ㅡㅡ;;
크아아아악~~~~~
사라져! 사라져!
전민석도, 한세빈도!!!
다 사라지란 말이야!!!!
언제나처럼 혼자 발광하는 수빈군이었다...
따라라라라~~~ 따라라라라~~~♬
엇! 내 전화다!!!
설마.... 민석이 형???
두근두근...
발신번호를 확인하니 모르는 번호였다...
쳇...
"여보세요?"
나도 모르게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나온다.
"네, 혹시 한 수빈씨..."
"전데요?"
"저기... 빈아, 나 기억하겠어?"
"누군데?"
"나... 신우야..."
"신우... 아~~ 신우구나?
너 내 번호는 어떻게 알았어?"
"그냥 친구들이 가르쳐 주더라...
잘... 지냈지?"
"응... 너두 잘 지내지?"
"그럼... 저기 빈아... 나 너희집 근천데...
잠깐 나올 수 있어?"
"지금? 음... 지금 시간이...
10시네? 나갈 수 있어."
"그래? 나 너희집 앞이거든?"
"그럼 쫌만 기다려. 나 금방 나갈게."
"고마워!!!"
신우라...
중학교 졸업식 이후 첨이군...
설마... 그날처럼 사랑한다는 말 하려는 건 아니겠지?
(신우는 1회에 나온 수빈이에게 고백한 아이입니다. 기억 나시나요? 수빈이를 빈이라고 부르던...)
"오랜만이야, 빈아..."
"응, 너두... 근데 여기까지 웬일이야?"
"응... 이 근처 지나가다가 갑자기 네 생각이 나서..."
"그래? 암튼 이렇게 만나니까 반갑다."
"근데, 빈아... 어디 아파? 얼굴이..."
끄악!!!
내 얼굴상태...
"아... 어젯밤에 잠을 잘 못자서..."
"왜? 무슨 일 있었어?"
"아, 아냐... 일은 무슨..."
"정말이지?"
"응..."
"다행이다..."
안심한 듯이 웃는 녀석...
이 녀석도 한 얼굴 하는데...
설마... 얘 아직도 나 좋아하는 거 아니겠지???
"저기, 이제 들어가봐. 나 네 얼굴 봤으니까 됐어."
"이렇게 찾아왔는데 들어가서 차라도 한 잔 할래?"
"아냐... 그냥 갈게."
"그래도..."
"갈게... 그리고 빈아... 계속 연락해도 되지?"
"그럼~~ 나도 연락할게."
"저기 빈아..."
"왜?"
"나... 아직도 널 사랑해..."
"!!!"
"네 번호 안지 꽤 됐어... 그렇지만 차마 전화할 수는 없었어...
네가 날... 싫어할까봐... 혐오할까봐...
그치만... 아무리 그래도 내 마음은 그대로야...
나 널 사랑해... 오늘 이 말 하려고 왔어."
"신우야..."
"갈게.."
"잠깐만 신우야..."
"왜?"
"갑자기 이러면..."
"갑자기 아냐! 전에도 얘기했잖아, 널 사랑한다고..."
"그, 그치만... 난 남잔데..."
"그딴 거 상관없어... 그냥... 수빈이 네가 좋은 거야."
"신우야..."
"빈아..."
갑자기 날 안고 키스를 하는 신우...
이게 무슨 짓이야?
난폭하게 혀가 들어와서 내 혀와 얽힌다.
이 자식... 무슨 키스를 이렇게 잘하는 거야?
이녀석, 꾼 아냐?
"널 사랑해, 빈아... 너만 있으면 돼."
이 말만 남겨놓고 뛰어가는 녀석...
그리고... 멍하니 혼자 남은 나...
어떻게 하지...
신우는... 친군데...
"저, 저새낀 또 뭐야?"
"중학시절 수빈이의 베스트프렌드이자 중학교 졸업식날 고백했다가 채인 박신우 같은데?"
"세, 세상에... 이거 어쩌지? 예상도 못한데서 태클이 들어왔잖아!!!"
"낸들 알아???"
"설마... 한수빈.... 바람에는 바람... 맞바람으로 나가는 건..."
"어떡해~~~ 이런 상황은 예상 못했다구!!!!"
"일단... 민석이한테는 비밀로... 해야 겠지?"
"그래야겠지?"
"큰일났네... 이러다가 우리 노력이 모두 도로아미타불이 되겠다..."
"근데 뭐하니, 지나야?"
"아, 본능적으로 키스씬... 찍고 말았네.."
"민석이한테 안 들키게 조심해라..."
"응..."
야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수빈이의 바람(?)장면을 목격한 두쌍의 쌍둥이였다...
그리고... 수빈이는 오늘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